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년은 나에게 덕유산의 해 였나~~ 올 첫산행을 덕유산에서 시작하여 세모 마무리산행을 덕유산에서 끝낸다.
새해가 열리자마자 1월4일, 육십령에서~할미봉~서봉~남덕유~영각사로, 두번째는 1월11일 영각사에서 영각재~남덕유~월성재~황점,
세번째는 설천봉에서 향적봉~중봉~백암봉~삿갓봉~남덕유~영각사로 누라와 둘이서 덕유산종주를...
오늘은 네번째로 남덕유분소~횡경재~백암봉~중봉~향적봉~설천봉~무주리조트로...
첫산행은 설경에 파뭍혀 즐겁게 시작했고, 두번째는 비에젖어 새양쥐가 돼었고. 세번째는 천상의 화원에서 선남선녀가 됬었지...
오늘은 그저께 선자령에서 채우지 못한 2%를 채울 수 있을려나~~ 기대하며 8 :10에 출발하여 부산역~가야~당감~모라.
산님들(47명)과 남해안고속도로~칠서I/C에서 구마고속도로~현풍I/C에서 고령분기점에서88고소도로~거창I/C에서 고속도로 빠져나와
바로 우회전-첫번째 신호등에서 직진-두번째 신호등에서 우회전-다음 좌회전-직진 이후부터 이정표따라 진주,무주방향으로-산청,함양24.26번국도 따라가다-무주.위천방향 37번국도 이정표가 가르키는데로 송계사 남덕유분소 앞에 11:20분에 도착.
산행준비하고 단체 기념촬영하고 대장의 주의사항과 서로 인사나누고 11:28에 입산이다.
주차장 주변엔 많은 눈은없어도 촉촉하게 젖어있고... 오늘도 큰 기대없이 스펜츠만 착용하고 아이젠은 하지않고 그냥 오른다.
송계사 계곡을 건너는 다리를 지나 좌로열린 등로에는 「→송계사0.3km.↑횡경재2.9km.↑향적봉대피소8.1km.↓송계통신소0.4km.」
이정표 만납니다. 이정표에서 15분여만에「←송계통신소1.1km.향적봉대피소7.4km→」이정목 만난다.
11:55경에는 눈덮힌 송계사계곡 너덜을 지나 아직은 아이젠을 하기도 그렇고 안 하기도 그렇고... 미련스럽게 그냥올라 간다.
서서히 고도를 높여도 눈이라곤 산죽 잎새위에 얼마전 내린눈이 고스란이 녹지않고 있는 정도,
덕유산 하면 겨울 설경으로 널리 알려졌기에 회원들은 덕유를 찿았건만 들머리를 들어서 횡경재로 진행되는 송계사계곡 구간에는
쌓인 눈은 큰 기대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아주 미미 하니... 향적봉에 오른다 해도 덕유의 그 아름다운 설원의 풍경을 만나기는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며 오른다. 앞에서 렛셀을 하든 정대장이 옆으로 비켜서니 앞으로 나가라 는 신호.. 치고 나간다. 젊은 넘이 레셀하야는디~~
조금 더 오르니, 아~ 이젠 아이젠을 안하곤 힘들어지데요. 등로옆에서 아이젠을 착용한다. 밑에서 하고 올걸...
손이시려 마음대로 잘 되질 않아... 멍거적 거리는 사이에 몇명이나 앞서갔는지....
아~ 앞에는 앤디님과 두세명 인것 같다. 뒤에서 슬슬 따라붙어니 앤디님은 사진담느라 등로를 비켜서고. 앞서간 산님의 발자욱만 보고 속도를 높혀본다. 얼마쯤 왔을까~ 오르다 보니 이 길이 아닌것 같은데??? 이미앞서간 일행의 발자욱은 있고---
정상 등로가 아닌 조릿대 산죽으로 이어지는 급경사로 앞장서 럿셀 하는 사람이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궁시렁~ 궁시렁~ 거리면서
따라 올라간다. 뒤에서 누라와 윤선생님은 나만보고 따라오면서 천천히 가자고 난리다. 궁시렁~ 끙끙 거리며 빡쎄게 이어지는 직선
수직 코스를 따라 오르며 잠시 생각한다. 능선에서 앞 산우님을 잡지 못하면 지난 속리산때와 같은 사고가... 섬찟하다.
