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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청담 우리들병원 photo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
청담 우리들병원이 2012년 9월 산업은행으로부터 받은 1400억원의 대출 건과 관련해 여러 의혹이 일고 있다. 대출 과정이 석연치 않았을 뿐더러 이와 관련한 경찰 수사가 윗선 지시로 무마됐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현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실도 이 사건과 관련한 경찰 수사를 인지한 정황도 있다.
해당 대출은 이명박 정권 말기인 2012년 9월 이뤄졌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주목을 받았다. 대출을 받은 우리들병원 오너가 현 정권 실세들과 가까운 데다가, 대출에 간접적으로 관여한 인사가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에 몸을 담았다가 현 정부 출범 후 요직에 등용됐기 때문이다. 현 우리들병원 소유주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주치의로도 알려진 이상호 회장이며, 해당 대출은 이 회장의 전처 김수경 우리들리조트 회장이 연루된 소송과도 얽혀 있다. 2012년 5월 이 회장과 이혼한 김수경 회장은 대표적 친문(親文) 인사로 양정철 전 청와대 비서관, 탁현민 전 청와대 행정관 등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과도 매우 가까운 사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제기되고 있는 의혹은 크게 몇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의혹 1. 어떻게 거액 대출 이뤄졌나 이상호 우리들병원 회장은 2012년 3월 법원에 개인회생을 신청했다가 한 달 만에 이를 취하했다. 당시 이 회장과 우리들병원은 신한은행을 포함한 은행권에 1000억원에 달하는 채무가 있었고 재정압박에 시달렸다. 이 회장은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빚을 상환하기 위해 여러 은행의 문을 두드렸으나 여의치 않았다.
당시 이 회장에게 대출을 해주겠다고 나선 곳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었다. 산업은행은 대출 조건으로 몇 가지를 내걸었다. 이 회장이 부인 김수경 우리들리조트 회장이 하던 고급레스토랑 사업에 연대보증인으로 이름을 올린 것에서 빠지라는 것도 그중 하나였다. 이 시기 이 회장은 김 회장과 이혼 소송을 진행하고 있었다. 김수경 회장이 하던 고급레스토랑 사업은 김 회장 지인 A씨가 청담동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고, 이 회장 부부가 연대보증을 서서 진행됐다. 총 259억원의 대출이 신한은행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이상호 회장이 산업은행 대출을 받기 위해 연대보증인에서 빠지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A씨가 이 건과 관련해 신한은행에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당시 이 회장이 연대보증인에서 빠지기 위해서는 A씨의 동의가 필요했다. 신한은행 측은 당시 부실채권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던 이 회장의 채무를 정리하기 위해선 이 회장이 산업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했고, A씨의 동의를 받아야 했다. 이에 신한은행이 A씨와 이 회장 사이에서 연대보증 관련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문서위조 등을 했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자세한 내용은 14쪽 상자기사 참고)
결국 신한은행 측 인사들이 기소되어 재판까지 벌어졌고, 공판에 이 회장과 김 회장 등은 증인으로 출석했다. 주간조선은 이 회장이 2016년 6월 10일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해 증언한 공판조서를 입수했는데, 당시 조서에 보면 이 회장이 자신의 재정 상태에 대해 증언한 내용들이 몇 군데에 언급되어 있다. 아래 공판조서 문답 중 괄호 안의 내용은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기자가 임의로 단 해석이다.
검사: 증인은 2012년 3월 22일경 개인회생신청을 하였다가 2012년 4월 24일 회생신청을 취하하였는데, 개인회생신청 및 취하 이유는 이 사건(연대보증건) 채무와 관련이 있는가요?
이상호 회장: 이것보다도 다른 채무가 훨씬 많았습니다. 증인의 채무가 800억원인지 1000억원인지 정확하지 않습니다. 관련건(연대보증)은 큰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이것은 연대보증에 불과한 것이고 회생신청은 증인의 은행채무가 800억원인지, 1000억원인지 불확실한데, 그 사이이고, 그 다음에 증인이 김수경 회사 쪽으로 주어야 할 돈이 220억원 정도 되어서 총 1000억원 정도를 은행에 일시반환을 해줘야 하는데 반환이 불가능한 상태였지요. 그래서 회생신청을 했지요.
(공판조서 1쪽)
검사: 손해 보는 약정(연대보증인에서 빠지는 조건으로 신한은행 측과 합의한 약정 내용이 있음)을 한 이유는 연대보증인에서 빠지기 위해서인가요?
이상호 회장: 그렇지요. 연대보증인에서 빠져야 산업은행에서 대출을 해준다고 했습니다. 연대보증인에서 빠진 후에 산업은행에서 대출을 받아서 그 빚을 전부 다 갚고 회생했습니다.
(공판조서 8쪽)
검사: 당시 은행에서 증인 명의로 돈을 못 빌리는 상황이었는가요?
이상호 회장: 회생신청이 되어 있었습니다.
검사: 회생신청은 아까 변호인이 말한 것처럼 취하하지 않았는가요?
이상호 회장: 취하했지만 회생신청한 기록 때문에 대출을 잘 안 해줍니다.
(공판조서 16쪽)
결과적으로 이 회장은 A씨와의 연대보증 계약을 해지하면서 산업은행이 제시한 조건을 충족했다. 우리들병원은 이 회장이 연대보증인에서 빠진 뒤 불과 몇 개월 뒤인 2012년 9월 산업은행과 산은캐피탈에서 각각 1100억원과 300억원 등 총 1400억원을 대출받았다. 여기에 이상호 회장 개인 명의로도 추가대출이 이뤄졌다. 산업은행 측은 우리들병원의 장래매출채권과 우리들병원 청담동 토지와 건물 등을 담보로 잡고 여기에 이상호 회장 개인을 연대보증인으로 내세워 대출을 실행했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 측은 주간조선에 “2012년 9월에 대출 승인이 났고 대출안전성을 위해서 부동산 신탁을 했고 이상호를 연대보증인으로 세웠다”며 “이상호 회장 개인의 대출도 있는데, 금액은 알려줄 수 없다”고 밝혔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개인으로 치면 좀 많은 금액인 거 같은데 전혀 크지 않은 금액”이라고 덧붙였다. 우리들병원 측 역시 “대출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으며 오히려 산업은행이 너무 높은 금리를 제시해서 우리가 피해를 보는 측면이 있다”며 “대출 상환도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산업은행 측에 금리인하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우리들병원 측은 그 근거로 자신들이 2018년 2월 산업은행 측에 보낸 금리인하 요구 공문을 기자에게 전해왔다.
