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개미들 피눈물 뽑은’ 신라젠 前임원 2명 구속영장 청구...유시민 등 여권 개입 가능성 주목

서석천 2020. 4. 11. 06:19
검찰, ‘개미들 피눈물 뽑은’ 신라젠 前임원 2명 구속영장 청구...유시민 등 여권 개입 가능성 주목



신라젠 대표와 감사장 지낸 곽병학·이용학 자본시장법 위반, 횡령배임 등 혐의
구속 전 심사는 오는 13일 월요일 오전 10시 30분 서울남부지법에서 진행
신라젠, 신약 개발에 주가 폭등했지만 치료효과 없어 임상중단...주가 폭락해 개미들 ‘피눈물’
신라젠 경영진, 중단 발표 앞서 짜맞춘 듯이 보유 주식 처분...거액의 차익 챙겨
신라젠에 공격적으로 투자한 이철 VIK 대표는 사기혐의로 12년 실형
급융업계선 이철과 여권 인사 유착설 제기...당시 변호 전 통진당 대표 이정희 부부가 맡아
이철, 여권 인사 김창호 전 처장에게 6억 상당 로비도...불법자금 수수로 김 전 처장 실형
신라젠 항암제 기술 설명회에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참석
검찰, 신라젠 압수수색./연합뉴스

검찰이 신라젠의 대표와 감사장을 지낸 곽병학(54)·이용한(56)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신라젠 경영진은 회사에서 개발하는 신약의 임상 실패를 알고서 주식을 매도해 거액의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이후 신라젠은 짜맞춘 듯이 임상 중단을 발표, 주식이 폭락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막대한 피해를 봤다.

서울남부지검은 10일 곽·이 전 대표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과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이들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서울남부지법 성보기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13일 진행될 계획이다.

검찰은 이들이 항암 후보 물질인 ‘펙사벡’이 치료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사전 정보를 입수하고, 보유 중인 주식을 처분했다고 판단한다. 또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도 파악한 상태다.

2016년 12월 신라젠은 코스닥에 입성했다. 첫날 7910억원의 시가총액을 기록하더니, 이듬해 11월 시총 10조원을 돌파해 코스닥 2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이른바 ‘개미’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게 된 배경이다. 그러나 펙사백 임상 중단이라는 돌연한 발표 후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금융업계에서는 곽·이 전 대표를 포함한 신라젠 경영진이 발표 직전 총 2515억원에 달하는 회사 주식을 팔아 치워 차익을 얻었다고 입을 모은다.

'코스닥 시총 3위 '신라젠' 어떻게 상장했을까?'라는 제목 영상에 등장하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관련 유튜브 캡처

검찰은 신라젠이 코스닥에 기술특례상장된 배경에 여권 인사가 연루돼 있을 가능성에도 주목한다. 기술특례상장은 수익성보다 기술력과 성장성 등을 우선 검토해 상장을 허가하는 제도다. 주관적인 평가가 개입될 여지가 다분하다. 따라서 ‘여권 실세’가 신라젠 상장에 입김을 넣었고 회사를 성장시키는 데 도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 대가로 경영진이 챙긴 차익 중 일부를 손에 쥐었다는 것이다.

신라젠 수사는 지난해 8월 시작됐다. 그러면서 검찰은 신라젠의 초기 투자자였던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VIK) 대표에 대한 수사를 병행했다. VIK는 신라젠이 상장되기 전 이 회사에 450억여원을 투자했다. 당시 이 전 대표는 신라젠 미상장 지분 14%를 보유한 최대 주주였다.

그러나 이 전 대표 등은 2015년 11월 자본시장법 위반, 유사수신행위법 위반, 사기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그러자 VIK는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 1주당 3000~5000원대에 사들인 신라젠 주식을 장외시장에서 2만원대에 팔아 수백억원의 차익을 얻었다는 게 금융업계의 중론이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9월 7000억원대의 투자 사기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현재 서울 남부구치소에서 감옥살이 중이다.

