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MM, 李 '본사 이전' 공약에 혼란
국내 1위, 세계 8위 컨테이너 해운사인 HMM이 ‘본사’ 이전 문제를 두고 혼란에 빠졌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14일 부산에서 “대한민국의 가장 큰 해운 회사인 HMM도 부산으로 옮겨 오도록 하겠다”며 “민간 회사라 쉽지 않지만 정부 출자 지원이 있기 때문에 마음먹으면 불가능은 아니다. 일단 HMM 직원들이 동의했다고 한다”고 대선 공약으로 이 회사 본사 이전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15일 오후 2시 기준 시가총액 약 22조원인 HMM은 민간기업이다. 작년 매출액은 11조7002억원, 영업이익은 3조5128억원을 기록했다. 해운업 호황으로 영업이익률이 30% 넘었다.
다만, HMM은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 등 정부 측 지분이 약 70%에 달한다. 이 때문에 이 후보의 ‘본사 이전’ 공약 이후 HMM 안팎에선 “직원들(노조)이 동의한 게 사실이냐”는 사실 관계 파악부터, “민간기업 본사 이전을 선거 공약으로 내세울 수 있느냐” “정부 지원으로 회생한 기업이고 지분이 70%에 달하니 가능하다” 등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HMM 본사는 서울 여의도 중심인 ‘파크원타워1’ 건물에 있다. 작년 말 기준 HMM 임직원은 1890명으로 계약, 영업, 관리 등을 맡는 육상직이 1063명, 선박 운항·관리 등을 맡는 해상직이 827명이다. 이 중 팀장급 이상 직원을 제외하고 노조에 가입한 직원은 각각 90% 수준으로, 900명, 700명 수준이다.
해운사인 HMM은 부산항을 모항(母港)으로 두고 있다. 부산 지역사회와 상공계는 꾸준히 ‘부산 이전론’을 제기해왔다.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선 대기업 본사 이전이 필수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사업장별 직원 숫자는 여의도 본사가 800~900명 수준으로 가장 많다. 고객사인 ‘화주(貨主)’가 대부분 서울권에 몰려 있기 때문에 영업을 위한 조치다. 과거 한진해운도 여의도에 본사를 뒀고, 해운협회도 서울에 있다. 세계 1위 컨테이너 해운사인 MSC도 본사는 내륙 국가인 스위스 제네바에 있다. 이곳에서 글로벌 기업 상대로 영업하고, 세계 각지에 있는 항만에서 물류를 운영하는 방식이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지방으로 본사 이전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라며 “해외 고객사 대상으로 계약 관리, 영업 등 업무를 하는 젊은 직원들의 이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후보가 ‘전해 들었다’는 취지로 불분명하게 밝힌 ‘직원 동의’를 두고도 말이 나왔다. HMM 노조 측은 ‘본사 이전 관련해 의견을 수렴하거나 동의를 구한 적 없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향후 HMM 본사 이전 이슈는 지분 문제 때문에 더 복잡하게 꼬일 가능성도 크다. HMM은 코스피에 상장한 민간기업이지만 정부 측 지분이 70%가 넘기 때문이다. HMM의 전신인 현대상선이 2016년 채권단 관리 체제로 놓이면서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36.02%를 보유한 산업은행이 최대 주주, 35.67%를 보유한 한국해양진흥공사가 2대 주주다. 둘 지분을 합하면 70% 넘는다.
HMM이 최근 몇 년간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우량 기업으로 거듭나면서 ‘민영화’가 다시 과제로 부각된 상황이다. 작년 매각에 나섰지만 불발됐다. 이 때문에 본사 이전 논의는 순서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도 14일 “개별 기업 운명에 대해 정부가 불확실성을 가중하는 공약은 지양해야 한다”며 “HMM이 사실상 국가 소유 상태라 하더라도 입지는 회사가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는 곳이 돼야 한다. 단순히 ‘부산 매표’를 위해 (이전을) 제시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정구 기자 2025.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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