하지만 이상호 회장 개인이 회생신청 경력이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거액의 대출을 위한 연대보증이 가능했는지, 또 담보가치(우리들병원 부동산감정가액 973억원)보다 대출액수가 훨씬 많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음표가 따라붙고 있다. 주간조선이 접촉한 복수의 산업은행 전직 직원들은 이와 관련해 “담당자 개인이 판단할 몫이지만 상식적인 대출로 보이지 않는다”는 공통된 답변을 했다.
의혹 2. 경찰 수사에 외압 있었나 이 대출 건과 관련해 불거지는 또 다른 의혹 중 하나는 청와대와 경찰이 이 건을 사전에 인지했는지 여부다. 잘 알려졌다시피 이상호 회장과 김수경 회장은 대표적 친여 인사들로 불리는 데다, 김 회장의 경우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초 발간된 문재인 대통령의 두 번째 저서 ‘문재인의 운명’의 감수를 맡을 정도로 가까운 인물이다. 따라서 두 사람 관련된 구설은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민정비서관에게도 보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정비서관실은 대통령 친인척과 측근비리를 담당하고 있다.
산업은행과 우리들병원은 당시 대출과정에도 문제가 없었고, 현재까지 상환이 꾸준히 이뤄졌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부실대출도 아니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상환이 정상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몇 년간 의혹 자체가 부각되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문재인 정부 들어서 산업은행 대출 과정이 수면 위로 떠오른 터닝포인트가 생겼다.
앞서 A씨가 신한은행 관계자들을 사문서위조와 사금융알선 등으로 고소한 사건은 결국 2017년 법원에서 사금융알선 등만 유죄로 인정이 됐다. 반면 신한은행 관계자들이 이 회장을 연대보증인에서 빼기 위해 문서 등을 위조한 것은 무죄 선고가 났다. 그런데 당시 법원에 신한은행 측이 제출한 문서들이 위조된 것이라는 사실을 A씨 측 변호인이 밝혀냈다. 변호인 측은 이 부분에 대한 수사가 다시 필요하다는 생각에 경찰 측에 제보했고, 경찰도 변호인의 주장이 근거가 있다고 판단해 다시 수사에 들어갔다. 그리고 법원에 제출된 증거가 조작됐다는 의혹에 대해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산업은행 대출 의혹까지 함께 불거진 것이다.
이 건에 대한 경찰 수사는 2017년 하반기 서초경찰에서 시작됐다. 검찰에 송치된 경찰 측 자료를 보면 관련자들의 진술에서 하나같이 산업은행 대출건이 언급되고 있다. 당시 수사에서 우리들병원 전직 재무이사 및 김수경 회장 등이 참고인 자격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들은 모두 ‘우리들병원이 산업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우리들병원 전 재무이사 B씨의 경찰 조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들이 언급되어 있다.
수사관: 이렇게 큰 금액을 대출받으려면 로비가 필요하지 않은가요?
B씨: 산업은행이 일반 은행이 아니고 공무원이기 때문에 더 쉽게 일이 처리됐으며, 당시 병원 측에 산업은행 직원을 알고 있던 사람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대출 관련해서 저희가 처리했다.
B씨는 경찰 측에 “당시 이 회장의 신용 상태로는 10억원도 대출받기 어렵다”는 진술도 했다. 이 회장의 전처 김 회장 역시 신한은행 관련 경찰 조사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로비를 했는지 모르지만, 직원들에게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서초경찰서 측은 산업은행 대출건을 인지사건으로 전환해 수사하려 했으나, 윗선의 반대로 수사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 대출건과 관련한 제보는 경찰청 범죄정보과에도 들어갔다. 이 사건을 경찰청 본청에 넘긴 인사는 퇴직한 서초경찰서 간부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청 범죄정보과 직원 역시 우리들병원 전 재무이사 B씨를 만나 자세하게 이야기를 들은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경찰청도 정식수사로 전환하지 않았다. 경찰이 자체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경찰청 범죄정보과에서 일했던 한 인사는 “첩보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사건 관련 인사를 직접 만나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며 “첩보나 내사는 보안이 생명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런 경우 사실상 내사 단계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주간조선 취재 결과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민정비서관실에서도 이 사건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 민정비서관실은 대통령 친인척 및 측근 비리를 전담하는 조직이다. 당시 사건을 보고받았던 민정비서관실의 직원은 경찰 소속이었는데 지난해 8월 인사에서 경찰청 핵심 보직으로 영전했다. 그는 산업은행 대출건 및 A씨 관련 사건을 계속해서 체크했 왔던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다.
의혹 3. 거액의 자문료 의혹 이 사건과 관련해 제기되는 의혹 중 하나는 대출 과정에서 우리들병원의 법률자문을 했던 김앤장이 받은 수수료다. 로펌이 대출 관련 법률자문을 할 때 법적으로 수수료가 정해져 있지 않지만 통상적으로 전체 대출금액의 1~3%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우리들병원 측이 김앤장 측에 지급한 수수료는 이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으로 보인다. 우리들병원 전 재무이사가 경찰에 진술한 금액은 60억원이고, 이 회장의 전처인 김수경 회장이 사석에서 언급한 금액은 이보다 훨씬 많다. 정확하게 얼마를 자문료로 지급했는지 알 수 없지만, 전 재무이사가 경찰 진술에서 언급된 금액만으로도 상식을 뛰어넘는 액수다. 산업은행이나 우리들병원 주장처럼 정상적인 대출이었다면 이같은 거액의 법률자문료를 지급하는 것 역시 납득이 어려운 부분이다. 이에 대해 우리들병원 현 재무 관계자는 “우리들병원이 김앤장 측에 준 돈은 없으며 산업은행이 김앤장 측에 1억원 정도를 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출을 필요로 한 쪽이 아니라 대출 실행 주체가 법률자문료까지 지급했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주간조선이 국회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실을 통해 산업은행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유동화증권대출 관련 법무법인과 체결한 용역현황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은행이 김앤장 측에 돈을 줬다”는 우리들병원 측의 주장이 거짓이라는 의미다. 산업은행도 심 의원실에 “법무법인과의 계약체결 당사자는 대출을 위해 우리들병원이 만든 SPC(특수목적법인) 또는 실질차주로서 당행은 계약주체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자신들이 계약주체가 아니기 때문에 김앤장에 돈을 줄 이유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 사건에서 김앤장의 역할은 우리들병원의 법률자문뿐만이 아니었다. 사건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신한은행 청담동지점의 사문서위조 및 사금융알선 행위와 관련해 피의자들의 변호를 맡았던 것도 김앤장이었다. 즉 김앤장이 우리들병원 이상호 회장-신한은행-산업은행이 연결된 대출건에 모두 관여되어 있는 셈이다. 게다가 신한은행 측 변호를 맡은 변호사는 노무현 정권 당시 민정수석실에서 근무했고, 이후 문재인 캠프에서도 일했던 인물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정권 핵심 요직에 등용됐으며, 차기 청와대 참모진으로 거론되고 있다. 당시 사건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한 인사는 “이미 사전에 이상호 회장 측이 산업은행과 얘기가 끝난 상황에서 개인회생을 취하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 대출건에 대한 최초의 경찰 수사 보고를 받고, 이를 경찰청 범죄정보과에 넘겼던 서초경찰서 중간간부는 퇴직 후 김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를 김앤장으로 끌어들인 인물은 서초경찰서장 출신의 김앤장 변호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앤장으로 자리를 옮긴 서초서 중간간부 출신 인사는 경찰의 사건 재수사가 이뤄지자 경찰 쪽에 연락해 꾸준히 사건 진행 상황을 파악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신한은행 문서위조 사건은? 김수경 동업자 A씨 고소가 사건 발단
우리들병원 이상호 원장이 산업은행으로부터 1400억원을 대출받기 위한 선결조건은 전처인 김수경 우리들리조트 회장의 레스토랑 사업과 관련한 연대보증계약에서 자신이 빠지는 것이었다.
