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서석천 2017. 2. 28. 07:47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과 고영태·노승일·박헌영·김수현·최철·류상영·이현정 검찰 조서 2000매 全文 요약, 그 의미 (1/4)

“최순실 군단(軍團)은 대한민국을 ‘공사’ 치려 했고 고영태 사단(師團)은 그런 최순실을 ‘공사’ 치려 했나?”

                           
⊙ 녹음 파일 2000개 보유 김수현 “평소 습관적으로 녹음… 컴퓨터에 저장해 놓아. 휴대전화는
    어플리케이션 설치해 자동 녹음” (2016년 12월 6일 검찰 진술)
⊙ “(고영태) 내가 재단에 부사무총장 그걸로 들어가야 될 거 같아. 그래야 정리가 되지. 
    이사장하고 사무총장하고 존나 쓰레기새끼 같아…” (2016년 6월 13일 녹음)
⊙ 최철(문체부 정책 보좌관) “고영태·김수현·이현정이 나를 통해 문체부 정보 얻어 남들보다 쉽게
    수주받으려 해” 김수현 “맞다” (2016년 12월 6일 검찰 진술)
⊙ 김수현, 친구 최모씨와 통화하며 “지금까지 참고 지낸 것은 그 사람에게 얻어낼 게 많고…”,
    “그 사람은 최순실” (김수현 통화 녹음)
⊙ “(최순실이) 독일로 돈 빼는 게 마음이 급하신 것 같아. 독일로 돈을 빼야 되는데 지금 방법을
    찾자니까” (박헌영 통화 녹음)
⊙ “(최철) 고희동이 연구한 36억짜리 선정되게 해야 하는데… 내가 밀고. 영태 형은 누나가 알아서
    처리해요”
    “(이현정) 이런 거는 말이 나오면 안 되고 빡세게 잘 해야 해. 너, 과장, 영태 등등 나눠 먹으면
    되는 거야” (2015년 1월 30일 오후 10시29분 녹음. 이현정, 최철, 김수현이 고영태와 최순실의
    관계를 이용하여 36억원 관급공사를 관철시켜 나눠 갖겠다는 내용)
⊙ “(고영태) VIP는 이 사람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해. 뭐 하나 결정도.글씨 하나 연설문 토시 하나…
    여기서 수정을 보고 새벽 늦게라도 다 오케이하고… 무슨 옷을 입어야 하고… 전혀 비서에 대해
    모른 애들을 꽂아놓고… 일이 안 돼… 헬스장 트레이너 꽂아놨으니 뭐하겠어…”
    (2015년 4월 7일 녹음)
⊙ “(고영태) 패착이 뭔 줄 알아… 차 감독부터 패착이야… 김종덕부터 패착이야… VIP가 신임해
    봤자야… VIP가 믿는 사람은 소장밖에 없어… 소장이 믿는 사람은 VIP하고 나밖에 없어”
    (2015년 4월 7일 녹음)
⊙ “(최철) 영태 형이… 27일 대통령이 온단 말야(순방 귀국) … 그러면 이제 소장님을 만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미리 이런 얘기를 해놔야 자세히 인제 알아서 소화시켜 할 거 아니야”
    “(이현정) 사단법인을 시작을 해서 최대한 빨리 자본금을 만들어서… 재단 법인을 만들어”
    (2015년 4월 24일 오후 4시26분 녹음)
⊙ “(고영태) 일단은 니들 머리에서 보고서 형식으로 짜줘 봐.
    (최철) 30억씩 받아서 300억짜리 재단인데. 
    (김수현) 10개 대기업에서 30억씩 꽂아가지고 300억짜리가 됐어… 돗자리는 문체부에서 펴주고
    복지 차원에서 자율적으로 가는 거다 이렇게 해야지”
    (2015년 7월 29일 오후 4시46분 최철, 고영태, 김수현 대화 녹음)
⊙ “(고영태) 아유, 내가 삼성을 어떻게 상대해.(웃음)
    (김수현) 소장님한테 얘기해서 위에서 찍는 프로세스 있잖아요(웃음)” (2016년 3월 2일 통화 녹음)
⊙ “(고영태) 얘기하면 뭐하냐 아무것도 도움 안 되는 세관장 앉혀놓고 돈도 못 받고”
    “(고영태) 중요한 또 하나의 오더가 있는데 세관장, 아니 세관장이란다. 국세청장을 하나
    임명하라는데” (2016년 4월 20일 녹취)
⊙ “(류상영) 못 할 게 뭐가 있어요? 문고리도 잡고 있지, 문고리 있는 사람이 돈도 있지. 아직 권력도
    남아 있지. 전임도 그냥 전임이냐, 박정희 때부터” (2016년 7월 4일 녹음)

※ 공사 치다
‘공들여 사기 치다’ ‘접대부들이 돈 많은 손님을 꾀어 큰돈을 거머쥐려는 수작’ 등을 뜻하는 은어
(隱語).
영화 〈내부자들〉에서 우장훈 검사역을 맡은 배우 조승우가 정치깡패 안상구역을 맡은 이병헌이
대권 후보에게 접근하는 모습을 본 뒤 “쟤들 공사 치네”라고 해 유행어가 됐다. 
 

  

1 드러나는 고영태 사단의 실체
 
  ‘최순실 국정농단’의 실체는 2016년 7월 말부터 8월까지 이어진 TV조선의 보도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TV조선은 미르 재단과 K 스포츠 재단이 정권의 특혜를 받았으며 그 배후에 유력 인사가 있다고 보도했다. 한 달 후인 2016년 9월에는 《한겨레신문》이 ‘최순실’이라는 실명을 밝혀 보도했다.
 
  두 재단에서 벌어진 비리의 연결고리가 최순실이며 그가 박근혜 대통령의 대리인 격(格)으로 부를 챙기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었다. 일련의 의혹 보도에 기름을 부은 것은 2016년 10월 24일 jtbc 보도였다. 이 방송사는 “최순실의 것으로 의심되는 태블릿PC를 입수했다”며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태블릿PC 안에 대통령의 연설문을 포함한 각종 국가기밀이 들어 있었다.”
 
  그때부터 민심이 폭발했다. 전국적인 촛불 시위가 벌어졌다. 국회는 특검법과 국정조사에서 이 사건을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으로 명명했으며 박 대통령을 탄핵하기에 이르렀다.
 
  박근혜 대통령이 일패도지(一敗塗地), 헌법재판소의 탄핵 재판까지 떠밀려간 데는 이유가 있다. 상황 하나하나가 한결같이 박 대통령에게 불리했던 것이다. 촛불 집회 참석자 규모를 과장하고 구국(救國) 모임처럼 찬양하고 미화한 언론 보도도 큰 몫을 했다. 그 과정을 요약해 본다. 
  
  ① 최순실의 등장으로 그의 아버지 고 최태민 목사가 다시 기억 속에서 되살아났다. 최태민은 ‘영세칙사’를 자처한 사이비 종교인이었으며 1975년 3월부터 박근혜 대통령에게 접근해 신임을 산 뒤 호가호위(狐假虎威)해 막대한 부를 일구고 숱한 여성을 농락했다.
 
  ② 최태민의 딸 최순실은 정윤회의 전처로, 정윤회는 박 대통령이 의원이던 시절 ‘비서실장’으로 불린 인물이다. 그는 박 대통령 곁을 떠난 뒤에도 비선 실세로 불렸으며 세월호가 침몰하던 2014년 4월 16일 박 대통령과 밀회(密會)했다는 등의 소문이 파다했다. 
  
  ③ 최순실은 진작부터 주목받던 인물이었다. 미국에 있는 언론 ‘선데이저널’은 2014년 12월 28일 ‘정윤회 국정농단’ 기사에서 “정권 후반 최순실이 반드시 정국의 핵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터지기 2년 전이었다.
 
  ④ 국민을 격분케 한 것은 최순실이 저지른 죄질(罪質)이었다. 최순실은 삼성 등 국내 유력 기업으로부터 수백억 원을 받아 미르 재단과 K 스포츠 재단을 만들었으며, 특히 삼성그룹으로부터는 자기 딸 정유라가 쓸 명마(名馬)와 승마훈련 시설을 제공받았다. 
  
  ⑤ 최순실과 정유라의 주변 인물들은 그들이 한결같이 사람을 무시하고 안하무인하는 성격이었다고 증언했다. 그런 그가 딸 정유라를 이화여대에 불법으로 특혜 입학시킨 사실이 드러나자 학부모들이 일제히 격분했다.
 
  ⑥ 최순실이 일방적으로 난타당하는 사이, 박 대통령은 무력했다. 이유는 평소 언론과 인터뷰도 하지 않을 만큼 불통(不通)이었으며 이런 스타일은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든 새누리당에서도 비슷했다. 결국 언론은 대통령을 범죄자 취급하는 듯한 보도 태도를 유지했고 새누리당의 다수 의원은 탄핵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졌다. 이후 새누리당은 분당(分黨)됐고 당명(黨名)까지 사라졌다.
  
  ⑦ 보수 세력이 순식간에, 철저히 붕괴되면서 조기(早期) 대선이 기정사실화됐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 안희정 충청남도 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등 좌파적 성향을 가진 정치인들이 대권 후보 여론조사에서 1, 2, 3위를 차지하자 애국 성향의 시민들이 탄핵 반대 집회를 시작했고 이것은 ‘태극기 집회’로 확대됐다.
 
  ⑧ 대통령 참모들이 검찰과 법원에서 일제히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는 듯한 진술을 하는 등 대통령에게 불리한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 
  
  ⑨ 헌법재판소 역시 박한철 소장의 퇴임에 이어 2017년 3월 13일 퇴임하는 이정미 재판관의 퇴임 전까지 심리를 종결하겠다고 밝혀 대통령 탄핵은 기정사실인 것처럼 비쳤다.
 
  ⑩ 2017년 2월 6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417호 법정에서 예상치 못한 반전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고영태(42)씨에 대해 최순실 측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가 다음과 같은 발언을 한 것이다. 
 

고영태.
  “검찰이 제출한 ‘김수현 녹음 파일’ 3개를 오늘 이 법정에서 들으면서 고영태 증인을 심문하고자 합니다. 고영태에 대한 검찰의 주 심문이 2시간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되므로, 변호인의 반대심문이 시작되기 전까지 검찰 측은 녹음 파일을 들을 수 있도록 준비해 주기를 요청합니다.”
 
  이 발언으로 검찰이 김수현 녹음 파일 2000여 개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처음 확인됐다. 검찰은 이날 “녹음 파일 2000여 개 중 절반은 김수현의 사적인 통화 내용이고 이 사건과 관련된 것은 100개 미만입니다. 29개만 녹취록이 작성돼 있으므로 추후 증거로 제출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김수현 녹음 파일’이란 김수현씨가 이 사건의 주역인 고영태·노승일·박헌영·류상영씨와 통화하거나 대화한 내용을 2014년 5월부터 2016년 8월 사이에 녹음한 것이다. 녹음이 시작된 2014년 5월은 김수현씨가 고영태씨를 처음 만나 ‘최순실 군단’에 합류한 때다. 2016년 8월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던 무렵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김수현 녹음 파일’가운데 압권은 고영태가 말한 “재단 사무총장을 문제를 만들어서 쫓아내고 내가 재단 부사무총장으로 들어가서 재단을 장악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이 발언으로 인해 국민들은 헌정(憲政)을 중단시킨 이번 사태에서 국정을 농단한 최순실과 그런 최씨의 뒷배경이 되어준 박근혜 대통령 못지않게 피해자 혹은 선의의 고발자로 여겨졌던 ‘고영태 사단’도 자신들의 사익을 위해 악역(惡役)을 한 게 아니냐고 생각하게 됐다.
 
  ‘의로운 내부자’로 취급됐던 ‘고영태 사단’이 불순한 의도로 이번 사태를 촉발시켰으며 심지어 ‘대한민국을 공사 친 게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을 하게 된 것이다. 물론 고영태 사단의 악의적 의도가 드러난다고 해서 최순실의 국정농단이 용서될 사안은 아니다. 이에 《월간조선》은 최순실 국정농단의 실체에 더 근접하기 위해 고영태·노승일·박헌영·류상영·김수현·최철씨 등의 검찰 조서 원문(原文)을 입수해 공개한다. 
  
  
  2 고영태 사단의 주요 인물
 
  (1) 고영태
  2012년 연말부터 2016년 8월까지 최순실과 이합집산(離合集散)

 
  고영태(42)는 1976년 광주직할시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친(고규석)은 5·18 때 사망하여 5·18 유공자로 국립묘지 제1 묘역에 안장돼 있다. 전남공고와 한국체대(95학번)를 졸업했고 펜싱 선수로 활동하며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과 개인전 은메달을 땄다. 2009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돼 2010년 법원에서 벌금 1500만원을 선고받았다. 2009년 4월 태국 방콕의 한 클럽에서 처음 만난 사람으로부터 엑스터시를 1정 받아 술과 함께 들이킨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재판부는 고씨가 동종 전과가 없고 잘못을 깊이 반성하는 데다 과거 펜싱 국가대표로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 국가의 명예를 드높였다며 벌금형을 선고했다.
 
  ※ 고영태는 ‘고영태 사단’의 보스 격이다. 그가 최순실과 알고 지낸 것은 만 4년이 안 된다. 시간에 따라 그의 지위는 변한다. 최순실의 오더를 받고 박 대통령의 가방과 의상을 만들어 주던 부하최순실이 각종 재단을 만들어 기업들로부터 갈취한 거액을 빼돌리려는 과정에서 핵심 참모. 
  
  하지만 그는 자신이 추천한 차은택이 마음대로 장관이나 공공기관장 임명에 영향력을 미치고 미르 재단을 농단한 데 비해 K 스포츠 재단에서 최순실의 하수인 역할을 계속하는 데 대해 앙심을 품게 된다.
 
 
  (2) 노승일
  박봉에 최순실 위해 일하다 2차례 잘려… 복수 꿈꿨는데 세 번째 취직한 곳이 마침 K 스포츠 재단

 
  노승일(42)은 1995년 서울체고를 졸업하고 1999년 한체대를 졸업했다. 그해 한체대 대학원에 입학했지만 졸업은 하지 못했다. 1999년 8월부터 1999년 12월까지 경기도 가평의 설악중학교에서 체육 기간제 교사로 일했고 2002년 2월부터 2013년 2월까지 메리츠종금증권 종로지점 등에서 주식 영업과 관련된 일을 했다. 2013년 4월부터 2015년 7월까지는 서울 노원구·은평구, 경기도 의정부시·양주시 등에서 배드민턴 코치로 일했다. 
  
  노승일이 최순실 국정농단을 폭로키로 결심한 것은 2017년 1월 20일 《시사인》의 관련 보도에 잘 나와 있다. 다음은 그 기사를 요약한 것이다.
 
  ※ 노승일은 최순실에게 착취당했다. 열심히 일했지만 대가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두 번이나 해고당하자 가슴 속에 복수심을 불태웠다. 그런 그가 세 번째 다시 최순실과 만난다. 그런 적의(敵意)가 고영태와 결합되면서 상상할 수 없는 폭로전이 전개된다. 
 
노승일.
  〈노승일은 1995년 배드민턴 체육 특기자로 한국체육대학교에 입학했다. 당시 펜싱 특기자였던 고영태와 동기 사이다. 고씨와 20년 지기인 노씨는 고영태를 통해 최순실과 일하게 되었다. 2014년 2월 다니던 증권회사를 그만두고 최순실과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와 유사한 스포츠 영재를 지원하는 사단법인을 만드는 일을 시작했다. 법인의 기본 골격을 갖춰놓자마자 최순실에게 잘렸다. 하루아침에 일자리가 없어져 배드민턴 레슨을 하거나 생선 나르는 일을 했다. 
  
  2015년 7월 말, 최순실 쪽에서 “독일에 갈 생각이 없느냐”는 제안이 왔다. 2015년 8월 10일 노씨는 독일로 가 최순실의 지시로 코어스포츠(비덱스포츠의 전신)라는 스포츠 매니지먼트 회사를 만들기 위해 뛰어다녔다.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살 집과 마방, 호텔(비덱하우스)을 구한 이도 노승일이었다.
 
  그는 부동산을 알아보느라 한 달에 자동차로 2만2000km를 이동하기도 했다. 휴대전화 요금만 40만원이 나왔다. 노씨는 코어스포츠 홈페이지와 명함을 만들었다. 그런 노씨가 코어스포츠에서 맡은 직책은 부장이었다. 하지만 월급이 짰다. 최저생활비와 실비만 받았다. 2015년 8월 26일, 노씨가 독일에 도착한 지 보름여 만에 삼성전자와 코어스포츠의 계약이 성사됐다. 삼성전자가 정유라의 독일 훈련을 위해 220억원을 지원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계약을 성사시키는 과정에서 노승일은 실무를 담당했는데 계약이 성사되자마자 최순실에게 ‘토사구팽’당했다. 노씨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회상했다. “(2015년) 8월 27일로 기억한다. 삼성과 계약이 성사된 다음날이다. 프랑크푸르트의 한 호텔에서 최순실씨가 당초 약속한 월급 350만원 중 200만원은 한국에서 줄 테니, 독일에서는 150만원만 받으라고 했다. 독일 세법이 너무 강하다는 핑계였다.”
 
  이때부터 그는 이를 갈았다. “근로계약서도 안 썼으니 항의할 방법이 없었다. 나갈 때 나가더라도 ‘자료’를 만들어서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조건을 받아들였다.” 노씨가 말한 자료는 바로 이번에 폭로한 내부 문건, 이메일, 카톡 내용 등이다.
 
  그는 치밀하게 자료를 모았고 숨겼다. 최순실에게 들킬까 봐, 신발 밑창에 자료를 모아놓은 SD 카드를 숨겼다. ‘위장용 USB’도 몸에 하나 더 가지고 있었다. 최씨 쪽이 몸을 수색하면 위장용 USB를 넘겨줄 작정이었다. 
  
  2015년 9월 말, 최순실은 노승일을 해고했다. 자신의 측근 윤영식(데이비드 윤)씨를 통해 한국으로 돌아가라고 알렸다. 노씨는 그럴 수 없다며 버텼다.
 
  그러자 최순실은 노씨가 지내던 독일 숙소의 무선 인터넷과 난방을 끊어버렸다. 노씨는 추위를 견디다 못해 부엌에서 전기 오븐을 켜고 그 앞에 앉아 지냈다. 음식도 주지 않았다. 차도 다시 가져가 버렸다. 돈도 없었다. 끼니를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노씨는 냉장고에 있던 곰팡이 핀 마늘장아찌 따위를 씻어서 먹어야 했다. 
  
  노승일씨가 귀국을 거부하자, 최순실은 아예 그가 자는 사이 다른 곳으로 거처를 옮겨 버렸다. 마방 겸 사무실이던 예거호프 목장에는 노씨만 남았다. 2015년 11월 말 어쩔 수 없이 노승일씨는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의 신발 밑창에는 간장에 밥을 비벼 먹으며 모았던 자료가 담긴 SD 카드가 있었다.
 
  귀국 후 한동안 후유증에 시달렸다. 굶주린 탓인지 한 끼에 밥 3~4그릇씩 몰아서 먹는 폭식 부작용이 생겼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던 노승일씨에게 지난해 1월 고영태가 연락을 했다. 그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기업들의 뜻을 모아서 체육재단을 만드는 데 참여하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노씨는 “당시에는 최순실과 연관된 곳이라는 생각을 못했다. 그런데 들어가 보니 이곳도 ‘최순실판’이었다”라고 말했다. 최순실은 사람을 자를 땐 냉혹했으면서도, 노씨가 일을 잘하자 K 스포츠 재단에 채용되는 걸 용인했다.
 
  노씨는 K 스포츠 재단 입사 후 곧바로 그동안 모은 자료를 폭로하리라 결심했다. 은밀하게 지인에게 자신의 계획을 털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임기가 많이 남았는데, 폭로해도 덮일 것이다”라는 만류가 강했다. 그는 때를 기다렸다. 때는 의외로 빨리 왔다. 박근혜 게이트가 불거지면서 노씨도 검찰 특별수사본부 소환조사를 받았다. 
  
  검찰에 자료를 건네기까지 고민도 많았다. 노씨는 검찰조차 믿을 수 없었다. 12시간 동안 조사를 받은 뒤, 노승일씨는 ‘오프더레코드’를 요청했다. 담당 검사에게 “감당할 수 있겠느냐”라고 물었다. 검사가 반문했다. “대한민국 검사가 크게 한 건 하고 그만두면 명예롭지 않겠습니까?” 그 말이 노승일씨의 마음을 붙잡았다. 노승일씨는 갖고 있던 모든 자료를 검찰에 제공했다.〉
 
 
  (3) 박헌영
  고영태·노승일의 한체대 2년 후배로 K 스포츠 재단 과장

 
박헌영.
  박헌영(40)의 검찰 진술 조서에 의하면, 그는 2003년 9월경 대학을 졸업하고 퍼스트커뮤니케이션즈 프로모션 팀에 입사해 2년 정도 근무한 뒤, ING생명보험에서 보험 일을 하였다. 그 후 리더스 커뮤니케이션즈라는 회사에서 스키 행사 및 기획 관련 일을 했고 대명리조트에서 스키강사로 1년 정도 근무한 뒤 놀고 있던 중 한체대 2년 선배인 고영태 소개로 2016년 1월경 K 스포츠 재단에 과장으로 입사했다. 
  
