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여행

소백산 빗길 종주

서석천 2010. 6. 14. 11:47

 

 

삼청산과 황산의 여독이 채 풀리기도 전에 오랫만에 떠나는 무박산행으로 소백산 종주길에 나선다.
부산에서 11일 23:00에 출발하여 대동I/C들어 동대구에서 경부고속도로-중앙고속도로를 어둠을 뚫고 달려 02:05에 죽령에
내려놓는다. 깜깜한 주차장엔 다른팀이 버스2대에서 내려 입산하고 있다. 이마엔 도깨비불 하나씩 달고...
우리팀도 산행대장의 주의사항과 인사나누고 입산이다.
오는도중 차속에서 잠은 잔듯 만듯... 그렇게 종주길은 시작되고 어둠속에 발걸음은 긴여정을 향해 살포시 첫발을 내딛는다(02:20) 
오늘의 산행코스는 이곳 죽령에서-연화봉-비로봉-국망봉-신선봉-민봉-구인사로 약 26km로 각자 11시간을 할애하고 13시까지는
구인사 주차장에 도착하기로 한다.

대간길 인지라 소백천문대까지는 시멘트길의 완만한 오름길... 간간히 불어 오는 밤공기의 서늘함과 풍기읍의 야경을
바라보면서 길 가에 수없이 피어있는 야생화를 보면서 한낮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려담지  못하는 아쉬움을
안고 산정으로 향한다. 30여분 걷는동안 앞서 출발한 버스2대의 인원도 모두 건너뛰고 혼자서 희미한 맥라이트 불빛에
의지하고 산정으로 산정으로.. 03:09에는 백두대간길 제2연화봉 큼직한 표지석을 지나 40여분을 더 진행하면 희방사에서
오르는 삼거리 연화봉에 닿는다. 창틈으로 새어나오는 불빛이 보이는 천문대를 03:37에 지난다.

어둠속에 잠든 소백산은 적막에 쌓여 고요하고...
연화봉부터 1,394m봉, 1,395m봉에 이어 최고봉인 비로봉(1,439.5m)에 이르기까지는 완경사의 오르내림이 반복된다.
목제 계단이나 다리가 연속되므로 야간 산행길에도 길 잃을 염려는 거의 없다.

40여분후에는 제1연화봉에(04:13)닿으니  탁트인 초원지대에서 비로봉이 잡힐듯이 우뚝 서 있다. 동녘하늘이 붉어지며 아침 여명이 빛을 발하는

아름다운 시간... 맥라이트도 쉬어야 할 무렵 빗방이 들기시작한다.
비로봉 2km 전방 부터 비바람이 몰아친다..
가장 아름다운 소백의 광활한 초원을 담고자 하는 나의 열망은 아랑곳 하지 않은채 디카는 배낭 속으로 들어가야 하고 우의를 입어야 할 처지...

제1연화봉에서 시작해 최고봉인 비로봉을 거쳐 어의곡삼거리 까지 이르는 데크능선길은 겨울 북서풍이 유난히 강하고 많은 적설량을 자랑하는 소백산 능선의 설경과 칼바람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코스다.
비로봉 직전 천동리쪽 갈림길목을 지나 30m쯤 가면 목제 다리가 두 갈래로 나뉜다.
새터 표식이 되어 있는 왼쪽으로 50m쯤 가면 주목 감시초소가 있고 이 감시초소로 하여 비로봉 정상으로 이어진 나무 계단
길이 있다.

오른쪽 길로 가면 초소 위의 능선으로 하여 정상으로 바로 이어진다. 이곳이 우리나라 최대의 주목군락지이다.
주목 군락지는 철망으로 둘러싸여 있고. 초소에는 주목 군락지 안쪽 210m 지점에 샘이 있음을 알리는 팻말이 초소 옆에 붙어 있다.
바로 올라치면 비로봉(1,439m)이라 쓰인 정상표지석과 돌탑, 이정목이 서 있다(05:08).