이 회장이 연대보증을 해지하기 위해서는 김수경 회장이 대표로 있던 레스토랑 업체의 담보제공자이자 연대보증인이었던 A씨의 동의가 필수적이었다. 당시 김 회장은 신한은행에 매월 2억원의 이자를 내고 있었다. A씨는 20억원이 자신의 계좌에 입금될 경우 연대보증해지를 해주기로 했다. 이에 신한은행 청담동지점에서는 이상호 회장에게 15억원을 추가대출해줬고, 이 회장은 여기에 자신의 개인 돈을 더해 20억원을 A씨의 계좌 두 곳에 넣기로 했다.
하지만 신한은행 청담동지점에서는 이 회장이 A씨에게 주기로 한 돈을 A씨의 허락 없이 먼저 신한은행 연체이자 등을 갚는 데 사용했다고 한다. 그리고 20억원이 A씨 계좌에 입금되기도 전에 이 회장의 연대보증계약을 해지해줬다. 신한은행 측은 자신들이 20억원을 연체이자 등을 갚는 데 사용한 것은 A씨의 동의에 의한 것이었다고 주장했지만 A씨는 “그런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신한은행은 이에 A씨가 직접 서명한 서류 등을 근거로 내밀었다. 하지만 A씨는 관련 서류에 자신이 사인을 한 적이 없다고 맞섰다.
A씨는 신한은행 관계자들을 사문서위조 및 사금융알선 등으로 고소했다. 사금융알선의 경우 이 회장이 A씨에게 준 돈 20억원 중 15억원을 신한은행에서 대출해준 것이 위법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특히 A씨는 검찰 수사 등에서 신한은행이 이상호 회장의 연대보증 지위를 해제시키기 위해 먼저 이 회장에게 해당 계획을 제시했고, 이를 위해 자신의 서명까지 위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검찰은 사문서위조 및 사금융알선 혐의로 신한은행 관계자들을 2016년 기소했고, 법원은 이 중 사금융알선만 유죄로 인정해 벌금형을 선고했다. 문서위조의 경우 무죄로 판단했다. 그런데 추후 신한은행 서류들 중 일부가 위조된 정황이 발견됐고, A씨 측 변호인이 여기에 대해 경찰 수사를 의뢰하면서 사건이 다시 시작됐다. 현행법상 새로 제출된 증거에 의한 사문서위조 사건은 별건으로 분류되어 다시 수사가 가능하다. 결국 경찰은 추가 수사를 통해 A씨의 주장이 맞다고 판단해 지난해 말 신한은행 청담동 전 지점장과 부지점장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현재 이 사건에 대해 기소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있다.
우리들병원 이상호 회장은 누구?
노무현 전 대통령 허리 수술로 유명세
1982년 부산에서 시작한 우리들병원은 척추 전문 병원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서울 청담동을 비롯해 부산과 대구 등지에 5개 병원을 차렸다. 우리들병원 창립자 이상호(69) 원장은 2003년 1월 당시 당선자 신분이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허리디스크 수술을 맡아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이후 우리들병원그룹은 노무현 정부 시절에만 10개 이상의 계열사를 늘리며 급성장했다. 2004년 수도약품 인수를 시작으로 수도정밀화학, 한림창업투자, HK에셋 등을 인수하며 덩치를 불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1990년대 우리들병원 고문변호사를 맡는 등 이 원장과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다. 당시 이 회장과 우리들병원을 두고 참여정부의 ‘후원자’라는 말도 무성했다. 실제로 2003년 당시 노무현 대선 캠프 특보였던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는 우리들병원 계열사 아스텍창투를 통해 1억9000만원을 받아 사법처리되기도 했다. 2006년 10월 당시 한나라당은 우리들병원 비자금 의혹과 관련한 국정조사를 요구했지만 무산됐다.
잘나가던 우리들병원에 첫 시련이 찾아온 것은 2008년 정권이 교체되면서부터다. 이명박 정권 당시 국세청은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을 동원해 우리들병원과 이 회장 주변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했다. 당시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특별세무조사를 전담했던 조직으로 ‘국세청의 중앙수사부’란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전 정권 측근을 향한 ‘표적 세무조사’ 논란도 일었다. 세무조사 결과 우리들병원은 100억원대의 세금을 추징당했고 이것이 2012년까지 이어지면서 재정난을 겪었다. 우리들병원은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내리막길을 걸어야 했다.
우리들병원은 2012년 대선 무렵부터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문재인 대선 출마설’이 돌자 우리들병원 그룹 계열사인 우리들생명과학의 주식이 ‘문재인 테마주’로 부상하기도 했다.
이 원장의 전처인 김수경 우리들리조트 회장 역시 노 전 대통령 및 문재인 대통령과 막역한 사이다. 두 사람은 2012년 5월 개인적 문제로 이혼했는데 이혼 과정에서 이 회장이 우리들병원을, 김 회장이 우리들리조트 및 우리들생명과학 등을 갖는 것으로 재산을 분할했다. 김 회장은 2014년 ‘내 친구 노무현’이라는 책을 썼고,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의 저서 ‘문재인의 운명’ 감수를 맡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문 대통령의 개인 비서 역할을 한 양정철 전 비서관이 두 사람 간 가교 역할을 했다. 김 회장은 지금도 양 전 비서관, 탁현민 전 행정관과 가깝게 지내고 있다.