  
  (4) 김수현
  녹취 파일 2000개로 일약 주목, 안 낀 데 없어

 
  김수현(37)은 2005년 안양과학전문대 건축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졸업 후, 김씨는 인터넷 쇼핑몰을 하다 2007년까지 건축회사에서 근무했고 그 후 6개월간 필리핀에서 어학연수를 했다. 이후 김수현은 2014년 지자체 선거 때 안산시장 후보로 출마한 ‘박주원 캠프’에서 회계 책임자로 일했다.
 
  김수현이 고영태를 만난 것은 이 무렵이다. 김씨에게 고씨를 소개한 사람은 이현정이다. 김수현은 검찰 조사에서 고영태를 만나게 된 경위를 이렇게 진술했다. 
  
  “이현정이 ‘가방을 만드는 동생인 고영태가 있는데, 컴퓨터를 할 줄 모르니 컴퓨터 작업을 좀 도와줘라. 고영태 주변에 좋은 사람이 많으니까 열심히 하면 돈 걱정 없이 생활할 수 있을 것이다. 고영태는 VIP 가방을 만들어서 돈이 많다’고 했다. 그래서 2014년 4월경, 서울 논현동에 있는 커피숍에서 고영태를 만나 다음달 1일부터 서울 삼성동에 있는 사무실에 출근해 고영태, 최순실과 함께 일을 하게 됐다.”
 
 
  (5) 최철
  최순실·고영태 사단과 문체부를 잇는 트라이앵글의 중심

 
  서울에서 중·고등학교를 졸업한 최철(39) 전 보좌관은 연세대학교 체육학과에 다녔다. 2003년 대학 졸업과 동시에 장교 임관, 2009년 6월에 대위로 전역했다. 2009년 8월 말쯤부터 2010년 1월 중순까지 삼척의 한 초등학교에서 체육강사를 했다.
 
  최 전 보좌관은 2010년 1월 중순 국회의원이었던 김옥이 현 보훈복지공단 이사장 사무실에 5급 비서관으로 채용되면서 국회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2010년 8월 한나라당(새누리당) 대표 최고위원 경선 당시 이성헌 캠프에서 2개월간 파견근무를 하기도 했다. 2012년 5월 30일부터 2014년 1월까지는 현영희 전 의원 보좌관으로 활동했다. 최 전 보좌관은 2014년 5월 신의진 전 의원(현 연세대 의대 정신과 교수)실 5급 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같은 대학 선배가 신 전 의원실 보좌관으로 있어 가능했다. 
  
  
  (6) 류상영
  고영태·노승일과 한체대 95학번 동기

 
  류상영(42)은 최순실 소유의 강원도 평창군 용평면 도사리 목장 부지에 어린이 전용 리조트(말목장, 캠핑장 등 운영)를 지어 리조트 운영권을 받을 생각으로 최씨 주변을 맴돌았다. 다른 등장인물보다 늦은 2016년 6월 중순쯤 고영태의 소개로 최순실과 만났으나 나중에는 고영태보다 더 최순실과 밀착했다.
 
 
  3 최순실과 고영태 사단의 관계도 및 이번 사건의 총평
 
  《월간조선》이 입수한 검찰 조서 원문은 A4 2000매가 넘는다. 이 기록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다음과 같은 추론이 가능했다. 
  
  ① 최순실은 《월간조선》 2월호 〈원조 친박이 말하는 ‘속(續) 박근혜·최태민·최순실 전기〉에 나오는 것처럼 2014년까지 박 대통령의 수발을 드는 시종 역할에 충실했다.
 
  ② 그랬던 최순실이 돌연 각종 재단을 국내외에 설립하고 기업으로부터 거액의 출연금을 거둬 사익(私益)을 채우려 했다. 이유는 첫째, 자신과 40년 넘게 관계를 가졌던 박근혜 대통령이 임기 말을 향해 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지막 한탕 혹은 수확(收穫)을 노린 것이다. 아마 그는 자신이 오랜 세월 바친 땀에 대한 정당한 대가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둘째, 앞서 밝힌 기사처럼 삼성그룹이 단독으로 최순실의 딸 정유라를 위해 거액을 지출한 것이 최순실의 범의(犯意)에 확신을 주었을 것이다. 
  
  ③ 최순실의 마지막 목표는 미르와 K 스포츠 재단에 유입된 돈을 독일에 만든 비덱스포츠로 빼돌려, 자기 딸 정유라를 ‘스포츠 매니지먼트 그룹 회장’으로 만들려고 한 것으로 추정된다.
 
  ④ 문제는 최순실이 그런 거대한 범죄를 꿈꾸기에는 지식과 능력과 도량이 부족한 인물이었다는 것이다. 최순실은 거의 ‘구멍가게’ 수준으로 국정농단팀을 꾸렸다. 그 팀이 바로 ‘고영태 사단’이다. 
  
  ⑤ 검찰 조서에서 드러난 최순실은 한마디로 안하무인이었다. 첫째, 별 능력 없는 사람들을 썼고, 둘째 그들에게 함부로 굴었으며, 셋째 노력에 따른 금전적 대가도 충분히 치르지 않았다. 결정적으로 최순실은 한번 해고한 사람을 재기용했다. 인력 관리의 기본이 안 됐던 것이다. 그는 그것이 ‘시혜’라고 느꼈을지 모르지만 당사자들에겐 앙심이 가중되는 결과를 낳았다.
 
  ⑥ 고영태는 최순실이 박 대통령에게 그랬던 것처럼 최순실의 충실한 심복이었지만 두 가지 이유로 최순실에게 복수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첫째, ‘견마지로(犬馬之勞)’를 다한 자신은 별다른 금전적 이득도 없었고, 항상 무시당했는데도, 둘째 자기가 소개한 차은택은, 추천한 인물이 장관 등으로 임명되는 등, ‘차별당했다’고 느꼈던 것 같다. 
  
  ⑦ 고영태의 친구 노승일은 두 차례나 최순실에게 당했다. 특히 독일에서 최순실이 노승일에게 한 행동은 ‘악덕사업주’를 능가했다. 그는 독일에서 춥고 배고프게 지내며 앙갚음을 다짐했는데 고영태의 소개로 그가 들어간 곳 또한 최순실의 K 스포츠 재단이었다.
 
  ⑧ 최철은 새롭게 등장한 인물이다. 장시호와 연세대 동기 동창으로, 최순실-고영태 사단-김종덕 및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김종 전 문체부 2차관 사이를 오가며 줄다리기를 한 인물이다. 최철이 한 행태를 보면 우리 문체부가 국가기관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⑨ 류상영은 고영태·노승일과 한체대 동창이지만 목적이 달랐다. 그는 철저하게 최순실에게 대가를 얻기 위해 노력했다.
 
  ⑩ 박헌영은 고영태·노승일·류상영의 한체대 2년 후배로 고영태 사단에서 책사(策士) 노릇을 했다. 
  
  ⑪ 김수현은 2014년 5월 1일부터 최순실·고영태와 함께 일했지만 짧은 기간에도 놀랄 만한 존재감을 발휘한다. 그것은 그가 ‘모든 통화를 녹음하는 습관’ 때문이다. 그가 녹음한 2000여 개의 파일은 박 대통령 탄핵 사태 막판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⑫ 이 외에도 최순실과 고영태 사단 사이에는 이현정이라는 미지의 인물이 개입해 있다. 
  
  ⑬ 고영태 사단은 일치단결되기는커녕 사안마다 서로를 견제했다. 뿐만 아니라 서로의 통화를 녹음하고 촬영하기도 했다.
 
  ⑭ 최순실과 고영태 사단이 농탕질을 친 대한민국 정부는 한마디로 공적 기능을 상실한 것처럼 보인다. 고영태 사단은 국세청을 비롯해 각종 정부 인사에 개입하는데 그들은 검찰에서 한결같이 ‘최순실의 지시였다’는 핑계를 댄다.
  
  ⑮ 이 모든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극소수 측근에 의존했기 때문이라는 책임을 면할 수 없다. 그 와중에 편향된 언론 보도, 그에 따른 정치권의 변심이 나라 자체를 혼돈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었다.
 
  ⑯ 사태의 전개 과정을 보면 몇 번이나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던 기회가 있었다. 정윤회 문건 파동이라든가, 문체부 정책 보좌관 최철에 대한 감찰 시도 때 정확한 조치가 취해졌더라면 최순실 국정농단 시도는 미수에 그쳤을 것이다. 
  
  ⑰ 김기춘 전 비서실장·우병우 전 민정수석을 비롯한 사정(司正) 라인은 이 시기 거의 제 기능을 못했다. 그 와중에서 안종범 전 수석 같은 인물들이 대통령을 위한답시고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했다.
 
  ⑱ 국내 굴지의 기업들은 어처구니없는 사기극의 피해자지만 일부 기업은 대가를 바란 정황이 짙다. 
  
  ⑲ 김수현의 녹음 파일은 이 사건을 수사한 검찰의 자세에도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 즉 특정한 방향으로 수사를 이끌고 가려 한 저의가 엿보인다.
 
  ⑳ 이번 사건은 조속히 재단할 일이 아니다. 녹음 파일의 존재로 사건은 새로운 형국으로 접어들었다.


-월간조선3월호에서-


‘고영태 파일’이 중요한 이유

고영태는 음모의 기획자인가
탄기국 측 “2391개의 통화 파일에 대통령 탄핵 사태 불러온 음모 정황담겨            






“내가 저기 재단으로 (K스포츠재단에) 부사무총장 그걸로 아예 들어가야 될 것 같아.… 그리고 일하다 보면 우리가 다 장악하는 거지.”(고영태 전 더블루K 상무, 2016년 6월 13일)
   
   “영태형이 소장(최순실)을 죽이려고… 죽이려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언론사에) 다 준 거예요.”(김수현 전 고원기획 대표, 2016월 7월 4일)
   
   “이진동 위원장하고 뭔가 빅딜을 해서 그 사람 영향이 제일 좋다는 거지. 그 다음에 뭔가 나왔을 때 꼬리 자르고. 아무 때나 우선 다 탈출하면 돼. 엑시트(exit).”(류상영 전 더블루K 부장, 2016월 7월 4일)
   
   “이미 나왔던 자료들 내서 뭐하겠어. 좀 더 강한 거 나왔을 때 한꺼번에 터뜨리고 싶다 이거야. 그래야 한방에 죽일 수 있는 거지.”(고영태, 2016년 7월 11일)
   
   
   선의의 내부 고발자인가, 탄핵 사태를 불러온 음모의 기획자인가.
   
   ‘고영태 녹음 파일’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정국의 주요 변수가 됐다. 탄핵 기각을 주장하는 측은 탄핵 심판의 계기가 된 최순실 사태가 최씨의 측근이었던 고영태(41)씨의 음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최순실씨의 비리를 처음 언론에 폭로한 고영태씨와 그 측근들 사이에 오간 통화 녹음 파일이 이런 주장의 근거다. 이 녹음 파일은 고씨의 측근인 김수현 전 고원기획 대표가 녹음한 것이다. 김씨는 자동 통화녹음 앱을 이용해 모든 통화를 녹음하는 습관이 있었다. 녹음 파일은 총 2391개에 달한다. 김수현씨의 컴퓨터에 보관돼 있던 걸 검찰이 확보했다. 녹음은 김씨가 최순실 사단에 합류한 2015년 1월 시작돼 TV조선의 최순실 사태 첫 보도가 나간 2016년 7월 6일 무렵까지 이어졌다.
   
   우선 ‘고영태 녹음 파일’에는 고씨와 김씨가 ‘작전’을 운운하며 “검사와 만나서 이야기했다”는 대목이 나온다. 이 말이 녹음된 3월 4일 고씨와 김씨는 전화로 이런 대화를 나눴다.
   
   “무슨 작전 이야기인데?”(고영태) “그 검사 만나서 이야기한 거 어떻게 됐냐 그랬더니 (이진동 기자가) 다음주 월요일날 만난다고 하더라고요. 그걸 보고 이진동 기자와 연락한다고 말씀드리려 했어요.”(김수현)
   
   여기서 등장하는 이진동 기자는 현 TV조선 특별취재부장으로, 최순실씨 관련 특종 보도를 한 기자다. 이 대화에 등장한 검사가 누구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 측은 검사의 정체를 알려주는 사람에게 1억원의 현상금을 준다는 약속을 했다. 탄기국 정광용 대변인은 전화통화에서 “현직 검사가 고영태와 협잡해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는데 왜 중요하지 않느냐”고 했다.
   
   탄핵 기각을 주장하는 측에서 고영태 녹음 파일을 중시하는 또 다른 이유는 고영태씨와 그 주변 인물들이 K스포츠 재단과 더블루K를 장악해 사익을 추구하려는 정황이 이 녹음 파일에 고스란히 들어있다는 것이다. 사익을 추구하려는 이들의 불순한 동기가 음모의 배경에 깔려 있다는 주장이다. 녹음 파일에는 이런 대화가 나온다. 
   
   “내가 제일 좋은 그림은 뭐냐면, 이렇게 틀을 딱딱딱 몇 개 짜놓은 다음에 빵 터져서 날아가면 이게 다 우리 거니까. 난 그 그림을 짜고 있는 거지.” (고영태, 2016년 6월 17일)
   
   녹음 파일에 따르면 고영태씨를 비롯한 측근들이 K스포츠재단을 장악하려고 했던 것은 확실하다. 고씨와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 박헌영 전 K스포츠재단 과장 등은 K스포츠재단을 통해 정부 예산을 타 쓰려고도 했다. 그러나 사업이 여의치 않고 최순실씨와의 사이도 틀어지면서 언론을 통해 최씨의 비리와 국정농단을 폭로하기로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녹음 파일에 등장하는 검사는 누구?
   
   ‘고영태 녹음 파일’에 등장하는 고영태씨와 주변 인물들은 학맥 등으로 얽혀 이전부터 서로 알고 있던 사이다. 고씨의 주변 인물들은 서로 두 축으로 얽혀 있다. 한 축은 특정 선거캠프 출신들이고, 다른 한 축은 한국체육대학 동문들이다. 월간조선이 입수한 김수현 등에 대한 검찰 조서에 따르면, 김수현씨는 2005년 안양과학전문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후 인터넷 쇼핑몰을 하다 2007년까지 건축회사에서 일했다. 2008년 18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안산상록 지역구에 출마한 이진동 한나라당 후보 캠프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바 있다. 김수현씨는 2014년 지자체 선거 때 안산시장 후보로 출마한 박주원(당시 한나라당, 현 국민의당) 캠프에서 일하다 고영태씨와 만났다. 
   
   고영태씨는 한체대 95학번으로 K스포츠재단과 더블루K에는 고씨의 한체대 동문 세 명이 근무했다. 최순실씨가 설립한 회사인 더블루K에서 부장을 맡은 류상영씨는 고씨와 같은 한체대 95학번 동기다.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 역시 한체대 95학번 동기다. 그는 최순실씨로부터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하자 그의 비리를 입증할 증거를 수집해 폭로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K스포츠재단 전 과장인 박헌영씨는 고씨보다 한체대 2년 후배다. 대학교를 졸업한 뒤 스키 관련 일을 하다 쉬던 중 고씨의 소개로 K스포츠재단에 입사했다.
   
   녹취 파일에 등장하면서 새롭게 주목받는 인물은 이현정씨다. 고영태 녹음 파일을 본격적으로 알린 우종창 전 월간조선 편집위원은 “고씨와 김씨, 이진동 기자 사이의 연결고리인 이현정이라는 사람이 누구인지 미스터리”라고 말했다. 40대 후반의 여성인 그는 이진동 기자와 연세대 동문으로 알려졌다. 그는 정치권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선거가 있을 때마다 과거 한나라당 선거캠프에서 캠프를 총괄하는 일을 해 왔다. 이진동 TV조선 기자가 2008년 총선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안산상록 지역구에 출마했을 때 캠프 회계담당자로 일했다. 한나라당 사무총장으로 있던 이성헌 의원이 2010년 대표최고위원 경선에 나섰을 때는 이성헌 캠프 선거참모로도 일했다. 그는 고영태 녹음 파일 곳곳에 등장한다.눈길을 끄는 것은 그가 이메일 계정 삭제를 지시한 2016년 6월 23일의 통화 내용이다. 그는 김수현씨와의 통화에서 TV조선의 보도를 예상하고 증거 인멸을 시도했다.
   
   “그 뭐지. 우리 지메일… 예전에 지메일 있었잖아. 왜 공동으로 보는 지메일 하나하고 장관님 거하고 메일 하나 있었지? 받는 거하고. 그거를 없애야 하는데…. 그거를 아예 구글에서 계정을 삭제를 해야 해. 알았지?”(이현정, 2016년 6월 23일)
   
   이현정씨는 고영태씨와 최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정책보좌관을 연결한 인물이기도 하다. 최철 전 보좌관은 최순실 사단과 문체부를 직접적으로 연결한 사람이다. 그는 지난해 검찰 조사에서 “이현정씨의 소개로 장관 보좌관이 됐다”고 말했다. 최 전 보좌관은 2010년 1월 국회의원이었던 김옥이 현 보훈복지공단 이사장 사무실에 5급 비서관으로 채용되면서 국회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신의진 전 의원 사무실에서 근무하다 2014년 김종덕 당시 문체부 장관 정책보좌관으로 옮겼다. 연세대 사회체육학과를 2003년 졸업한 그는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씨와도 동문으로 절친한 사이로 알려졌다.
   
   이 모든 인맥의 중심에 있던 고영태씨는 누구인가. 고씨는 1976년 전남 담양군에서 태어났다. 광주광역시에 있는 전남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한국체육대학교에 95학번으로 입학해 펜싱선수로 활동했다.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에서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 개인전 은메달을 딴 뒤 2002년경 은퇴했다. 고씨의 아버지는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때 희생됐다. 국가유공자로 지정돼 국립묘지 제1묘역에 묻혔다. 
   
   고씨가 펜싱계에서 은퇴한 후 잡화 브랜드 ‘빌로밀로’를 론칭한 2008년까지 약 6년간 어떤 일을 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된 본인의 설명과 주변 증언을 종합하면 고씨가 술집에서 일한 것은 확실하다. 고씨가 직접 접대부로 일했다는 증언도 여러 건 있다. “고씨가 20세 연상인 최순실과 서로 ‘반말’을 하는 사이로 매우 친하게 지냈다”는 주변 증언도 이를 뒷받침한다. 다만 고씨 본인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본인이 직접 접대부로 뛰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고씨는 2008년 잡화 브랜드 ‘빌로밀로’를 론칭했다. 박 대통령이 2013년 당선인 시절 이 업체의 가방을 든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면서 ‘빌로밀로’는 더욱 유명해졌다. 고씨는 지난해 12월 열린 국조특위 2차 청문회에서 “최순실이 대통령에게 빌로밀로 가방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빌로밀로는 2014년 8월 폐업했다. 

   고씨는 늦어도 2014년부터는 최씨와 사업을 함께하는 사이로 발전했다. 고원기획, 모스코스, 코어플랜 등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 법인들이 2014년부터 2015년 사이 집중적으로 만들어졌다. 고씨는 이 중 코어플랜의 대표를 맡기도 했다. 이후에는 더블루K의 상무이사가 되어 더블루K를 관리했다. 더블루K는 K스포츠재단에서 발주한 일감을 받기 위해 설립한 사실상 최순실씨의 개인 회사다.
   
   고씨는 전과가 있다. 2009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돼 이듬해 법원에서 벌금 1500만원을 선고받았다.    
   고씨가 마지막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보인 것은 지난 2월 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최순실씨의 9차 공판이다. 고씨는 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대통령 대리인단은 이날 고씨에게 헌재의 탄핵 심판에 출석하라고 요구했으나 고씨는 이를 거부했고, 헌재는 직권으로 증인채택을 취소했다. 고씨는 현재 “가족들이 걱정한다”는 이유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고영태 폭로 진짜 이유는?
   
   고씨가 최순실 사건을 폭로한 진의는 무엇일까. 고영태 녹음 파일을 확인하면 실제로 고씨가 TV조선의 보도가 시작된 2016년 7월 6일 이후에도 해당 기자를 만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진동 위원장 잘 만나셨어요?(김수현, 2016년 7월 10일)
   
   “응.”(고영태)
   
   “얘긴 잘 되셨나요?”(김)
   
   “뭐 딴일은 없고 허락받겠다고 해서 가는 건데, 월요일부터 차 감독(차은택) 얘기 살짝 세게 나오고 하나하나 하다 보면 다른 데서도 ‘어 이게 뭐가 있네’ 하고 같이 덤빈다 이거지.”(고)
   
   “우리 이거 잘못되면은 어떡할 거냐. 이거 다 날아가는 거다.”(김)
   
   “차 감독은 이런 식으로… 다 정리하고 있다. 내가 언뜻 차 감독이라는 사람 넌지시 이야기한 적이 있거든. 이 사람처럼 행동하지 마라. 똑같이 모든 게 다 날아간다.”(고)
   
   최철 전 보좌관이 검찰에서 증언한 바에 따르면 고씨는 차은택씨와 사이가 나빴다. 그 이유는 자신이 최순실씨에게 소개한 차씨가 자신보다 더 최씨의 신임을 얻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최순실씨의 영향력 아래에서 차씨가 추진한 사업은 승승장구한 반면 고씨가 추진한 사업은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이 때문에 고씨가 우선 차씨를 타깃으로 삼아 폭로전을 시작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최씨를 직접 겨냥한 이른바 ‘의상실 영상’도 고씨가 만들었다. TV조선 보도로 세상에 알려진 신사동 샘플실 영상이 고씨의 작품이다. 그가 의상실에 있는 CCTV 영상을 언론사에 넘겼다. 탄기국 측에서는 이 의상실 영상에 대해서도 “CCTV가 아니라 몰래카메라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고씨가 직접 밝힌 폭로 이유는 다르다. 고씨는 국조특위 청문회에서 최씨와 멀어진 이유에 대해 “(최씨가) 2년 전부터 모욕적인 말과 밑의 직원들을 사람 취급을 안 하는 행위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최씨가 정유라의 강아지를 자신에게 맡겼다가 찾으러 왔는데, 골프를 치러 가는 바람에 연락을 못 받아 싸운 일도 있다고 말했다.
   
