‘간첩은 없다’는 거짓 프레임
“냉전이 끝났으니 더 이상 간첩도 없다.” 이런 프레임에 속은 건 한국 사람뿐인 듯하다. 최근 유럽 의회도 중국 간첩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냉전이 끝났다”는 말 자체가 프레임이다. 프레임이란 ‘틀’ ‘액자’라는 본래의 의미가 있지만 요즘 하이브리드전 시대에는 심리전을 위한 언어적 ‘틀짓기’, 의식·인식의 확장 제한이라는 의미가 더 강하다. “간첩이 없다”는 말도 역시 프레이밍이다. ‘프레이밍’은 프레임을 만든다는 의미다.
세계 곳곳에서 전쟁이 진행 중이고, 잠재적 화약고가 한반도·대만·중동 등 도처에 널려 있다. 분쟁 당사국이면서 냉전이 끝났다고 말하는 건 헛된 희망고문이거나 속임수, 둘 중 하나다.
세계에선 전쟁이 끝난 적 없다. 다만 총·칼·대포·전차 등의 무기를 들고 있느냐, 내려놓고 심리전과 사상전 및 저강도 전쟁을 치르느냐가 있을 뿐이다. 간첩은 전쟁의 첨병들이다.
세계 유일의 휴전국이자 분단국에서 전쟁이 끝났느니, 간첩이 없느니 하는 말을 의심하지 않는다는 것은 적의 심리전 공세에 넘어갔다는 뜻이다. 그런 선동을 하는 자들은 적을 위해 일하는 자들로 의심해야 한다.
한국에서 언제부터 간첩이 없다는 말을 하게 됐을까. 2000년 전후부터다. 그때는 일선 학교에까지 공문을 보내 “간첩은 없으니 간첩이란 말을 사용하지 말라”고 금지령까지 내렸다. 언론도 침묵해야 했다.
왜일까? 늘 질문을 던져 보아야 한다. 첫째, 간첩 의혹 인물이 최고 권력자가 되었으니 더 이상 간첩이라 할 필요도 없다는 것일까. 둘째, 간첩이 내국인화되어 살아가니 더 이상 간첩이 아니라는 걸까. 그래서 그들의 나라이고 그들이 주인이란 건가.
마침 어제 4월30일이 1975년 남베트남(월남)이 공산화된 날이다. 대선에서 2위를 한 쯍딘쥬도 베트남(월맹)의 간첩임이 드러났다. 미 중앙정보국(CIA)은 당시 간첩의 규모를 3만 명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지금 우리나라 정당들의 행태를 보라. 간첩 혹은 포섭된 하수인의 모습 그대로다.
한국에는 남한으로 파견됐던 고도로 훈련된 북한 공작원 출신들이 있다. 그중의 하나가 김동식 씨다. 그는 스카이데일리에 매일 ‘평양에서 왔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경험을 담은 실화를 연재하고 있다. 북한이 적화를 위해 대남 공작원 양성과 남파에 얼마나 치밀했는지 반드시 읽어 볼 일이다. 간첩이 없다고 하는 자들은 간첩이거나 주변에 간첩이 있다는 말이다. 현실은 픽션보다 더하다.
맹세희 2025-05-01
'"종북'핵'안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평양에서 왔습니다] <46> ~ <50> (6) | 2025.05.10 |
---|---|
[김동식 기획연재] <14> (3) | 2025.05.10 |
[유동열의 스파이 세계] (0) | 2025.05.07 |
"이러다 중국에 먹힐라" (3) | 2025.05.04 |
SKT 유심 해킹 관련 의혹들 (3) | 2025.05.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