알려왔습니다 김앤장법률사무소는 2012년 우리들병원 1400억원 대출과 관련하여 산업은행의 의뢰를 받아 대출 과정에서의 각종 서류검토, 실사 등 대출과 관련된 통상적인 자문을 하였고, 이에 대한 자문료로 9000만원을 받았으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금액(수십억)은 사실이 아니라고 알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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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 1일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수경, 신혜선, 윤규근 총경 관련 녹취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지난 4월 1일 공개한 김수경 우리들리조트 회장과 신혜선 루카511 대표 간의 대화 녹취록에는 흥미로운 내용이 많이 담겨 있다. 두 사람의 대화가 담긴 녹음파일에는 양정철, 탁현민, 장하성, 임종석씨 등 문재인 정권 실세들의 이름이 곳곳에서 나온다.
녹음파일을 들어보면, 김수경 회장은 양정철, 탁현민과 자주 연락하고 만나는 등 친분이 두터움을 알 수 있다. 김 회장은 또 문(文) 정권 핵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대해서도 비교적 소상히 파악하고 있다.
김수경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을 정계(政界)로 끌어들인 인물이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막역한 사이다. 김 회장은 2014년 《내 친구 노무현》이라는 책을 썼고, 2017년엔 문 대통령의 저서 《문재인의 운명》의 감수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양정철씨가 가교(架橋) 역할을 했다고 한다.
김수경 회장과 신혜선 대표의 인연은 2007년 시작됐다. 김 회장이 신 대표의 건물을 빌려 쓰려고 찾아온 게 계기였다. 두 사람은 2009년 서울 청담동 신 대표가 소유한 빌딩에서 레스토랑을 동업하기도 했다.
《월간조선》은 두 사람의 대화와 통화가 담긴, 심재철 원내대표가 공개하지 않은 ‘미공개 녹음파일’ 전량을 입수했다. 그중 독자들이 관심 가질 만한 부분을 소개하려고 한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중간중간 해설을 삽입했으며, 녹취록은 본뜻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원문 그대로 수록했다. 다만, 흐름상 불필요한 부분과 녹음 상태가 좋지 않은 부분은 말줄임표(…)와 공란으로 처리했다.
“양비가 탁현민에게 ‘동작구 나오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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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11일 오전 우리들병원 특혜 대출 의혹을 최초 폭로한 사업가 신혜선씨가 서울 강남 청담동 한 레스토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먼저 김수경 회장이 말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탁현민씨의 관계다. 탁현민씨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직후,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에 발탁됐다. 공연기획자 출신인 탁씨는 정권 초기 대통령 주관 행사를 탁월한 감각으로 치러내 문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그러다가 지난해 1월 사임하고, 현재는 위촉직인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으로 있다.
녹취록에는 양정철씨가 탁현민씨에게 서울 동작구 출마를 권유했다고 한다. 김수경 회장은 탁씨에게 동작이 아닌, 강원도 춘천에서 출마할 것을 권유했다고 신 대표에게 말한다. 녹음이 이뤄진 시점은 대략 2018년 1월 중순경으로 추정된다. 이때는 탁씨가 청와대 행정관으로 근무하고 있을 때다. 녹취록을 살펴보자.
〈김수경: 탁현민이는 동작구 나오면 안 돼. 선거에.
신혜선: 이번에?
김수경: 아니, 다음 총선 때. 나는 춘천 나가라….
신혜선: 지 고향?
김수경: 응. 지 고향이고 지금 김진태가 거기 갔거든.
신혜선: 오, 그럼 딱이네. 그래, 그럼 거기 가야지.
김수경: 탁현민이가 허리를 다쳐가지고 아침에 출근해야 되는데 꼼짝을 못 해가지고 전화가 와서 내가 우리 딸한테 부탁을 해가지고 우리들병원 앰뷸런스를 보내줬어…. 우리들병원에 이틀 입원한 거라. 수술해야 되는데 너무 일이 많으니까…. (탁현민이) 전화 왔더라고. “너무 얼굴도 못 뵀고 회장님 저기 ○○○○(파스타 가게 상호)에 파스타 먹고 싶은데 사주세요” 이러는 거라. 병원에서 물리치료하고 주사 맞고 응급 그거 하고…. 이틀 만에 6시에 나와가지고 파스타 하나 사줬더니 ‘양비가 동작구 나오라고 한다’고. 김병기가 국정원에 있던 그 사람이 이제 국회의원 활동만 하고 국정원으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고 근데 이게 비니까.〉
여기서 ‘양비’는 양정철씨를 말한다. 당초 양정철씨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정권 초기 해외를 오가며 지냈다. 녹음이 이뤄진 시기는 양정철씨가 국내 정치와 거리를 두고 있을 때다. 하지만 양씨는 탁씨에게 총선 출마를 권유하고, 그것도 구체적인 지역구까지 언급했음을 이 녹취록을 통해 알 수 있다.
허리를 다친 탁씨에게 우리들병원 앰뷸런스를 보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줬다는 것도 인상적이다. 우리들병원 병원장은 이상호씨로, 김수경 회장의 전남편이다. 두 사람은 2012년 이혼했다. 이어지는 녹취록이다.
“대통령이 살가운 사람이 아니니까”
〈신혜선: 그게 보궐인가요?
김수경: 아니 총선 때. 근데 이제 자기(탁현민)가 너무 힘들어서 ‘이래 살아서 뭐 하나’ 싶은 생각이 들어가지고… 터벅터벅 말도 안 하고 대통령 내실(內室)로 갔대. (대통령한테) ‘저 그만두고 싶다’ 이 말 하러 올라갔는데 대통령도 고민이 많아가지고 술 한 잔 하면서 처량하게 앉아 있더래. 그래서 보니까 말을 못 하겠더래. (대통령이) ‘왜 왔냐’ 하니까 ‘그냥 왔다’고. 이제 그래가지고 집에 돌아와가지고 ‘하 또 말을 못 했네’ 했는데 그 다음 날 아침에 대통령이 살가운 사람이 아니니까 보면 ‘저 사람이 내가 이렇게 하는데 알긴 아나’ 이런 생각이 들더래…. 대통령도 자기가 왜 왔는지 알기는 아는데 터놓고 말은 못 하고 ‘그래 아픈 건 어떠냐’ 하고 그렇게 (묻길래) ‘한 달씩만 더 있자’ 하고.