   기자는 수차례 고영태씨의 휴대전화로 연락해 녹음 파일에 대한 입장 설명을 요청했지만 답신을 받지 못했다.

-고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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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국정농단’ 의혹과 고영태·노승일·박헌영·김수현·최철·류상영·이현정 검찰 조서 2000매 全文 요약, 그 의미 (2/4)
       


 4 고영태·노승일·박헌영·김수현·최철·류상영 검찰 신문 조서 全文 요약
 
  노승일
  검찰 진술 조서 전문 요약·
  2016년 10월 25일
  서울중앙지검 1018호실

 
  ※ 이날 조사에서 노승일은 대부분의 질문에 거짓말로 일관했다. 검찰을 믿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K 스포츠 재단에 대한 각종 의혹에 한결같이 ‘모른다’고 답했다. 최순실을 아느냐는 질문에도 ‘모른다’고 두 차례나 부인했다. 최순실의 지시를 받고 스포츠 매니지먼트 회사를 세우기 위해 독일로 간 이유에 대해서도 “독일로 이민을 가고 싶은 마음이 있어 독일 뒤셀도르프로 가서 지인의 집에 머무르며 독일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 자영업으로 무엇이 적당한지 등을 검토했다”고 말했다.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이랬던 노승일의 태도는 이틀 뒤인 10월 27일 검찰 조사 때부터 180도로 바뀐다. 적극적으로 수사에 협조한 것이다.
 

  고영태·노승일
  검찰 진술 조서 전문 요약·
  2016년 10월 27일
  서울중앙지검 1018호실

 
  고영태
 
  문=오늘 출석한 이유는.
 
  고영태=최순실과 관련된 각종 의혹에 대해 더 이상 침묵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 용기를 내 오늘 출석하게 됐다. 내가 용기를 내어 진술한다고 과연 검찰이 내 말을 믿어줄까 하는 의구심, 나만 바보가 되고 내 가족들만 피해를 당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들 때문에 망설였는데 저와는 한체대 동기로서 우정이 매우 두텁고 현재는 K 스포츠 재단에 근무하는 노승일 부장이 며칠 전 검찰에서 조사받고 나와 저에게 전화하여 ‘검찰에서 의지를 갖고 수사하는 것 같다. 사실대로 진술해도 되겠으니 하루라도 속히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들을 모두 털어놓고 마음 편히 살자’라고 하며 용기를 주어 어제까지 태국에 있다가 금일 아침 몇 시 비행기를 타고 공항에 도착한 다음 노승일 부장을 통해 검사님께 출석하여 사실대로 진술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금일 출석한 것이다.
 
  문=진술인이 임의 제출한 각종 서류들은 무엇인가.
 
  고영태=주로 제가 최순실이 실소유주인 더블루K에서 상무로 근무하면서 최순실로부터 받은 서류, 최순실 또는 저의 순차 지시를 받아 K 스포츠 재단에서 만든 서류들로서 최순실이 K 스포츠 재단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운영하는 데 관여하였음을 입증할 수 있는 서류들이다.
 
  문=진술인의 학력은.
 
  고영태=1995년 2월경 전남 광주시에 있는 전남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였고 1999년 2월경 한국체육대학교 체육학과를 졸업했다.
 
  문=진술인은 펜싱 선수로 활약했던 것으로 보이던데 맞는가.
 
  고영태=중학교 때부터 펜싱 선수로 활동을 하며 국내 전국체육대회에서 수 회 메달을 땄고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펜싱 사브르 단체전에서 금메달, 개인전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적이 있다. 2002년경부터는 선수생활을 그만두고 사회생활을 하였다.
 
  문=진술인의 사회 경력은.
 
  고영태=선수생활을 그만두고 서울에서 동대문이나 남대문에서 옷을 도매로 사다가 소매로 파는 보따리 장사, 이탈리아에서 의류 및 액세서리 등을 병행 수입하여 판매, 가라오케 운영 등을 하다가 나이가 더 먹기 전에 기술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가방 기술을 배워 2008년경에 청담동에 ‘빌로밀로’라는 상호의 사무실을 두고 직접 사무실을 찾아오는 사람들이나 인터넷으로 주문하는 사람들을 상대로 가방, 핸드백, 지갑 등을 판매하는 일을 했다.
 


  문=최순실을 언제 어떻게 알게 됐나.
 
  고영태=2012년 말경 ‘빌로밀로’를 운영하던 중 어느 날 저에게 가방을 구매한 지인들 중 일부가 가방을 구입하려 하니 신상품을 가지고 카페 같은 곳으로 와서 선을 보이라고 하여 신상 가방과 지갑 등을 갖고 지인들이 오라고 한 장소에 가서 신상품 소개를 하였는데 그중에 악어가죽으로 만든 지갑 한 개와 소가죽으로 만든 핸드백 한 개를 산 여자가 있었는데 그 사람이 바로 최순실이었다.
 
  문=어떤 계기로 최순실과 개인적인 친분을 갖게 됐나.
 
  고영태=저는 주로 일부 특정 고객들의 제작 주문을 받고 판매를 했는데 최순실이 위와 같이 처음으로 제가 만든 가방을 구입한 후 제가 제작한 가방이 마음에 들었는지 저에게 지퍼는 이렇게, 색깔은 저렇게 하는 식으로 몇 차례 특정한 가방을 제작해 달라고 주문하고 제가 주문받은 가방을 만들어 최순실에게 직접 전달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친분이 형성됐다. 최순실은 저에게 “내(최순실)가 알기로 고 사장은 펜싱 선수로 금메달을 획득한 체육 전공자라고 하는데 앞으로 체육에 대해 물어보면 잘 설명을 해달라고 하여 최순실이 체육에 대해 물어오면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 설명을 해줬다. 그러던 중 2013년 초순경 우연히 인터넷에서 대통령의 패션에 관한 내용을 보고 제가 최순실에게 판매한 가방 가운데 일부를 현 박근혜 대통령께서 공식 행사에 사용하였다는 것을 보고 최순실이 저에게 주문을 의뢰하여 구매한 가방을 대통령에게 전달하였을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런데 그 후 어느 날 최순실이 저에게 가방을 제작하는 데 시간이 매우 촉박하게 주문하여 제가 최순실에게 ‘주어진 기간까지 가방을 제작하는 데 시간이 너무 촉박하여 어렵다’고 하자 최순실이 ‘대통령이 순방할 때 입을 옷이 먼저 결정되어야 옷 색깔 등에 맞는 가방을 주문할 수밖에 없어서 그렇다’고 하기에 제가 최순실에게 ‘그렇다면 제가 옷과 가방을 모두 제작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 같으니 제가 옷과 가방을 모두 만들어 드리겠습니다’라고 하자 최순실이 ‘고 사장이 제작한 가방은 대통령께서 사용하실 것입니다. 옷도 대통령께서 입어야 하니 옷을 제작할 수 있는 전문가를 잘 선별해 보십시오’라고 하기에 비로소 최순실이 제게 주문 의뢰하여 만든 가방을 대통령에게 드린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알게 됐다.
 
  제가 옷을 전문적으로 제작할 수 있는 전문가를 선별하여 그들의 이력서를 작성해 최순실에게 주었더니 대통령의 옷을 만드는 사람은 청와대에서 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하였고 검증 결과 이상이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문=그러면 2013년 중순경부터 진술인이 최순실의 부탁을 받아 대통령이 사용하실 옷과 가방을 제작하기 시작했단 말인가.
 
  고영태=그렇다. 그때부터 2014년 초순경까지 대통령이 외국을 순방하실 때나 또는 외국 귀빈을 영접할 때에 맞추어 옷과 가방을 만들어 드렸다.
 
  문=대통령을 위한 옷과 가방을 2014년 초순경까지만 제작한 이유는 무엇인가.
 
  고영태=2014년 초순경 인터넷 《매일경제신문》에 제 이름과 ‘빌로밀로’ 회사 이름까지 거론하며 ‘영세 가방 제조업자가 대통령 가방을 만들다가 망했다’는 취지의 기사가 보도된 적이 있는데 저는 기자에게 위와 같은 말을 한 적이 없는데도 마치 제가 기자에게 ‘이익도 별로 없는 대통령 가방 만드느라 망했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처럼 보도되어 억울해하며 해당 기자에게 왜 사실과 다른 기사를 올려 난감하게 만드냐고 따지면서 기사를 내리라고 하였는데도 평상시 사람을 잘 믿지 않던 최순실은 위 기사를 접하고 제가 마치 기자에게 기사 내용과 같은 말을 한 것처럼 의심하며 최순실이 더 이상 대통령이 입을 옷을 만들지 말라고 하여 그때부터 대통령을 위한 옷과 가방 제작하는 일을 그만두게 됐다.
 
  문=대통령의 옷과 가방을 제작하는 과정은 어떠한가.
 
  고영태=처음에는 윤전추 행정관으로부터 대통령의 신체 사이즈를 통보받아 옷을 제작하였는데 가봉 과정에서 옷이 대통령의 신체에 잘 맞지 않는 경우가 있어 제가 고용한 디자이너들이 청와대를 직접 방문하여 대통령의 신체 사이즈를 정확히 체크하였고 최순실이 대통령이 언제, 어떤 나라를 방문할 예정이라면서 언제까지 옷을 만들라고 하면 대통령이 순방할 나라가 좋아하는 색깔 또는 싫어하는 색깔 등을 찾아보고 그에 따라 옷을 만들어 드렸다.
 
  문=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케미컬은 이미 2016년 4월 5일 17억원을 K 스포츠 재단에 출연금으로 지급하였는데 또다시 롯데그룹으로부터 70억원을 지급받은 경위는.
 
  고영태=최순실이 K 스포츠 재단 전 사무총장 정현식과 박헌영 과장에게 K 스포츠 재단이 롯데그룹으로부터 지원금을 교부받을 사업계획안을 세우라고 한 다음 사업계획안이 만들어지자 박헌영 과장에게 ‘이미 롯데 측과 얘기가 다 되어 있으니 롯데그룹 관계자들과 만나 사업계획을 설명하고 지원 협조를 구하면 돈을 줄 것이다’라는 취지로 지시하여 저와 위 박헌영 과장이 롯데그룹 관계자를 만나러 가서 박헌영 과장이 롯데그룹 관계자에게 사업계획을 설명하며 K 스포츠 재단에 지원해 줄 것을 요청한 것이다.
 
  문=‘이미 롯데 측과 얘기가 다 됐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고영태=청와대 안종범 수석이 롯데 측에 K 스포츠 재단에서 계획하는 사업에 지원하라고 이미 말해 놓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문=K 스포츠 재단은 롯데 측으로부터 70억원을 지급받은 다음 6월 9일부터 6월 13일까지 전액을 다시 롯데그룹 계열사로 반환하였는데 그 이유는.
 
  고영태=롯데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가 개시된다는 소식이 있어 롯데그룹으로부터 돈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 마치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 무마 명목으로 받은 것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에 안종범 수석이 K 스포츠 재단에 빨리 롯데에 반환하라고 지시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다.
 
 
  노승일
 
  문=최순실을 모른다고 하는 등의 진술을 했다가 태도를 바꿔 사실대로 진술하겠다고 하는 이유가 뭔가.
 
  노승일=보복을 당할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2016년 10월 21일 K 스포츠 재단 초대 이사장이셨던 정동구 전 이사장이 검찰 조사를 받았고 2016년 10월 23일에는 K 스포츠 재단 김필승 이사님이 검찰에 출석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2016년 10월 23일 아침 K 스포츠 재단 2층 사무총장실에서 김필승 이사님이 ‘어제 안종범 수석보좌관으로부터 검찰 출석 시 진술할 내용에 대하여 지시를 받았다’고 하면서 안종범 수석으로부터 받은 2페이지 분량의 서류를 보여주었는데 그 서류를 보니 정동구가 검찰에서 조사받으면서 검사로부터 추궁받은 내용, 이에 따라 향후 검찰 소환 시 조사받는 요령 및 답변할 내용 등이 적혀 있었다.
 
  정동구가 불과 어제 조사받은 내용이 바로 다음날 청와대 안종범 수석을 통해 저희에게 전달되는 것을 보고 청와대 지시로 검찰이 재단 관계자를 조사한 내용을 청와대에 보고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문=안종범으로부터 2페이지 분량의 서류를 받은 게 정말인가.
 
  노승일=김필승 이사님이 서류를 보더니 ‘이거 어떡하냐’ 하기에 제가 ‘정현식 전 사무총장은 검찰이 부르면 사실대로 진술하겠다는 입장인데 버티는 데도 한계가 있지 않겠습니까’라고 했더니 김필승 이사는 ‘그래도 그분들을 위해서 일단은 발뺌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리고 나서 제가 김필승 이사님을 재단 소유 카니발 승합차에 태우고 중앙지검으로 이동하던 중에 김필승 이사님이 차 안에서 안종범 수석에게서 받은 서류를 찢어버렸다. 김필승 이사님을 중앙지검에 내려드린 다음 재단 사무실로 다시 돌아와 차에서 내리면서 김 이사가 찢어버린 서류를 모아서 버리려고 하다가 저도 곧 검찰에 소환될 것이므로 그 내용을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사무실 안에서 딱풀을 이용하여 찢어진 서류조각을 붙였다. 그런 다음 이를 제 휴대폰으로 촬영한 다음 서류를 다시 파쇄했다. 제가 촬영하긴 했지만 제 휴대폰에 저장해 두었다가 누군가에게 들키거나 휴대폰을 분실할까 봐 제 여자친구 휴대폰으로 전송하여 두고 제 휴대폰에 저장한 사진 파일은 삭제했다.(이후 노승일은 여자친구에게 부탁해 파일을 검찰에 제출했다.)
 
 
  고영태
 
  문=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최순실이 대통령 연설문을 고치는 일은 잘한다’는 취지의 말을 한 사실이 있나.
 
  고영태=미르 재단 전 사무총장 이성한이 만나자고 하여 만난 사실이 있는데 이성한이 jtbc 기자를 데리고 왔다. 그러나 공식 인터뷰를 하는 자리가 아니었기 때문에 지나가는 말로 위와 같이 ‘최순실이 대통령 연설문을 고치는 일은 잘한다’는 취지의 말을 한 적이 있는데 jtbc 기자가 제 허락도 없이 보도한 것이다.
 

 

  고영태·노승일
  진술 조서 전문 요약·
  2016년 10월 28일
  서울중앙지검 1018호실

 
  고영태는 2차 진술에서 차은택-김종덕-김종-송성각-김상률 등과 최순실의 관계에 대해 장시간 진술했다.
 
  문=최순실의 추천으로 요직에 오른 사람들은 대개 문화·체육계 방면 사람들인데 최순실이 문화·체육계 방면의 요직에 앉힐 사람을 알아보고 대통령에게 추천하는 일을 한 이유가 뭔가.
 
  고영태=비선 실세니까. 현 정부의 국정 기조 중 하나인 문화융성계획과 국가브랜드 사업을 달성하기 위하여 대통령께서 가장 믿고 신뢰하는 최순실에게 인재 발굴을 부탁하고 최순실 역시 가장 믿고 신뢰하는 대통령을 위해 직접 문화·체육계 쪽 인재를 찾았던 것으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다.
 
  문=최순실이 인재 추천 외에 또 어떤 영향력을 행사했는가.
 
  고영태=지금 문제 되는 미르·K 스포츠 재단이 최초 누구의 아이디어였는지 제가 알지 못하지만 미르 재단은 문화 쪽, K 스포츠 재단은 체육 쪽을 담당함으로써 위 두 재단이 작은 문화체육관광부와 같은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현 정부의 문화융성계획과 국가브랜드 사업을 달성하기 위해 청와대 비서실, 내각 및 유관기관의 핵심 요직을 최순실이 대통령에게 추천한 사람들로 채우고 현재 최순실이 미르·K 스포츠 재단의 인사와 사업에 사실상 전권을 행사하는 것을 보면 위 두 재단 역시 최순실·차은택이 대통령에게 제안하여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노승일
 
  문=진술인은 첫 회 진술 시 강사민 부장의 추천으로 재단에서 일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노승일=전회(前回) 진술은 사실과 다르다. 사실은 2015년 말경 고영태가 저에게 연락하여 앞으로 체육재단이 하나 만들어질 것인데 최순실 회장에게 말해 놓았으니 이력서를 준비하라고 하여 고영태를 통해 최순실 회장에게 이력서를 제출하고 난 후 재단 설립 후 인재양성본부 부장으로 근무하게 됐다.
 
  문=진술인은 전회에 최순실을 전혀 모른다고 진술했는데.
 
  노승일=사실과 다르다. 2014년 초순경 고영태가 체육 관련 사단법인을 한번 만들어 보자고 하여 고영태를 만났었는데 고영태가 사단법인을 만들라고 지시한 사람이 최순실 회장이라고 하면서 처음으로 최순실 회장을 소개시켜 주어 알게 됐다.
 
  문=고영태로부터 최순실 회장을 소개받을 때 어떤 사람으로 소개받았나.
 
  노승일=처음 소개받을 때는 고영태가 최순실 회장이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이라는 것을 알려주지 않았는데 고영태가 최순실 회장에게 쩔쩔매는 것을 보고 얼마 후 고영태에게 최순실 회장이 도대체 어떤 사람이냐고 물어보았더니 고영태가 다른 말은 안 하고 ‘최태민을 아느냐’고만 말해 주길래 제가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박정희 대통령이 최태민과 매우 가까운 사이였고 최순실이 최태민의 딸로서 박정희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 대통령과도 친분이 두텁다는 것을 알게 되어 비로소 최순실 회장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었고 고영태가 쩔쩔매는 이유도 이해가 갔다.
 
 
  고영태
 
  문=언론 보도에 의하면 ‘고영태가 최순실 회장에게 막말도 한다’는 기사가 있는데 사실인가.
 
  고영태=최순실 회장이 가끔씩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저에게 누명을 씌우거나 사람들을 이간질시키고 욕을 하는 등 참기 힘들 정도로 모욕적으로 대할 경우에는 저도 화를 참지 못하고 ‘돌머리를 무겁게 뭐하러 달고 다니느냐’고 같이 욕한 적이 있다. 제가 맞대응을 하면 최순실 회장이 사무실에서 나가라고 한다. 그래서 나가면 최순실 회장은 얼마 있다가 제가 필요하면 또 저를 찾았다.
 
  최근에 마지막으로 크게 싸운 것은 갈등관계에 있던 미르 재단 전 사무총장 이성한과 최순실을 만나게 해주면서 발생하였다. 이성한과 최순실의 갈등을 말씀드리면 이성한은 안종범 수석과 차은택·최순실이 재단을 장악하는 바람에 사무총장으로서 재단 운영에 대한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고 느꼈고 최순실은 재단을 움직임에 있어 이성한이 걸림돌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당시 제가 이성한과 사이가 좋았던 때라 이성한이 저에게 하소연하면서 하는 말이 ‘안종범 수석과 차은택이 나보고 재단에서 나가라고 하는데 최순실이 시킨 것 같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이성한이 언론에 ‘안종범 수석이 미르 재단에서 사퇴할 것을 종용하였다’는 취지의 녹취록을 공개하자 최순실은 이성한이 언론에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도 녹취록 등을 공개할까 봐 이성한을 달래려고 저에게 이성한을 만나게 해달라고 하였다.
 
  그래서 제가 2016년 8월 중순경 이성한과 최순실을 한강 둔치에서 만나게 해주었는데 최순실이 이성한을 달래기는커녕 오히려 이성한과 차은택 둘 사이에서 발생한 일로 왜 나까지 걸고넘어지느냐고 화를 내어 오히려 사이만 악화된 채 저는 최순실과 함께 이성한과 헤어졌는데 최순실이 저에게 이성한이 5억원을 달라고 했다면서 저에게 ‘네가 이성한과 짜고 나한테 5억원을 뜯어내려 한 것이 아니냐’면서 저를 이상한 사람 취급하기에 화가 나 최순실에게 ‘인간답게 살라’고 하고는 그다음부터 최순실과 연락을 끊고 지낸 것이 오늘까지 이어졌다.
 
 

  노승일
 
  문=재단 설립 당시 구성된 임직원들 중 일부가 사퇴를 당하거나 사임을 하였지요.
 
  노승일=정동구 이사장, 김기천 감사, 정현식 사무총장이 사임하거나 해임을 당하였는데 실질은 최순실에 의해 잘렸다고 보시면 된다.
 