VIK 투자 피해자들은 이 전 대표와 여권 인사들의 유착설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먼저, 이 전 대표의 법률 대리를 맡았던 심재환, 이정희(전 통진당 대표) 변호사 부부가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또한, 이 전 대표는 노사모 출신이며 국민참여당 지역위원장을 지낸 이력이 있다. 이 전 대표의 로비 대상으로 지목된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과의 관계도 무시할 수 없다. 2012~2014년 김 전 처장은 이 전 대표에게 6억2900만원을 받아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신라젠에 공격적으로 투자한 VIK의 자금이 여권으로 흘러들어간 정황이다. 아울러 이 전 대표가 참석한 2015년 부산대 양산캠퍼스에서 열린 ‘신라젠 항암제 기술 설명회’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펜앤드마이크

출처 : 펜앤드마이크  안덕관 기자



라임, 신라젠... 검찰, 총선 때 묻어둔 여권 연루 사건 수사 재개

입력 2020.04.16 18:08 | 수정 2020.04.16 20:37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

검찰이 전 청와대 행정관이 연루된 ‘라임 사태’, 여권(與圈) 인사 개입설이 도는 ‘신라젠 사건’ 등 총선 이후로 미뤄놓았던 수사를 본격적으로 재개했다. 하지만 여당이 이번 총선에서 압승하며, 여권 연루 의혹이 제기된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여당과 마찰을 빚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남부지검은 16일 오전 청와대 행정관 출신인 김모 청와대 전 행정관을 체포하고 그의 사무실 컴퓨터를 압수수색했다. 김 전 행정관은 라임의 전주(錢主)로 알려진 김봉현(47·수배)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과 동향 친구로 라임 사태 무마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검찰은 그가 김 전 회장에게 금품을 받았으며, 청와대 관련 정보를 라임 측에 전달한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그가 금감원이 지난해 4월 작성한 ‘라임 관련 사전조사서’를 외부로 유출한 게 아닌지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사전조사서는 금감원이 앞으로 어떻게 해당 사건을 조사할지를 적어놓은 문서다. 금감원 관계자는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오는대로 김 전 행정관 등에 대한 감찰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검찰은 금감원 관련 정보가 라임 측에 전달된 것이 김 전 행정관 단독 범행인지, 청와대 또는 금감원 인사가 개입한 것인지 등을 수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법조계 인사는 “검찰 수사가 금감원 내부와 현 정권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같은 날 서울남부지법에선 신라젠 이용한 전 대표와 곽병학 전 감사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열렸다. 이들의 신병이 검찰에 확보된다면 수사는 현 신라젠 경영진으로 옮겨갈 전망이다. 이외에도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친분이 두터운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VIK) 대표가 신라젠 비상장주식을 매각해 수백억원의 수익을 거둔 과정, 현 신라젠 경영진이 항암 후보 물질 ‘펙사벡’의 임상 실패를 앞두고 보유 주식을 내다 판 과정 등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검찰은 조만간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피의자인 임종석 전 비서실장과 이광철 민정비서관 등을 기소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지난 1월 검찰은 주요 피의자들을 소환 조사해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등 13명을 기소했지만, 임 전 비서실장과 이 비서관에 대해서는 기소 여부 결정을 총선 이후로 미뤘었다.

이 사건의 변수는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출신 백모 전 검찰 수사관의 아이폰으로 꼽힌다. 그간 검찰은 백 전 수사관의 아이폰 통화목록을 분석해 앞으로 소환 조사할 대상자를 선별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아이폰은 비밀번호가 걸려 있어, 백 수사관 사망 4개월 만인 지난달 말 포렌식 작업을 통해 해제됐다. 민정수석실 ‘윗선’과 주고받은 메시지가 담겼을 것으로 추정돼 ‘스모킹 건(핵심 증거)’로 불리기도 한다.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연합뉴스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연합뉴스

법조계에선 “검찰이 판을 크게 벌리는 만큼 여권의 견제는 거셀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황운하 전 청장과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 ‘윤석열은 공수처 수사대상 1호’라고 주장했던 최강욱 전 공직기강비서관이 이번 총선에 당선되면서 ‘선봉’에 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대부 분 결혼 전에 이뤄진 윤 총장 처가 의혹을 겨냥한 공세가 국회에서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윤 총장은 ‘총선 결과 관계 없이 수사한다’는 입장이다. 윤 총장은 16일 총선 투표 후 대검 소속 검사들과 점심을 먹으며 “국민들께 정치적 중립 지키고 있다는 믿음을 주자. 정치적 논란이 컸던 사건에는 흔들리지 않는 수사를 해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 http://news.chosun.com