신혜선: 그래. 이건 내 느낌에 이건 남자 생각인데 나간다고 해도 안 잡을 것 같은데?
김수경: 아냐…. 임종석이가 서운하게 생각하는 게 아무리 해도 양비나 탁(탁현민)처럼 대통령이 마음 편하게 할 사람이 없잖아요? 없으니까….〉
김 회장의 말을 들어보면, 탁현민씨는 건강상 등의 이유로 선임행정관직을 그만두겠다는 뜻을 문 대통령에게 밝히려고 했던 것 같다. 그러나 ‘술 한 잔 하며 처량하게 앉아 있는’ 대통령을 보고 탁현민씨는 차마 사임 의사를 밝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김수경 회장은 문 대통령이 “살가운 사람은 아니니까”라고 말한다.
김 회장은 또 임종석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을 언급하며 “임 실장이 대통령에 대해 서운하게 생각한다”는 취지의 말을 하기도 한다. 문 대통령이 임 실장을 양정철씨나 탁현민씨처럼 허물없이 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임 실장이 서운한 감정을 가졌다는 게 김 회장의 주장이다. 또 다른 녹음파일의 녹취록이다.
“수석들 권력 싸움이 보통이 아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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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 |
〈김수경: 이호철은 ○○(녹음상태 불량) 안 들어간다는데. 이호철은 부산시장 안 나온다고 어제 했고, 이제 양비는 자기는 이제 (해외에서) 안 들어온다 하는데 임종석 다음에 비서실장을 양비가 해야 되지 않나?
신혜선: 그럼. 어쩔 수가 없잖아.
김수경: 전해철도 그렇고 탁현민도 지가 프론트에 있기가 너무 힘든데…. 지는 정치하는 사람도 아닌데 우연히 이렇게 있다가 (청와대에) 들어온 거고. 양비 같은 사람이 해줘야지, 자기(탁현민)는 경험도 없고, 할 생각도 안 했던 사람인데 (청와대에) 와 있으니까…. 수석 이런 사람들 권력 싸움이 보통이 아니래.
신혜선: 장하성씨?
김수경: 응, 장하성. 금융계는 완전 라인이 틀려. 금융 저쪽은 전부 다 장하성 라인이고, 장하성맨 아니면 대통령이 전화를 딱 거는 사람이…. 그 누구야 신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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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 |
신혜선: 변양균?
김수경: 변양균, 사람이 경험도 있고 의리 있어. 근데 이 장하성 친구들을 문재인이 너무 좋아해가지고, (문재인이) 장하성 책 보고 그렇게 장하성을 공을 들여서 모셔오다 보니까 금감위원장, 산업은행장 전부 다 장하성 애들이 되어가지고.〉
여기서 나오는 이호철은 양정철, 전해철(국회의원)과 더불어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불리는 ‘3철’ 중 한 명이다. 그해 초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호철씨는 부산시장 출마설에 휩싸였다. 하지만 본인이 불출마 선언을 함으로써 없던 일이 됐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청와대 수석들의 권력 싸움이 심각하다’는 김수경 회장의 말이다. 김수경 회장은 금융계가 장하성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 인맥에 장악돼 있다는 취지의 말도 한다.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재임하던 중 ‘신정아 사건’에 휘말렸던 변양균씨가 언급된 것도 눈길을 끈다. 김수경 회장의 말에 비춰보아, 문재인 대통령은 ‘비공식 라인’에 해당하는 경제전문가 변양균씨에게 이런저런 자문을 구했던 것 같다.
김수경에게 ‘낭인이 되어 다닐 수밖에 없다’고 한 양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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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3일 경남 양산시 더불어민주당 양산갑 이재영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발언하는 양정철 민주당 민주연구원장. |
또 다른 녹음파일에는 양정철씨가 김수경 회장에게 해외에 체류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설명한 대목도 있다.
〈김수경: …그런데 양비가 그러는 거야. ‘회장님 제가 10년을 문재인을 돈 한 푼 없이 모시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한테 신세를 졌습니까. 제가 거기 들어가면 자기는 그 민원을 안 들어줄 수도 없고 들어줬다면 100프로(%) 감옥 갑니다. 그래서 저는 끝까지 (국내에) 안 들어갈 겁니다. 떠도는 정치 생리(生理)를 알기 때문에 밥 한 끼부터 엄청 많은 도움을 받고, 문재인이 저렇게 (대통령이) 됐는데 문재인이 청와대에서 내려오면 그때부터 제가 비서실장으로…. 그것은 운명입니다. 운명이고 수많은 그 사람들한테 자기 힘들 때 도움을 받았는데 그러면 자기 감옥 갑니다. 그리고 문 대통령한테도 누(累)가 될 수밖에 없다’고…. 자기는 ‘낭인(浪人)이 되어서 다닐 수밖에 없다’고….〉
문재인 정권의 ‘개국공신’인 양씨는 이때까지만 해도 국내 정치와는 거리를 두는 게 낫다는 판단을 한 듯하다. 다만, 문 대통령이 퇴임하면 자신이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할 의사가 있음을 김수경 회장에게 피력한 것으로 추정된다. 녹음파일 내용대로라면, 양정철씨의 이 약속은 결과적으로 지켜지지 않았다(못 했다). 김수경 회장은 주진우 기자와 통화한 내용에 대해서도 신혜선 대표에게 언급한다.
〈김수경: ‘(주진우가) 지금 자기는 이명박 돈 찾는데 지금 목숨 걸고 다닌다’ 어제 아침에 그러더라고. 자기 아들하고 마누라가, 자기 아들이 비자 갱신을 놓쳐가지고 불란서(프랑스) 입국하다가 갇혀버린 거야. 자기(주진우)가 이명박 저거(비자금 추적)를 해가지고 싱가포르를 가야 하는데 ‘제가 미친놈이에요. 처자식이 갇혀 있어 자기가 불란서로 가야 되는데, 자기 싱가포르 가야 되는 이것만 생각해서 제가 진짜 마누라한테도 정말 나쁜 놈이고 아빠로서도…. 이래 살아서 뭐 하나’ 이런 생각이 드는데….
신혜선: 인제는 안 해도 돼. 다 했잖아.
