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여행

문경/희양산, 봉암사.

서석천 2009. 5. 5. 07:15

                                                                                        ▲희양산 전경. 

 부처님 오신날 사월초파일 오늘하루 부처님의 자비로 산문을 연다는 속식을 접하고 혼자서 토산에 뭍혀 희양산으로 간다.
 부산에서08:00에 출발하여 대저I/C진입→동대구I/C→경부고속도로→ 중부고속도로 증평I/C를 빠져나와 증평에서 36번 국도를
따라 음성방면으로 약 5km 가량 진행하다가 34번 국도로 우회전, 괴산을 지나 문경방면으로 진행한다.
연풍면에 들어서면 충주 방면 3번 국도와 이화령 옛 고갯길, 새로 뚫린 이화령 터널길이 갈리는데 여기서 파출소 앞으로 난
도로를 따라 약 1km 정도 진행하면 연풍면소재지가 나온다. 송림당한약방 사거리에서 좌회전하여 약 500m 진행하면 양수장
박스가 있는 두갈래길에서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 약 1km 정도 더 진행하면 은티마을이다. 마을 입구 송림숲 길가의 자거마한
주차장에 도착하니.(11:05) 주차장은 협소해서 버스는 5~6대 정도 겨우 주차할 수 있고...
우리를 태우고 온 버스는 일행을 하차시킨후 봉암사 쪽으로 간단다.

오늘도 희양산은 통제하고 있어 정상에는 오르지 못한다는 주민의 말을듣고 일행들 중 일부는 버스편으로 봉암사로 가고....
산행이 어렵다는 말에 봉암사 구경이나 하자고 떠난 사람들이 많은지라 분위기가 조금은 어수선 합니다. 몇몇 산님들은 주차장에 세워둔 희양산 안내판앞에서 바로 정상으로 가지못하면...

어쩌구...저쩌구...
못들은척 그냥 산으로 오릅니다. 조금걸어니 은티마을 유래비를 지나 당산나무를 지나는데 약 50cm정도의 작은 돌에 남근석을 만들어 새끼줄로 둘러놓았다. 이 남근석이 있는 개울가의 작은 숲이 산행의 들머리이다.
산행들머리인 괴산군 연풍면 주진리에 위치한 은티마을은 희양산과 악휘봉에서 흘러 내려오는 개울이 만나는 합수점에 있어. 마을 가운데를 흐르는 개울 때문에 가끔 수해를 보는데, 그 개울 줄기가 여인네의 오줌 줄기 같다 해서 수해의 액막이로 마을 앞에 남근석을 세워 놓고 끔찍이도 위하고 있다고 한다.

남근석에서 다리를 건너 왼쪽의 경운기 길로 들어서면 길은 서서히 언덕으로 오르면서 좌측으로 멋지게 지은 은티팬션도 보이고.
과일 나무를 심은 넓은 밭 가운데로 이어지던 길은 서서히 산속으로 접어들무렵 백두대간 희양산 이라 적힌 크다란 표지석이
길가에서 산객들을 반긴다.(11:27)
은티마을을 떠나 30분쯤이면 넓은 길을 떠나 삼거리를 만나고(11:36), 이정목에는 은티마을에서 0.8km올라온 지점이며
지름티재1km, 성터1.2km 임을 알려줍니다. 우측 넓은길로 계속 오르면 희양산과 구왕봉 사이의 지름티재로 오르지만,
난 숲속으로 들어서는 작은 오솔길을 택해 성터로 오릅니다.
왼편 오솔길로 들어서면 바로 개울을 건너게 되고 좀 더 나아가면 다시 작은 개울이 있는 골짜기를 따라 길이 이어진다.
이 골짜기 길의 우측은 개울이지만 골짜기에 엄청나게 큰 바위가 있는가 하면, 왼편에는 시루떡처럼 층층이 쌓은것 같은 높은
바위 낭떠러지가 길게 이어진 곳도 있다. 그 위에 묘하게 생긴 낙락장송이 있어 경관이 좋으며 나무 사이로 저 위에 희양산의
멋진 암벽도 보인다. 