산죽밭 눈길을 헤치고 능선에 올라서니(1:00) 앞서간 회원님 방향을 몰라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이곳 백두대간능선엔
세상에~ 얼마나 칼바람이 세차게 불어 오는지 그 빡센 산죽길 오르면서도 만만찮은 추위도 땀을 흘리지 않았는데 ...
이곳 능선에 오르니 더욱 세찬 칼 바람으로 사람이 버티고 서 있기 조차도 힘이 들 정도다. 대간능선에는 눈바람으로 등로는 흔적도 없다.
좌측으로 갑시다. 지금쯤 횡경재에 도착하고도 남을 시간인데... 속으로 궁시렁~ 앤디님은 사진찍고 정상 등로를 따라갔을테고...
누라와 학봉산악회 윤선생님과 일일회원 한분만 따라 붙었나 보다. 아무런 표식도 없는 능선을 앞에서 렛셀한다.
10여분만에 횡경재에(1:11) 도착하니 앤디님도 막 도착한 모양이다. 앤디님이 내민 따끈한 커피한잔이 왜케 맛나든지-감사 감사-
그래도 횡경재 이정표 앞에선 각각 포즈 취하고 기념사진 남기고... 앞서가든 산님 여기서도 엉뚱한 방향으로 가려한다.
송계삼거리는 이정표 뒤로가야 되지만 바람으로 등로는 흔적도 없다.
횡경재에서 백암봉까지는 1시간 거린데 이렇게 눈보라치고 칼바람불면 진행 속도가 날런지... 흔적없는 등로를찾아 앞으로 나아 가지만
그래도 일단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밥은 먹어야 하겠기에.., 그 칼바람 피해 대간능선 주위를 살피다 하는 수 없이 제대로된 자리도 마련치
못하고 비탈진 능선 아래 약간의 바람을 피한 위치에서 엉거주춤 살기 위하여 일단 점심을 먹는다.
정말 이런 악조건 상황에서도 먹어야 산행을 할 수 있다 는 생각을 하니 식사를 하고 있는 일행들의 모습도..,
그리고 나의 모습도 정말 어케 생각하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할 정도로 완존히 미친짓이란 생각이 들기까지 한다
살기위하여 먹는것인지 산행을 하기 위하여 먹는것인지 하여간 그 모습들이 너무도 처량하고 안됬다는 생각이 들기까지 합니다 ㅋㅋㅋ
정말 대단들 하십니다. 그 추위에 눔물 콧물 흘리며 서둘러 점심을 먹고 일행들 다시 서둘러 진행 한다.
아무래도 조금 더 있다간 얼어죽기 딱좋은 날씨데요. 바람이 얼마나 세차던지 산죽길 치고 오를때 벗었던 쟈킷도 도로 착용하고 안면마스크에 방한모를 푹 눌러 쓰고 진행을 하는데도 추위는 말도 못하고 디카를 든 내 손이 얼마나 아리고 저리도록 시린지...
이럴 때 자칫 잘못하면 동상 걸릴 수 도 있다는 걸 체험으로 배우며 진행한다.
정말 이렇게 악조건의 날씨에서는 디카를 들고 있다는것이 후회 스럽데요... 손도 꽁꽁... 디카도 추워서 버벅거리고... 그래도
추우면 추운대로 우리들의 산행길은 이어 진다. 세찬 강풍을 뚫고 마치 무슨 작전임무라도 수행하는 특전대원 처럼 말없이
앞으로~ 앞으로! 약진하는 일행들의 모습이 아름답다 못해 자랑스럽기까지 하다. 드뎌~ 백암봉(송계 삼거리)에(2:38) 도착.
백암봉 이정표 앞에선 아무도 사진찍을 엄두도 못냅니다. 백두 대간길에 폭풍이 몰려옵니다 허연 포말을 흩날리며 이골짝에서
저골짝으로 휘몰아칩니다. 이정표 한장 담고 쫒기듯이 중봉쪽으로 바로 내려선다.