김수경: 아냐, 지금 그게 아니고 지금 싱가포르에 아파트가 몇천 채래. 그래가지고 그걸 이제 하고 다니는데 미국 CIA가….〉
당시 주진우씨는 공중파 등에서 ‘싱가포르에 이명박(MB) 전 대통령 소유로 의심되는 비자금 계좌가 있다’며 MB 주변을 파헤치고 있었다. 그즈음 주진우씨는 김수경 회장과 통화하며 자신이 처해 있는 어려운 상황을 호소했던 걸로 보인다. 아내와 아들이 프랑스에서 발이 묶였는데, 자신은 MB 관련 취재차 싱가포르로 가야 하는 현실에 답답함을 토로한 것이다.
MB에 관해 지속적인 의혹을 제기했던 주진우씨는 2018년 12월, MB 측으로부터 ‘허위사실에 해당한다’며 억대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맨 마지막에 나오는 ‘싱가포르 아파트 몇천 채’는 주진우씨가 자신이 파악한 MB 재산에 대해 김수경 회장에게 귀띔해준 내용으로 보인다. 물론 MB가 그 정도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드러난 바 없다.
“(주)진우·정봉주, 안희정으로 갈아타려 하다가 돌아가”
김수경과 신혜선 간 대화록에는 주진우씨를 비롯한 김어준, 정봉주씨 등 방송계에서 활동하던 이른바 ‘친문(親文) 성향 방송인’들에 관한 이야기도 담겨 있다.
〈김수경: …안희정으로 갈라고 그렇게 하다가 그렇게 됐어. 그렇게 되고 나니까 이제 진짜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김어준이 자기를 너무 좋아한데.
신혜선: 누가?
김수경: 안희정이. 김어준이 자기를 너무 좋아한다는 거라. 김어준은 애당초 셋 중에서 김어준은 아니었거든. 안희정은 처음부터 아니었고, (주)진우하고 정봉주는 문재인이 좀 서운한 게 있으니까 안희정으로 갈아타려 하다가 돌아갔어. 그랬는데 다 선수들끼리 말은 안 하지만 나도 그 생각하고.
(중략)
신혜선: 그런데 지금 주진우가 너무 나가잖아. 지금 가만있지 인제.
김수경: 요새는 얼굴도 못 봤어.
신혜선: 그게 아니라 주진우가 이명박을 잡는 거에 너무 열중해서 이명박뿐만 아니라 지금 여러 가지 너무 일을 건드려가지고 지금 국정원도 그렇고 건드려가지고 나는 그것 때문에….
김수경: 위험하겠네.
신혜선: 위험한 건 괜찮고, 정○○(녹음상태 불량) 그게 더 큰 문제지.
김수경: 그러네. 그런 애들은 야전이니까 죽으면 되지.
신혜선: 죽는데 정권에 부담으로 되면 안 되지. 그러고 이번에 웬만한 거 다 무죄 났잖아요.
김수경: 몇 개나 났나.
신혜선: 그런데 여러 가지로 너무 각 분야별로 너무 강하게 나가다가 보면 주워 담기가 힘들어. 너무 강하게 나가.
김수경: 원래 크롬웰이 청교도 혁명 할 때 나아가 숙청하다가 나중에 지 칼에 찔려 죽어. 그런 것도 한꺼번에 자르면 부작용이 많아.〉
주진우·정봉주씨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서운한 게 있어 안희정(전 충남지사)씨로 갈아타려다가 다시 문 대통령에게 돌아갔다’는 얘기는 흥미롭게 다가온다. 신혜선 대표가 MB를 지나치게 물고 늘어지는 주진우씨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자, 김수경 회장은 “그런 애들은 야전이니까 죽으면 되지”라고 말하는 대목도 있다.
“방송 다 장악한다는 거는 대단한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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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9월 1일 박근혜 대통령 5촌 조카 피살 의혹 보도로 기소된 〈나는 꼼수다〉 패널 주진우(오른쪽) 《시사IN》 기자와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가 항소심 1차 공판을 위해 서울 서초구 고등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
두 사람은, 친문 방송인들이 공중파와 종편에서 고정 프로그램을 맡고 있다며 ‘방송 장악’에 놀라움을 나타내기도 한다.
〈김수경: 세상이 바뀌었으니깐 이제 그 보수층에서 나와가지고 인기 있는 사람이 없는 게 너무너무 박근혜 때 이리 되니까, 전여옥이 외에는 보수층인데 그거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대. 채널A 방송국 사람 하는 말이. 그게 아마 김어준이 ‘블랙홀’ 뭐 블랙 그다음에, 주진우가 하는 스트레이트. 그런데 정봉주가 TV조선을 맡았어.
신혜선: 정봉주가 하고 그럼 중앙 Jtbc가 또 있네.
김수경: Jtbc는 이제 유시민이가 있으니까, 이제 이 네 프로가 경쟁이야, 경쟁.
신혜선: 그런데 그게 다 진보 성향이니까 좋네.
김수경: 그러니까 이제는 이제….
신혜선: 전부 다 여당 성향이니까.
김수경: 이제 빨리 가서 이렇게 해야 되니까 자기들 등록 취소되고, 그러면 안 되니까.
신혜선: 좋은 거지. 잘됐네.
김수경: 그리고 라디오 방송은 주진우가 하나, 김용민이 하나, 그러니까 다 석권해버린 거야.
신혜선: 오오.
김수경: 완전히 석권을….
신혜선: 어떻게 이렇게 빨리했지?
김수경: MBC 이제 그…. 블랙리스트 최승호 PD가 그 MBC 사장 됐잖아. 그러니까 얘들 몸값이 그 유시민? 김상중, 주진우, 김어준이 몸값이 최고 개런티가 높아. 진우는 이제 얼굴도 못 보겠다.
신혜선: 진우는 완전히 저거네.
김수경: 지들끼리 완전히 시청률 경쟁 들어가고 KBS만 아무도 못 잡았어.
신혜선: KBS는 아직 개편이 안 됐나?
김수경: 아직 개편이 안 됐어. 이제 누가 가서 하자고 할 수도 없고 MBC가 이제….
신혜선: SBS까지 석권했으면 다 한 거지.
김수경: SBS에 김어준이 이제 맡았으니까. SBS는 지금 문재인 세상 입장에서는 지금 안 잡고는 못 살아남잖아. 저거들도 살아남아야 하니까. 내가 그런 데 종사 안 하는 게 참 다행이더라. 이 정권 ○○○○(녹음상태 불량) 밀려가지고.
