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북'핵'안보"

지금부터가 진짜 싸움의 시작이다

서석천 2025. 4. 4. 10:23

지금부터가 진짜 싸움의 시작이다

 

#. 운명의 날
운명의 날이 4월 4일로 결정됐다. 윤석열 개인의 문제뿐만 아니라, 1948년 건국된 대한민국의 운명이 걸린 날이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한 공화국의 출범 이래 이 노선에서 한 번도 벗어난 적이 없었던 나라다. 그랬던 나라가 건국 77년 만에 체제변혁의 중대한 분기점에 올라섰다.
2017년의 박근혜, 2025년 윤석열의 탄핵 국면을 경험한 시민들은 이제야 사태의 핵심 본질을 깨닫게 된 것 같다. 이것은 단순히 박근혜·윤석열 개인에 대한 거부가 아니라, 자유민주 공화국의 이념과 체제에 대한 탄핵이란 사실을! 국내 좌파 혁명가들의 단독플레이가 아니라, 북한 김씨 왕조 전체주의 세력과 중국공산당 3자 연합전선의 파상 공격이란 사실을!
필자는 족집게 역술인이 아니므로 이 칼럼을 쓰는 순간까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이 인용될지 기각될지를 자신 있게 떠벌일 수 있는 예지력은 없다. 다만, 지금까지의 노력과 염원과 순리로 볼 때, 이 나라에 남아 있는 최소한의 사법적 양심과 법치적 합리성으로 볼 때 기각이 당연한 귀결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렇게 되어야만 이 나라의 체제는 생명을 이어갈 것이고, 그래야만 이 나라가 활기찬 에너지를 폭발시켜 세계사의 주역으로 떠오르게 될 것이므로.

 

#. 자유민주주의와 군(軍)의 역할
필자는 지난해 12월 2일, 그러니까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하루 전날, ‘망국의 기운이 감도는 대한민국을 바라보며’라는 칼럼을 이 지면에 기고한 바 있다. 칼럼 내용은 나라의 위기를 바로잡겠다고 5·16(1961)이나 5·17(1980) 같은 군부의 힘을 이용하여 ‘제3의 혁명’을 시도하면 민주화에 중독된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주의가 만개한 한국에선 군의 힘을 이용하여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는 유권자의 지지와 동의를 얻기 힘든 상황이 되었다. 사진은 5.16 당시의 박정희 장군.

 

그렇다면 망해가는 나라를 어떻게 구한단 말인가? 이 질문에 답한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시민 개개인이 “독립적이고 책임 의식이 강한 시민이 근면·자립·자조·금욕·절제로 무장하고 주인의식을 발휘하여 시민으로서의 공적 책무라는 각자의 의무와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무리 급해도 이 원칙이 세워지지 않으면 이 나라의 기사회생은 어렵게 될 것이라고 보았다.
우연인지 필연인지는 모르겠으되 다음날인 12월 3일 심야에 윤석열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그 일로 국회에서 탄핵 소추되었다. 비상계엄을 위해 군을 동원했고, 계엄군이 국회를 겁박한 것을 ‘내란’으로 둔갑시켜 윤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 사상 최초로 체포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이 나라는 더 이상 군의 힘을 빌리는 행위에 대해서는 누구도 지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절실하게 깨달은 셈이다.

 

#. 국운을 가르게 될 헌법재판소 판결
탄핵 국면이 4개월여 지속되는 동안 필자는 ‘시국진단’ 프로그램과 칼럼을 통해 이제 한국은 민주화의 만개로 국가 위기가 닥쳐도 군이 나설 수 없게 됐으니, 시민이 깨어나 자유민주 체제 수호의 주력군이 되어야 한다는 점, 헌법재판소의 판결 순간부터가 진짜 위기라는 사실을 줄기차게 주장해 왔다.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이 ‘계몽령’이란 명칭으로 보통 명사화한 것을 보면 시민의 자각과 각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진 것 같다. 그렇다면 헌재 판결 순간부터가 위기인 이유는 무엇인가?
민주주의 공화국의 핵심은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과도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를 위해선 중요한 덕목이 필요하다.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고, 존중하고, 의사결정 과정에선 다수결의 원칙을 준수하는 것이 시스템 유지의 기본 원칙이다. 현재 이 나라에선 이 기본 원칙이 붕괴되었다. 서로 자신들의 생각을 진리로 여기는 경로의존성에 따라 확증편향이 심화된 결과 “내 생각만 옳다”라는 고정관념은 이제 교조화, 원리주의화 수준에 이르렀다.
나의 의견이 소중하면 상대방 의견도 소중하다고 인정해야 한다. 내가 믿는 종교가 신성하고 불가침이면, 다른 사람이 믿는 종교도 신성하고 불가침하다고 인정해야 한다. 이 원칙을 무시하는 순간, 폭력을 통해 해결하려는 욕구에 유혹당하게 된다.
이재명 대표는 헌재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기각하면 제2의 4.3사태, 광주 5.18 운운하며 헌법재판소를 겁박하고 있다. 이런 발언을 하는 사람들이 과연 헌재의 판결에 승복하고 그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일 수 있을까?

 

4월 4일 헌재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대해 인용이든 기각이든 판결을 내리는 순간, 그것을 반대하는 세력은 깨끗이 승복하고 이 나라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밀알이 되겠다고 약속할 수 있을까? 윤석열 대통령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사회 구성원 누구도 4월 4일 헌재 판결에 대한 승복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이 땅에서 벌어지게 될 일은 피가 피를 부르는,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말고 뭐가 있겠는가.