 

희양산 오름길은 부산근교 산과 달리 이제야 막 새잎이 돋아나기 시작하는 잎새들과 이제 드믄드문 피기 시작하는 철쭉이 싱그럽다.
열심히 산길을 오르는데, 아니~~??? 벌써 하산하는 산객들이 보인다. "일찍 다녀오시네요" "아뇨 정상엔 못가게 통제하고 있어
그냥 내려옵니다" 다리에 힘이빠진다~~ 위 성터쪽이 소란스럽다 왁자지껄한 소음이 들린다.
성터, 여기가 경북 문경과 충북 괴산이 만나는 곳이고 산행기점에서 가느니 못가느니 말이 많았던 산행 통제지점이다.
성터에(12:12) 올라서니 4~50명쯤 되는 산객들은 오늘은 희양산 정상 산문이 열리는줄 알고 왔는데... 가느니 못가느니.... 왁자지껄..., 농성중이고... 봉암사 스님 한 분과 괴산에서 나온 전경 여남으 명이 지키고 있지만... 등산객들의 요구에 못이겨 잠시후 산길은 열리고...
우여곡절끝에 정상으로 오른다. 지금까지 온 길이 수행이었다면 지금부터는 부처님 오신날 산이 주는 선물이다.

백화산을 일으켰던 소백산 줄기가 서쪽으로 휘어지면서 험준한 산세를 이루고, 그 산들 중 하나가 희양산으로 동서남 3면이 화강암
 암벽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바위산으로 바위와 나무가 어우러져 주는 암릉미는 가히 남한 최고다.
희양산은 불탑을 연상시키는 높이 솟은 암봉이란 빼어난 산형으로 백두대간의 산줄기에 빛을 더해오며 그 자태에 매혹되지 않는
 사람이 없을정도다. 암봉이란 이름의 산들은 대개 산등성이 위에 암릉이며 암괴가 형성되어 있는 형상인데 비해 희양산은 밑에서
부터 정상까지 온통 바위로 되어있어 분위가 전혀 다르다. 정상에 올라서면(12:40),
백두 대간을 달려오는 백화산과 이만봉이 보이고 시루봉과 구왕봉이 좌우에 서 있고 원북리 계곡이 깊게 느껴진다.
희양산의 바위는 그것이 단애든, 암릉이든, 암봉이든 모두가 스케일이 엄청크다. 정상능선은 테라스를 이룬 곳이 많아 평탄한
마루위를 걷는기분이다. 그러나 구왕봉 사이에 패인 안부를 내려다보면 그 엄청난 높이에 오금이 져려온다.

정상에서 저 아래 산사가 내려다 보이는데 다들 저게 봉암사란다.
정상에서의 조망은 빚어논 바위들이 기묘하고 바위끝에서 내려다 보는 봉암사의 까만 기와지붕이 감회를 불러 이르키고 기나긴
봉암사 계곡이 소나무숲에 쌓여 진풍경을 연출한다.

정상에는 책받침만한 돌에 매직으로 쓴 희양산 정상 표지석 증명사진 담으려는 산객들로 줄어 서 차례를 기다려야 할 판이고...
봉암사는 마지막으로 남은 청정 수행 도량으로 1년에 딱 하루만 일반인들의 방문을허락하니... 그날이 바로 오늘사월 초파일이다.
 나도 순서기다려 정상 증명사진 한장담고 돌아선다. 봉암사로...