신혜선: 안 그러면 죽으니까. 그래도 방송을 다 장악한다는 거는 대단한 거예요.〉
신혜선씨가 이상호·김수경씨로 인해 짊어진 채무
녹음파일에 등장하는 신혜선 대표는 이상호 원장과 보증(保證) 관계로 얽혀 금전적인 손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이다. 신 대표와 이상호·김수경 부부는 2009년 신혜선 대표 소유인 서울 청담동 L빌딩에 웨딩, 고급 레스토랑, 화장품 판매 등을 위한 A사를 공동 설립했다. 이 회사의 대표이사는 김수경 회장이 맡았다.
그 과정에서 이들은 신한은행으로부터 A사 명의로 260억원을 대출받았다. 이때 신혜선 대표가 연대보증인 및 담보제공자, 이상호가 연대보증인이 됐다.
2012년 6월 이상호 원장이 산업은행으로부터 1400억원을 빌리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산업은행은 이 원장의 대출 전제조건으로 앞서 이상호 원장이 신한은행과 맺었던 연대보증 계약의 해지를 요구했다.
신 대표는 이에 반발했다. 신 대표는 협의 끝에 이상호 원장이 레스토랑 운영비 및 인테리어 공사비 20억원 등을 선(先)지급하면 김수경 회장의 법인과 채무를 인수하고, 이 원장을 공동 연대보증에서 빼주는 것에 합의했다.
신혜선 대표는 A사 채무를 인수하고 사업권을 넘겨받는 조건으로 신한은행에서 20억원을 추가로 대출받기로 했지만, 신한은행은 이 중 7억2400만원을 신씨 동의 없이 이씨의 개인대출 이자로 인출했다. 신한은행은 또 신혜선 대표가 임의로 돈을 사용한 것에 반발하며 법인 명의로 받은 대출 이자를 내지 않자 곧바로 신 대표가 담보로 제공한 부동산을 경매에 넘기려 했다. 이에 신 대표는 신한은행 관계자를 사문서위조, 사금융알선 혐의로 고소했다.
신혜선 대표는 줄곧 ‘이상호 원장이 연대보증 계약에서 빠짐에 따라 자신이 빚을 떠안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채무를 떠안은 신혜선 대표는,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계 입문을 도와주면 신한은행 대출 건을 해결해주겠다’는 취지의 약속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때 신혜선 대표와 정재호 의원 간의 메신저 역할을 한 사람이 ‘버닝썬 사건’과 관련해 ‘경찰총장’으로 불린 윤규근 전 총경이다. 윤규근 총경은 버닝썬의 각종 불법행위를 봐줬다는 의심을 받았다. 신혜선 대표의 주장에 따르면, 정 의원은 “‘신한은행 대출 문제 해결을 위해선 윤 총경이 필요하다’는 식으로 얘기했다”고 한다.
‘막내’ 윤규근 총경, 은행에 입김 넣은 정황
다음 녹음파일은 신혜선 대표가 자신의 건물이 경매로 넘어가는 상황에 처하자 은행 상황에 대해 윤 총경을 통해 확인하는 장면이다. 신 대표가 윤규근 총경을 ‘막내’라고 부르는 게 눈에 띈다. 윤 총경은 신 대표 경매 건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2018년 2월7일자(녹음파일 기재 날짜) 녹취록을 보자.
〈윤규근: 일단은 김○○ 행장의 거취가 안정화될 때까지는 뭘 얘기할 수가 없다. 지금 얘기하면 연임(連任)하고 바로 연결시켜서 이걸 내가 해줘야 되는 거고 부담을 안아야 하는 거기 때문에 지금 움직이기가 조금 어렵다. 그렇게 얘기하고요. 그 두 번째로 얘기 들었거든요. ‘형님(정재호 의원으로 추정) 그 넘어가는데 인수가격이 엄청나게 비싸다고, 말이 안 된다고 하시던데요’ 하니까 ‘물건이 너무 좋기 때문에 그렇다’.
신혜선: 물건 좋은 건 다 알지. 그러니까 탐내지.
윤규근: …그래서 할인율이 낮다는 겁니다. 할인이 안 된다. 그걸 얘기해봤는데 그래서 310(억원) 그 가격에 샀다고 실제 얘기를 했답니다. 그래서 뭐 어떻게 해주실 수 있나요 얘기했더니… 아니 그러니까 제가 그 얘기도 했거든요. 아니 ‘그걸 할인율도 없이 사는 경우가 어디 있습니까? 아니라고 하던데요’ 하니까 ‘물건이 좋기 때문에 충분하기 때문에 산 거다’ 그 둘 사이에 뭔 관계가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일단 샀다고 얘기를 하면 그 부분에 대해서 그다음에 임명을 하고 들어갈 건지 아닌지 해야 되는데 결론은 뭐냐면 일단 행장의 거취가 결정된 다음에 본격적으로 얘기를 할 수 있는 거예요. ‘지금 얘기하기 어렵다’라고…. 그리고 그다음에 얘기가 되면 어느 정도 결정이 되면 아마 연락드릴 겁니다.
신혜선: 그런데 그게 언제 결정이 됐어요? 하나에선 또 그냥….
윤규근: 그건 홀딩하라고 해놨대요. 하지 말라고.〉
위 대화에 등장하는 ‘하나’는 하나은행을 말하며 김○○은 이 은행의 행장이다. 신혜선와 윤규근 간 대화에 하나은행이 등장하는 배경은 이러하다.
정재호 의원은 대출 건을 해결하기 위해 신한은행 측 관계자를 만나왔다. 이 과정에서 정 의원은 “신한은행에 선이자를 10억원 정도 예치하면 연체이자를 받지 않고, 하나은행으로 대환할 때까지 최대한 낮은 금리를 제안했다”고 신혜선 대표에게 말했다.(현행법상 은행이 선이자를 받는 건 불법임)
신한은행은 또 정 의원에게 ‘4년간 연체이자 면제’ 등의 조건을 내걸기도 했다. 신혜선 대표는 그러나 “신한은행이 내 동의 없이 돈을 전용해서 발생한 연체이자를 면제해주겠다는 것은 애초에 합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거절했다.
정 의원은 신한은행 채권을 하나은행으로 넘긴 후 하나은행 측과 협상하는 안(案)을 내놓았다. 이후 신한은행이 갖고 있던 채권은 하나금융그룹 계열사로 넘어갔다.
대화에 등장하는 ‘물건’은 신혜선 대표의 청담동 건물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즉 윤 총경은 행장의 연임 문제가 걸려 있어, 행장의 거취가 안정될 때까지는 물건에 대해 논의하는 게 시기상조라고 신 대표에게 말한 것이다.