  정동구 이사장은 자기가 알고 있는 사람을 직원으로 선임하거나 자기가 아는 업체를 재단과 거래하게 하려 하면서 최순실의 눈 밖에 난 상황에서 결정적으로 더블루K를 운영하던 최순실이 K 스포츠 재단에 근무하는 박헌영 과장을 시켜 연구 용역서 2건을 작성하게 한 후 K 스포츠 재단에 연구용역서 작성 2건에 대한 용역비로 합계 7억원 상당을 달라고 하였는데 정동구 이사장이 연구용역을 의뢰하지도 않았는데 무슨 이름도 없는 회사에서 용역비를 달라고 하느냐며 용역비 지급을 거절하였고 이에 정현식 사무총장이 최순실에게 정동구 이사장이 용역비 지급을 거절한다고 보고하자 최순실이 정현식 사무총장을 통해 정동구 이사장보고 나가라고 하였다. 정현식 사무총장이 정동구 이사장에게 최순실의 존재를 숨긴 채 나가달라고 하자 정동구 이사장이 화를 내면서 버티다가 결국 재단 이사장직을 그만두게 된 것이다.(이후 노승일은 증거서류를 검찰에 제출했다.)
 
  문=진술인은 왜 위와 같은 서류를 주거지에 보관한 것인가.
 
  노승일=더블루K 사무실에 회의하러 갔을 때 박헌영 과장이 나누어 주었던 것을 파일철에 넣어 재단 사무실에 보관해 두고 있었는데 본건 의혹이 제기되자 혹시 문제 될까 봐 집에 옮겨 보관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압수가 된 것이다.
 
  문=정현식 사무총장은 어떤 이유로 최순실에 의해 잘린 것인가.
 
  노승일=김기천 감사는 정현식 사무총장의 은행 시절 선배로서 정현식 사무총장의 추천으로 감사 선임이 되었는데 감사는 무보수직으로 이사회가 개최되는 경우에만 차비 명목으로 50만원을 지급해 왔다.
 
  그런데 김기천 감사가 지급되는 돈이 적다는 이유로 정현식 사무총장에게 한도 150만원의 법인카드를 달라고 부탁해 사용하기 시작했고 재단 직원들은 잘못됐다는 것을 알지만 이를 묵인했다.
 
  그런데 김기천 감사가 어느 순간 한도 150만원의 법인카드를 일주일 만에 재단 업무와 무관한 용도로 모두 사용한 것도 모자라 한도를 계속 보충하는 방법으로 한 달에 450만원 상당을 사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 제가 고영태에게 위와 같은 사실을 이야기했고 고영태가 다시 최순실 회장에게 보고하자 최순실 회장이 화를 내며 정현식 사무총장에게 그만두라고 했고 김기천 감사도 정리하라고 하여 정현식 사무총장이 김기천 감사는 재단에서 나가게 했는데 정작 정현식 사무총장은 나가지 않고 버텼다.
 
  이에 최순실 회장이 새로 선임된 정동춘 이사장에게 정현식 사무총장을 나가게 하라고 하였는데 정동춘 이사장이 미적대며 오히려 정현식 사무총장과 친하게 지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최순실 회장이 저에게 정현식 사무총장을 자를 수 있는 명분을 보고서로 만들라고 시켰다.
 
  그래서 제가 정현식 사무총장이 기업출연금을 은행금리가 더 높은 다른 은행을 놔두고 신한은행에 예금한 점, 김기천 감사가 한도를 초과하는 법인카드를 사용하도록 용인한 점, 은행원 출신으로 재단 업무수행 능력이 떨어지는 점 등을 들어 보고서를 만든 뒤 최순실 회장에게 갖다 드리자 최순실 회장이 그 보고서를 안종범 수석에게 보내 안 수석으로 하여금 정현식 사무총장을 내보내도록 한 것이다.
 
 
  고영태
 
  문=정현식 사무총장이 잘린 이유가 노승일의 진술과 같은가.
 
  고영태=다 맞는데 다만 최순실 회장이 노승일로부터 받은 보고서를 안종범 수석에게 직접 보내거나 또는 보고서 내용을 안종범 수석에게 직접 전달한 것이 아니라 최순실 회장이 보고서 또는 보고서의 내용을 대통령에게 보내고 대통령이 그 내용을 안종범 수석에게 전달하였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제가 본 바로는 최순실 회장이 직접 안종범 수석과 연락하거나 하는 사이는 아닌 것으로 보였다.
 

  고영태·노승일
  진술 조서 전문 요약·
  2016년 10월 30일
  서울중앙지검 1018호실

 
  노승일
 
  문=최순실이 K 스포츠 재단에 근무하는 박헌영 과장을 마치 더블루K인 양 다루며 K 스포츠 재단으로부터 연구용역비를 받아낼 제안서를 작성하도록 하였다?
 
  노승일=최순실은 체육 분야에 문외한이고 고영태는 한체대 출신이긴 하나 컴퓨터를 활용하여 스스로 사업계획안 등 각종 문서를 활용할 줄도 모르기 때문에 저나 박헌영 과장을 이용하였던 것이다. 최순실 회장은 주로 박헌영 과장을 활용하여 각종 문서를 생산해 냈다.
 
 
  고영태
 
  문=더블루K 설립 초기 박헌영은 진술인의 부탁으로 진술인에게 박헌영 명의로 된 휴대폰 3개를 만들어 주어 하나는 박헌영 본인이 사용하고 나머지 한 대는 진술인(고영태)이, 다른 나머지 한 대는 누가 사용하였는지 모른다고 하는데 맞나.
 
  고영태=최순실이 박헌영 과장에게 차명폰 개설을 부탁한 것은 알지만 제가 직접 부탁한 것은 아니다.
 
  문=박헌영 과장이 만들어 온 차명폰 3개는 누가 사용했는가.
 
  고영태=한 대는 박헌영 과장 본인이 사용하고 다른 한 대는 제가 사용하였으며 나머지 한 대는 조성민 대표가 쓰다가 그만두면서 평소 최순실 회장의 일을 도와주는 장순호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
 
  문=최순실은 본인 명의의 휴대폰을 사용했는가.
 
  고영태=최순실도 차명폰을 사용했다. 나중에 문제가 되더라도 최순실 회장이 재단 운영에 개입한 사실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그랬던 것으로 생각한다.
 
  ※ 이후 고영태와 노승일은 K 스포츠 재단이 19개 그룹 45개 기업으로부터 288억원을 출연받기로 된 과정, 포스코의 후원을 받아 태권도단을 창단하려 했다는 사실, 포스코 여자 배드민턴팀 창단, GKL에 여자 펜싱팀 창단을 추진한 과정, 부영그룹에 대한 금전 지원 요청이 좌절된 사연, 5대 거점 체육 인재 육성 사업, 롯데그룹에 대한 70억원 지원 요청, SK에 대한 80억원 지원 요청, 독일에 승마 유망주를 훈련시키는 스포츠 매니지먼트 회사인 코어스포츠를 설립한 과정 등을 장황하게 진술했다.
 
 
  노승일
 
  문=그럼 최순실 회장은 이미 미르·K 스포츠 재단을 설립하기 전부터 체육 관련 사단법인을 설립하려 하였다는 것으로, 결국 미르·K 스포츠 재단 역시 최순실 회장이 개인적인 이권을 만들어 내기 위한 수단으로 기획되어 만들어진 재단으로 보이는데.
 
  노승일=재단 설립 과정에서 이사진들을 모두 최순실 내지 최순실의 하수인 격인 차은택, 그리고 안종범 등이 정한 점, 운영 과정에 최순실과 안종범이 적극 개입하면서 사실상 방향을 정하고 구체적 사업에도 관여한 점 등을 생각해 보면 재단을 만든 것이 결국에는 최순실 등의 개인적 이익을 위해서 그런 것으로 생각된다.
 
  문=진술인은 최근에 최순실과 통화한 적이 있나.
 
  노승일=3~4일 전까지 최순실과 통화를 했다. 최순실이 전화를 달라고 메시지를 보내거나 부재중 전화가 와 있어 최순실에게 전화를 하였다.
 
  문=어떤 내용으로 통화했나.
 
  노승일=최순실이 지금 국내 진행 상황이 어떠냐고 하여 조성민 대표가 사실대로 인터뷰를 했고 정현식 사무총장도 인터뷰를 했다고 말해 줬다. 고영태가 한국에 들어왔다는데 고영태와 연락이 되느냐고 하여 안 된다고 했더니 고영태의 형에게라도 전화를 해서 고영태를 설득 좀 하라고 얘기해 달라고 하였고 혹시 나에게 무슨 죄가 적용되는지 알아볼 수 있으면 알아봐 달라고 하였다.
 

 


  고영태
  검찰 진술 조서 전문 요약·
  2016년 10월 30일
  서울중앙지검 1006호실

 
  문=진술인은 더블루K 이사인가.
 
  고영태=맞다.
 
  문=진술인은 K 스포츠 재단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가.
 
  고영태=나는 K 스포츠 재단에서는 아무런 직함도 없었고 재단 운영에 관여해 본 적도 없다. 한번인가 K 스포츠 재단 사무실에 가본 적은 있다.
 
  문=더블루K를 그만둔 시점은 언제인가.
 
  고영태=앞서 말한 대로 2016년 8월 중순경 전 미르 재단 사무총장 이성한과 최순실을 한강둔치에서 만나게 해준 뒤 최순실과 말다툼을 하고 회사를 그만뒀다.
 
  문=그렇다면 진술인은 2012년 연말경부터 2016년 8월경까지 최순실을 알고 지낸 셈인데 맞나.
 
  고영태=맞다. 하지만 중간에 연락을 안 하고 지낸 기간도 꽤 있다.(이후 고영태는 최순실을 통해 대통령의 가방과 옷을 만들어 준 과정을 다시 상세하게 진술했다. ‘2013년 여름경 강남구 신사동 신구초등학교 부근에 있는 4층 건물의 3층을 임차하여 대통령을 위한 옷을 만드는 전용 의상실로 사용하였다. 임차인 명의는 제 이름으로 하였는데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는 150만원 정도 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진술했다.)
 
  문=보증금과 월세는 누가 지불하였나.
 
  고영태=최순실이 지급했다.
 
  문=‘빌로밀로’ 회사는 어떻게 하였나.
 
  고영태=‘빌로밀로’는 직원이 저를 포함해 2명밖에 되지 않는 회사였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 신사동에 대통령을 위한 옷을 만드는 의상실을 만든 이후에는 ‘빌로밀로’는 사실상 폐업 상태나 다름없다.
 
  문=신사동 의상실 직원은 몇 명이나 되었나.
 
  고영태=60세 정도인 남성 패턴실장(이름은 기억나지 않음), 재단과 미싱 일을 같이 하는 남성 실장(‘하실장’이라 불렀음), 허드렛일을 도와주는 알바생 1명 등 3명이 있었다.
 
  문=진술인은 어떤 일을 하였나.
 
  고영태=저는 원단 구입과 디자인 샘플을 구해주는 일을 했다.
 
  문=위 신사동 의상실은 진술인이 운영하는 것인가 아니면 최순실이 운영하는 것인가.
 
  고영태=최순실이 의상실 임차비용, 직원 월급, 원단 및 부자재 구입비 등 운영비 일체를 부담하였기 때문에 최순실이 운영하였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저 역시 최순실에게 고용되어 월급을 받았다.
 
  문=월급은 얼마나 되었나.
 
  고영태=저는 300만~400만원, 패턴실장은 약 400만원, 재단실장은 약 380만원, 알바생은 약 200만원을 최순실로부터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문=신사동 의상실은 언제부터 언제까지 운영되었나.
 
  고영태=2013년 여름경부터 2014년 봄까지 운영됐다.
 
  문=그사이에 대통령을 위한 옷은 몇 벌이나 제작되었나.
 
  고영태=대략 의상 30벌에 가방 30개 정도를 제작했다. 의상은 신사동 의상실에서 직접 제작했지만 가방은 외주로 제작했다.
 
  문=의상 제작비는 1벌당 얼마인가.
 
  고영태=신사동 의상실은 일반인을 상대로 판매하는 옷을 제작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가격을 매기기 힘들다. 일반 기성품의 경우 판매가는 원가의 몇 배에 달하는 경우가 많은데 신사동 의상실에서는 오직 대통령 한 사람을 위한 옷만을 만들었기 때문에 1벌을 제작하는 데 얼마가 들었다는 것을 계산해 본 적이 없다. 원단을 어떤 것을 사용하는지에 따라 많은 편차가 있다.
 
  문=TV조선 화면을 보면 최순실이 지갑 속에서 5만원권 현금을 꺼내 옷값을 지불하는 듯한 장면이 나오는데 화면 속의 장소는.
 
  고영태=화면 속의 장소가 바로 신사동 의상실이다. 화면 속에서 영수증을 제시하는 사람이 패턴실장이다. 그리고 최순실이 지갑에서 현금을 꺼내주는 장면은 옷값을 지불하는 게 아니라 패턴실장이 제시하는 원단 및 부자재 영수증을 보고 그 비용을 꺼내주는 모습이다. 많이 줄 때는 500만원 정도를 줄 때도 있지만 적을 때는 50만~100만원을 줄 때도 있었다. 한 벌이 완성될 때마다 비용을 지불하는 게 아니고 거래처별로 한 달 치 혹은 보름 치 원단 및 부자재 값을 한번에 결제해 주는 방식이었다.
 
  문=언론에 보도된 화면은 누가, 어떤 방법으로 촬영한 것인가.
 
  고영태=신사동 의상실에 CCTV가 설치되어 있는데 그 CCTV에 저장되어 있던 파일이다.
 
  문=그 파일이 어떤 경로로 언론에 보도된 것인가.
 
  고영태=제가 2014년 연말경 TV조선 기자에게 그동안 보관하고 있던 CCTV 저장 파일과 신사동 의상실 및 봉은사 부근 최순실의 개인 사무실에 있던 각종 문건을 제공한 바 있다. 그때는 보도되지 않았는데 이번에 jtbc가 최순실의 태블릿을 보도한 이후 TV조선에서도 제가 2014년 연말경 제공했던 문건과 CCTV 파일을 보도한 것으로 안다. 사무실 전체가 보일 수 있는 위치에 CCTV 한 대를 설치했는데 방송 화면을 보니 TV조선에서 특정 부분을 확대해 방송한 것으로 보인다.
 
  문=TV조선은 최순실이 극비사항인 대통령의 해외순방 일정을 미리 제공받아 의상 제작에 활용하였다고 보도했는데 이에 대해 아는 바가 있는가.
 
  고영태=화면 속에 있는 ‘북극성(4박 7일)’이라는 제목의 일정표는 최순실이 청와대로부터 받아서 가지고 있던 대통령의 해외순방 일정표가 맞다. 이 일정표 역시 2014년 연말경 TV조선 기자에게 제공하였던 것이다.
 
  문=청와대로부터 의상과 가방 값을 결제받은 사실이 있나.
 
  고영태=그런 적은 없었다.
 
  문=이영선 행정관이나 윤전추 행정관이 의상과 가방 값을 지불한 적은 없었나.
 
  고영태=없었다.
 
  문=최순실로부터 청와대에서 의상과 가방 값을 결제해 준다는 말도 들은 적이 없나.
 
  고영태=그런 말도 들은 적이 없다.
 
  문=2014년 연초경 신사동 사무실을 그만둔 뒤에는 어떻게 됐나.
 
  고영태=신사동 의상실을 운영하는 도중에 최순실이 저에게 봉은사 쪽에 개인 사무실을 하나 알아봐 달라고 하여 봉은사 뒤쪽 오천주유소 사거리에 있는 5층 건물의 2층을 제 이름으로 임차한 적이 있다. 최순실이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400만원 정도를 지불한 것으로 기억되는데 임차인 명의는 제 이름으로 했다.
 
  문=최순실 개인 사무실인데 왜 진술인 명의로 임차를 했나.
 
  고영태=신사동 사무실도 그렇지만 최순실은 모든 일을 자기 이름으로 하는 것을 매우 꺼려 했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문=봉은사 부근 개인 사무실에서는 누가 일했는가.
 
  고영태=최순실, 저, 남자 직원 1명 등 총 3명이 일했다.
 
  문=진술인이 차은택을 최순실에게 소개한 이후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는가.
 
  고영태=솔직히 그 이후 벌어진 일들이 제 상식에는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일들이 많아서 2014년 연말경 회사를 그만두면서 그동안 보관하고 있던 최순실의 각종 문건과 CCTV 저장 파일을 TV조선 기자에게 제공한 것이다.
 
  문=어떤 일들이 상식에 이해되지 않는 일이었나.
 
  고영태=가장 대표적인 일이 김종덕 문체부 장관 임명에 관한 일이었다. 차은택이 자신의 대학 은사이자 자신이 다녔던 회사의 사장인 김종덕을 추천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김종덕이 장관에 임명되는 것을 보고 큰 충격에 빠졌다. 그 무렵 차은택이 자기 고객이었던 송성각을 최순실에게 추천하여 한국콘텐츠진흥원장에 임명되기도 했고 나중에 알게 됐지만 그 무렵 차은택의 외삼촌인 김상률이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에 임명되기도 했다.
 
  문=진술인은 2014년 연말경 최순실의 각종 문건과 CCTV 영상을 TV조선에 제공했는데 그 경위는.
 
  고영태=2014년 연말경 최순실과 다투고 봉은사 부근 개인 사무실을 그만두기로 하였는데 봉은사 부근 개인 사무실이 제 명의로 임차되어 있다 보니 최순실도 그 사무실에는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제가 신사동 의상실을 정리하면서 가지고 있던 해외순방 일정표와 봉은사 사무실을 정리하면서 가지고 있던 여러 문건들을 평소 알고 지내던 TV조선 기자에게 제공했는데 그때는 기사화하지 않았다.
 
  문=진술인은 최순실이 대통령 연설문을 고치는 것을 실제로 본 적이 있는가.
 
  고영태=딱 한 번 있었다. 제가 2014년 12월 말경 최순실과 크게 싸우고 나서 봉은사 부근 개인 사무실을 그만두었는데 2015년 12월 말경 최순실이 더블루K를 만드는 데 도와달라고 하여 다시 함께 일을 하기 시작했다.
 
  더블루K는 청담동에 사무실이 있었는데 2016년 1월경 최순실이 자신의 방에서 문서 작업을 하다가 ‘프린터가 안 되니 도와달라’고 하여 다른 직원과 함께 최순실의 방에 가보았더니 최순실의 책상 위 노트북 화면에 대통령의 연설문이 띄워져 있었고 최순실이 문서 작업을 하고 있었다. 저는 프린터를 손볼 줄 몰라서 다른 직원이 프린터를 점검하는 동안 최순실의 노트북 화면을 볼 수 있었고 그 직원은 못 봤던 것으로 기억한다.
 
  문=당시 진술인이 본 것이 대통령의 연설문이었던 게 확실한가.
 
  고영태=맞다. 그 내용까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대통령의 연설문이라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었다.
 
  문=최순실이 대통령의 연설문을 수정한다는 말을 진술인에게 직접 한 적이 있나.
 
  고영태=최순실은 그런 말을 하지 않는다.
 
[월간조선 2017년 3월호 / 글=문갑식 월간조선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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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국정농단’ 의혹과 고영태·노승일·박헌영·김수현·최철·류상영·이현정 검찰 조서 2000매 全文 요약, 그 의미 (3/4)      


 노승일
  검찰 진술 조서 전문 요약·
  2016년 11월 7일
  서울중앙지검 1018호실

 
  ※ 이 진술 조서에는 K 스포츠 클럽 활성화 방안 제안서와 관련된 질의가 담겨 있다.
 

  고영태·노승일
  검찰 진술 조서 전문 요약·
  2016년 11월 8일
  서울중앙지검 1018호실

 
  ※ 이 진술 조서에는 K 스포츠 클럽 지원 사업 전면 개편 방안, 멕시코 문화행사 추진 방안과 관련된 질의가 담겨 있다.
 

  노승일
  검찰 진술 조서 전문 요약·
  2016년 11월 10일
  서울중앙지검 1018호실

 
  문=K 스포츠 재단이 광역 스포츠 클럽으로 선정되면 어떤 이익이 있나.
 
  노승일=정부로부터 연간 8억원씩 지원받을 수 있다.
 
  문=그럼 최순실은 어떤 이익을 얻을 수 있나.
 
  노승일=K 스포츠 재단은 지원받은 자금으로 클럽 선수들 중 자질이 뛰어난 선수들을 해외전지훈련도 보내고 하는데 최순실 회장이 K 스포츠 재단 업무를 장악하고 있으므로 훈련국가를 독일로 정할 수 있고 최순실 회장이 독일에 세운 스포츠 매니지먼트 회사인 더블루K나 비덱스포츠로 하여금 훈련장소 등을 섭외하고 훈련 프로그램을 수립하는 등의 매니지먼트를 수행하게 함으로써 이익을 볼 수 있다.
 
  문=그럼 K 스포츠 재단은 광역 스포츠 클럽으로 선정됐나.
 
  노승일=남양주시가 광역 스포츠 클럽 지원 대상자로 선정될 경우 K 스포츠 재단과 함께 사단법인을 설립해 공동 운영하기로 합의하고 이에 따라 남양주시가 올해 7월경 광역 스포츠 클럽 지원 대상자 선정에 응모하였으나 이번 사건이 터지면서 떨어졌다.
 

  김수현
  검찰 진술 조서 전문 요약·
  2016년 11월 8일
  서울중앙지검 602호실

 
  문=진술인의 학력은.
 
