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親 민주당 측이 공개하지 않은 ‘김건희 7시간 통화 녹취록’

서석천 2023. 2. 20. 08:41

親 민주당 측이 공개하지 않은 ‘김건희 7시간 통화 녹취록’

“십몇 년 전, 결혼 전 일(도이치모터스)을 우리 부부 공격하려 의혹 제기”

글 : 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 의도적인 ‘김건희 악마화’ 정황
⊙ “내가 주가 조작을 할 줄 알아야 하든지 할 것 아니냐? 몰라. 나는 그런 거”
⊙ “(윤석열 대통령은) 서민적인 게 아니라 그냥 서민이야. 제일 서민이야. 여기는”
⊙ “나는 굿 같은 거는 단 한 번도, 내 인생에 우리 남편하고 나는 그런 걸 해본 적이 없어”
⊙ “똑바로 눕지도 못할 만큼 아픈 시기 고발 사주를 지시했다는 게 말이 되나”
⊙ 이명수씨가 “촌년”이라고 하자, 김 여사 “그렇지. 난 그런 스타일이지”
사진=조선DB
  지난 대선 과정에서 MBC가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7시간 통화 녹취록’을 공개한다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 더불어민주당은 환호했다.
 
  ‘서울의 소리’ 촬영 기사 이명수씨는 정치적 조언을 다 해줄 것처럼 김 여사에게 접근한 뒤 사적 대화까지 모두 녹음했다. 그러고 MBC에 넘겼다.
 
  민주당 인사들은 MBC에서 보도하기 훨씬 전부터 ‘본방 사수’ ‘시청률을 높이자’고 외쳐댔다. 선관위 허가에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형수 욕설’ 파일은 보도해선 안 된다던 민주당이 상대 후보였던 윤 대통령 아내의 사적 발언에 대해선 대선 이슈로 띄우겠다며 선동한 것이다.
 
  보도한 MBC 시사 프로그램 〈스트레이트〉의 시청률은 17%대였다. 이 프로그램의 근래 최고 시청률은 3.2%였다. 그만큼 관심이 컸다. 방송 후 민주당의 희망은 산산조각이 났다. 알맹이가 없다는 평가가 나왔기 때문이다.
 
  ‘본방 사수’를 독려하며 기대를 드러냈던 민주당도 이런 지적을 인정하는 듯 침묵했다. 방송 후 김 여사의 인기만 상승했다. 민주당으로선 본전 치기는커녕 폭삭 망한 셈이다.
 
  방송 후 김 여사의 온라인 팬카페 회원 수는 폭증했다.
 
  방송일(2022년 1월 16일)을 기준으로 18일(오전 7시) 7700명으로 증가했다. 20일(오전 6시)엔 3만5677명으로 늘었다. 신규 가입자들은 “방송 보고 팬 됐습니다” “방송 보고 가입합니다” “속이 뻥 뚫렸다” “오늘부로 의혹 해소” “강력 지지합니다” “방송 보고 윤 후보한테 돌아왔어요” 등의 지지 글을 올렸다.
 
  ‘7시간 통화’ 녹취와 관련해 후속 보도를 준비하던 MBC는 계획을 취소했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대체로 김 여사에게 불리할 수 있는 내용 중심으로 보도됐음에도 이 정도 결과를 낳았는데, 유리할 수 있는 내용도 공개됐다면 어땠을까 하는 이야기가 나왔다.
 
  실제 기자가 녹취록 전문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공개되지 않은 것 중엔 김 여사가 어떤 인물인지는 물론, 배우자이기 전 인간 ‘윤석열’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엿볼 수 있는 내용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
 
 
  “정말 의리 있는 남자”
 
  ◆2021년 7월 12일 녹취 중
 
  이명수씨가 윤석열 대통령의 성격에 관해 묻자 김 여사는 이렇게 답했다.
 
  “너무너무 순진하고. 너무너무 정이 많아요. 저희 국정원 사건 때문에 얼마나 핍박당한지 모르세요? 완전히 탈탈 먼지 털리듯 털려서 제가 너무너무 고통받았어요. 남자가 정말, 우리 남편 정말 의리 있어요. 지위(地位) 이런 거 안 가리고. 만약 명수씨 부모님이 돌아가시잖아요? 우리 남편은 사흘 밤낮을 같이 자고, 같이 술 마셔주고 상주 역할을 해주는 사람이에요. 정말 남자예요. 제가 그래서 좋아하는 거거든요. 뺀질이가 아니에요. 우리 남편은.”
 
