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유시민 폭행' 피해자들의 호소

서석천 2019. 5. 20. 08:42

정신분열, 대학 포기, 실신…'유시민 폭행' 피해자들의 호소

'서울대 민간인 감금·폭행사건' 피해자들 과거 인터뷰 재조명… 유시민은 폭행 부인

 
입력 2019-05-08 17:21

이거야말로 진상 조사가 필요하다

▲ ⓒKBS2 예능프로그램 '대화의 희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40년 전 민주화운동 당시 사건을 두고 진실공방에 나선 가운데, 유 이사장으로 인해 40년간 공포를 안고 살아온 4명의 피해자를 밀착 인터뷰한 과거 <월간조선> 기사가 재조명받는다.

지난달 20일 유시민 이사장은 KBS 2 예능프로그램 '대화의 희열'과 유튜브 '알릴레오' 등을 통해 1980년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에 연행됐을 때 진술서를 쓴 일을 언급했다. 유 이사장은 "누구를 붙잡는 데 필요한 정보와 우리 학생회 말고 다른 비밀조직은 노출 안 시키면서 모든 일이 학생회 차원에서 이루어진 걸로 진술서를 썼다"면서 "장문의 진술서를 쓰면서도 비밀을 유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를 본 심 의원은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유 이사장의 90쪽 분량 자필 진술서가 다른 민주화인사 77명의 목을 겨누는 칼이 됐고 이 중 3명은 (진술서로 인해) 김대중내란음모사건 24인의 피의자가 됐다"면서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심 의원 주장에 따르면 유 이사장이 1980년 상황을 왜곡하고 자신의 행동을 일방적으로 미화했다는 것이다.

유 이사장이 자신의 만행을 포장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월간조선>은 2006년 2월 "[추적]柳時敏 폭력 피해자 4명의 망가진 人生"이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일명 '서울대 프락치 사건'으로 알려진 '서울대 민간인 감금·폭행사건' 피해자들을 집중조명했다. 

▲ ⓒ월간조선

기사에 따르면 임신현·손형구·정용범·전기동 등 4명의 일반시민은 1984년 복학생협의회 대표 등 서울대 학생회 간부들에게 감금당한 채 '프락치 활동을 했다'는 자백을 강요받으며 폭행당했다.

당시 7급 공무원시험을 준비중이던 전용범 씨는 유시민 일당에게 폭행당한 후 정신분열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전기동 씨는 서울대 학생회 간부들에게 폭행당한 뒤 실신해 병원으로 후송됐다. 이후 그는 일상생활로 돌아오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몸이 아파 의자에 앉지 못하고 바닥에 드러누워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피해자인 임신현 씨는 폭행당한 뒤 대인기피증이 심해져 대학을 포기했다. 임씨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충격이었다. 이놈들이 들어와서 한 시간 패고, 저놈이 들어와서 한 시간 패고…자기들도 프락치가 아니란 것을 알았을 것인데, 민간인을 다짜고짜 패 놓았으니 문제가 될까봐 어떻게든 기록을 남겨 놓으려고 자백을 강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입시공부를 포기하는 대신 단청기술을 배웠다. 

▲ ⓒKBS1 파워인터뷰

이들 4명의 청년은 폭행사건 이후 삶이 뒤죽박죽 꼬여버렸다. 반면 폭행 가담자로 지목된 인물들은 죄책감 없이 명예와 권위를 누리고 있다고 했다. 유시민은 국회의원, 보건복지부장관을 거쳐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맡았고, 윤호중은 열린우리당 국회의원(경기 구리)을 지냈다. 이정우는 변호사가 되었고, 백태웅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교수가 됐다. 

유시민은 2005년 6월 서울고등법원에서 진행된 재판에서 "그냥 학생회관에 오다 현장을 목격했고, 후배들이 물어오면 답을 해주고, 나와 별 상관 없는 일을 앞서서 수습했다"면서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나는 당시 폭행사건을 주도하지 않았으며, 피해자들을 때리지 않았기 때문에 폭행에 관여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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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민주화 동료 배신’ 사실이었다… 진술서 공개 ‘파장’