‘유시민 등 與圈 유착의혹’ 신라젠 사건의 주요 피의자 2명 구속

     

신라젠 대표와 감사장 지낸 곽병학·이용학 자본시장법 위반, 횡령배임 등 혐의로 구속
신라젠, 신약 개발에 주가 폭등했지만 치료효과 없어 임상중단
신라젠 경영진, 중단 발표 앞서 짜맞춘 듯이 보유 주식 처분...개미들만 피눈물
신라젠에 공격적으로 투자한 이철 VIK 대표는 사기혐의로 12년 실형
급융업계선 이철과 여권 인사 유착설 제기...당시 변호 전 통진당 대표 이정희 부부가 맡아
이철, 여권 인사 김창호 전 처장에게 6억 상당 로비도...불법자금 수수로 김 전 처장 실형
신라젠 항암제 기술 설명회에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참석
'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거래 혐의를 받는 신라젠의 이용한 전 대표이사가 16일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 법정으로 들어가고 있다./연합뉴스
'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거래 혐의를 받는 신라젠의 이용한 전 대표이사가 16일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 법정으로 들어가고 있다./연합뉴스

여권(與圈) 인사들의 유착 의혹이 나오는 ‘신라젠 사건’의 주요 피의자 2명이 구속됐다. 법조계에서는 총선을 기점으로 검찰 수사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서울남부지법 성보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이용한(54) 전 대표이사와 곽병학(56) 전 감사에 대해 “증거 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이들이 신라젠이 개발하던 면역항암제 ‘펙사벡’이 치료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정보를 사전에 입수하고, 막대한 손실을 피하기 위해 회사 주식을 처분했다고 판단한다. 또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도 파악한 상태다.

신라젠은 2016년 12월 코스닥에 입성했다. 첫날 7910억원의 시가총액을 기록하더니, 이듬해 11월 시총 10조원을 돌파해 코스닥 2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개인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게 된 배경이다. 그러나 펙사백 임상 중단이라는 돌연한 발표 후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금융업계에서는 곽·이 전 대표를 포함한 신라젠 경영진이 발표 직전 총 2515억원에 달하는 회사 주식을 팔아 치워 차익을 얻었다고 입을 모은다.


또한 신라젠이 코스닥에 기술특례상장된 배경에 여권 인사가 연루돼 있을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여권 실세가 신라젠 상장에 입김을 넣었고 회사를 급성장시키는 데 한몫했다는 의혹이다. 그 대가로 경영진이 챙긴 차익 중 일부를 손에 쥐었다는 것이다.

검찰의 신라젠 수사는 지난해 8월 시작됐다. 그러면서 신라젠의 초기 투자자였던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VIK) 대표에 대한 수사를 병행했다. VIK는 신라젠이 상장되기 전 이 회사에 450억여원을 투자했다. 당시 이 전 대표는 신라젠 미상장 지분 14%를 보유한 최대 주주였다.

그러나 이 전 대표 등은 2015년 11월 자본시장법 위반, 사기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고, VIK는 즉각 지분을 처분했다. 1주당 3000~5000원대에 사들인 신라젠 주식을 장외시장에서 2만원대에 팔아 수백억원의 차익을 얻었다는 게 금융업계의 중론이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9월 7000억원대의 투자 사기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현재 서울 남부구치소에서 감옥살이 중이다.

피해를 본 투자자들은 이철 전 대표와 여권 인사들의 유착설도 제기한다. 2018년 말 이 전 대표가 2000억원 사기 사건을 주도한 혐의를 다루는 재판에서 심재환, 이정희(전 통진당 대표) 부부 변호사가 그의 법률 대리를 맡았다. 또한, 이 전 대표는 노사모 출신으로 국민참여당 지역위원장을 지낸 이력이 있다. 이와 관련해 이 전 대표의 로비 대상으로 지목된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과의 관계도 언급된다. 2012~2014년 김 전 처장은 이 전 대표에게 6억2900만원을 받아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신라젠에 공격적으로 투자한 VIK의 자금이 여권으로 흘러들어간 정황이다. 아울러 이 전 대표가 참석한 2015년 부산대 양산캠퍼스에서 열린 ‘신라젠 항암제 기술 설명회’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모습을 드러낸 점도 유착설의 일부다.© 펜앤드마이크