 

  ◆2021년 9월 3일 녹취 중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 김 여사의 이야기다.
 
  “우리는 한 적이 없는데, 정치 공작하는 거예요. 우리 남편이 4월 조금 전부터 여기저기 종기가 나서 수술을 했거든요. 똑바로 눕지도 못하고 앉지도 못해서 하루 종일 집에서 끙끙 앓았어요. 4월 3일 날 병원에 간 기록도 있거든요.”
 
  고발 사주 의혹이란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2020년 4·15 총선 직전 당시 대검 수사 정보정책관이었던 손준성 검사로부터 여권 인사에 대한 고발장을 전달받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에 전달했다는 의혹이다.
 
  “우리 남편은 그런 지시를 한 적도 없고, 원래 그런 거 안 해요. 우리 남편은. 누가 고소하겠다고 해도 그걸 또 말리는 사람인데. 우리 그래서 하나도 못 했잖아요.(쥴리 의혹 등에 대해 즉각적인 법적 대응을 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 무슨 고소 고발을 뒤에서 시키겠어요?”
 
 
  “굿 같은 거는 단 한 번도 해본 적 없어”
 
  ◆2021년 9월 19일 녹취 중
 
  이명수씨가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직원들과 함께 순댓국집에서 밥을 먹는 모습을 촬영한 영상이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고 언급하자 김 여사는 이같이 밝혔다.
 
  “서민적인 게 아니라 그냥 서민이야. 제일 서민이야. 여기는.”
 
  2020년 12월 28일 유튜브에는 한 네티즌이 ‘순댓국집에서 만난 윤석열 검찰총장!’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21초짜리 이 영상에는 옆자리에서 윤 대통령이 중앙지검 간부들과 자신의 운전기사, 수행비서 등과 순댓국을 먹는 모습이 담겼다. 기관장이 운전기사와 함께 밥을 먹는 경우는 흔하지 않은 일이다.
 
  이씨가 “총장님이 밥 해주는 사람 아니에요?”라고 묻자 김 여사는 “나는 아예 안 하고 우리 남편이 다 하지”라고 했다.
 
  “요리를 나한테 해서 주지. 만날. 나 점심 먹을 것도 딱 해놓고 요리하고 출근하고 그랬지. 옛날에. 검사 할 때는. 지금은 시간이 없어서 못 하고. 저는 요리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시집와서.”
 
  ◆2021년 10월 13일 녹취 중
 
  김 여사는 무속 언급에 대한 이씨의 질문에 “나는 굿 같은 거는 단 한 번도, 내 인생에 우리 남편하고 나는 그런 걸 해본 적이 없어. 그런 거 제일 싫어해”라고 했다. 김 여사는 이어 “(나는) 성경 공부 되게 오래 하고, 불교 공부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대통령 내외는 취임 이후 기독교·불교·천주교 등 종교지도자들과 넓은 만남을 가져오고 있다. 윤 대통령 내외는 작년 12월 25일 성탄절을 맞아 서울 성북구에 있는 영암교회를 찾아 예배를 봤다. 영암교회는 윤 대통령이 초등학교에 다닐 때인 50여 년 전 다닌 교회다. 31일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선종 때는 곧장 “베네딕토 16세 명예 교황님의 명복을 빌며, 거인을 잃은 슬픔에 잠긴 천주교인들에게도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지난 2월 6일 새해 첫 종교 행보로 800여 명의 불교계 인사를 만나 “지난해 나라 안팎으로 많은 도전과 위기들이 있었지만, 여러분의 헌신과 노력이 있었기에 극복할 수 있었다”며 감사를 표했다. 대통령 내외는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불기 2567년 대한민국 불교도 신년 대법회에 참석했다. 김 여사의 경우 예술 분야 전시 전문가답게 성경과 불교문화에 대한 지식이 상당하다는 평이다.
 
 
  “우리 남편 파헤칠 게 없으니까 나를 가지고…”
 
  ◆2021년 11월 15일 녹취 중
 
  녹취록에는 자신의 결혼 전 일(도이치모터스 관련)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이 공격당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하는 내용도 있다.
 
  2021년 11월 15일 이명수씨는 김건희 여사와의 통화에서 “음. 내일 또 권오수 또 실질 심사 들어가네”라고 물었다. 이에 김 여사는 “그러니까, 십몇 년 전 거를 지금 이렇게 하는 거야”라고 답한다.
 