발자국의 흔적조차 지우는 마음으로... 희양산 정상에서 다시 되돌아 나와 성터방향으로 내려가는 길목에는 군데군데 암반이
쉬어가라며 자리를 만들어주고 아름드리 적송이 군락을 지어서 고고한 자태를 뽐내며 운치를 더한다.
그 속으로 기암으로 늘어선 능선들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지니 걷는 발걸음 가벼워 휘파람이 절로 나는 구간이다.
여기저기 암반위에는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삼삼오오 모여앉아 즐겁게 식사중인 모습을 보니 시장끼가 느껴진다.
성터에서 직진하면 시루봉, 이만봉, 사다리재에서 홍문정으로 갈수 있으나..., 산행 기점에서 이 코스를 거론했던 터라 그냥 내려
가기로 한다. 하산시간을 맞춰 바쁜걸음 걷기도 그렇고... 일년에 단 하루 산문을 연다는 봉암사를 넉넉한 시간을 갖고 볼 생각으로 우측 안성골로 내려선다. 조금내려 가다가 등로를 비켜 자리잡고 에너지 재충전하고..., 내려가는 등로는 사람이 발길이 닿지 않은 자연 그대로입니다,
밟히는 낙엽소리에 정신을 묻고 걷다보니 봉암사 정진대사 원오탑비가 보입니다(14:35), 원오탑을 지나, 홍문교(14:53) 다리를
건너 지나온 길을 돌아보니 방금 지나온 희양산은 아예 바위덩어리다. 그 모습이 우뚝하고 산 전체가 하나의 바위처럼 보이는
데다 바위 낭떠러지들이 하얗게 드러나있어 주변의 산에서 뿐만 아니라 멀리서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龍湫洞天교를 건너 대한불교 조계종의 특별수도원인 봉암사. 스님들의 정진을 위해  연중 출입을 통제하고 있으며 오늘 사월초파일 하루만 개방 개방하는 선방으로 발을 들여놓습니다. 속세의 잡음에 귀막고, 바깥세상의 미혹에 눈 감은 채 오직 안으로 안으로만 시선을 돌려 정진하는 스님들의 수도처, 세상 사람들의 출입을 막고 오직 참선으로 불도를 수행, 정진하는 도량, 1년중 사월 초파일 부처님 오신날 딱 하루만 일반인들의 출입이 허가되는 선방, 봉암사~!!! 신라 지증대사가 창건한 이래 고려시대 정진스님이 중창한.

산의 남쪽 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봉암사는 구산선문(九山禪門)의 하나였고 신라 헌강왕 때의 고승 지증대사는 전국 명산을 둘러본 뒤 이곳에 와『산은 사방에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으니 마치 봉황의 날개가 구름을 치며 올라가는 듯하고 계곡 물은 백 겹으로 띠를 둘러 용의 허리가 돌에 엎드려 있는 듯하다』고 지세를 평하기도 했다고 한다.

유서깊은 천년고찰 봉암사를 둘러보고 4km가량의 포장도로를 따라 상괴교에서 구름처럼 몰려오는 탐방객들로 북적입니다.
차량은 상괴교에서 통제되고 주차는 가은초등학교 희양분교 운동장과 보건소앞 공터에 주차시키고 탐방객은 셔틀버스로
봉암사까지 수송합니다. 상괴교에 도착(15:30)하여 아무리 찾아도 우리애마가 보이질 않습니다,
연락을 해 볼려고 해도 나눠준 개념도를 산행때 뒷일행을 위해 시그널로 등로에 깔아놓고 와서...ㅎㅎㅎㅎ.
아직 2시간이나 남았는데... 시루봉으로, 이만봉으로 돌아왔어도 시간은 충분한걸 후회도 해 보지만....
빗방울도 비치고... 다리밑에서 한참을 기다리니 낯익은 일행을 만납니다. 일행의 개념도에 있는 버스기사님께 연락하니 완장교
쪽으로 오람니다. 10여분 걸어 애마만나고... 너무 멀어 차량 이동하여 가은초등하교 희양분교앞에 주차시켜두고 일행기다려
17:50에야 부산으로 출발한다. 오늘 하루도 세속에 묻은때 천년고찰 봉암사에서 말끔히 씻고 경건한 맘으로 돌아오는 발길은 가볍기만 하다.

2009.05.02.석탄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