  김수현=수원의 구운중학교, 동원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05년경 안양과학전문대학 건축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졸업 후 인터넷 쇼핑몰을 잠깐 하다 2007년까지 건축회사에서 근무했고 그해 6개월 정도 필리핀 어학연수를 다녀왔으며 2008년 4월 9일 18대 국회의원 선거 시 안산 지역구에 출마한 한나라당 이진동 캠프에서 아르바이트를 했고 이후 건축 현장을 돌아다니며 현장관리를 했고 2014년경인가 지방선거에서 박주원 안산시장 후보의 캠프 회계 책임자로 일을 하는 도중 2014년 4월경 고영태를 소개받아 2014년 5월 1일부터 서울 삼성동 71-24 3층 사무실에서 고영태, 최순실과 함께 일을 하게 됐다.
 
  이후 현재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고영태와 고원기획, 케이라인을 설립하는 등 많은 일을 함께했다.
 
  문=고영태를 소개받은 경위는.
 
  김수현=지인인 이현정이 고영태를 소개시켜 줬는데 이진동 국회의원 후보의 캠프에서 알게 돼 박주원 안산시장 후보의 캠프에서도 같이 일했다. 박주원 캠프에 문제가 많아 이현정이 먼저 나가고 저도 캠프에서 제대로 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었는데 이현정이 ‘가방을 만드는 동생인 고영태가 있는데 컴퓨터를 할 줄 모르니 컴퓨터 작업을 좀 도와줘라. 고영태는 주변에 좋은 사람이 많으니까 열심히 하면 돈 걱정 없이 생활할 수 있을 것이다. 또 고영태는 VIP 가방을 만들어서 돈이 많다’고 했다. 그래서 2014년 4월 즈음 논현동에 있는 커피숍에서 고영태를 만났다. 당시 고영태가 뭐라고 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빨리 같이 일했으면 좋겠다고 하여 2014년 5월 1일부터 삼성동 사무실로 출근했다.
 
  문=삼성동 사무실은 어떻던가.
 
  김수현=회사라기보다 그냥 빈 사무실에 집기와 컴퓨터만 있는 정도였다. 사무실에는 고영태밖에 없었는데 소장님 방이라고 하여 도어록이 설치되어 있는 곳이 있었다.
 
  문=소장님은 누구였나.
 
  김수현=당시엔 몰랐는데 2014년 8월경 고영태가 ‘저 사람이 최순실이야’라고 알려줘서 인터넷 검색을 통해 최순실이 누군지 알게 됐다.
 
  문=고영태와 최순실은 어떤 관계였나.
 
  김수현=고영태가 사업 파트너라고 하여 서로 동등한 관계로 알고 있었다. 저도 고영태로부터 월급을 받고 나중에 고원기획 차릴 때도 고영태가 법인 설립 비용을 모두 댔으니까 그런 줄로 알고 있었다.
 
  문=진술인은 최순실, 고영태와 위 사무실에서 어떤 일을 했나.
 
  김수현=7월부터 9월까지는 법인 설립, 문화융성 및 체육클럽 관련한 기획회의를 주로 했다.
 
  문=문화융성은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기조 중 하나로, 진술인과 최순실, 차은택이 기획, 제안한 내용이 국가정책이나 예산에 반영됐고 차은택이 문화융성위원이 되는 등 문화융성의 틀을 최순실이 짰다는 의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김수현=저희가 했던 기획안이나 제안서가 실제 실행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언론 보도를 접하고 당황스럽긴 했다.
 
  솔직히 말하면 TV조선에서 보도한 자료는 2014년 말경 아니면 2015년 초순경 저와 고영태가 TV조선 이진동 기자에게 준 것으로, 이미 언론에 보도가 된 것처럼 고영태가 운영한 의상실에서 촬영된 동영상, 문화 관련 회의를 하면서 최순실이 수정한 문건도 저와 고영태가 이진동 기자에게 준 것이다.
 
  문=그렇게 준 이유가 뭔가.
 
  김수현=2014년 9월 중순 이후 고영태와 최순실 소장이 어떤 일인지는 모르지만 크게 사이가 나빠졌다. 고영태가 ‘가만 안 둔다’ ‘자료 다 넘겨버리겠다’는 말을 하였는데 제 느낌으로는 고영태가 최순실 소장에게 돈도 못 받고 사람대접도 받지 못해서 열이 많이 받아 있었던 것 같다.
 
  문=위 자료를 기자에게 넘기는데 진술인이 함께 간 이유는 뭔가.
 
  김수현=그때는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고영태가 저를 소장님과 이간질하여 제가 고영태에게 월급을 받는 입장에서 고영태의 말에 따라 같이 제출하게 된 것 같다.
 
  문=의상실 영상은 어떻게 촬영된 것인가.
 
  김수현=2014년 10월경 고영태가 시켜서 제가 CCTV 설치업자를 불러 의상실에 있는 캐비닛에 한 대를 설치하여 촬영한 것으로, 저에게는 자기가 운영하는 의상실 직원들의 근무 태도를 보겠다고 하면서 부탁하였는데 결국은 기자에게 주는 꼴이 됐다.
 
  문=최순실, 고영태, 차은택과는 언제까지 같이 일을 했나.
 
  김수현=최순실 소장님과는 2014년 9월 중순까지 삼성동 사무실에서 같이 일하였고 차은택 감독과는 2014년 10월 고원기획을 정리하면서 이후 연락을 하지 않았고 고영태와는 2016년 2월경까지 같이 일했다.
 

 



  김수현
  검찰 진술 조서 전문 요약·
  2016년 12월 6일
  서울중앙지검 602호실

 
  문=문화체육부 장관 정책 보좌관 최철은 당시 위 사무실(삼성동)에서 진술인, 고영태, 이현정과 함께 몇 차례 회의를 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하였는데.
 
  김수현=2014년 9월 말경부터 최순실이 위 사무실에 나오지 않았는데 이후 이현정 실장의 자리가 생겼고 최철도 몇 번 다녀갔다.
 
  문=최철은 진술인, 고영태, 이현정 등이 자신을 통해서 문체부 정보를 취득하여 문체부에서 진행하는 사업을 남들보다 용이하게 수주받으려고 하였다고 진술했는데.
 
  김수현=맞다.
 
  문=최철은 고영태로부터 최순실이 청와대로 자주 들어가 VIP를 대면하고 김종덕·김종·차은택 등을 정부 인사로 임명하였다는 등 최순실과 관련한 이야기를 수시로 들었고 고영태의 이런 얘기를 진술인이나 이현정도 같이 들었다고 하는데.
 
  김수현=저도 고영태에게 들었으나 전부 믿지는 않았다. 고영태가 평소 자기 과시를 많이 했고 고영태의 말처럼 된 것이 없었다.
 
  문=그럼 진술인은 최순실을 어떤 사람으로 알고 있었나.
 
  김수현=돈이 정말 많다는 것만 알았다.
 
  문=진술인은 최순실이 청와대의 비선 실세로 현 정부의 각종 이권 사업이나 인선 등에 개입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영태와 일하게 되면서 알게 되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가.
 
  김수현=고영태에게 들었으나 믿지 않았다.
 
  문=진술인이 최순실로부터 직접 지시를 받은 시기는.
 
  김수현=2014년 5월경부터 2014년 9월경까지, 그리고 2016년 9월경부터 10월까지였다.
 
  문=중간에 공백 기간이 있었던 이유는.
 
  김수현=2014년 9월경 이후 최순실과 고영태, 차은택이 사이가 멀어졌고 2014년 말 고영태와 제가 이진동 기자에게 최순실에 대한 자료를 넘겼는데 최순실이 제가 다 넘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들었다. 그리고 제가 최순실에게 직접 연락하는 방법이 없었다.
 
  문=2016년 9월경 최순실에게 다시 연락이 온 건가.
 
  김수현=최순실이 직접 연락을 했는지 류상영에게서 연락이 왔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문=진술인에게 최순실이 어떤 지시를 했나.
 
  김수현=정유라 관련하여 기사, 악성 댓글을 수집하고 명예훼손죄로 고소할 수 있는지 알아보라는 지시를 해 관련 기사를 정리했다.
 
  문=류상영의 휴대전화 문자를 보면 2016년 10월 13일경 진술인이 류상영에게 보낸 문자로 ‘차 감독이 타깃으로 차 감독이 관련된 모든 것들을 조사하면서 앞뒤가 안 맞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조사해서 기사화하고 있습니다. 예로 차 감독 주소지에 고원기획 주소를 뒀기 때문에 대표였던 저희 집으로 찾아온 것입니다.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게 차 감독이고 소장님은 철저하게 뒤에서 봐주시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 류 부장이 오래전부터 고민했었고. 큰 그림은 그려놓았습니다. 소장님 불안하시겠지만 더욱더 차분해지시고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대응하셔야 합니다’라는 내용이 있는데 위 문자를 최순실에게 보낸 것인가.
 
  김수현=그렇다. 고영태가 차은택이 많이 해먹어서 나쁜 놈이라고 항상 말을 하고 다녔기 때문에 최순실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줄 알았다.
 
  문=진술인이 사용한 컴퓨터에는 2000개가 넘는 녹취 파일이 저장돼 있던데 모두 진술인이 녹음한 건가.
 
  김수현=그렇다.
 
  문=그런 녹음을 해 컴퓨터에 저장해 놓은 이유는 뭔가.
 
  김수현=휴대전화에 녹음해 놓은 파일을 컴퓨터에 저장해 놓은 것으로 평소 녹음을 습관적으로 했다. 통화녹음은 휴대전화에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해 놓아 자동으로 녹음됐다.
 
  문=진술인은 2016년 6월 22일경 친구인 최도운에게 지금까지 참고 지낸 것은 얻어낼 게 많고 그 사람이 돈도 매우 많다는 취지의 말을 하는데 어떤 의미인가.
 
  김수현=그 사람은 최순실을 두고 한 말로, 최순실과 직접 일을 하지 않았으나 고영태가 최순실과 연결되어 있어서 고영태를 도왔는데 고영태에게 제대로 월급도 받지 못했다고 하소연하는 말이었다.
 
  문=일부 녹취 파일에서 진술인은 스스로를 ‘꼬리’ ‘그림자’라고 말하던데.
 
  김수현=최순실 모르게 고영태를 도와줘서 ‘그림자’라고 말한 것은 맞다. ‘꼬리’라고 말한 것은 기억나지 않는다.
 
검찰이 김수현에게 들려준 녹취 파일
  〈2016년 2월 29일〉

 
  최순실이 독일로 돈을 빼내려 한다는 취지의 대화
 

  〈박헌영〉 오늘 SK 갔다 온 거는 일단 전지훈련이 제일 이슈였고, 오늘 나온 전무가, 자기네는 돕고 싶은데 지원을 안 하겠다는 게 아니라 이렇게는 구성이 안 된다. 생뚱맞게 보일 수 있다는 거지.
 
  회장님이 독일 쪽에 법인 비덱이라고 회장님 생각은 독일로 돈을 따로 빼고 싶은 부분이 있는 건데 그걸 충족시키자니 SK에서는 그 회사에 대한 레퍼런스도 없고 그 회사도 지금 설립된 지가 얼마 되지도 않았고 그런 상황에서. 오늘 오신 분도 회장님이랑 개인적으로 일을 오래 하신 분이긴 한데 비덱이라고 본인이 맡아서 일을 하라고 하니까, 전화기 한 대 받고 명함 주면서 이 회사로 가서 얘기해라, 이렇게 된 거라서 뭐가 어떻게 되는 건지 모르겠다고.
 
  다 아는 건데 회장님이 사실 저렇게 하는 게 말이 안 되는 거다. 더블루K에서 다이렉트로 가서 돈을 달라고 해서 받는 거는 안 된다. 재단에서 어떻게든 받아서 하는 방식이 되어야지.
 
  〈김수현〉 소장님이, 회장님이죠. 회장님이 기업을 만나라고 했을 때는 위에서 얘기가 된 게 있어서 만나는 거라 얘네는 무조건 주는 거라고.
 
  〈박헌영〉 회장님은 우선 이렇게 돈을 준다고 하고 지원을 하겠다 하는데 이것도 시간을 끌면 안 될 것 같으니 다 갖춰지지 않은 상황이지만 어쨌든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보려고 전지훈련 예산이고 뭐고 짠 건데 그거는 그쪽에서 틀에 안 맞는다고 하니. 대체할 수 있는 방안으로 회장님은 전화 오셔가지고 ‘그러면 방안을 빨리 찾아야 되겠네, 찾아봐요’ 하고 끊으시고 다시 5분 있다 하시더니 ‘그러면 다른 스포츠팀 창단. SK에 빨리 만들어 보라고. 할 거 없냐고, 빨리 만들어 보라고’.
 
  〈박헌영〉 내가 궁금한 거는 재단에 300억을 전경련 속한 대기업이 투자해서 총 300억으로 만든 재단으로 알고 있는데.
 
  〈김수현〉 미르 기억하시죠. 미르랑 체육이랑 처음에 생길 때 각각 300억, 300억. 그리고 중간에 사단법인 하나 생길 거다. 그게 처음 안인데요 근데 미르는 300억이 넘었어요. 400몇억인가. 근데 체육은 59억이에요. 그래서 저는 나중에 들어온다고 생각한 거예요. 정부에서 협의가 된 걸로 알고 있어요. 300억씩을 기업이 자발적인 건 아니지만 명분상으로는, 기업이 국민들을 위해서 이익에만 몰두하는 게 아니라 자기들이 이익을 냈던 걸 다시 환원시켜서, 자발적으로, 정부에서 민 게 아니라 300억씩 내서 했다, 이게 현 정부의 업적이 되는 거다, 이렇게 프레임을 잡아서 한 걸로 알고 있거든요.
 
  그니까 게네도 십시일반 300억 모아가지고 한 걸로 알고 있는데 저도 59억이 이상한 거예요. 나중에 더 들어온다고 하니까. 재단은 어차피 기부금 단체가 되면 돈이 들어오면 써야 되거든요. 지금은 시키는 거 해서 독일로 돈을 빼든지 다른 목적이 있으니까 지금 준비를 하는 거 같은데.
 
  〈박헌영〉 독일로 돈 빼는 게 마음이 급하신 것 같아. 독일로 돈을 빼야 되는데 지금 방법을 찾자니까. 예전에 영태 형이 얘기를 하던 게 삼성이랑 해서 승마대표단 전지훈련 지원하는 걸로 해서 모양이 되는 거는 그건 국가대표 승마단이니까 그 팀을 삼성에서 후원하는 거고 나가는 거예요.
  문=진술인은 미르, K 스포츠, 더블루K 직원이 아님에도 K 스포츠 재단 직원인 박헌영과 이런 대화를 나눈 이유가 뭔가.
 
  김수현=고영태와 박헌영을 같이 만나 미팅도 한 적이 있고 고영태가 서로 도와서 사업을 진행하라고 했다.
 

 



  고영태
  검찰 진술 조서 전문 요약·
  2016년 12월 1일
  서울중앙지검 602호실

 
  문=진술인은 김수현, 류상영을 아는가.
 
  고영태=김수현은 이현정으로부터 소개를 받아 2014년 5월경 서울 삼성동 71-24 3층에서 같이 일을 하게 됐고 이후 서울 청담동 2번지 3층 케이라인에서도 같이 일을 하였으며 이후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는 하지 않았지만 2016년 8월 말경까지 저를 많이 도와줬다.
 
  류상영은 2014년 1월경 선배 김원종을 통해 소개를 받아 제가 최순실을 만나게 해줬는데 류상영이 최순실에 대해서 ‘왕회장’이라고 하고 다닌다는 것을 최순실이 알고 최순실이 류상영을 내치게 되었고 이후 거의 왕래가 없다가 2015년 말경 류상영이 사업에 실패하고 제가 운영하는 케이라인 사무실을 잠깐씩 이용하게 되면서 이후부터 2016년 8월 말까지 서로 연락하고 일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했다.
 
  문=김수현은 위 삼성동 사무실에서 사용하였던 컴퓨터, 서류, 집기류들을 2015년 3월경 케이라인 사무실로 옮기고 다시 2016년 2월경 서울 신사동 640-13에 있는 류상영이 운영하는 예상 사무실로 옮겼다가 2016년 9월경 형성물류 창고에 보관했다는데.
 
  고영태=저도 김수현으로부터 문자로 연락을 받았다.
 
  문=김수현이 사용한 컴퓨터에서 진술인, 김수현, 류상영, 최철, 이현정 등이 서로 대화한 내용이 녹음된 파일이 많이 발견되었는데 진술인은 김수현이 그런 녹음을 하는 사실을 알고 있었나.
 
  고영태=전혀 모르고 있었다.
 
검찰이 고영태에게 들려준 녹취 파일
  〈2015년 1월 30일 오후 10시29분〉

 
  이현정, 최철, 김수현이 고영태와 최순실의 관계를 이용하여 36억원 관급공사를 관철시켜 나눠 갖겠다는 내용
 

  〈최철〉 고희동이 연구한 36억짜리 선정되게 해야 하는데… 내가 밀고. 영태 형은 누나가 알아서 처리해요.
 
  〈이현정〉 이런 거는 말이 나오면 안 되고 빡세게 잘 해야 해. (중략) 너, 과장, 영태 등등 나눠 먹으면 되는 거야.
  문=대화 내용을 들어보면 이현정, 최철, 김수현이 고희동이라는 사람이 연구한 36억짜리 과제를 문체부에 제안하여 문체부 내에서는 최철이 밀고 밖에서는 진술인을 통해 최순실로 하여금 문체부에 압력을 행사하여 위 제안을 선정되게 한 다음, 문체부에서 나오는 예산을 진술인을 포함하여 서로 나눠 먹자는 모의를 한 것으로 보이는데.
 
  고영태=저도 그런 취지로 들립니다만 위 내용을 그들에게 직접 듣지는 못했다. 최순실은 자신이 지시한 사항에 대해서는 경과를 보고받지만 제가 알아봐서 사업 아이템을 제시하는 것은 싫어하며 저는 그 사람들한테 들었어도 최순실에게 보고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문=그런데 최철, 이현정, 김수현은 왜 위와 같은 대화를 한 것인가.
 
  고영태=위 사람들뿐 아니라 류상영도 제가 최순실과 연결되어 있고 최순실이 비선 실세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저를 통해 뭔가를 해보려고 한 것 같다.
 
  문=진술인은 최철과 어떤 관계인가.
 
  고영태=최철은 2014년 말경 이현정을 통해 소개받아 알고 지낸 사이다. 최철은 문체부 장관 정책 보좌관으로, 최철을 알기 전에 제가 이현정을 차은택에게 소개하였고 김종덕 장관이 차은택에게 보좌관이 필요하다고 하여 이현정이 최철을 소개해서 보좌관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 저는 최철이 보좌관이 된 후 알게 되었는데 제가 최철에게 문체부 관련 사업이나 내부 인사 등에 대해서 이것저것 많이 물어보곤 했다.
 
  문=진술인과 이현정은 어떤 관계인가.
 
  고영태=이현정은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로,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문=진술인이 이현정을 차은택에게 소개한 경위는.
 
  고영태=차은택이 저에게 장관 보좌관을 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하여 저는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을 잘 모르고 평소 이현정이 선거사무실에서 일한 적이 있다는 얘기를 들어서 소개하게 됐다.
 
  문=진술인과 교감이 없다면 최철, 이현정, 김수현이 위와 같은 대화를 나눌 수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
 
  고영태=교감이 있었던 것이 아니다. 최순실과 다툰 이후 최순실에 대한 비위 사실을 수집하여 2014년 말경 언론사에 제보한 사실이 있는데 저는 최순실과 완전히 끝낼 생각으로 최순실에 대한 정보를 계속 모으고 있었고 이현정, 최철이 어느 정도 정보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근데 김수현이 최철이나 이현정은 제가 최순실과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 절대 정보를 줄 사람들이 아니라는 말을 하였고 저도 정보를 얻을 생각에 최순실과 계속 가깝게 지내는 것처럼 말했는데 이현정이나 최철이 실제 그렇게 믿고 위와 같은 대화를 나눈 것 같다.
 
  문=이현정은 진술인이 최순실과 연결되어 있고 최순실이 비선 실세라는 것을 언제 어떻게 알고 있었나.
 
  고영태=2014년 9월경 김종덕 장관이 임명되었을 때 이현정을 차은택에게 소개시켰는데 당시 그런 사실을 이현정이 알았을 것이다.
 
  문=최철과 이현정은 최순실과 만나거나 연락하는 사이인가.
 
  고영태=서로 만나거나 연락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문=진술인은 최철, 이현정에 대해 최순실에게 말한 사실이 있나.
 
  고영태=이현정에 대해서 말한 적은 없고 최철에 대해서는 얘기한 사실이 있다. 최순실이 평소 비리를 저지르는 사람이 있으면 그런 정보를 알려달라고 하였는데 차은택이 그런 문제가 많다는 것을 알고 최순실에게 보고하였더니 그런 소리를 어디서 듣고 정보를 캐고 다니냐고 하여 사실대로 최철을 통해 얻었다고 하니까 오히려 저를 나무라며 왜 그런 것을 알고 다니고 캐고 다니냐고 화를 냈다.
 
  그러면서 장관 오른팔이라고 소문이 나 있고 장관하고 차은택하고 관련이 있는데 괜히 그런 놈들하고 알고 지내면 좋을 것이 없으니 연락하고 지내지 말라고 하였다. 그때가 올 초순쯤이었던 것 같다. 최순실이 그전에 최철을 알았는지는 모르지만 최철을 정책 보좌관으로 내정하여 장관이 청와대에 상신을 하였는데 반려를 맞았고 당시 최순실이 누가 정책 보좌관을 추천했냐는 말은 한 적이 있다.
 