  김 여사는 “나 결혼하기도 전에 일을 가지고. 아유 뭐 할 수 없지. (남편이 정치 선언을 했으니) 어떻게 해. 우리를 공격하려고 말도 안 되는 얘기(공격)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 여사는 또 “내가 주가 조작을 할 줄 알아야 하든지 할 것 아니냐”면서 “몰라. 나는 그런 거(주가 조작) 할 줄은”이라고 억울함을 표시했다.
 
  MBC는 도이치모터스 등 수사 관련 내용 및 사생활 관련 내용은 보도하지 못했다. 법원의 판단 때문이었다. 이후 서울의 소리는 법원이 방송을 금지한 통화 녹취록을 유튜브에 올렸다. 서울의 소리는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의혹에 대해 강하게 부정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자의적으로 편집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여권에서는 “김 여사에게 유리한 내용은 대부분 공개되지 않았다”고 했다.
 
  김 여사는 2022년 1월 서울의 소리 측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지난 2월 10일 서울중앙지법 민사201단독 김익환 부장판사는 이날 김 여사가 백은종 서울의 소리 대표와 이명수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 1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김 여사는 서울의 소리 측으로부터 받을 배상금 1000만원을 모두 기부할 방침이다.
 
  ◆2021년 12월 8일 녹취 중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2021년 12월 7일 윤석열 대통령 측이 김 여사의 쥴리 의혹을 반박하자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해당 기사를 링크하면서 “줄리에 대한 해명; 줄리 할 시간이 없었다. 근데 ‘주얼리’에 대하여는?”이라며 “커튼 뒤에 숨어도 주얼리 시절 목격자가 나타났네요!”라고 적었다.
 
  이에 대해 김 여사는 이씨에게 “그냥 우리 남편 뭐 파헤칠 게 없으니까 그냥 나 가지고 계속 그냥 의혹을 해가지고, 절대 절대 이 여자가 되면 안 된다, 이런 걸 자꾸만 알리려고 하는 그런 거지”라고 했다.
 
  “결혼하기 전 10년도 더 된 이야기를 갖다가 남편을 공격하면, 우리 남편하고 무슨 상관이야? 이게. 따지고 보면. 나와 우리 엄마한테 진짜 문제가 있었다면 우리 남편이 서울지검장도, 총장도 안 돼야 하는 거야.”
 
 
 
 
“위선, 가식적 행동 싫어해”
 
  공개되지 않은 녹취록 내용을 보면 김 여사가 윤 대통령을 굉장히 존경하고, 신뢰한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사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츤데레’ 스타일이다. 성격상 애교를 어색해한다. 일반 부부들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김건희 여사는 과거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성격상 남편에게 애교 부리는 것도 사실 어색하다”고 했다.
 
  “이런 게 정상적인 부부의 모습 아닌가요? 겉으로 보여주기 위해 위선(僞善)적이고 가식적으로 행동하는 걸 저나 남편 모두 싫어합니다.”
 
  윤석열 대통령 내외의 이런 성격 때문에 이들에게선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가 보여줬던 다소 과한 듯한 애정 표현을 찾아볼 수 없다.
 
  2017년 5월 15일 문 전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관저를 나섰다. 김정숙 여사는 문 전 대통령의 팔짱을 끼고 나왔는데, 언론 보도를 보니 두 사람의 모습은 마치 발랄한 20대 연인의 모습을 방불케 했다고 한다.
 
  김정숙 여사는 2018년 11월 체코 프라하성을 방문, 비투스 성당을 둘러본 후 “우리 남편 어디 있나요?”라고 외치며 뛰어와 문 전 대통령의 팔짱을 끼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호사가들 사이에서는 윤 대통령 부부 사이가, 문 전 대통령 부부 사이보다 덜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서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짐작할 수 있는 일이 있었다.
 
 
  “저 아니면 윤 대통령 구제해줄 사람 없지 않았겠냐”
 
  2023년 1월 15일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 내외는 UAE에 파병된 아크부대를 찾아 장병을 격려했다.
 
  김건희 여사는 길리 슈트(위장복)를 입은 장병에게 다가가 “덥지 않나”며 관심을 나타냈다.
 
  그러고 이런 대화가 이어졌다.
 
  ○김 여사: “(장병에게) 여기 사막 여우도 많나요?”
 
  ○군 관계자: “많이 있습니다.”
 
  ○김 여사: “많이 있죠? 그니까….”
 
