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구국의 영웅, 역적도 아닌 현실 그 자체일 뿐”

서석천 2025. 11. 1. 03:09

“구국의 영웅, 역적도 아닌 현실 그 자체일 뿐”

한미 관세협상의 이면 분석, 냉정한 평가

이재명 대통령이 APEC C참석차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훈장과 선물을 전달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29일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간 한미 정상회담에서 큰 틀의 합의를 본 한미 관세협상을 두고 여야는 정반대의 평가를 내렸다.

더불어민주당과 지지자들은 이재명 대통령이 마치 구국의 영웅이라도 된 듯 찬양하고 있다. 반면, 야당인 국민의힘은 당초 정부가 5% 이내가 될 것이라고 했던 현금투자 비율을 줄이지 못한 것 등을 비판했다.

만약,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되지 않고 이같은 관세협상을 타결했다면 대한민국은 대혼란에 빠졌을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미국을 비난하는, 광우병 사태에 촛불사태가 합쳐진 양상의 대규모 반미시위가 광화문을 뒤덮고 올 연말,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 뻔한 상황이었다.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가 한미동맹에 충실한 우파라고 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크게 관세협상에서 크게 양보했을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미국의 무역적자, 제조업 붕괴가 워낙 심각하기 때문이다.

21세기 들어, 미국에서는 “산타클로스의 국적이 중국”이라는 말이 사실처럼 굳어졌다. 아이들이 크리스마스에 부모들로부터 받는 선물의 포장을 뜯어보니 죄다 ‘Made in china’라고 적혀있는데서 나온 말이다.

EU와 일본에 이어, 대한민국까지 관세협상을 수용한 것은 미국으로부터 계속해서 취할 수 있는 경제적 이익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3억5천만명의 인구를 가진 세계 최대의 시장이다. 막대한 인구에 세계 최고의 소득 수준이 소비를 뒷받침하고 있다.

무역, 수출에 의존하는 한국경제의 리스크 때문에 늘 “수출다변화”를 강조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안되는 것이 현실이다. 중국시장에 대한 기대는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지금 세계에서 현대 기아차를 팔 수 있는 곳은 사실상 미국 뿐이다.

시장의 평가는 엄밀하고 객관적이다. 30일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하락했다. 이번 관세협상으로 대한민국의 외환보유고를 위협할 정도라는 평가였다면 달러화는 폭등했을 것이다.

주식시장도 상승세를 보였다.

2,000억 달러의 대미 직접투자 한도를 1년에 최고 200억 달러로 묶었다고, 대통령실과 정부, 민주당이 엄청난 일을 해낸 것처럼 자랑할 것은 아니다.

이번 관세협상에서 미국은 우리가 꾸준하게 요구했던 통화 스와프를 수용하지 않았다. 그동안 일본에 대한 태도와는 하늘과 땅 사이다.

한국경제의 앞날을 알 수 없기에, 원화의 가치를 달러로 보장해주지 않겠다는 의미인 것이다.

연간 200억 달러씩의 대미투자는 매년 30조원을 우리 정부가 미국이 지정하는 각종 비즈니스에 투자한다는 것이다. 삼성과 현대 기아차 등 개별 기업의 대미투자, 조선사들이 ‘MASGA(미국 조선업 부흥) 프로젝트’로 투자할 1,500억 달러와는 별개다.

여기에 대한항공은 미국 보잉사로부터 100대의 항공기 구매 계획, 한국가스공사는 매년 미국산 LNG 330만톤 수입계획을 발표했다. 추후 이번에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요청한 원자력 구동 잠수함 문제, 방위비 협상과 맛물려 대규모 미국제 무기 수입도 발표될 것이다.

그나마 2,000억 달러의 직접 투자 대상이 다른 나라가 아닌 미국이라는 점은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전 세계에서 미국만큼 안전한 투자처는 없기 때문이다.

대북 지원을 한다면서 북한 경수로 건설 비용등으로 수조, 수십조원을 날렸던 대한민국이다.

전경련 고위 임원을 지내던 인사는 이에대해 “이번 관세협상을 쉽게 설명하면 한국돈으로 미국에 백화점을 지어 장사를 해서 본전을 회수하고 그 뒤에는 매년 이익의 10%를 가져가라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미국에서 장사를 해서 이익을 봤고 앞으로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런 거래가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원금 회수 이후에 매년 10% 이익은 매우 큰 것”이라며 “지금 대한민국 건설사의 영업이익율이 5%도 안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국민연금의 수익률은 15%, 수익금은 160조원으로 역대 최대치, 액수를 기록했다. 정부의 외환보유고를 그대로 빼내서 외국에 투자하는 일은 없었지만, 원금을 날리지 않고 꾸준한 수익을 본다면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와관련,  한 재정학자는 자신의 SNS에서 “각국이 정부의 재정, 보유 외환을 워낙 보수적으로 운용하다 보니 대미 직접투자와 같은 전례가 없었고 거부감이 생기는 것”이라며 “향후 미국이 제시하는 투자대상을 잘 선별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됐다”고 말했다.

이상호기자  2025.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