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역사에서 광주사태(폭동과 민주화운동의 중간개념)보다 더 해석에 깊은 반전이 일어난 사건은 없다. 지난 15년 동안 민주화의 탈을 쓴 좌익세력이 대한민국의 역사를 완전히 뒤집어버리는 사업을 강력하게 추진했지만, '광주사태'보다 더 완전히 평가가 뒤집힌 정치적 사건은 없다. 30년이 되어가는 광주사태는 초반기 15년 동안에는 '망국적 반란폭동'으로 매도되다가 후반기 15여년에는 '구국적 민주화운동'으로 숭배되고 있다. 전반기에 반란폭도로 몰리던 광주사태의 군중은 후반기에 애국투사로 뒤바뀌었다. 386세대에 포함된 필자 개인에게도 광주사태는 30년 동안 군부세력의 억압에 분노하는 마음과 선동세력의 기만에 분노하는 마음이 갈등했던 역사적 고민거리였었다. 지금은 판단이 많이 정리되었지만... 대한민국 역사에서 어제의 역적이 오늘의 충신으로 뒤바낀 전형적인 정치적 사건이 바로 광주사태이다. 심지어 광주사태를 광주민주화운동으로 부르지 않고 광주사태로 부른 것이 명예훼손으로 고소될 정도로 광주사태는 지난 좌익정권 하에서 구국적 정치운동으로 우상화되어있다. 국법으로 반란죄로 처벌받은 폭란군중들이 대한민국 60년 역사에서 가장 우대받는 국가유공자가 되었다. 반란자의 묘역은 국립묘지로 바뀌었고, 반란폭도로 몰린 광주사태의 주역들은 아무도 비판할 수 없은 성자들로 바뀌었다. 지난 15년 동안 광주사태를 비판하는 학자는 범죄자로 몰려서 감옥생활을 하기도 했다. 광주사태는 진실이 아닌 권력에 의해서 지나치게 성역화 되었다. 이렇게 성역화된 광주사태도 이제는 객관적인 평가를 받아야 한다. 폭도가 유공자가 되고 경찰이 역적으로 몰린 제주4.3사태나 동의대 사건과 더불어, 일방적으로 미화된 광주사태도 이제 재평가되어야 한다. 광주사태가 구국운동으로 일방적으로 미화되는 현상의 근저에는 힘의 논리가 깔려있기 때문에, 그 힘의 논리를 걷어내어야 광주사태가 정상적으로 평가된다. 광주사태를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서 '권력이 곧 정의(might is right)'라는 힘의 논리를 넘어서야 한다. 정치논리에 의해서는 광우사태가 '민주화를 앞세운 군중폭란'으로 해석되거나 혹은 그 반대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힘의 논리를 걷어내면 광주사태의 본색과 역할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일단 광주사태에 대한 평가는 지난 10년 좌익정권이 조성한 '성역화'의 울타리부터 걷어내어야 한다. 그리고 전통사회에서 현대사회로 넘어오면서 서구 민주주의를 수용하며 민주화를 이룬 나라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정치사회적 병리증상들을 따져보면서 광주사태의 발발 원인을 기능주의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정치구호가 광주사태의 진리를 가리면 안 된다. '군사독재정권에 저항한 광주시민들의 위대한 민주화 투쟁'이라는 정치구호로 복잡한 변수들로 뒤섞인 광주사태를 재단할 수는 없다. 광주사태에는 박정희의 장기집권, 김대중의 권력욕, 변동사회로서의 한국상황, 현대화 과정에서 오는 군중들의 심리상태, 경쟁하는 가치관들의 충돌 등 많은 변수들이 뒤엉켜있다. 광주사태의 성역화는 독재 중에 독재다. 광주사태를 무조건 반란으로 보는 군사정권의 역사적 평가가 김영삼-김대중-노무현 문민정권에 의해서 완전히 뒤집힌 뒤에, 광주사태는 소위 민주화세력(사실상 좌익세력)에 의해서 무비판적으로 우상화되었다. 하지만 광주사태를 구국운동으로 무비판적으로 우상화하는 소위 민주화세력의 오류와 한계는 이제 교정될 때가 되었다. 그것이 정-반-합으로 이어지는 역사발전의 정상적 단계인지도 모른다. 