지난토욜...선자령에서 잠깐맛본 설경에 아쉬움이 많았으나, 역시~ 덕유산이다... 비록 시야가 안좋아서 멀리 볼수는 없었지만,
겨울산은 역시 덕유라는 말이 다시한번 느껴진다. 선자령에서 못 채운2%를 채우고도 남는다.ㅎㅎㅎㅎ
넓다란 능선과 고사목의 심설덕유!...과연 명불허전 이다. 덕유에 들때만 해도 설원을 제대로 만날 수 없으면 최소한 상고대라도
보여 주겠지 하는 조그만 기대를 했는데.... 설원의 풍경과 모진 칼바람에 설화에... 겨울산이 보여줄수 있는건 모두 다 내놓았다.
올해 마지막산행에 덕유가 나에게 줄수 있는건 모두 보고 가라고...
손이시려... 눈(雪)에 눈(目)이 시려... 다 담지 못하고 다 보지못하고... 웬만해선 찰라를 놓치지 않는 성질인데 오늘 덕유산 산행길
여러곳에선 너무 손이 시려... 찰라(순간포착)를 포기하고 지나간다. (앤디씨만 밑고)
올여름 누라와둘이 덕유산 종주를 할때 이곳부터 동엽령을 지나는구간에 이어지던 그 아름다운 야생화 꽃길을 걸으며 감탄에 빠져
황홀했던 그때를 생각하니 여름철 덕유산 또한 겨울 덕유의 그것 못지 않게 아름답고 그 추억이 더욱 생생하게 떠 올라...
德이 많고 너그러운 모산(母山)이라 하여 ‘덕유산’ 이라는 이름이 붙었고 그래서 덕유의 사계는 언제나 아름다운가 부다.
중봉의 시련은 아무것도 보지말고 오로지 바닥만 바라보며 올라 가야한다 날이 선 칼바람을 맞으며 돌격앞으로~~!!!
드디어 중봉 삼거리(3:17)에 도착. 중봉에 서면 덕유평전이 펼쳐지며 남덕유까지 장쾌한 파노라마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지만 오늘은 눈보라로 시야는 짧고... 이정목에는「←1.4km오수자굴.향적봉대피소1.0km→동엽령3.2km」표기하고 있고.
여기서 학봉 윤선생님은 추위에 감각을 잃었는지 오수자굴쪽으로 내려긴다? 윤선생님 이쪽으로 오세요... 오늘 선두 5인의 전사들은 아무도 지친 기색없이 투지를 불태운다, 특히 윤선생님은 "5인의전사" 좌상답게 미소를 잃지않고 잘 렛셀 해 주고계신다,
그래도 향적봉 가는길은 멀기만 하다. 아직도1km남긴지점... 아~! 드디어 건너편 정상 봉우리 향적봉이 어렴풋이 보인다,
중봉을 내려서니 등로엔 살아천년 죽어천년이라는 주목이 상고대를 만들어 반긴다. 어쩜 이렇게 멋질수가...
폭설현장이 멋지게 눈앞에 펼쳐지고... 자연히 걷는 속도는 느려지고 올겨울에 처음 보는 상고대까지 보이니...
설경은 발길을 붙잡어니.. 발길이 떨어지질 않고... 연신 샷터를 눌러보지만 디카도 추워서 버벅거리고...ㅎㅎㅎㅎ 에라 目에 담아가자..
정말 동화속같은 설국이다 그저께 까지 앙상한 나신이었던 나무들이 거제 잠시 다녀간 눈손님의 방문으로 아름다운 설국을 만들어 놨다.
눈꽃 터널을 지나는 느낌은 너무나 황홀하다. 철쭉나무, 구상나무, 고사목, 주목 군락이 눈에 덮혀 아름다운 설경을 연출하니 잃어버린 세월의 시간들도 망각의 숲길에 머물고 있다. 바람소리도 밉다. 나무가지의 눈꽃을 지울까봐서. 겨울산이 산객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이다.