일요신문, 진술서 입수해 보도… 함석헌·이해찬·김부겸·신계륜 등 행적 언급 확인

입력 2019-04-26 19:24

39년만에 드러난 배신

▲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23일 오전 서울 마포구 노무현재단 강의실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10주기 준비 기자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1980년 ‘서울의봄’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사령부에 운동권 동료들의 이름과 행적을 자백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유 이사장이 최근 “계엄사령부 조사 당시 구타를 당하면서도 비밀조직(동료)은 노출 안 시켰다”고 말한 것이 ‘거짓말’이라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당시 유 이사장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친필 진술서까지 공개돼 유 이사장은 당장 ‘배신자’ ‘거짓말쟁이’ 논란에 휩싸였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22일 이 같은 사실을 밝히며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1980년 '서울의 봄' 민주화운동의 진실을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유 이사장은 앞서 지난 20일 KBS 예능 프로그램 ‘대화의 희열2’에 출연해 “1980년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합수부) 조사 당시 구타를 당하면서도 비밀조직은 노출 안 시켰다”고 주장했다. 

유 이사장은 “뜻밖의 글쓰기 재능을 발견한 곳이 합수부”라며 당시 상황을 밝혔다. 유 이사장은 “(진술서를 쓸 때) 누구를 붙잡는 데 필요한 정보 이런 것, 우리 학생회 말고 다른 비밀조직은 노출 안 시키면서 모든 일이 학생회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썼다”며 “진술서를 쓰고 있으면 안 때리니 밤새 썼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유 이 사장의 이 같은 발언이 ‘거짓말’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심 의원은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유 이사장의 친필 진술서 내용을 지목하며 “스물한 살 재기 넘치는 청년의 90쪽 자필 진술서가 다른 민주화 인사 77명의 목을 겨누는 칼이 되었고, 이 중 3명은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의 24인 피의자가 됐다”고 폭로했다.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은 1980년 당시 신군부 세력이 “5·18광주민주화운동이 북한의 사주를 받은 ‘김대중 일당’의 선동에 의해 시작된 것”이라며 군사재판에 회부한 사건이다. 심 의원은 1980년 6월 말 이 사건의 피의자로 체포돼 중앙정보부에서 고문을 받았다. 당시 심 의원은 서울대 총학생회장, 유 이사장은 총학생회 대의원회 의장이었다. “당시 유 이사장의 진술서가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의 1, 2심 판결문에서 증거로 적시됐다”는 게 심 의원의 주장이다. 

심 의원은 “유 이사장은 역사적 진실을 예능으로 왜곡해선 안 된다”며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에서마저 거짓을 역사적 사실로 왜곡하는 모습을 보고 진실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일요신문>이 25일 단독입수해 공개한 유 이사장 친필 진술서에 따르면, 유 이사장은 운동권 동료들의 이름과 행적을 자세하게 기록했다. dl 기록에서 유 이사장은 “일전에 미처 진술하지 못한 사항이나 잘못된 사항, 불명확한 사항을 상세히 잘못을 수정하고 명확하게 진술코자 한다”고 서술했다. 

진술서에서 유 이사장은 ‘고 김상진(유신체제와 긴급조치에 항거해 할복자살한 민주화운동 인사) 추모식에 김대중 참석 여부’와 관련한 수사관의 질문에 “김대중이 함석헌과 함께 참석했다. 조위금 20만 원을 심재철에 교부하고 조사했다”며 “학생들이 ‘김대중 만세’ 등 구호를 외치며 상당히 과열된 분위기였다”고 진술했다.  

또 이해찬 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이름을 언급하며 “음향시설 철거문제로 한 복학생과 다퉜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복학생이 바로 학기 초부터 민청협 회장이고, 김대중 씨와 관계한다고 소문이 돌던 이해찬이었다”고 적었다고 이 신문은 밝혔다. 

이밖에 유 이사장은 김부겸 현 민주당 의원, 신계륜 전 의원 등의 이름과 행적도 진술서에서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심 의원이 앞서 ‘유 이사장의 진술서’라며 밝힌 내용과 상당부분 일치하는 대목이다. 유 이사장은 해당 진술조서를 작성한 후 불기소로 풀려났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이에 대해 유 이사장은 현재까지 공식 견해를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노무현재단 임원급 관계자는 “유 이사장이 어제 학술회의 행사장에서 (해당 내용과 관련해) 기자들이 질문하면 답변한다고 했는데, 기자들이 질문을 안 해서 입장 표명이 없던 것으로 안다”며 “현재까지 해당 사안과 관련한 공식 입장 표명 일정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