특히 지난해 거짓 정보를 공영방송이 조작해서 군중을 청와대로 몰아가는 좌익세력의 광우난동사태를 구경한 국민들은 이제 광주사태를 다시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 광우난동사태의 주역들이 광주사태의 주역과 겹친다는 사실을 확인한 국민들은 광주사태와 광우사태를 같은 종류의 정치적 반발(political upheaval)로 규정한다. 2008년 광우사태를 '아테네 이후의 최고의 직접 민주주의'라고 규정한 김대중은 광주사태의 실질적 주역이었고 광우사태의 주력부대가 민주당을 비롯한 좌익정당과 좌익단체들이었기에, 국민들은 광우사태와 광주사태를 같은 종류의 군중운동(mass-movement)으로 규정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되었다. 김대중은 광주사태와 광우사태에 대한 책임과 영광을 모두 짊어져야 한다. 그것이 정상적 이성과 양심을 가진 국민들의 요구이고 판단이다. 새빨간 거짓말 날조와 폭력적 군중난동으로 가득한 광우사태를 '최고의 직접 민주주의'로 찬양한 그 김대중이 30년 전에 광주사태의 실제 주인공이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둔다면, 광주사태는 더 공정하게 평가될 것이다. 광우사태의 프리즘을 통하여 30년전 광주사태는 더 선명하게 보일 것이다. 광주사태는 기능적으로 애매한 정치적 비극이다. 산업화세력이 경제발전을 이룩하면서 권위주의적 정치풍토를 형성한 원죄가 없지 않다. 하지만 산업화세력의 권위주의적 원죄는 민주화세력이 가진 선동정치의 위선에 비하면, 매우 순진한 죄이다. 이 땅에서 정치적 억압과 경제적 착취와 외교적 예속을 완전히 철폐하겠다는 민주화세력의 민중해방은 가장 사특한 기만과 교만일 수 있다. 정치적 원죄를 완전히 없애고 민중을 해방시키겠다는 거짓예언자의 기만과 선동은 군인들의 물리적 억압과 통제와는 차원이 다른 악마적 죄익이다. 박정희의 권위주의는 빵을 많이 생산하는 데에 공헌이라도 하지만, 김대중식 선동정치는 군중의 피를 자발적으로 흘리게 만든다. 무고한 군중의 죽음을 팔아먹는 군중선동은 악마적이다. 군사독재보다 더 위험한 것이 군중선동이다. 대한민국 60년 역사에서 군부세력이 중심이 된 산업화세력의 정치적 악은 많은 빵을 만들기 위한 물리적 압박이다. 어쩌면 기능적으로 봐서 군부세력의 권위주의적 통치는 한국정치발전에 필요악이었다. 하지만 민주화세력으로 가장된 좌익세력의 악은 군중들을 대한민국의 체제와 정부를 파괴하는 폭도로 만들 수 있는 영적 미혹으로서 불필요한 악이었다. 계급의식과 반미주의로 무장된 군중들에게 부자와 강자에 대한 적개심을 계속 부추겨서 분신자살로까지 몰아가서 정치투사로 만드는 군중선동가의 모순을 우리는 광주사태나 광우사태와 같은 군중폭란에서 구경할 수 있었다. 광주사태로 희생된 시민, 군인, 경찰들의 목숨은 정치선동가의 군중미혹에 의한 불필요한 희생으로 볼 수 있다. 더욱이 그 희생을 정치적으로 팔아먹는 정치선동가는 악마이다. 좌익세력은 정치에 살고 정치에 죽는 정치만능의 생존방식을 가지고 있다. 정치는 좌익세력에게 생존수단이다. 북한 김정일집단은 남한의 군부세력처럼 경제를 일으켜서 백성을 배불리 먹이는 실용주의자들이 아니다. 김대중도 경제발전을 통하여 국민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박정희류의 실용주의자가 아니라 정치적 해방을 통하여 군중들이 행복해질 수 있다고 마취시키는 군중선동가이다. 광주사태나 광우사태는 공히 정치적 해방으로 민중들이 복락을 누릴 수 있다고 믿는 정치만능주의자의 군중선동극이다. 정치적 해방을 통하여 인생의 모든 문제를 풀 수 있다고 선전하는 좌익혁명분자에게 대한민국의 체제와 정권을 전복시키는 군중선동은 필생의 사업인 것이다. 좌익분자에게 군중을 미혹하는 선동정치는 유일한 생업이다. 