윤 총경은 또 신 대표의 건물 경매를 ‘홀딩하라고 했다’는 취지의 말도 한다. 이는 윤 총경이 은행에 입김을 불어넣을 수 있는 위치에 있음을 보여준다.
“정 의원이 날 만나야 하는 게 도리 아닙니까?”
이어지는 녹취록에서 신혜선 대는 윤 총경에게 대출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정재호 의원에 대한 불만을 쏟아낸다
〈신혜선: 아니, 나는 그게 막내 알다시피 이해가 안 가는 거라.
윤규근: 알죠.
신혜선: 아니, 내가 누구를 많이 만나서…. 내 성격을 아시잖아 나는….
윤규근: 아니, 그건 아니고요. 본인(정재호 의원으로 추정)은 본인 나름대로 노력을 했다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물건이 되게 좋기 때문에 할인율이 낮다, 없다 이런 얘기 없이 샀다’라는 것도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리고 그런 전 단계에도 그런 부분이 있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제가 보기에는 두 분 사이에 약간 오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신혜선: 아니, 그러니까 막내가 그래도 그렇게 얘기해줘서 좋은데.
윤규근: 네네, 오해가 있는 것 같아요.
(중략)
신혜선: …내 생각에는 ‘나는 도저히 할 수 없다’라고 하면 내가 방향을 틀어야지 하기 싫은 사람 코를 끼워가지고 그러고 다니겠냐고. 나는 그렇게 생각해요. 일이 그냥 쉽게 넘어갈 일이….
윤규근: (정재호 의원이) 여기저기 움직이셨던 것을 다 알고 있어요.
신혜선: …정 의원(정재호 의원)이 저리 우물 안, 지도(자기도) 발등에 불이 한번 떨어질 때가 있어. 왜? 자기들 끼리끼리 주변에서 지가 별로 좋은 이미지를 못 받고 있기 때문에 그러는 거야.
윤규근: 네네, 그런데 조금 있으면 결론이 나고 나면 그 이후에 뭔가 움직일 것 같습니다. 그 전 단계는 지금 누구도 얘기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건 맞는 것 같습니다.
신혜선: 그런데 만약에 우리가 만나는 사람이 김수경이, 양비 뭐 뻔하잖아요.
(중략)
신혜선: 어쨌든 정 의원이 날 만나야 하는 게 도리 아닙니까?
윤규근: 연락은 아마 할 겁니다. 그런데 지금 답을 드릴 형편이 안 된다는 거죠. 다 전달했어요.〉
여기서 신혜선 대표가 양정철(양비)씨를 언급한 것도 이유가 있다. 신혜선 대표 측 주장에 따르면, 양씨는 이 사건과 관련해 신혜선씨를 찾아와 ‘(2017년) 8월 중 금융감독원장이 바뀌면 그때 가서 문제를 다시 논의해보자’는 식의 제안을 신 대표에게 했다고 한다. 양정철씨는 이를 부인했다.
“‘하나에 유동화로 넘긴다’ 내가 양비한테 문자 보내”
같은 해 3월 8일 신혜선 대표는 윤 총경과의 통화에서 이런 말을 하기도 한다.
〈막내가 가만있으라 해서 지난번에… 그랬는데 그 다음 날 김수경씨가 나한테 전화해서 ‘양비 불러서 얘기했다’ 하고 오늘 구체적인 내용을 들었잖아. 그래서 내가 지금 막내한테 얘기를 하고 ‘양비가 확실하게 내 거는 챙기겠다’ 하고 내가 확인을 받았으니까 전화를 하는 거거든. 그런데 그동안에는 ‘하나에 유동화(流動化)로 넘긴다. 실무자를 챙겨주십시오’ 이것만 내가 양비한테 문자를 보냈어요. 그거까지만…(중략) 난 어쨌거나 우리가 했으면 정재호를 한쪽으론 믿어야 되잖아. 이 일 마무리할 때까지는. 만약에 정(정재호 의원)은 진짜 아니다 막내가 얘기하면 그러면 내가 정한테 ‘됐다. 그동안 수고했다’ 하고 더 이상 내가 얘기할 필요도 없는 거거든. 그래서 방향을 내가 선회를 해야 되는데 지금 상황이 내가 봤을 때 안희정이도 그렇고 내용이 심각해요.〉
또 다른 녹음파일에는 김수경 회장이 신 대표에게 “(2018년 양정철) 출판기념회를 갔는데 ‘양비’하고 탁현민이하고 왔는데 양비 보고 좀 일찍 오라고 해서 신한은행 문제 꼭 좀 챙겨주라고 말했어”라는 취지로 말한 대목도 있다.
이를 종합하면, 김수경 회장이 양정철씨에게 신혜선 대표와 얽혀 있는 채무 관계 건을 챙겨봐달라고 부탁했다는 뉘앙스로 들린다. 신 대표가 양정철씨에게 보낸 문자메시지(‘하나에 유동화로 넘긴다’) 내용은 앞서 말한 신한은행 채권을 하나은행에 양도하는 것을 의미한다.
신 대표가 “상황이 심각하다”고 하자 윤 총경은 “정(정재호 의원)이 아니더라도 전해철 의원이 정무위에 있다. 양비가 전해철하고 또 친하다”고 말하기까지 한다. 정 의원으로 해결이 안 되면 전해철 의원에게 부탁을 하면 된다는 의미로 보인다.
주지한 대로 신혜선 대표가 갖고 있던 채권은 하나은행으로 넘어갔다. 그 과정에서 양정철씨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녹음파일의 의미
신혜선 대표의 신한은행 고소 건과 관련해 관련자 두 사람은 사금융알선과 사문서위조, 컴퓨터 등 사용(使用)사기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사금융알선 혐의만 법원에서 유죄(有罪)로 인정됐다. 신씨는 재판 과정에서 신한은행 측이 법원에 제출한 자료 일부가 조작된 의혹이 있다며 두 사람에 대해 추가로 경찰에 진정했다.
경찰은 2년이 지난, 2018년 9월에서야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검찰 역시 8개월 동안 시간을 끌다가, 공소시효가 임박한 지난해 5월 두 사람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다수의 친문 인사, 권력 개입 의혹, 수천억원대 자금이 얽힌 이 사건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신혜선 대표가 지난해 12월 이 사건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면서, 신한은행의 한 직원을 서울중앙지검에 위증(僞證) 혐의로 고소했기 때문이다.
이 녹음파일은 의혹의 실타래를 풀 수 있는 하나의 중요한 단서로 작용할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