 

#. 체제변혁 진행 중
필자는 오래전부터 좌파들의 사고방식과 행동양식, 저들이 걸어온 역사와 투쟁양태를 공부해 왔다. 그 결과 현재화되어 버린 박근혜·윤석열 탄핵의 시그널은 저들이 오래전부터 김 씨 조선 전체주의 세력과 중국공산당 지도하에 체제변혁, 즉 공산혁명 추진이란 사실을 역설해 왔다.
국회에 똬리를 튼 소수의 프로 직업 혁명가들 주도하에 사회 곳곳의 진지를 장악한 동조 세력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인 결과 박근혜 탄핵은 손쉽게 성공시켰다. 여세를 몰아 윤석열 탄핵도 성공 일보직전 상황인데, 마지막으로 넘어야 할 고비가 헌법재판소다. 인류 역사에 표출되었던 공산혁명 사례로 미루어 짐작할 때 4월 4일 헌재의 판결 여부가 저들에게 어떤 결정적 영향을 끼치게 될까?
박근혜, 윤석열 탄핵의 핵심은 좌파들의 체제변혁, 즉 자유민주와 시장경제 체제를 거부하고 다른 이념과 체제로 뒤집으려는 공산혁명이란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깨닫고 있다. 사진은 박근혜 탄핵 당시의 장면.

 

헌재가 탄핵을 인용하여 윤석열을 대통령직에서 파면하면 체제변혁은 날개를 달고 순풍을 만난 범선 형국이 될 것이다. 반대로 탄핵이 기각, 혹은 각하되면 저들은 “참 아쉽게 됐다”라고 훌훌 털고 그 판결을 수용할까? 그렇다고 믿는다면 참으로 순진한 백성이다. 저들은 지금 공산혁명을 추진 중인데, 잠시 세 불리하다고 판을 접고 물러난 사례는 공산주의 역사에서 찾아볼 수 없다.
저들은 온갖 지지자 다 끌어모아 민중봉기를 시도할 것이다. 그러한 시그널은 어렵지 않게 발견된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헌재가 윤석열을 파면하지 않으면 불복, 저항”을 선언했고, 방송인 김어준은 “국무위원 전원 탄핵”에 이어 “헌법재판관 탄핵”까지 주장했다. 이것은 입법 독재를 통해 정부를 마비시키는 내란을 선동한 셈이다.
그러한 선동의 백미는 이재명 대표의 발언이다. 그는 “윤석열이 복귀하면 그 엄청난 혼란과 유혈 사태를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느냐”고 겁박했다. 겁박의 무기로 제주 4·3과, 광주 5·18을 거론했다. 그의 속내는 헌재가 탄핵을 기각(혹은 각하)하여 윤석열 복귀를 결정하면 제주 4·3, 광주 5·18 같은 폭동 반란 상황을 연출하겠다는 선언 아니겠는가.

 

#. 번영의 지속이 될까, 제2의 칠레의 길일까?
지금까지 이 나라가 존속해 오는 동안 이 땅의 민초라 불리는 시민은 참으로 편안하고 안락한 삶을 살았다. 절체절명의 위기가 닥치면 다른 사람들이 나서서 해결해 준 덕이다. 건국 과정의 혼란은 미군정이 열심히 막아주었고, 6·25 남침은 미군과 유엔군이 목숨 바쳐 싸워주었다. 1960년과 1980년 체제 위기가 닥쳤을 땐 군이 나서서 나라의 근본을 혁명적으로 변화시켜 주었다. 덕분에 ‘한강의 기적’이라는 경제적 번영도 일궈 배 두드리면서 등 따습게 잘 살아왔다.
이제는 군도, 외세도 어느 누구도 도움의 손길을 제공할 수 없을 정도로 이 나라는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 다만 문제는 먹고 사는 데 급급하다 보니 사회의 그늘에서 독버섯, 곰팡이처럼 피오오른 좌파 폭력혁명 세력의 준동을 막아내지 못한 점이다. 이런 세력과의 싸움은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으므로, 시민들이 힘을 합쳐 싸워 이겨내는 수밖에 없다.
칠레는 국민들의 선거에 의해 공산주의자 아옌데를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아옌데는 칠레를 공산화함으로써 칠레는 지구상에서 선거를 통해 공산화된 첫 번째 사례에 해당한다. 과연 한국이 제2의 칠레의 길을 걷게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4월 4일이 고비다. 헌재의 탄핵이 인용되면 그것으로 전통적인 이념과 체제는 수명을 다하게 될 것이다. 좌파 세상에 몸서리치는 일군의 사람들이 저항하겠지만, 조직화되지 못한 저항이 큰 동력을 만들어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박근혜 사례에서 보듯 저항은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나고, 시민 대부분은 차기 대선 운운하며 즐거운 나날을 보내게 될 것이다. 이 꼴 저 꼴 보기 싫은 사람들은 보따리 싸서 이민 떠날 것이고, 대한민국은 공산주의자 아옌데를 당선시켜 망조가 든 제2의 칠레 꼴로 전락하게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탄핵 기각으로 윤석열이 대통령직에 복귀하면, 그 순간부터 저들은 죽기 살기의 발악을 하게 될 것이다. 국회는 여전히 입법 독재의 서슬 퍼런 칼을 휘두를 것이고, 군과 경찰, 검찰과 사법부 등 공권력은 눈치 보며 힘센 세력에 붙어 기생하는 편을 택할 것이다.
이럴 때 나라는 누가 지켜야 하는가? 이 나라 시민들은 자유민주와 시장경제 체제를 지키기 위해 피를 흘릴 각오가 되어 있으신가? 지금부터가 진짜 위기의 시작이고, 싸움의 시작이라는 사실을 현실로 직시하자.

 

김용삼 대기자 2025.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