  문=청와대에서 반려를 맞았다가 임용이 되고 최근 장관이 바뀌었음에도 보좌관을 연임한 이유는.
 
  고영태=그것은 모르겠다.
 
  문=진술인과 류상영은 어떤 관계인가.
 
  고영태=류상영은 친구 간으로 2014년 초순경 최순실이 지시한 사업기획에 대해 류상영에게 문의를 종종했다. 류상영은 2014년 1월경 최순실을 만나게 해주었을 당시 최순실, 정유라에 대해서 저보다 더 많이 알고 있었고 말실수를 하여 최순실에게 내쳐졌지만 항상 최순실과 다시 일을 하고 싶어 했다. 마침 올해 6월경 최순실이 자신과 정유라 소유의 강원도 초지 관련하여 일을 해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하길래 최순실에게 ‘류상영이 두 번 실수하지 않을 것이다’고 했더니 최순실이 ‘그럼 데려와 봐’라고 하여 최순실과 류상영이 같이 일을 하게 됐다. 그러나 그 후 류상영이 돌변하여 저를 모함하기 시작했고 저를 고소한다고 협박도 했다.
 
  노승일에게 듣기로는 최순실이 노승일을 시켜 광주에 있는 저희 본가에 가보라고 하였는데 혼자 다녀온다고 하니까 류상영이 노승일에게 김수현이랑 같이 가라고 했고 김수현이 광주를 다녀오는 와중에 제 욕을 그렇게 많이 했다고 한다. 류상영이 돌변한 이유는 한참 동안 제 옆에만 있다가 어렵게 최순실이란 기회를 잡았는데 제게 최순실의 비위를 폭로하면 그것이 모두 날아가니까 그런 것 같다.
 
검찰이 고영태에게 들려준 녹취 파일
  〈2015년 4월 7일 오후 11시14분〉

 
  VIP와 최순실 관계에 대한 대화
  문화단체 다빈나오, 방귀희 등 사찰 의혹 대화

 

  〈고영태〉 VIP는 이 사람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해. 뭐 하나 결정도. 글씨 하나 연설문 토시 하나… 여기서 수정을 보고 새벽 늦게라도 다 오케이하고… 무슨 옷을 입어야 하고… 전혀 비서에 대해 모른 애들을 꽂아놓고… 일이 안 돼… 헬스장 트레이너 꽂아놨으니 뭐하겠어…. 그래서 소장이 다 봤다고… 한 시간에 두세 번씩 전화통화를 하다가 손을… 이 사람 뒤에 아무도 없으니까… 그러다가 이번 문제가 터졌잖아… 그래서 약간 거기에서 손을 놓은 거 같더라고.
 
  〈최철〉 그럼 안 되고… 끝까지 영향력을 행사해야지.
 
  〈고영태〉 그거에 대해서 손을 놓은 거지. 자기가 말하는 관계는 그대로 있다는 거야… 패착이 뭔 줄 알아… 차 감독부터 패착이야… 김종덕부터 패착이야… VIP가 신임해 봤자야… VIP가 믿는 사람은 소장밖에 없어… 소장이 믿는 사람은 VIP하고 나밖에 없어.
 
  〈최철·김수현〉 연극단체 다빈나오, 방귀희 등에 대해서 대화
  문=진술인은 대통령과 최순실의 위와 같은 관계를 어떻게 알았나.
 
  고영태=위 삼성동 사무실에서 컴퓨터가 안 된다고 하여 가보면 컴퓨터 화면에 누가 봐도 대통령 연설문으로 보이는 문서가 떠 있었다. 이는 더블루K 사무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최순실이 누군가와 통화를 하는 것을 들으면 ‘어 그건 안 돼. 어떤 말이 틀렸고 이런 말을 쓰면 안 되지’라는 말을 자주 하였는데 최근 언론을 보면서 그 상대방이 정호성이었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문=최순실로부터 직접 위와 같은 얘기를 들은 것은 아닌가.
 
  고영태=그렇지는 않다.
 
  문=더블루K는 2016년 1월 12일 설립하였는데 더블루K에서도 최순실이 연설문을 수정하는 것을 보았다는 것인가.
 
  고영태=그렇다.
 
  문=진술인은 소장(최순실)이 믿는 사람은 진술인밖에 없다고 말하는데 그 배경은 무엇인가.
 
  고영태=최순실이 평소 저밖에 믿을 사람이 없다는 말을 자주 했다.
 
  문=최순실이 유독 진술인만 믿는 다른 이유가 있는가.
 
  고영태=최순실의 지시로 대통령의 가방을 만들 때, 잠도 안 자고 성실히 일을 하고 누구에게도 그런 사실을 말하지 않은 것을 높게 평가하여 저를 믿은 것 같다.
 
  문=진술인은 평소 진보 성향이나 현 정권에 비판적인 단체, 인사들에 대한 정보를 최철에게 알아오라고 시킨 사실이 있나.
 
  고영태=있다.
 
  문=진술인에게 누가 그런 일을 시켰나.
 
  고영태=최순실이 평소 문제가 있고 비리가 있는 사람들을 항상 좌파라고 표현하였는데 그런 사람과 현 정권을 비판하는 사람이 있으면 알아보라는 말을 하였고 누구에게 듣고 와서 그 사람에 대해서 알아보라고 특정하여 지시한 적도 있다.
 
  문=다빈나오와 방귀희도 최순실이 지시한 것인가.
 
  고영태=최순실이 직접 지시한 것은 아니고 평소 제가 최순실의 말을 최철에게 해놨으니까 그래서 가져온 것 같다.
 
검찰이 고영태에게 들려준 녹취 파일
  〈2015년 4월 24일 오후 4시26분〉

 
  이현정, 최철, 고영태, 김수현 대화
 

  〈최철〉 영태 형이… 27일 대통령이 온단 말야(순방 귀국)… 그러면 이제 소장님을 만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미리 이런 얘기를 해놔야 자세히 인제 알아서 소화시켜 할 거 아니야.
 
  〈이현정〉 사단법인을 시작을 해서 최대한 빨리 자본금을 만들어서… 재단 법인을 만들어.
 
  〈최철〉 예술국 문제….
 
 
  〈2015년 7월 29일 오후 4시46분〉
 
  최철, 고영태, 김수현 재단 설립 대화
 

  〈고영태〉 일단은 니들 머리에서 보고서 형식으로 짜줘 봐.
 
  〈최철〉 30억씩 받아서 300억짜리 재단인데.
 
  〈김수현〉 10개 대기업에서 30억씩 꽂아가지고 300억짜리가 됐어… 돗자리는 문체부에서 펴주고 복지 차원에서 자율적으로 가는 거다 이렇게 해야지.
  문=위의 대화는 어떠한 내용인가.
 
  고영태=2015년 4월 24일 대화 내용은 정부든 기업이든 지원을 받아 재단을 만들기 위해서는 뭔가 활동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활동을 할 수 있는 사단법인을 먼저 만들자는 얘기이다.
 
  2015년 7월 29일 내용은 제가 최철 등에게 10개 대기업들에 30억씩 출연금을 받아 재단을 설립하는 보고서를 만들어 보라고 시키는 내용이다.
 
  문=대기업에 출연을 받아 재단을 설립하는 구상은 누가 한 것인가.
 
  고영태=저는 청와대에서 나온 문서로 알고 있는데 확실하지는 않고 최순실이 저에게 그러한 내용이 담긴 페이퍼 한 장을 주면서 설립방안을 알아보라고 했다.
 
  문=페이퍼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 있었나.
 
  고영태=기억나는 키워드는 ‘문화와 체육으로 해서 각각 30억씩 10개 기업 두 개 재단’이었다.
 
  문=최순실이 그런 재단을 만들어 보라는 얘기는 언제부터 했나.
 
  고영태=2013년 초순경 김종하고 종합형 스포츠 클럽에 대한 얘기를 할 때도 그러한 클럽을 맡아서 하려면 사단법인이나 재단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를 했고 이후에도 쭉 법인이나 재단에 대해서 자주 얘기를 했다.
 
  문=그러한 최순실의 구상이 결국은 2015년 10월경 미르 재단, 2016년 1월경 K 스포츠 재단 설립으로 이어진 것인가.
 
  고영태=그렇다.
 
검찰이 고영태에게 들려준 녹취 파일
  〈2015년〉

 
  문체부 인사 개입 관련 대화
 

  〈류상영〉 저는 한 명만 보내놔 주세요.
 
  〈최철〉 (칠판을 두드리며)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의 성향이 좌파지?
 
  〈류상영〉 우 국장님하고 통화했는데… 알아서들 판 짜시고…. 영태야 프로필 필요하냐?
 
  〈고영태〉 1차 누구냐? 박민권? 얘를 먼저 없애려면 사람이 있어야 해.
 
  〈최철〉 윤태용… 기재부 출신이고… 우리는 그쪽 분야에서 빨아들일 수 있잖아.
  문=당시 문체부 1차관인 박민권을 교체하기 위한 시도로 보이는데.
 
  고영태=최철이 박민권에 대해서 문제가 많고 차은택과 관련하여 나쁜 짓을 많이 하니 교체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문=최철은 2015년 말경, 차은택이 하는 업무 중에 문체부 1차관 소관 업무가 많았는데 진술인이 차은택을 싫어하여 문체부 1차관을 진술인 쪽 사람으로 앉혀서 차은택을 견제하자는 취지로 나눈 대화라고 하는데.
 
  고영태=그것은 아니고 최철이 와서 푸념을 한 것이다.
 
  문=그럼 진술인이 ‘박민권을 없애려면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 이유는.
 
  고영태=최철이 하는 말에 그냥 동조하는 차원이었다.
 
  문=문체부 1차관에 대해 최순실에게 보고한 사실이 있나.
 
  고영태=없다.
 
검찰이 고영태에게 들려준 녹취 파일
  〈2016년 1월 27일 오전 10시28분〉

 
  관세청 및 세관 인사 개입 정황
 

  〈류상영〉 관세청 과장님이 인천국제공항 추천했던 전 관세청장 있잖아. 허영국이라고. 그 사람이 지금 삼일회계법인 상임고문 하고 있고, 그분 저거예요. 라인. 덕수상고 라인.
 
  〈김수현〉 그러니까 세관 과장님 아는 분이라 하면 되죠?
 
  〈류상영〉 네 영태한테 얘기해서 다른 사람 찾아보라 얘기해서 찾은 거예요.
 
  〈김수현〉 아 네 그러니까 그거까지 얘기했냐고요.
 
  〈류상영〉 과장님이 아는 분이라고 얘기했어요.
 
  〈김수현〉 카톡으로 보냈어요. 지금 함 보세요.
  문=진술인은 위 내용과 같이 관세청의 인사에 개입한 사실이 있나.
 
  고영태=그렇다.
 
  문=그 경위는.
 
  고영태=류상영과 김수현이 대화할 무렵, 최순실이 저에게 페이퍼를 주면서 ‘관세청 차장하고 인사국장 등이 국가 비상사태에 술자리를 했다는데 당시 상황과 차장하고 국장을 할 만한 새로운 사람을 알아봐라’고 지시하여 제가 류상영에게 ‘최순실이 그런 문제가 있다고 하니 아는 사람이 있으면 한번 알아봐서 얘기해 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류상영이 관세청에 이상기 과장을 안다고 하면서 저에게 소개시켜 줬고 이후 이상기 과장과 관세청 인사와 미얀마 사업 건으로 여러 번 만난 사실이 있다.
 
  문=진술인은 이상기 과장을 통해 새로운 사람을 최순실에게 추천했나.
 
  고영태=류상영이 관세청 인사 관련 보고서를 작성해 제게 주었고 저는 이를 최순실에게 전달했다.
 
  문=관세청 인사 관련 보고를 보면 관세청 차장은 기재부 인사로 하고 인사국장은 이찬기 국장이 적임자라고 기재돼 있는데.
 
  고영태=맞다.
 
  문=보고서 문건대로 관세청 인사가 이뤄졌나.
 
  고영태=류상영을 통해서 실제 그렇게 인사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
 


 
검찰이 고영태에게 들려준 녹취 파일
  〈2016년 6월 20일 오전 10시28분〉

 
  최순실 소유의 강원 평창 용평 이목정리 토지에 VIP 퇴임 이후 지낼 거처를 마련하려고 한다는 내용
 

  〈류상영〉 어, 수현아.
 
  〈김수현〉 네, 미팅 중이신가 봐요?
 
  〈류상영〉 바쁘지, 요즘.
 
  〈김수현〉 땅이… 진짜 말도 안 되는 땅이에요.
 
  〈류상영〉 그러니까 야 내가 니 사진 올라가는 거 보고 전화하고 싶더라. 내려오라고. 거기 올라가야 뭐 목장이 보일 텐데.
 
  〈김수현〉 그게 길이 여기저기 거기까지 근접하는 샛길 같은 게 여러 군데가 있더라구요. 저쪽 용평 동사무소도 있고 다른 쪽도 있고. 양쪽 다 가봤는데 다 막혀 있어요. 진입… 진입로. 진입부터 문제가 되는 거고. 근데 ◦◦은 대로에서 들어가면 조금만 들어가면 바로잖아요. 들어가는 게 확보가 되어 있고. 근데 여기는 그거부터 우선 해결을 해야 하고 그리고 전기도. 전봇대 오는데 거기서부터 전화가 안 되어가지고 위도경도 나오는 걸로 찍어놓은 거거든요. 나중에 확인하려고. 대조하는 작업을 해야 하고 무슨 전화도 안 돼요.
 
  〈류상영〉 그것을 가희가 ◦◦◦ 쓰는 게 있어 예전에 했던 것처럼. 그걸로 해서 ◦◦한테 하면 돼. 영태한테 일단 거기 손 안 대는 게 좋겠다고 일단 이야기하고. 정 손을 대겠다면 대는 게 맞는데 일단 분위기는 그리로 몰고 가는 게 맞지. 괜히 뭐 하다가 사업 실패해서 시간낭비 돈낭비. 우리는 얼마 안 남았으니까. 나도 한 번 더 가보긴 할 텐데 내가 오늘 지금 인테리어랑 작업해서 이거랑 같이 그거랑 이야기하자고. 영태 만나서 저긴 가봤어? 이목리299?
 
  〈김수현〉 아뇨. 안 가봤어요.
 
  〈류상영〉 그래? 거기가 우리가 사실은 지금… 거기가 아방궁이 될 텐데.
 
  〈김수현〉 거기가 정확하게 거기라고 하셨어요?
 
  〈류상영〉 어.
 
  〈김수현〉 다? 세… 세 채가 거기 있는 게 거기가 거기예요?
 
  〈류상영〉 세 채라니?
 
  〈김수현〉 그러니까… 원래는 VIP.
 
  〈류상영〉 어. 세 채를 지으려고 하는 자리래.
 
  〈김수현〉 거기가. 거기가 그 자리가 그 자리가 맞는 건가요?
 
  〈류상영〉 그렇지. 자리는 맞는데 세 채가 아니라 한 십여 채 지어가지고 맨 앞 끝에 큰 거는 VIP. 아 내가 그것도 원래 계획도가 있었는데 영태가 그거는 일단 안 주기에 내가 막 달라고 하지는 않았어. 똑같은 건축사에서 그것을 한 것이 있거든.
 
  〈김수현〉 아, 똑같은 건축사에서요?
 
  〈류상영〉 어. 근데 이제 큰 개념은 땅이 길잖아. 이목정리는. 맨 끝에 위가 VIP가 살 동이고.
 
  〈김수현〉 저 안쪽.
 
  〈류상영〉 어. 맨 안쪽이 VIP동이고 앞쪽으로 해서 10동 정도가 순차적으로 있고 10동 들어가는 길은 좌측, VIP는 우측 전용 길로 해가지고 끝까지 가는 이렇게 되어 있었거든.
 
  〈김수현〉 아. 그 영태 형이 안 주는 거기에 나와 있다는 거죠? 그렇게? 여보세요?
 
  〈류상영〉 모시모시?
 
  〈김수현〉 어. 전화가 안 터지네.
 
  〈류상영〉 어딘데 지금.
 
  〈김수현〉 저요? ◦◦◦ 앞이요.
 
  〈김수현〉 하여튼 그거는 한번 볼게요.
 
  〈류상영〉 갔다 오면 좋지. 아까 내가 이야기를 할 걸 그랬다. 나도 계속 미팅 갔다가 법무사 갔다가 영태 만나고 펜싱 간부 만나고 그러느라고 전화를 못 받았는데 이목정리랑 ◦◦◦랑 되게 가깝거든.
 
  〈김수현〉 갔었으면 됐는데.
 
  〈류상영〉 너 ◦◦◦ 가는 데 얼마나 걸리디?
 
  〈김수현〉 아… 멀지 않아요.
 
  〈류상영〉 도사리… 도사리에서 ◦◦◦까지 얼마 안 멀지? 그 중간이 이목정리이니까. 가깝다는 얘기지.
 
  〈김수현〉 아 근데 지금 다 도로정비를 도로정비 공사를 다 하고 있어가지고 지금 그. 평창 IC에서 속사까지 갔었고 근데 그게 다 비슷비슷해요. 거리는.
 
  〈류상영〉 그러니까 15분에서 20분 거리 아니야?
 
  〈김수현〉 아뇨 10분 정도밖에 안 걸려요.
 
  〈류상영〉 야, 그러면.
 
  〈김수현〉 딱 그거밖에 안 걸리는데 문제는 길이 정비 중이라서 차가 원활하게 가는 것이 아니라 길도 되게 위험하고 지금. 보니까 18년도까지 공사한다고 되어 있고 그래요.
 
  〈류상영〉 그러니까 그게. 올림픽 때 소지방도로 SOC사업이 다 같이 맞물려 있거든. 거기도 다 좋아지면 나는 그거야. VIP 아방궁은 하기로 했으니까 거긴 가고. 거기서 사람들 만나는 거 아니니까 가까운 10분 정도 거리에 ◦◦을 다 개발을 해서 대외활동은 이런 데서 좀 하고 잠은 거기 가서 자고 이런. 우리가 이렇게 다 가 있는 거지. 응?
 
  〈김수현〉 네.
 
  〈류상영〉 와서 ◦◦하자고 그건.
 
  〈김수현〉 네네. 알겠습니다. 지금 한 번 볼게요.
 
  〈류상영〉 그래요~.
  문=진술인은 강원도 평창군 이목정리 299번지에 대통령의 퇴임 후 사저를 짓는 계획에 대해 알고 있나.
 
  고영태=네, 그 땅이 최순실, 정윤회 소유의 땅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제가 그 땅을 가보기도 했다. 거기에 원래 타운하우스 형식으로 지으려 한다는, 계획이 있었다고 하는데 그 후에 최순실이 대통령이 퇴임 후에 사저를 짓는 계획이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게 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문=최순실은 대통령의 퇴임 후에 사저를 위 이목정리 땅에 건축할 계획을 세워놓았다는 것인가.
 
  고영태=그랬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저는 이런 부지 개발 등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류상영을 최순실과 연결시켜 주었고 그 후의 진척 상황은 잘 모른다.
 
  문=대화 내용을 보면 진술인이 건축사가 작성한 계획도를 가지고 있고 이를 류상영에게 잠시 보여주고는 류상영에게 계획도를 주지 않고 류상영은 이를 VIP 아방궁이라고 부르는데.
 
  고영태=대통령 퇴임 후 별장인지 사저인지를 짓는다는 이야기는 최순실로부터 들었는데 저는 잘 모르고 류상영과 최순실이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
 
[월간조선 2017년 3월호 / 글=문갑식 월간조선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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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국정농단’ 의혹과 고영태·노승일·박헌영·김수현·최철·류상영·이현정 검찰 조서 2000매 全文 요약, 그 의미 (4/4)

                                        

  고영태
  검찰 진술 조서 전문 요약·
  2016년 12월 4일
  서울중앙지검 602호실

 
  문=진술인은 앞선 조사에서 류상영, 이상기가 관세청 차장, 인사국장 인사에도 개입되었다고 진술했는데 위 인천세관장 취임시기는 관세청 인사시기보다 전에 있었던 일인데.
 
  고영태=맞다. 최순실이 인천세관장 인사에 개입한 것이 먼저고 그때 저도 류상영을 통해 이상기 과장을 알게 되었고 과장을 최순실에게 소개했다.
 
검찰이 고영태에게 들려준 녹취 파일
  〈2016년 3월 2일〉

 
  차은택이 문화융성위원장이 된다는 대화
 

  〈고영태〉 오늘 차 감독이 잘리는 날인데.
 
  〈김수현〉 저한테 형이랑 연락이 안 된다고. 연락이 되면 삼성 거 때문에 얘기할 것이 있다고. 형이 얘기한 대로 전달은 했어요. 정리할 거라고 말은 했는데 통화 한 번 해본다고 하더니 전화 안 되니깐 전화되면 꼭 연락 달라고 얘기했어요.
 
  〈고영태〉 아유, 내가 삼성을 어떻게 상대해.(웃음)
 
  〈김수현〉 소장님한테 얘기해서 위에서 찍는 프로세스 있잖아요.(웃음)
 
  〈고영태〉 (웃음) 알아서 찍으라고 해. 나는 못 찍으니까.
 