  ○윤 대통령: “별걸 다 알아….”
 
  ○김 여사: “제가 주로 동물 좋아하니까….”
 
  윤 대통령은 미소를 지으며 “별걸 다 알아” 하면서 김 여사의 등을 두드렸다. UAE 국빈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김 여사는 1월 27일 국민의힘 여성 의원들과 오찬을 했다.
 
  이 자리에서 김 여사는 ‘윤석열 대통령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들었냐’는 질문을 받고 “윤 대통령이 솔직하고 정이 많다”면서 “윤 대통령이 추운 날 얇고 다 해진 잠바를 입은 걸 보고 아련한 마음이 들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는 자신이 결혼 생각이 없어, 못 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윤 대통령을 만나고 변했다면서도 “제가 아니면 윤 대통령을 구제해줄 사람이 없지 않았겠냐”고 말해 참석자들이 웃음을 터뜨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영부인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느낀 건 두 분의 믿음과 애정이 상상했던 것보다 더욱 돈독하다는 것”이라며 “영부인은 솔직하고 담백한 분이었다”고 했다.
 
  미혼인 임이자 의원이 김건희 여사에게 “다정다감하고 집안일 잘하는 윤 대통령 같은 사람이 이상형”이라고 말해 참석자들이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우리 엄마 굉장히 순한 분인데…”
 
  녹취록에는 김 여사의 인간적 모습을 보여주는 대화 내용도 많다.
 
  ◆2021년 7월 20일 녹취 중
 
  이씨가 앞으로 사모님이라 부르겠다고 하자, 김 여사는 “그냥 누님이라고 하세요. 무슨 사모님이야? 저 그렇게 뭐 권위적인 사람 아니”라고 한다.
 
  “또 무슨 사모님이야 사모님이기는. 내가 언제부터 사모님이었다고. 어휴 나는 아주 그냥 완전 시골 사람이에요. 우리 외가가 소 키우고 그랬어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시골 생활을 많이 했습니다.”
 
  이씨가 ‘서울깍쟁이는 아니라 이거죠?’라고 묻자 김 여사는 “나에 대해 너무 이상한 이야기가 나와 선입관이 생겨서, 제 주변에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씨가 김 여사의 어머니에 대해 치매기가 있는 것 아니냐고 묻자 “나이가 있으니까 기억이 잘 안 나고 그런 게 있는 거지 되게 똑똑하다”며 “치매 아니다. 우리 엄마 굉장히 순하다. 이름의 순자도 순할 순자”라고 했다.
 
  설령 알츠하이머 치매를 앓고 있다고 하더라도 부모의 병을 직접 묻는 건 실례다. 기자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소문이 아닌, 근거를 가지고 물었어야 했는데 이씨는 그렇지 않았다. 심지어 기자와 취재원 관계에서 한 대화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김 여사는 자세히 친절하게 설명해줬다.
 
 

  ◆2021년 7월 21일 녹취 중
 
  김 여사는 이씨가 자신의 딸이 내년에 중학교에 입학한다고 하니까 선물을 해주고 싶다고 말한다. 당시 김 여사는 몸이 불편한 상태였다. 각종 가짜뉴스로 우울증을 겪었고, 정신과 몸의 상태가 말이 아니었다고 한다.
 
  ◆2021년 9월 8일 녹취 중
 
  이씨는 김 여사에게 “도움이 돼야 하니까”라고 한다. 도움이 되는 존재가 돼야 자신과의 인연이 계속 이어질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말이었다.
 
  이에 김 여사가 “인간이 그렇게 따지면 되느냐”고 반문한 뒤 “자신이 여우 같은 서울 누나가 아니라 시골 누나 같아서 그런 거 생각 안 한다”고 답한다. 그러자 이씨는 “촌년”이라고 한다. 촌년의 사전적 의미는 부정적이다. 시골 여자를 낮잡아 이르는 말, 행동이나 외모가 촌스러운 여자를 낮잡아 이르는 말이다.
 
  김 여사는 “촌년? 그렇지. 그런 스타일이지”라고 말한다. 사실 유력 대선 후보의 부인이 자신을 ‘촌년’이라 칭하는 사람한테 화내지 않고 맞장구치는 일은 흔한 게 아니다.
 
 
  김 여사를 가장 잘 나타내는 단어는 ‘의리’
 
  녹취에는 김 여사의 성격을 잘 나타내는 단어가 자주 들린다. 바로 의리다. 김 여사는 윤 대통령을 평가할 때도 의리 있는 사람이란 말을 자주 했다.
 