안덕관 기자




신라젠 대표, 돈 한푼 투자 않고 1000억원 넘게 챙겼다

4명이서 페이퍼컴퍼니 만든 후 350억 대출받아 최대주주에 올라
회사 자금 빌려 대여금 상환하고 2년뒤 주식 대량매각해 시세차익

국세청이 증여세 때리자 이의 제기
동문인 기재부 실세는 압박성 전화

                            
바이오 기업인 신라젠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이 회사 고위 임원이 자기 돈을 거의 들이지 않고 대주주가 되고, 1000억원이 넘는 시세 차익까지 얻은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검찰 주변에선 "각종 편법을 동원해 기업 지배권을 손에 넣고 거액을 챙기는 '자본시장 승냥이' 행태가 적나라하게 담겨 있는 케이스가 신라젠 사태"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검찰은 문은상(55·사진) 신라젠 대표 등이 사실상 무(無)자본으로 신라젠을 손에 넣은 과정과 그 배경에 고위 금융 관료 등과의 결탁이 있었는지를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진 금융 기법 가장한 편법

치과 원장이던 문 대표가 신라젠에 합류한 것은 2014년 2월이다. 그는 신라젠 대표를 지낸 곽병학씨의 매부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2014년 3월 4일 신라젠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350억원어치 발행해 문 대표와 곽 전 대표 등 네 명에게 넘긴다. BW는 추후 정해진 가격으로 해당 회사의 신주(新株)를 매입할 권리가 있는 채권이다.

당시 문 대표 등 네 명은 신라젠 BW 350억원어치를 인수할 돈이 없었다. 이들은 먼저 '크레스트파트너'라는 페이퍼컴퍼니를 차렸다. D금융투자는 이 페이퍼컴퍼니의 회사채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350억원을 대여해 주었다. 크레스트파트너는 이 돈을 문 대표 등 네 명에게 넘겼고, 이들은 이 돈으로 신라젠 BW 350억원어치를 샀다.

이틀 뒤엔 반대로 신라젠이 350억원을 크레스트파트너에 빌려줬다. 당시 신라젠의 최종 의사 결정권자가 문 대표였다. 크레스트파트너는 이 돈으로 D금융투자에서 빌린 350억원을 갚았다. 350억원이 'D금융투자→크레스트파트너→문 대표 등 4인→신라젠' 순서로 흘러갔다가 곧바로 반대로 돌아온 것이다. 문 대표 등은 이런 식으로 확보한 신라젠 BW 중 일부를 팔아 크레스트파트너에서 빌렸던 350억원을 상환하고, 크레스트파트너는 이 돈으로 신라젠에 진 빚 350억원을 갚았다. 빌린 돈과 빌려준 돈이 모두 상환된 셈이다.

350억원이 오고 간 '왕복 혜택'은 고스란히 문 대표 등 소수 대주주가 챙겼다. 문 대표 등은 2015년 12월 주당 3500원에 BW에서 파생된 신주 1000만 주를 획득했다. 문 대표의 지분율은 2%에서 10.63%로 뛰었고 단숨에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자기 돈을 거의 들이지 않고 회사 하나를 갖게 된 셈이다.

문 대표 등 네 명은 2년 뒤인 2017년 12월과 이듬해 1월 주식을 대량 매도해 2500억원가량의 현금을 손에 쥐었다. 문 대표 혼자만 하더라도 156만 주를 매도해 1000억원 이상의 차익을 올렸다. 검찰은 문 대표 등이 이때 신라젠이 개발 중이던 항암 후보 물질인 '펙사벡'의 임상 실패를 미리 알고 주식을 팔았을 것이라고 의심한다. 임상 실패 등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시세 차익을 본 혐의를 받는 곽병학·이용한 전 대표 등은 이미 구속됐다. 이익은 극소수 대주주가 보고, 피해는 다수의 '개미 투자자'들이 본 셈이다. 한 조세 전문 변호사는 "기업 사냥꾼들이 무자본으로 기업을 인수해 자산을 빼먹고 도망가는 전형적인 수법과 유사하다"고 했다.

◇기재부 세제실장이 압박 전화도

2018년 국세청이 문 대표의 BW 거래를 문제 삼았다. 신라젠이 문 대표에게 주식을 사실상 증여한 것으로 보고 증여세 487억원을 물린 것이다. 문 대표는 이에 불복해 총리실 산하 조세심판원에 이의를 제기했다. 한편으로 자신의 고교 동문이던 김모 당시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김 전 실장은 문재인 정부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자문위원회 경제분과 전문위원 출신으로, 기재부 내에서도 '실세'로 통했다.