  〈김수현〉 GKL은 다 됐다고 했잖아요. 다 된 게 아니에요?
 
  〈고영태〉 어, 하나도 된 게 아니야.
 
  〈김수현〉 원래 실무자들 만나서 얘기가 돼야 하는데… 잘못 얘기했구나.
 
  〈고영태〉 나도 다 된 줄 알았지.
 
  〈김수현〉 조 대표가 소장님한테 다 됐다고 보고했을 거 아니에요.
 
  〈고영태〉 그러니까. 다 됐다고 했는데 되는 것도 하나도 없고. 그만두라고 했으면 큰일 날 뻔했어.
 
  〈김수현〉 조 대표가 문제가 많아요. 박 과장 잘 이용해서 형이 필요한 걸 조 대표가 말하게 해야 되는데.
 
  〈김수현〉 오늘이 그 어제 했던 크리에이티브 입학식 그날인데.
 
  〈고영태〉 오늘 그만두라고 통보를 받았을 거야.
 
  〈김수현〉 오늘이요? 아하 잘됐네.
 
  〈고영태〉 자기가 뭔가 올라가서 잘린 걸 알거든, 뭐 오해라고. 오해도 있고 1차관도 있고 다 오해라고 계속. 오해는 오해고 지는 욕심 없다고 해놓고 욕심 없으면 그만해라 하니깐 그건 아니라고 하고. 너 일 너무 많이 했다고 했는데.
  문=위의 대화는 무슨 내용인가.
 
  고영태=최순실이 차은택을 문화융성위원장에서 내보내기로 결정해 저희가 나눈 대화다.
 



 
검찰이 고영태에게 들려준 녹취 파일
  〈2016년 3월 8일〉

 
  최철 증거 인멸 지도 의도
 

  〈고영태〉 철이가 완전히 지금.
 
  〈김수현〉 이제 잘린다고요?
 
  〈고영태〉 문건유출.
 
  〈김수현〉 그렇게 하고 있을 거예요. 장관 오른팔 하고 있을 거예요.
 
  〈고영태〉 인터넷에 막 떠 있을 거 같아.
 
  〈김수현〉 정리 좀 해야겠네요.
 
  〈고영태〉 이메일 이런 것도 있을 거야.
 
  〈김수현〉 이메일 계정을 없애야죠.
 
  〈고영태〉 우리 것이 아니라 철이 거를 없애야 되잖아.
 
  〈김수현〉 없애라고 해야죠. 복구할 거예요. 지메일은 안 될 텐데 네이버나 이런 거는. 우선은 삭제하라고 해야죠.
 
  〈고영태〉 핸드폰도 2개잖아. 두 개 다 아이폰이잖아.
 
  〈김수현〉 하나는 삼성이었던 것 같은데. 둘 다 아이폰인가. (중략) 휴대폰도 바꾸고 해야겠어요. 번호 바꾸고 정리할게요.
 
  〈김수현〉 지금 더블루K도 그렇고 재단 만들 때도 철이 형이 자료를 가져다준 게 맞잖아요. 뉴슬리도 철이 형이 다 알고 있잖아요.(중략) 우리가 모른다, 문 닫았다, 꼬리 자르기가 가능은 한데, 철이 형이 형한테 메일 보낸 것도 있고, 카톡도 있고, 전화한 것도 다 있잖아요.
 
  〈고영태〉 이런 걸 다 지우고 가자는 거지.
 
  〈김수현〉 저는 일단 지메일 다 지웠고, 네이버도 지울 거예요. 철이 형한테도 다 지우라고 할게요. 철이 형은 조금씩 지우고 있을 거예요.
 
 
  고영태, 김수현, 최철 증거 인멸 의도
 

  〈김수현〉 복구는 가능할 텐데 복구하면 아마 그게 다 살아날 거예요.
 
  〈고영태〉 어, 그러니까. 계정 삭제하면 모든 자료가 다 삭제된다는데 다 삭제되는 거잖아
 
  〈김수현〉 네. 지메일은 그런 걸로 알고 있어요. 복구하는 건 네, 못 구울 거예요.
 
  〈김수현〉 그래서 아까도 이 대표랑 얘기를 했었는데 아까 형이 얘기한 대로 좌파 관련한 자료 가지고 오라고 해서 가져온 건 맞잖아요. 어차피 파면 다 나오잖아요. 형도 나오고 다 나오니깐. 이게 교문수석에서 올라왔다고 하면 김종이 한 건데. 제가 볼 때는 케이를 겨냥한 시작점이라고 보는 거거든요. 중간에 형이 벨한테 가서 까고 얘기해라, 같이 이렇게 오픈해라, 계속 이렇게 얘기를 했잖아요. 근데 이게 철이 형을 깐다고 하면 철이 형이 벨 얘기도 할 거고 좌파 얘기도 다 할 거거든요. 안 할 사람이 아니니까.
 
  결론은 인선에 다 개입을 한 거잖아요. 철이 형이 인선에 개입했다고 하는 것도 밖에서 보면 김종도 그렇고 교문수석도 그렇고 철이 형은 케이 사람이니까 케이를 치기 위해서 한 거라고 판단이 되는데. 김종 입장에서는 형하고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거고, 더블루K도 그렇고 재단 만들 때도 철이 형이 자료를 가져다준 게 맞잖아요. 뉴슬리도 철이 형이 다 알고 있잖아요.
 
  나중에 까면 재단도 그렇고 뉴슬리도 그렇고 TBK도 그렇고 하나씩 다 나올 텐데 그러면 문제가 되니 아예 장관을 내리는 거면. 저는 더 좋다고 생각을 하고 벨이 형한테 집중된다고 생각하니까, 벨이 철이 형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안다고 하면 형을 견제하기 위해서 일부러 한 걸 수도 있고 여러 생각이 드는 거죠.
 
  우리가 모른다, 문 닫았다, 꼬리 자르기가 가능은 한데, 철이 형이 형한테 메일 보낸 것도 있고 카톡도 있고 전화한 것도 있잖아요. 연결이 된다고 하면 뉴슬리도 있고 다 있거든요. 가능하다고 하면 어차피 소장님도 걱정을 하는 게 형이 TBK도 있고 뉴슬리도 연결되어 있고 재단도 그렇고… 철이 형을 건들면 다 나온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자를 수 있으면 나가라고 해서. 지금 상황에서 어차피. 장관을 할 국회의원이나 사람이 없다, 왜냐하면 청문회에서 다 까발리니깐. 지금 원래 장관을 앉힐 때 말 잘 듣는 사람, 체육 쪽에 잘 아는 사람, 차 감독이 케이는 자기 의견대로 한다고 해서 앉힌 거였는데 결론은 아니었잖아요. 실패한 부분이잖아요. 그러면 1차관은 정부에서 내려온 사람이고 그리고 장관이 없어도 위에서 시키는 것만 한다고 하면 시스템에서는 문제가 없거든요. 장관이 없다고 공격을 당하면 선거 끝나고 장관 할 사람을 물색하면 돼요. 그렇게 해서 단계별로 보셔야 하지 않나. 철이 형을 까면 뉴슬리도 그렇고 뭐도 있고 다 있기 때문에. 철이 형한테 자료가 다 나왔기 때문에.
 
  〈고영태〉 다른 애 깠을 때 조용히 나갔잖아. 내부적으로 까는 거기 때문에 그중에 보고서 올라갈 거잖아. 너 나오고 나 나오고 하면 문제가 된다 이거지. 그러면 또 한바탕해야 되니까.
 
  〈김수현〉 형이 그것만 확실하게 TBK 하면서 자료 몇 개 받아놓은 게 있다까지만 해놓으면 되잖아요.
 
  〈고영태〉 책자 받고 그런 건 있어.
 
  〈김수현〉 그러면 됐어요. 저는 형이 그런 얘기를 안 해서.
 
  〈고영태〉 앞으로 그런 거 나한테 받지 말라고 하더라고. 미리 다 정리를 하고.
 
  〈김수현〉 저도 휴대폰하고.
 
  〈고영태〉 이런 걸 다 지우고 가자는 거지.
 
  〈김수현〉 저는 일단 지메일 다 지웠고, 네이버도 지울 거예요. 철이 형한테도 다 지우라고 할게요. 철이 형은 조금씩 지우고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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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상영〉 아니 어제 철이가 와서.
 
  〈김수현〉 철이가 왔어요?
 
  〈류상영〉 아니, 철이가 전화가 와서 그때 아마 막 공항에서 출국하기 전인데 지 살려달라고 하는데 분위기를 모르는 거야, 얘는.
 
  〈김수현〉 무슨.
 
  〈류상영〉 ◦◦이가 영태를 치려고 하는 수작이다.
 
  〈김수현〉 제가 그럴 수도 있다고 했잖아요.
 
  〈류상영〉 그러니까 그건 맞는데 살려달라는 이야기를 차라리 하지. 내가 지금 ◦◦는 여기밖에 없고.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고.
 
  〈김수현〉 어휴.
 
  〈류상영〉 어휴. 그러니까 그게 거기마저도 손을 쓰냐. 차라리 아예 일단 여러 가지 중에서 하면 무조건 있으니까 이것 때문이라도 꼭 좀 살려달라고 그렇게 이야기를 영태한테도 하고 우리랑 이야기를 해야 되잖아. 그러면 ◦◦◦ 이사님한테도 뭔가 조치를 이야기했을 거란 이야기야. ◦◦◦에 대해서, 그렇잖아? 만약에 그걸 들었으면 혹시 너한테 전화가 ◦◦ 이사님이 가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했지.
 
  〈김수현〉 네, 전화 안 왔어요.
 
  〈류상영〉 뭐 다행이고 철이 들어오면 영태랑 만나서 어떻게 하겠지. 내가 보니까 수사받을 거나 이런 것까지 걱정을 하는 거거든.
 
  〈김수현〉 뭐 켕기는 게 있으니까 그러겠죠.
 
  〈류상영〉 그러니까 켕기는 거 지가 그러다가 우리가 하는 거 걸릴까 봐 그러지.
 
  〈김수현〉 참 안타까운. 어제 말씀드린 대로 영태 형한테도 이야기는 그렇게 똑같이 다 이야기했어요. 어차피 파다 보면 나올 거고 김종이 ◦◦를 잡을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 이야기도 다 했고. 지금 상황에서 그냥 조용히 잠재워서 나가는 게 제일 좋지 않냐. 그런 이야기도 했고.
 
  〈류상영〉 더 있는 것 자체도 의미도 없고.
 
  〈김수현〉 아니 영태 형은 아니 거기서 철이 형이 뭐 거기서 완전히 사람들 휘어잡고 그러면 모르겠는데 그것도 아니고, 결론은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류상영〉 ◦◦도 보냈으니까 아침 일찍 와서 하려고 했더니 다음날(파악불가).
 
  〈김수현〉 비밀번호를 찾았어요. 생각이 나서.
 
  〈류상영〉 사람은 시간이 약이야. (파악불가) 집착해가지고 한 120개 정도는 친 것 같아. 너 거의 내가 어저께 너는 ◦◦◦였어 수준이. 사람은 깊은 한 수가 중요한 거야. 그래서 깊이 생각을 해서.
 
  〈김수현〉 아니 다 똑같이 해놨고 다 알고 있다고 생각을 했는데, 아니 이게 확실히 뭔가 꽂히는 게 있어요.
 
  〈류상영〉 그리고 어제 헌영이한테 전화가 또 왔는데, 형님 못 해먹겠습니다 하고 그냥 갑니다 하고 집에 갔어. 들렀다 가라고 했는데 그냥 가요. 이러면서.
 
  〈김수현〉 쉬는 게 낫죠.
 
  〈류상영〉 내가 봤을 때는 얘가 지금 승일이 때문에 좀 문제가 있는 거야. 그날은 승일이랑 뭐 좋은 이야기해서 왔잖아. ◦◦하고 이런 이야기도 했잖아. 근데 어제 또 회의할 때 회장님하고 또 그 내부에서 승일이랑 뭔 문제가 또 있었나 봐. 영태가 전화 뭐 이렇게 한 것 같은데. 어제 그랬다고 하면서 갔으니. 거기도 약이긴 한데.
 
  〈김수현〉 아니 시간이 아니라 그거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되는 건 맞는데 승일이 형님하고.
 
  〈류상영〉 냅두자고. 승일이를 네가 한번 승일이 차 한잔 먹든가 해서 들어보자구 왜 그런지. 서로가.
 
  〈김수현〉 아니, 똑같은 거예요. 저는 조 대표랑 똑같다고 봐요. 다 똑같다고 보는 거예요. 승일이 형도 자기 그게 있고 그런 사람인데, 아니 영태 형이 이야기를 안 듣고 그런 거를. 근데 이제 다 조금씩 조금씩 부족한 부분인데. 박 과장도 그렇게 하면 보이잖아요. 무시하는 게 보이잖아요. 저도 보이는데. 근데 영태 형은 그거를 대놓고 할 수도 있고, 대놓고 하고, 근데 박 과장도 뭐라고 하고 근데 그거를 못 느끼겠냐고요. 승일이 형님이. 느끼죠. 근데 그거를 표출한다는 것 자체가 그것도 좀 안타까운 거고. 다 같이 살자고 하는 건데 그거를….
 
 
  직원들이 사용하던 이메일, 카카오톡 등 조직적 삭제 조치, 스포츠 재단 관련 시설 물색
 

  〈고영태〉 이제 다 됐어. 이제 다 돼서 하나하나 정리해 나가는 중이거든. 이게 올라가서 어떻게 하고. 근데 아까 이야기했지만 다 전문가가 아니야. 다른 거 정보 취합해서 막 해야 된다 말이야. 똑같아. 네가 늦게까지 문서 작성한 거는 있었지만 네가 ◦◦의 전문가도 아니고 배드민턴의 전문가도 아니고. 뭐 ◦◦의 전문가도 아니고.
 
  〈고영태〉 그리고 아까 내가 조직도 달라고 한 거. 그걸 이름까지 다 넣어서 주면 어떡하냐. 이름은 조직도만 주고, 이사 몇 명, 뭐 몇 명, 그거만 해서 보내야지. 그리고 우리가 강 이사한테 통해서 공용메일을 하나 만들어야 돼. 거기다 막 집어넣고. 이렇게 하고.
 
  〈김수현〉 예, 제가 메일 하나 만들게요.
 
  〈고영태〉 다른 애들 기존에 만들었던 메일 다 지우고, 카카오톡 없앤 것도. 그냥 뺐다고 다 없어지는 게 아니래. 안에서 다 지워야 한대.
 
  〈김수현〉 카카오톡은 그 연결돼 있는 카카오스토리부터 다 지워야. 연결돼 있는 거부터 하나씩 다 지운 다음에. 그다음에 지워야 탈퇴가 돼요.
 
  〈고영태〉 내가 언제 그거 보내려다가. 못 보냈어.
 
  〈김수현〉 저 어젯밤에 전화 주셨을 때 이메일 다 지웠거든요. 지우고 지메일은 우선 계정을 삭제했고, 원래 쓰던 네이버는 지금 안에 있는 내용 다 지우고, 오늘 계정 삭제할 거예요. 예전에 만들었던 케이라인은 그건 뭐 쓴 게 없거든요. 그걸로 쓰고, 그다음 새로 만들고 하면 될 거예요.
 
  〈고영태〉 그거는 다 정리해 줘. 새롭게 정리가 되어야 돼.
 
  〈김수현〉 철이 형은 류 대표가 지금 하라고 이야기했고, 들어오면 연락을 할 거니까. 좀 있으면 들어올 거 같은데. 이메일은 우선 정리를 하는 걸루.
 
  〈고영태〉 그 어제 봤던 체육관 시설을 빨리 찾아야 해. 정부에 체육진흥공단이라는 게 있거든. 중앙정부 쪽에.
 
  〈김수현〉 원래 그거는 박 과장하고 얘기를. 류 대표가 이야기해서 박 과장한테도 전달했는데. 재단에서 하는 일이니. 어떻게 보면 재단이잖아요. 재단에서 면적 얼마 정도 되는. 뭐 스포츠센터나 이런 거를 보유하고 있는 게 뭔지 정보공개를 청구하면 되거든요.
 
  〈고영태〉 그거를. 노 부장한테 이야기해서 노 부장이 하게끔 해. 노 부장이 회사 수준에서 정보공개 해달라고.
 
  〈김수현〉 네, 그렇게 진행할게요.
 
  〈고영태〉 집에 가서 메시지 다른 걸로 통화해.(17:44 ~21:21)
  문=이게 무슨 대화인가.
 
  고영태=2016년 3월경 최순실이 ‘그때 그 철이라는 보좌관 애, 조사 들어간다는데 걔한테 자료 받은 거 있으면 바로 정리해. 이메일도 지우고 최철과 연락했던 모든 자료를 지워’라고 했다. 그래서 나눈 대화다.
 
  문=최순실은 그런 정보를 어디서 들었다고 하던가.
 
  고영태=어디라고 얘기는 하지 않았지만 청와대에서 그런 정보를 들은 것으로 안다.
 
  문=당시 최철에 대해서 청와대에서 감찰 또는 조사를 한다는 취지로 최순실이 이야기하면서 진술인에게 최철과 관련된 자료를 지우라고 했다는 것인가.
 
  고영태=그렇다. 그러나 최순실이 명시적으로 청와대에서 조사를 한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문=진술인이 최철로부터 취득한 문체부 내부정보나 자료는 어떠한 것이 있는가.
 
  고영태=자료는 대부분 민간에 공개된 것으로 비공개된 자료는 가져오지 않았다. 문체부 내부인사와 관련해 직원들 비위 사실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했지만 실상 자료는 가져오지 않았다.
 
  문=김수현은 더블루K, 재단을 만들 때 최철이 자료를 가져다주었고 뉴슬리에 대해서도 알고 있는 등 최순실과 많은 부분이 연결되어 있어 최순실도 최철에 대한 조사를 걱정한다고 하던데.
 
  고영태=최순실도 그런 부분을 걱정해서 관련된 부분을 다 없애라고 지시를 한 것이다.
 
  문=김수현은 최철이 좌파 관련한 자료를 가져다주었다는데.
 
  고영태=최순실이 지시한 경우 최철에게 그런 자료를 받아서 최순실에게 전달한 적은 있다.
 
  문=김수현은 ‘지금 원래 장관 앉힐 때 말 잘 듣는 사람. 차 감독이 케이는 자기 의견대로 한다고 해서 앉힌 거였는데 결론은 아니었잖아요, 실패한 부분이잖아요’라고 했는데.
 
  고영태=케이는 전 문체부 장관인 김종덕으로, 최순실이 차은택에게 장관으로 추천할 만한 사람이 있냐고 해서 김종덕의 이력서를 주며 ‘소통이 잘 된다’고 추천했고 저도 그 자리에 있었다.
 
  문=김수현과 류상영의 대화 중 최철이 류상영에게 살려달라고 말했다는 것은 어떤 내용인가.
 
  고영태=저는 최순실과 관련된 일을 그만두고 싶었고 이를 최순실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얘기도 했는데 제가 그런 말을 하면 최순실은 저와 친한 노승일을 괴롭히고 류상영은 ‘좀만 참아라’라고 하면서 제가 최순실과 관계를 이어가길 원했다. 그래서 제가 최철하고 관계도 좀 소원하게 지냈는데 최철이 류상영에게 얘기하여 저에게 잘 말해달라고 한 것 같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최철, 김수현, 이현정 등도 제가 최순실과 연결되어 있는 것을 알고 저를 통해 자기들의 이익을 취하려 했던 것 같다.
 
  문=대화 내용을 정리하면 김종이 자신과 사이가 좋지 않은 김종덕을 해하기 위해 보좌관인 최철을 문건유출 혐의로 조사하려 한다는 정보를 최순실이 듣고 최철을 조사하면 자신이 드러날 것을 걱정해 진술인에게 최철과 관련된 모든 자료를 없애라고 지시한 것으로 보이는데.
 
  고영태=맞다.
 
검찰이 고영태에게 들려준 녹취 파일
  〈2016년 4월 20일〉

 
  관세청장 인사 개입 및 세관장에 대한 금전 요구 관련 통화
 

  〈고영태〉 중요한 또 하나의 오더가 있는데, 세관장. 아니 세관장이란다. 국세청장을 하나 임명하라는데.
 
  〈김수현〉 국세청장. 아는 사람이 없잖아요.
 
  〈고영태〉 물색 한번. 찾아봐야지. 세관 쪽에 있는 사람으로.
 
  〈김수현〉 있겠죠. 찾아보면 나오겠죠.
 
  〈고영태〉 근데 뭉치든 안 뭉치든 이쪽에서 넣은 거지. 지금 세관장도 원래는 행시 출신들이 다 했대. 그런데 이 세관장을 바꿔놨잖아. 직원들이 반발이 안 생기잖아.
 
  〈김수현〉 잘하니까.
 
  〈고영태〉 잘하는 게 아니라, 직원들이 바라는 건 다 저거야. 행시들이 중간에 직원들 때부터 봤기 때문에 직원들이 반발이 없는 거야.
 
  〈김수현〉 아 바랐던 게 이루어진 거.
 
  〈고영태〉 그렇지 바랐던 거지. 몇십 년 동안 깨지지 않았던 게 깨져 버렸으니까. 이쪽도 그런 가려운 게 있으면 깨 버리는 게. 저기 친구 중에 세관에 있다고 그랬잖아.
 
  〈김수현〉 친구? 세관이요? 세관은 없어요.
 