거짓 예언자가 나타나서 헷갈리는 군중들에게 '절대적 정의와 무오의 진실과 완전한 민주가 있는 이상향이 있다'고 선동하면, 그 사회는 비현실적 몽상가들이 망하게 된다. 이 세상의 근원적 불완전성과 애매성을 무시하느 군중선동가는 체질적 거짓말장이는데, 군중들은 그 거짓예언자를 구세주로 추종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자신의 몸을 총알과 불구덩이에 던지면서 정치적 해방을 추구하게 된다. 변동사회에서는 그런 정치적 광신도들이 쉽게 거짓예언자에게 미혹되는 심리적 터전을 가지고 있다. 출구가 없는 인간실존에서 거짓 출구를 거짓 예언자가 세뇌하고 선동하면, 이에 미혹된 군중들은 절벽에서 떨어지고 옹벽에 머리를 박는 현상을 보인다. 광주사태가 그런 군중선동의 한 정치적 현상이 아닌가를 정부와 국민은 이제 검토해야 한다. 애매한 성격의 광주사태는 쉽게 미화해서 안 된다. 요즘 구국운동으로 미화된 광주사태는 대한민국의 건국세력과 건설세력에 대한 증오와 질투로 가득한 좌익선동가의 망국적 군중선동극일 수 있다. 박정희가 암살된 상황에서 극도의 안보위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직 정권쟁취를 위해서 광적이었던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3김)씨는 민주주의의 기본인 질서유지에 무관심한 모습을 1980년 봄에 보여주었다. 장기집권자 박정희의 죽음 앞에서 군중을 선동해서 정권을 쟁취하려는 이전투구를 벌인 3김씨에게 대한민국의 정권이 넘어가지 않고, 강력한 통제력을 가진 군부가 정권을 장악한 것은 이제 되돌아보면 대한민국의 존립에 다행스러운 역사인 것 같다. 이제 군부세력과 민주화세력의 공과는 공정하게 재평가되어야 한다. 1996년 광주사태에 대한 재판에서 진실이 재판정과 언론에서 은폐된 것은 광주사태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에 큰 장애물이 되었다. 광주사태의 비극은 정치적 힘에 의해서 역적과 충신을 뒤집어엎어서 극복되지 않는다. 정치권력에 의해서 만들어진 정치사회적 사실(socio-political fact)이 아니라 오직 역사적 사실과 과학적 진실에 의해서 냉정하게 광주사태는 평가되어야 한다. 군인들이 영웅이 되었다고 역적으로 몰리고, 군중들이 반란자가 되었다고 유공자로 뒤바뀔 정도로 역사적 평가가 당대에 뒤바뀐 광주사태는 이제 이해당사자들이 한발 물러나서 오직 진실에 근거해서 자신들의 잘못과 공로를 평가받아야 한다. 정보와 지식이 넘치도록 풍부한 시대에, 권력에 의한 사실조작과 역사왜곡은 결국 거짓으로 드러나서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광주사태는 박정희의 권력욕만큰 3김씨의 통제되지 않은 권력욕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모든 정권은 그 정권의 책임성(accountability)과 정당성(legitimacy)에 의해서 유지된다. 1980년 봄에 3김씨에게서 정치적 책임성을 찾아보기 힘들다. 국가의 안보와 사회의 치안이 무참히 망가져도 자신들의 권력투쟁에 몰두한 3김씨가 정권을 차지하지 못한 것은 대한민국 성공사에서 매우 중요한 변수로 평가된다. 질서를 유지하는 공권력을 무시하는 방자함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가장 해로운 적이다. 특히 반정부 폭란을 부추기는 선동가에 미혹된 군중의 반란은 민주주의를 통째로 불태워버릴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광주사태를 민주화운동으로만 찬양하라는 강요는 전체주의적 독재이다. 현상태에서 광주사태는 군중반란과 민주화운동의 스펙트럼 사이에서 평가되는 게 정상이다. 