이후 김 전 실장이 조세심판원에 압박성 전화를 한 사실이 지난해 감사원 감사 결과에서 드러났다. 김 전 실장이 조세심판원 담당 과장 등에게 전화해 "내 고등학교 동문 사건인데, 잘 검토해 달라"는 취지로 얘기했다는 것이다. 김 전 실장 아내도 2015년 7월 신라젠 비상장주 500주를 취득해 2018년 5월까지 순차적으로 매도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확인되기도 했다.

감사원은 김 전 실장이 이 사건 에 부당하게 관여했다며 그에 대한 징계를 기재부에 요구했다. 그는 작년 10월 가장 수위가 낮은 견책(譴責·경고) 징계만 받고 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신라젠 측은 "문 대표 등의 BW 취득을 앞두고 법무법인으로부터 관련 법률 검토를 받았고 문제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증여세 등 관련 세금도 모두 납부했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김아사 기자 입력 2020.04.20 01:30

MBC 내부서 “최강욱이 올린 채널A 녹취록 요지는 거짓” 지적 제기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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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경 MBC 논설위원의 페이스북 글./페이스북 캡처

MBC 내부에서 최강욱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가 올린 채널A 기자와 유착 의혹을 받는 검사장 간의 녹취록 내용 요지는 거짓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보경 MBC 논설위원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채널A의 56쪽 녹취록을 다 읽었다”며 “최강욱이 ‘사실 아니어도 좋다’ 운운했다는 대목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또 다른 녹취록이 있을 리 없겠죠, 걍 오래된 최구라(거짓)의 향기가”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토요일 (휴대)폰으로 읽었는데, 중간중간 눈 감고 안구 마사지 해가면서 그래도 내리 읽었다”면서 “1조원대 금융사기범 이철 쪽 지씨와 채널A 기자 녹취록”이라고 했다. MBC는 지난달 31일 채널A 기자가 검사장과 짜고 전 신라젠 대주주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VIK) 측 대리인 지모(55)씨를 압박하면서, 1조원원대 사기 사건 등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연루돼 있는지 털어놓으라고 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이 전 대표는 사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으로 12년형을 확정받고 서울 남부구치소에서 수감돼 있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후보가 채널A 기자와 검찰의 유착 의혹을 다룬 글./페이스북 캡처

그러자 최 후보는 MBC가 보도한 지 사흘 뒤(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편지와 녹취록상 채널A 기자 발언 요지’라는 글을 게재했다. 채널A 기자와 접촉한 이 전 대표의 대리인 지씨는 대화를 몰래 녹음한 자료를 MBC에 제보했고, 황희석 열린민주당 후보 등에게도 보냈다. 최 후보도 이 자료를 토대로 페이스북 글을 쓴 것으로 추정된다.

최 후보는 채널A 기자의 발언 요지라면서 “이 대표님, 사실이 아니라도 좋다. 당신이 살려면 유시민에게 돈을 주었다고 해라 그러면 그것으로 끝이다”, “눈 딱 감고 유시민에게 돈을 건네줬다고 한마디만 해라. 그다음은 우리가 준비한 시나리오 대로 하시면 된다”, “유시민이라는 사람은 적도 많은데 거봐라, 위선적 인간이 많이 설쳤네 라며 온갖 욕을 먹을 거고 유시민의 인생은 종치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 같은 내용은 실제 지씨와 채널A 기자 간에 오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유튜버 유재일 씨가 입수해 공개한 56페이지짜리 녹취록 전문에서도 ‘사실이 아니어도 좋다’, ‘유시민에게 돈을 줬다고 해라’ 등 관련 구절은 나오지 않는다. 최 후보가 녹취록 내용에 살을 붙여 재가공한 것으로 최 후보 또한 ‘요지’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이 내용은 마치 사실인 것처럼 일부 언론과 SNS 등에 빠르게 퍼졌다.

이 논설위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MBC 소속 여부를 떠나 기자 집단의 일원으로 최 후보가 거짓을 페이스북에 올리고 이것이 사실처럼 받아들여지는 상황을 용납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