여기서 남쪽 능선을 따라 내려가면 비로사로 내려서게 된다. 정상에서 잠시 휴식도 취하고.. 사진도 찍고...
비 바람으로 오래 머물 여유가없다. 자! 국망봉을 향하여~~ 주능선 북쪽 데크길로 국망봉으로 이어간다.
비로봉 정상에서 부터는 서서히 고도가 다시 낮아지니... 거의 평지나 다름없는 능선길이 이어지기도 한다.
비바람을 피할려고 걸음은 빨라지고... 겨울철 이 였으면 비로봉부터 능선 오른쪽(동쪽)에 엄청난 눈이 쌓였을거고...
칼바람은 메섭게 할킬텐데.. 오뉴월에도 춥다 이길은...국망봉전의 초암사 갈림길목(06:10)에서 10분이면
신라 마지막 왕인 경순왕이 나라를 왕건에게 빼앗기고 천년사직과 백성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엄동설한에 베옷한벌 걸치고

망국의 한을 달랬다는 전설이 전해오는 국망봉! 국망봉은 충북 단양군 가곡면과 경북 영풍군 순흥면의 경계를 이루는 소백산 최고봉인 비로봉 다음으로 높은 소백산 제 2의 고봉이다.(06:19)

국망봉을 지나면 상월봉이 지척이다. 봉우리 옆에 이 땅에 천태종을 다시 재건한 상월대조사를 기리기위한 커다란 바위도 보이나..
상월봉을 좌측으로 돌아 신선봉으로 향한다. 이제부터는 조망없는 숲길을 이어간다. 사실 소백산의 전망 좋은 능선길은 제1연화봉에서 국망봉까지로 마감된다. 이어가면 늦은맥이(06:54) 안부삼거리엔 좌측으로 벌바위골로 을전으로 탈출로가 보인다. 안부를 지나자마자 1,272m봉을 지나면서 등로는 슬며시 북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오름길에서

신선봉(1,389m)에 올라섯지만 잡목에 가려 조망은 없고 표지석도 없다. 앞에 민봉이 얼마남지 않았다.

드디어 민봉에(08:00) 오르니 말그대로 민둥산

너른 평지다. 지나온길 되돌아 보니 상월봉과 국망봉이 아스라 하기만 하고..
밤부터 달려온 연화봉에서 비로봉으로 이어지는 산그리메가 아득하고..  능선길과 봉우리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조망은 신선봉과는 달리 일망무제다. 산자락은 스믈스믈 기어오르는 연기 처럼 아침안개가 산자락을 가득 채우고..
산허리를 감고도는 운해가 절경을 보여준다. 이제는 하산길이다.
그야말로 작은 바위들로 이어지는 지겨운 너덜지대 다. 밤길종주를 한 산우들의 몸이 지친 상황에서 무척 조심해야할
내리막 길이다.

이끼낀 계곡에 내려서니 청정지역으로 양이 많치않은 계곡물에 세수도하고 발도 씻으니 여름산의 덤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곳에서 늦은아침 먹고 임도에 내려서서(09:36)우측으로 향한다. 같이 온 도반 그쪽길이 아니라 좌측길이 맞다며
좌측으로 가잔다~??? 계념도에도 좌측으로 표기 되어있다. 계념도 따라 갔다 되돌아온 시간이(10:11) 35분간 알바했다.

산자락을 넘고 넘어 두어고비 오르내림을을  반복 한후 드디어 구인사에 들어선다
내려가도, 내려가도, 새로운 당우가 나타나는 거찰은 소백산 골짜기 하나를 통째로 차지한 불국에서, 감사와 평화로 충만한
얼굴들을 본다. 구인사의 어떤 점이 이 많은 사람들을 불러들이는가. 대조사당까지 올라가 본다.
산비탈이 생긴 그대로 건물을 앉힌 지혜가 눈부시다. 이 당우들 가득한 골짜기의 가장 위쪽에는 적멸보궁이 있다.
신도들은 거기까지 수행 삼아 올라간다. 삭막한 들판에서 무지개를 발견한 사람들처럼 가득해져서 내려온다.
종교의 힘을 깨닫는다. 어렵지 않게 다가갈 수 있는 설교. 실천하는 종교. 구인사를 찾은 사람들은 거기서 빛을 보는 것 같다.
구인사는 대한불교 천태종의 총본산 사찰로 연륜은 30년 남짓이지만 50여동의 건물이 꽉 들어 찬 전국 최대 규모로
그 명성이 자자한 구인사 산문을 11:02에 나서면서 8시간40분간의 긴 소백산 빗길 종주를 접는다. 2010/06/12 사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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