많은 애매성과 변수들을 포함하고 있는 광주사태를 일방적으로 우상화하는 것만큼 해로운 법적 판결과 학문적 해석은 없다. 광주사태는 쉽게 군중폭동으로 매도하거나 쉽게 민주화운동으로 찬양할 수 없는 복합적인 변수들이 뒤엉퀸 정치적 사건이다. 광주사태는 느리지만 정치적 편견에 의해서가 아니라 과학적 진실에 의해서 공정하게 역사적 평가나 법적 판결을 받아야 한다. 특히 광주사태가 과도하게 우상화된 현실에서 비판적 평가는 더 필요하다. 이제 1980년 광주사태의 주역(후예)들이 재연한 2008년 광우사태를 국민들은 보았고, 광주사태를 비판하지 못하게 성역화했던 정치권력도 이제 물러갔다. 광주사태는 그 희생자들과 후손들을 위해서 진실만에 의해서 냉정하게 재평가받아야 한다. 힘의 논리에 의해서 광주사태를 매도하거나 미화하는 오류를 이제 고치고, 과학적이고 사실적으로 광주사태를 평가해서, 앞으로 국민과 경찰과 군인이 희생되는 군중사태는 더 이상 벌어지지 않게 해야 한다. 광주사태를 함부로 미화한 정치세력이 지난해에 또 다시 광우사태를 연출하여 국민들의 대량출혈을 기도한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광주사태에 흘린 시민, 군인, 경찰의 피를 악용하려는 정치세력은 이제 퇴치해야 한다. 민주와 민중의 이름으로 군부세력보다 더 많은 국민의 피를 요구하는 김대중 선동세력은 이제 광주민주화운동을 그만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잠잠해야 한다. 광주사태는 정치적으로 누구에게나 수치와 비극의 역사이지 자부와 영광의 사건은 아니다. 광주사태 희생자들을 팔아먹는 후안무치한 정치장사꾼은 퇴치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과 우익진영은 대한민국 정체성 회복의 핵심적 과제로 제주4.3사태, 5.18광주사태, 그리고 지난해 광우사태를 집중적으로 선택해야 할 것이다. 광주사태가 비판을 거부하는 민주화운동으로 숭배되는 한, 한국의 정치사는 공정하게 평가되지 못할 것이다. 제주4.3사태를 민중운동으로 미화하여 경찰을 폭도로 모는 여론몰이와 법원판결은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정당성과 연속성을 송두리째 무시하는 역사적 국가멸살행위이다. 광주사태가 반란적 군중폭극에서 구국적 민중항쟁으로 뒤바뀐 과정에서 개입된 힘의 논리를 이제 배격해야 한다. 국가의 공권력에 무장봉기한 광주사태의 애매성을 계산한 역사적 재평가를 이명박 정부가 내릴 때에, 광우난동사태와 같은 군중폭란을 방지할 수 있다. 광주사태가 일방적으로 우상화되면, 제2, 제3의 광주사태는 반복된다. 정치판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건들에는 정치꾼들의 탐욕과 기만이 스며있다. 몸에 불을 사르는 민주투사의 정치적 행동도 함부로 거룩한 것으로 우상화할 수 없다. 분신자살이 최악의 폭력임을 군중연구가들은 이미 충분히 밝혀두었다. 국가와 국민의 생사를 가름하는 고상한 정치는 탐욕이 충돌하는 지저분한 진흙밭이다. 고상한 민중혁명은 추악한 권력추구일 수 있다. 30주년이 되어가는 광주사태를 우상화하거나 악마시하는 편견을 접어두고,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 광주사태는 이제 정치적 이해관계를 초월해서 시시비리를 가려서, 후손들에게 그런 정치적 비극이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게 경고와 교훈의 메시지를 넘겨야 한다. 군중선동가에 미혹된 군중들이 정치투쟁에 공허한 피를 흘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
[조영환 편집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