  “나는 거짓말 안 해. 아이 그럼. 나는 사람이 고마운 건 고마운 거지. 난 생각보다 의리가 많아서.”(2021년 12월 11일 녹취 중)
 
  ‘의리’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를 일컫는다.
 
  김 여사의 행보를 보면 ‘의리’를 중요시한다는 그의 말은 사실에 가깝다. 김 여사는 2022년 6월 18일 고(故) 심정민 소령 추모행사에 참석했다. 심 소령 추모 시집 발간회 겸 음악회가 열렸는데 김 여사는 이 행사에 비공식적으로 참석했다.
 
  심 소령은 같은 해 1월 민가 쪽으로 전투기가 추락하는 것을 막고자 끝까지 조종간을 놓지 않고 순직했다. 유족은 추모행사에 참석한 김 여사에게 감사 편지를 보냈는데, 이 편지에 김 여사는 직접 자필로 답장을 보내기도 했다. 심 소령 유족에 따르면 7월 26일 오전 유족 측은 ‘고 심정민 소령 어머님과 아버님, 그리고 가족 여러분께’라고 적힌 A4 용지 두 장 분량의 편지를 등기로 받았다.
 
  김 여사는 편지에서 “심 소령은 ‘배우고 익혀서 몸과 마음을 조국과 하늘에 바친다’라는 공군사관학교 교훈을 온몸으로 실천한 영웅”이라며 “조국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숨겨진 영웅들을 정성껏 예우하고 남은 가족들을 돌보는 것은 국가의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그 찰나의 시간에 존경하는 부모님, 사랑하는 아내, 수많은 사람들이 스쳐 지나쳤을 텐데, 그 모든 것을 뒤로하고 자신의 생명을 던진 그 위대한 희생에 다시 한번 깊은 경의를 표한다”며 “심 소령의 숭고한 희생정신이 길이 이어질 수 있도록 큰 관심을 갖고 성원하겠다”고 했다.
 
  김 여사는 작년 8월 25일 ‘수원 세 모녀’의 빈소가 마련된 경기 수원시 수원중앙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말없이 헌화하고 조용히 자리를 뜨기도 했다. 수원의 세 모녀는 생활고 끝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같은 해 11월 2일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중상을 입은 군인 A씨가 입원한 이대목동병원을 찾았다. 김 여사는 A씨 가족에게 “꼭 완쾌될 것이고, 건강하게 돌아왔을 때 다시 찾아뵙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A씨가 열흘 넘게 사투를 벌이다 뇌사 판정 소견을 받고 장기를 기증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김 여사는 10일 병원을 재차 방문했다. 이날 김 여사는 유족에게 “국가가 지켜주지 못해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 여사의 눈에는 눈물이 흘렀다.
 
  김 여사는 11월 12일 윤 대통령의 동남아시아 순방 때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만난 선천성 심장질환 환자 로타 군을 만나 위로했다. 김 여사 덕에 로타는 서울아산병원에서 심장 수술을 받고 건강을 되찾았다. 윤 대통령 부부는 2023년 1월 31일 로타 군을 용산 대통령실로 초대하기도 했다.
 
  반가운 재회에 김건희 여사는 로타 군을 번쩍 안아 올렸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윤 대통령은 “그러다 떨어뜨리겠다”며 웃음을 터뜨린 것으로 전해졌다.
 
 
  진실은 언젠가 밝혀질 것
 
  김 여사는 윤 대통령이 정치 참여를 선언한 후 “제가 지금 악마화돼 있다”는 말을 달고 살고 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더불어민주당은 자신들이 여당일 때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가담 의혹을 파고 파고 또 팠다. 문재인 정부에서 승승장구한 검찰 간부는 수사팀이 ‘김건희 무혐의’ 판단을 내렸음에도 이를 뭉갰다.
 
  더불어민주당을 이끄는 대표는 대장동·쌍방울 변호사비 대납·쌍방울 대북송금 연루 의혹·성남FC 의혹 등 수많은 의혹으로 인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그런데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그의 지지자들은 이런 점에 대해서는 “내가 이재명이다” “절대 지켜 이재명”을 외치고 있다. 반대로 김 여사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권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사람을 앞세워 ‘김건희 특검’ 도입을 외치고 있다. 본지가 친민주당 세력이 공개하지 않은 녹취록의 내용을 공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진실은 밝혀지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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