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래(전북 남원순창) 전병헌(서울 동작갑) 최규식(서울 강북을) 박영선(서울 구로을) 박기춘(경기 남양주을) 노영민(충북 청주흥덕을) 양승조(충남 천안갑) 주승용(전남 여수을) 우윤근(전남 광양) 등 민주당 의원 9명이 지난 9일 태국으로 부부동반 골프여행을 떠난 것으로 밝혀졌다. 일부는 귀국했고 일부는 귀국 중이라고 한다. 3선 이강래 의원을 뺀 나머지 의원들은 민주당 재선모임 '10인회' 소속이다. 이들이 해외 여행길에 오른 9일은 새 임시국회가 소집된 날이다. 8일로 회기(會期)가 끝난 지난 임시국회는 여야 대치 때문에 아무 일도 못해 밀린 안건 처리를 위해 새로 국회를 소집한 것이다.
여행을 다녀온 한 의원은 "오래 전부터 워크숍 한번 다녀오자고 했다가 국회 일정 때문에 여러 차례 미룬 끝에 주말을 이용해 다녀온 것"이라며 "큰 문제가 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일부 의원들은 "사비(私費)를 들여 주말 동안 가까운 사람들이 가족여행을 다녀오는 것도 문제냐" "국회의원은 사생활도 없는 거냐"고 했다.
국회의원이라고 다른 직장인처럼 주말을 이용해 해외에서 가족과 휴식 시간을 가져서는 안 되는 거냐는 게 이들의 항변이다. 물론 그럴 수 있다. 그러나 개인 기업에 근무하는 직장인들은 회사 경영이 어려워졌거나 회사에서 무슨 큰일이 터졌을 때는 미리 받아놓은 휴가까지 반납한다. 회사가 비상(非常) 상황인데도 근무일인 금요일까지 끼워넣어 해외에서 부부동반 골프 여행에 나섰다면 그런 월급쟁이는 해고를 각오해야 한다.
나라 경제는 초비상(超非常)이다. 무너질 기업, 정든 직장을 떠나야 할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이 상황에서 국회는 지난 한 달 가까이 파업(罷業)을 해왔다. 민주당은 정부·여당의 법안을 막겠다며 해머와 전기톱, 소화기까지 동원한 난투극을 벌이고 20일 동안 국회 본회의장을 점거 농성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자기 일터를 이렇게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고 곧바로 해외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직업 윤리가 전무(全無)한 것이다. 정상적인 직장에선 우리 국회의원들처럼 직원들이 난동을 피우고 직장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면 회사를 폐쇄하고 폭력 직원들도 폭력 혐의로 사법 처리됐을 것이다.
이번 국회는 100건이 넘는 안건을 처리해야 한다. 보통 직장이라면 며칠씩 야근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민주당 의원들은 회기 첫날인 9일 태국으로 가족여행을 다녀와서 "우리도 다른 사람처럼 즐길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神)이 내린 직장'의 정신 나간 의원이 아니고선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조선일보 사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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