설화는 눈으로 보는 꽃이기에 향기를 맡을 수 없고 열매 맺히지 않는 꽃이기에 그냥 보이는 그대로 느껴 감탄하는 꽃 이기에 삭막한 겨울산에서 나목이 피운 순백의 눈꽃을 바라보며 행여 찾아올지 모를 내 인생역전의 순간이 혹 이런 모습의 환희는 아닐까 생각해 보면서...ㅎㅎㅎ
주목.구상나무 군락지(3:32)안내판을 지나 어느새 우측 아래에 향적봉 대피소를 바라보며 지난다. 정상은 세찬 바람이 얼마나 더
세차게 불어댈지 우리는 향적봉으로 오르는 계단에서 잠시 머뭇거린다. 어차피 올라야 할 길-- 5인의전사 들은 마지막 투혼을
불사르듯이 치고 오른다. 너무 추워 휴식시간도 없이 앞으로만 달려왔던 일행들을 붙잡아 세워놓고 향적봉 표지석 앞에서
한 장의 추억을 만들려고 포즈를 취한다(3:40). 칼바람에 정상에 오른 기쁨을 제대로 나누지도 못하고 하산길로 접어 든다.
잘있거라 향적봉아! 이제가면 또 언제 올 수 있으련지... 하산에 앞서 그 칼바람에도 아랑곳 하지않고 덕유산을 지키고 있는
향적봉 모습을 다시 함 돌아 보고 하산길에 들어 선다. 설천봉으로 내려가는 나무계단으로 이어진 이 길도 나무에 쌓인 눈이
터널을 만들어 떠나는 우리를 전송하고 설천봉 상제루에 도착하니 여기는 속세와 천상의 중간쯤 으로 많은 스키어들로 북적인다.
우리는 케이불카로 내려와 일행이 올동안 뒤풀이준비를 해야겠기에 서둘러 주차장으로 발길을 옮겨... 버스에 도착(4:10),
최덕수 회원님이 벌써 뒤풀이 준비하고 있고... 대충 장비정리 하고 따끈한 해물수제비 국물에 쇠주한잔 넘어가니 몸도 사르르 녹으면서
모두의 얼굴에는 화색이 돌고 웃음이 번진다.ㅎㅎ 먼저온 일행 생기되찾고 담소 톤 높아질때쯤(5:00) 일행들 속속 도착하고..
춥고 힘든산행 이였지만 누구 한사람 얼굴 찌푸린 회원없고... 모두 해 냈다는 뿌듯한 자신감과 환희에 쌓여 얼굴에는 웃음꽃이 만발한다.
일행모두 진눈개비 휘날리는 주차장에서 뜨거운 해물수제비 한그릇씩들고 서둘러 덕유산을 떠난다(5:48)
금년들어 최고의 설국속에 빠졌다 온다. 때 맞춰어 전날에 내린 눈이 우리를 설국속으로 빠져들 수 있는 기회를 준 덕유산 산신령님께서
보살펴 주심에 덕유산의 환상적인 설경을 입이 째지도록 잘보았습니다. 역~시 불명허전의 덕유산설경 이였다.
요즘들어 최고로 환상적인 풍경 이였다. 순백의 하얀 설경, 코끝이 시리도록 매서운 추위와 바람에 피는 눈꽃 설화... 더~ 이상 좋을수 없다,
개인적으론 무자년 첫산행을 덕유산에서 시작해 마무리 산행도 덕유산에서 마치게 되어 오늘산행의 감회는 남다르다.
첫산행에서 본 설경을 못잊어 다시찾은 두번째 산행에선 겨울 비에 젖고 바람에 떠밀려 오르던 기억... 근 일년이 지난 일이지만 어제의
일처럼 생생하게 살아 떠오른다. 오늘 산행으로 그날의 보상을 받고도 남았다.ㅎㅎㅎ
오늘은 게으른 내 디카 덕에 사진을 많이 담아오지 못했지만 앤디님의 사진이 게시되면 우리카페엔 덕유산설경 눈팅하려 여러산님들
몰려올테고... 흠!! 저~정도의 설경은 되어야 겨울철 산행맛이 나는데... 모두 부러워 하겠지... 2008/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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