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방

호텔경제학' 경제원론 수업에 등장

서석천 2025. 5. 28. 06:03


교수 '이런 거에 끄덕거리는 사람 많아 나라 망한다'고 해

지난 2017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트위터(현 X)에 게시됐던 호텔경제학 이미지. [온라인 커뮤니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으로 지난 2017년 내놓았던 이른바 '호텔 경제학'이 지난 18일과 23일 두 차례의 대선 토론에서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로 인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모 대학교 경제학 원론 수업에도 등장했다는 누리꾼의 증언이 나왔다.

2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엔 '며칠 전 경제학 수업에서 호텔경제학 관련 이야기가 나왔다'는 어느 누리꾼은 경제학 원론 수업에서의 일화를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해당 수업을 진행한 경제학 교수는 호텔경제학에 분노하며 "이런 걸 보고 고개 끄덕거리는 사람들이 많아서 나라가 망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이어 "한계소비가 1이 아니고,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는 더더욱 아니다"라면서 "매출이 10만원인 것이지 순이익은 10%도 안된다. 부채를 떠안은 호텔이 망하면 연쇄적인 부도가 생긴다"고 강의했다고 이 누리꾼은 전했다.

또 "'정부가 돈을 뿌렸을 때 시장의 공급이 반응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당연히 인플레이션이 오른다'고 했다"라고도 밝혔다.

이 누리꾼은 수업에서 호텔경제학이 다뤄졌단 증거로 단체 카카오톡 방을 캡쳐해 올렸다. 이 방의 다른 구성원들은 "승수효과라니, 무한 동력도 아니고", "지금처럼 가계부채가 난리인 시국에", "그러니까 일단 호텔보고 손해보면 된다는 식" 등의 반응을 보이며 공감했다.

 

이를 본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교수님 잡혀갈라", "유시민 '선생'에 따르면 저 교수는 대학원 공부 안한 교수", "저쪽 지지자들에게 신상 털리고 찢길 것 같다", "저런 주장을 하는 후보가 1위인 게 제일 웃기다", "문재인 탈원전 때 대학 교수님들이 하나같이 저건 잘못됐다면서 설명해주셨던 게 생각난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특히 한 누리꾼은 "문재인 정권 때 소주성(소득주도성장) 우겨댈 때에도 전국 경제학 교수들이 신랄하게 비판했다"면서 "청와대 참모들 중 장하성 같은 유명인이 있어 그래도 되지 않을까 했는데, 2017-2018년엔 최저임금 대폭 올리더니 그 다음부턴 거의 동결 수준으로 인상을 낮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자신있게 추진하다 2년간 경제지표 올라오는 걸 보고 왜 동결했을까"라고도 했다.

호텔경제학 관련 논란이 커지자 민주당은 당혹한 기색이다. 이에 작가 유시민은 최근 100분 토론에서 '극단적 예시이고, 세부적 내용은 대학원 수준의 공부 없이는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라 이 후보를 옹호했으며, 민주당 우상호 공동선대위원장은 "일반 국민은 호텔경제학이 무슨 소리인지 전혀 못 알아들으시는 것 같다"면서 "국민들이 잘 못 알아들으면 쟁점이 아닌 것"이란 논리를 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미 호텔경제학을 풍자하는 여러 밈들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 일각에서는 풍자의 전제 조건은 풍자 대상에 대한 이해인데, 이들이 국민의 수준을 지나치게 얕잡아 본 것 아니냔 지적을 하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재명 후보의 '호텔경제학'이 대학교 경제학 원론 수업에 등장했다며 올라온 카카오 단체방 글. 

 

박준규 기자  2025.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