  〈고영태〉 국세청.
 
  〈김수현〉 국세청이요? 아니요. 국세청에 있는 게 아니라, 사촌동생이.
 
  〈고영태〉 너 말고. 류 대표.
 
  〈김수현〉 친구요?
 
  〈고영태〉 어, 그쪽 라인을 타고 뚫어 버리면 어떨까.
 
  〈김수현〉 세관이요. 거기도 괜찮을 거예요. 근데 똑같이 덥석하지 않게 좀 알고 기간을 두고 해야 되는데.
 
  〈고영태〉 어차피 국세청장은 바꿔야 되는데, 거기는 1년이나 1년 반 안에 바뀐대 무조건. 장관이 바뀌면 무조건 바뀌는 라인이래. 기재부 장관이 바뀌면 무조건 바뀌는 라인이래.
 
  〈김수현〉 그러면 가능하겠네요. 그사이에 할 수 있는 것 좀 하고 하면.
 
  〈고영태〉 그래서 우리 사람들 만들어 놓고 할 생각이지.
 
  〈김수현〉 네, 한번 다 모여야 될 것 같아요. 형, 승일이 형도 그렇고 다 모여가지고 좀 얘기 좀 해야지.
 
  〈고영태〉 아, 승일이는 배제시켜.
 
  〈김수현〉 아, 배제됐나요?
 
  〈고영태〉 어.
 
  (중략)
 
  〈고영태〉 근데 류 대표하고 얘기할 게 아니야. 걔하고 얘기해 봐야 쓸모없는 놈들만 들어 올 텐데. 얘기하면 뭐하냐. 아무것도 도움 안 되는 세관장 앉혀놓고 돈도 못 받고. 그 얘기를 더 이상 하지도 않잖아. 내가 그거 가지고 지금 과장님하고 친해졌는데, 과장님 공항에 자리도 빼주고 공항 티켓도 해주고 다 하는데 그걸 씨발 그 얘길 해봤자 저 새끼 그런 거 바란다 그렇게 볼까 봐.
 
  〈김수현〉 그건 원래 류 대표가 해야 될 역할이에요.
 
  〈고영태〉 지가 못해. 그런데 과장님한테 그 얘기 했는데, 제가 이 자리 오기까지 들어간 것도 많고, 집에서 돈 끌어다 빚 내가지고 이 자리까지 왔습니다. 그래도 저희 직원 쪽으로 세관장님 앉힐 때 돈 들어갔으니까 그거는 어느 정도 제 거 돈을 벌려는 게 아니고 들어간 돈을 빼려고. 빚이 생겼는데. 그랬더니 과장님이 그거는 미안하네 그러더라고.
 
  〈김수현〉 그거는 처음부터 잘못했어요. 류 대표가. 그거를 얘기를 했는데.
 
  〈고영태〉 내가 봤을 때는 얘기를 못 했어.
 
  〈김수현〉 생각이 달라요. 그것 때문에 저도 많이 부딪쳤는데. 바뀌지 않는 부분이니까. 그렇게 자리에 앉혀줬는데 인사를 안 하는 게 말이 되냐고.
 
  〈고영태〉 처음부터 그거를 확답을 받고 하자고 그랬잖아. 됐다고 알았다고만 해놓고. 류 대표는 일에 대해서는 그런 거 인선에 대해서는 개입을 안 시키고 싶어. 아무튼 둘이 과장님하고 만났어. 소장하고 만났는데 세관장 전에 밑에 사람 자리에 인사를 또 했단 말이야. 그 사람들 자리 해놓고. 그다음에 기재부에서 한 명 내려오고, ◦◦급으로 그 위에 관장이야. 아니 관세청장이야. 청장 자리 얘기하길래 발로 툭 쳤거든. 세관장님한테 한번 여쭤보세요 하니까 예 세관장님한테 여쭤보겠습니다 이렇게 말을 바꿨어. 사람 있으면 꽂으면 되고 없으면 안 꽂으면 되는 건데, 괜히 없다고 할 필요 없잖아. 큰 자리인데.
 
  〈김수현〉 얘기를 뭘 했는지 모르겠어요. 형 만났다고 얘기할 거 있다고 하더니 류 대표 오늘도 나갔다가 미팅한다고 안 들어와서.
  문=이것은 무슨 대화인가.
 
  고영태=제가 최순실로부터 국세청장을 할 사람이 있으면 알아보라는 지시를 받고 나눈 대화로, 당시 저희가 국세청장을 추천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으나 추천하지 않은 다른 사람이 국세청장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
 
  문=진술인이 ‘아무것도 도움 안 되는 세관장 앉혀놓고 돈도 못 받고’라고 말하는데 무슨 뜻인가.
 
  고영태=류상영이 저희가 추천한 사람이 그 자리에 가면 일도 받고 용돈도 주지 않겠느냐면서 좀 챙겨주지 않겠느냐는 식으로 말했는데 그렇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문=진술인은 관세청 이상기, 류상영을 통해 최순실에게 추천해 그 자리에 취임한 관세청 차장, 인사국장, 세관장으로부터 받은 대가가 있는가.
 
  고영태=차장이나 인사국장에게 받은 것은 아닌데 세관장이 된 김대섭으로부터 상품권을 받아서 최순실에게 전달한 사실은 있다.
 
  문=언제 어디서 상품권을 받았는가.
 
  고영태=김대섭이 세관장이 되고 나서 1, 2주 후에 청담동에 있는 ‘진상’이라는 샤브샤브집에서 김대섭, 이상기, 저 이렇게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만났는데 김대섭이 직접 상품권 포장지에 담아서 밀봉해 제게 건네줬다.
 


 
검찰이 고영태에게 들려준 녹취 파일
  〈2016년 5월 3일〉

 
  더블루K 자회사 설립 관련(재단 비자금),
  여명숙 위원장의 사임 관련(비리 관련),
  비덱-삼성 관련. 관세청 차장(김종열),
  관세청 정책 조정관 인사 개입 관련

 

  〈김수현〉 영태 형하고 얘기를 많이 했는데, 영태 형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더블루K 자회사를 만들려고 한다는 건데, 그 얘기가 어디서 나왔냐 했더니 ‘재단에서 돈을 어떻게 만들어?’ 이렇게 해서 그 얘기가 나왔다는 거예요. 어차피 재단은 후원으로 돌아가는 건데, 레퍼런스 만들어서 사무총장이 돌아다니면서 이렇게 하는 거다 하고 얘기를 하면… 영태는 ‘그래서 사무총장을 자르려고 하는 거야’… 하면서. 얘기가 단절이 되는 거지.(0:53~1:40)
 
  〈류상영〉 우리가 상황을 직시해야 하는 게, 영태는 사실 정황을 잘 모르고, 회장님의 푸시에 따라 바람 따라 흔들리는 것 같아. 우리가 만든 그 메커니즘에 대해 이해를 못 하고, 바람에 따라 흔들리는 게 반복되는 것 같거든. 어제도 헌영이가 이야기하는데, 영태 형은 전경련과 어버이연합… 이러한 사회적 이슈 같은 것에 개념도 없고 모른다는 거야. 이제 지쳐서 사람이 멍해져 있고, 사무총장 등과도 대화가 안 되니까 단절이 되어 있는 거야. 심각하게 멍해 있다는 거야. 영태 마음은 당연히 모르겠지.(1:40~3:00)
 
  〈김수현〉 저도 어제 생각을 정리하고 영태 형과 얘기하려고 한 건데, 영태 형이 그러더라. 야. 너 어디 들어갈래? 그래서. 내가 ‘형, 내가 ㈜예상에 있는 건 딱 하나다. 우리만이 할 수 있는 것을 하려고 그러는 거다’라고 했죠. … 영태 형과 우리가 부딪치는 게 영태 형은 근데 포지션상 재단의 맨 꼭대기에 있는 것(보고받는 자리)을 부담 가지는 것 같다. 내가 그 얘기를 계속했는데… 하면서 내가 이현정 이사도 봤고, 차 감독도 보고, 상영이 형도 보고 다 봤는데… 믿을 만한 사람이 상영이 형밖에 없어서 이야기를 하는 거다… 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영태 형도 그건 동의를 해요. 그런데 문제는 결과론적으로 뭐가 없으니까, 하지만 그건 기다리면 되는 거다.
 
  이 얘기가 처음에 뉴슬리부터 시작된 거다, 뭐가 문제냐면 얼마 전에 뉴슬리와 더블루K가 문화창조융합센터, 그 자료를 박 과장한테 넘긴 거 아시죠. 그게 참고용이라고 넘긴 건데. 이걸 영태 형한테 바로 넘겼나 봐요. 예상이 들어가 있고, 더블루K가 들어가 있고. 그러니까 이건 그냥 참고용인데… 그건 분명히 박 과장하고 얘기했던 부분인데 잘 안 된 것 같다. 그러니까 영태 형이 지금 옆에 있는 박 과장이 그걸 해줘야 되는데 지금 그게 안 된 부분인 것 같고 지금 저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을 계속 하고 있는 건데 그다음 얘기는 못 나갔어요. 보니깐 재단은 돌아가고 있데요. 그런데 재단과 더불어 K를 얘기하면서 또 내 거시기 뭐 있냐고 이야기를 하는데 영태의 상태가 안 좋아서 우리 것에 대해 말할 수가 없더라…(3:16~7:30)
 
  〈류상영〉 어제 철이가 밤늦게 전화 왔는데 여명숙 위원장을 만나러 간다고 했는데, 여명숙 위원장이 가서 보니까 헤쳐 먹은 게 워낙에 많다. 여명숙이 그걸 두려워한다. 연임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최고 결정권자인 K가 여명숙을 차은택 대신 바지로 두자고 차은택이가 입김을 넣은 거지. 근데 그사이에 철이가 여명숙을 컨트롤하고 있는 것을 차은택도 모르고 K도 모른다는 거지. 그래서 여명숙이가 하는 얘기를 들어보면, 차은택이 해 먹은 것들. 빌딩 사고 한 거… 홍릉동에 건물 짓고 있는 거. 건물 짓고 그러면 옆에 좋아지잖아. 매입한 정황들이 있고, 이런 거 자기 업체들 밀어주고 이런 것들 많고 옆에 건물 조그만 한 거 사고 이런 것들이 많다는 거지.
 
  여명숙이가 보기에는… 더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이러면서. 이야기를 하는데, … 세월호 관련하여 칼럼 누가 쓴 거를… 해수부가 포스팅한 거 보고 회장님이 뭐라고 했다고 하는데… 차관 자리 하냐 하는데 성금 낸 것도 아니고, 그거 포스팅한 거 가지고 뭐라고 하면서 문제 삼는 건 앉힐 의사가 없다는 거겠지? 예전에 회장한테 영태가 막 들이대니까 철이가 심각하게 어제 그러는데, 벨이랑 차은택이랑 연결된 거 같다. 밑으로 해서, 벨과 차은택의 연결고리가 ‘대명’인 것 같거든… 왜냐하면 대명 아레나 공연은 차은택이가 할 거고, 시설은 벨이 먹을 거고, 어레인지(arrange)되는 게 대명이면 대명 ◦◦◦이고. 그치? 이런 교집합이 생기면… 아…. 영태가 이걸 알까?(8:30~12:25)
 
  ※ 여명숙: 차은택 후임 문화융합본부장, 현 게임관리위원장
 
  〈류상영〉 (13:35) 헌영이한테 내가 그랬다. 너가 거기서 하는 일이 다 옳은 일이 아니지 않으냐. 형도 너가 감당이 안 되는데 영태가 널 갈구는 건 당연한 거다… 라고 했지. … 영태도 과거와 다르게, 자기가 뭘 해서 챙겨주고 싶은데, 그게 잘 안 되니깐 이제 자기 거 챙기기도 바쁜 것 같다. 그러면 최소한 지금까지 와서 나눌 수 있는 건 나누고, 최소한 공유를 하는 게 내 전략이고, 너랑 나랑은 영태와 시작과 끝을 같이하고 있는 거잖아 지금…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건데.
 
  회장님이 독일 현지에서 비덱이라는. 내려받을 수 있는 독일 현지 법인 하나 세팅한 거 알어? 이번에 독일 갈 때 영태 독일 비자로 해서 비덱이라는 독일회사(독일회사는 목적사업으로만 돈을 인출할 수 있는데)에 등기를 넣어서 더블루K, 더블루K 독일로 해서 돈을 빼서 영태를 챙겨주겠다는 건 근데 결론은 회장은 영태를 챙겨준다는 거지. 명의만 넣겠다는 건 아닌 것 같아. 영태에게는 이게 보험인 거지. 그러니 영태 입장에서는 이런 일들이 다 귀찮은 거야. 승마 관련한 모든 걸 넣어서 그걸로 돈을 쓰게 하는데, 영태도 알지 않을까… 거기로 비자금 빼내고 하는 거에 등기가 되면 명의만 빌려주는 게 아니고, 일부는 받지 않을까… 당장은 아니더라도.
 
  내가 알기로는 이미 삼성에서 일부 돈이 들어갔다네. 영태가 이런 얘기를 너한테는 안 했을 거야. 나도 헌영이가 얘기해 줘서 안 거고, 헌영이가 그러던데, 독일에 더블루K 독일지사를 만들려고 하는데, 그게 독일에 비덱이라는 걸 만들어서 그 돈을 빼려고 하는 거다. 왜냐면, 비덱으로 들어간 돈은 목적 사업이 한정되어 있어서 바로 빼기는 좀 그러니… 중간에 더블루K를 끼워 넣어서 돈을 뺄 거다. 우리도 사실 이게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이 구조라면 일단, 그게 10억~20억이겠냐? 그러면 일정기간 개런티를 받고, 여기 일은 다 귀찮고, 회장하고 논의를 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빨리 가려서 우리가 가르마를 잘 타야…(13:35~18:40)
 
  〈김수현〉 내가 심각하게 고민하는 부분이 진짜 더블루K나 영태 형 옆에서 계속 얘기를 하면서 가야 하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있거든요. 지금 이렇게 영태 형이 뭘 생각하는지도 모르겠고, 영태 형이 제 얘기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있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어제 얘기하면서, 옆에서 보지를 못하니까, … 제가 계속 얘기한 건. 형한테 다 줬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어요. 세관장도 그렇지, 철이도 넘겨줬지. 철이 형 이야기도 똑같아요. 철이 형이 부국장하고 다 해놨잖아요. 철이 형은 정치를 잘 해놓은 게…(19:40~22:25)
 
  〈류상영〉 …(24:35) 영태는 아직 미얀마나 관세청이나 이런 건 지금 회장님하고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 근데 체육 쪽은 벨하고 K랑 차은택이 너무 이제 회장님하고 깊이 이미징이 되어 있기 때문에, 자르지 않는 이상 다른 사람 대체하기 쉽지 않은데. 근데 영태는 우리를 끌고 가려고 하니 원하지 않는 일까지 하게 되니까 그게 이제 짜증이 나는 거야. 그 고통을 나는 안다는 거지(24:35~25:04)… (25:40) 70억 그거… 막 이래. 뭔 얘기인 줄 알지? 야 그거 인천 연수원 얘기하는 거냐? 그 있잖아 상장사, 에듀타운인가, 뭐, 아, 그거 그거, 내가 그때 그 얘기했어, 너 체육관 알아보고 있는 거지? 그럼 얘는 내가 앞서간다고 할까 봐 안 했는데. 맞아. 얘 지금 빌딩 알아보고 있는 거야. 그런 거 우리가 빨리 의논을 해서… 회장이랑 근처 지나가다가… 건물주 설득해서 수수료 좀 먹고. 이런 구조 자체가 우리의 일이라고 보거든. 내가 영태 상황이고 내가 영태 사람이라면, 영태 인프라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비슷한 결과가 나와. 근데 영태는 그게 없는 거야. 의논할 사람도 없고… 솔직히, 영태가 가장 지금 의논을 많이 해야 할 것이 바로 회장님 비자금 얘기야. 자기가 회장님하고 이러한 관계인데,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나, 이것을 허심탄회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없는 거야. 그걸 알아야 그 바운드 안에서 받을 게 생기는 건데. 지금 영태는 솔직한 얘기로 ‘왕의 남자’인데. 거기서 비즈니스 허락해 줬으면 이게 되겠냐? 왕권을 받는다든가 왕이 가지고 있는 것을 받는 거지? 벨은 왕의 남자는 아니잖아. 벨은 파트너란 말이야. 그러니까 벨하고 우리는 안 되는 거지. 왕의 남자랑 파트너란 말이야. 그러니까 벨하고 우리는 안 되는 거지. 왕의 남자랑 파트너랑 비즈니스 게임이 되냐? 심각한 생각은 자꾸 거기에서 드는 거야, 이렇게 어렵게 가지 않아도 되는데. 이렇게 비즈니스 받는 게 어렵지 않은데. 이미 내가 보기엔 회장님도 60대 아줌마 멍청이라고 하지만 사람 보는 눈은 우리보다 훨씬 높을 수 있어. 경험이 워낙 많으니깐. 그러면 벨, 차은택, 태희(?,세희?), 영태, 다시 생각하면 수준과 뭘 다 나눠놓고 그걸로 마사지를 하고 있는 게 아닌가. 그 안에 우리는 영태 포지션에 들어가 있는 거고 우리가 반대로 벨 포지션에 들어가 있었으면 엄청 났겠지. 차라리 차은택이 나을 수도 있겠고. 그런데 우리는 영태 포지션이기 때문에 영태 포지션에서 할 수 있는 일을 기획했어야 한다는 말이지. 그러려면 솔직히 영태가 회장님의 비자금 만들고 이런 거에 대해서 좀 더 똘똘하게 해가지고 그걸로 사업 기획을 하는 게 낫지. 지금은 늦었을 것 같고. 그걸 위해 다 만들어 놓고 명의만 데리고 가는 거니. 그러면 이건 뭐냐. 회장님은 그냥 영태를 ‘남자’로 택하고 싶은 거야. 그 지랄을 하면서도 또 만나서 이런 일을 벌이면서도 대꾸하는 이유는 사람이라는 게 감정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이것을 영태랑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해서 ‘다 필요 없다. 이제는’ 재단이 설립이 된 거니깐 재단 사람이나 잘 심어서 우리 이거 하나는 잘 운영해 나가게끔 하자는. 그런 합리적인 합의를 하고 가는 게 어떨까… 또 새로운 것을 기획하는 것보다는. 지금도. 관세청 인사가 있었잖아. 차장하고, 인사국장. 그걸 내가 보고서 써준 적도 있어. 그그럼 이걸 지금 영태가 알고 있나? 모르고 있나? 이게 궁금한 거야. 옛날 같으면. 과장님 이대로 됐네요. 축하드려요. 내가 다 알고 있다. 같이 간다. 이렇게 되어야 하는데. 중간에 영태가 아는지 모르는지 모르고, 내가 또 영태한테 물어보면 영태가 모르는데 괜히 과장님한테 얘기하면 어떡할까. 또 이런 생각하고 있고. 내가 독일 갔을 때 한 번 써서 보낸다고 했던 거 기억나지? 그래서 관세청 차장(김종열로 추정)은 기재부에서 내려오는 게 낫다. 내부에서 올라가면 똑같은 패턴이니깐. 악습된다. 그래가지고. 기존에 있는. 인사국장 자리는 거론되고 있는 사람 안 좋다. 적임자는 이찬기라고 했는데 오늘 이찬기가 관세청 기획 조정관(인사국장)이 되었어. 이게 처음 있는 일이야. 내 보고서 하나대로 그래도 된 거야. 영태가 이걸 보고했겠지. 그럼 얘가 해서 만들었는지 아니면. 차장님이. 과장님이 소장하고 얘기했는지. 이런 거 있으면 전화 오는데. 안 오잖아. 사진 한 장만 딱 왔다고. 세관장하고 ‘하지원’하고 찍은 사진이 왔다고. 낄낄. 진짜 공부도 해가지고 관세청 차장, 인사국장, 세관장님. 이 사람들하고 이제 정상적인 비즈니스 한 번 쌓아볼 수 있는 판을 만들어야 되는데 아쉽다. 형은. 하도 어이가 없어서. 아침에 신문 보고. 그니까 오늘자 임명이거든 차장. 그러면 지금 저번에 관세청 차장 출신 주변 사람 이덕수(?)가 영태한테 왔다 갔다고 했잖아. 그럼 이게 관세청장 자리일 수도 있어. 그래서 왜 이렇게 바꿨냐. 이건 명분이 되거든. 맨날 기재부에서 내려오는 국장이 아닌. 관세에서 청장까지 했던 사람이 청장까지 하고 관세청 차장 맨날 내부에서 올라가던 자리를 기재부에서 올리면서 뭔가 인사 시스템에 혁신을 가져가겠다는 명분이 서는 인사 아니냐. 마냥 그렇게 보는 거야. 그래서 영태가 국세청을 얘기한 게 관세청 얘긴가. 이런 생각이 드는 거야.(25:40~33:14)
 
  〈김수현〉 아니요. 국세청이라고 한 것 같은데?
 
  〈류상영〉 얘기는 국세청이라고 했는데. 음. 모르겠다. 그 사람이 국세청장으로 가면 말도 안 되는 인사인데. 아니면 우리가 한 게 맞는 거고… 아니면 정말 국세와 관세를 다 아우르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근데 이게 한편으로는 무서운 게, 이번 정부에서는 가능한 일이야. 박근혜 정부에서는. 하하 내가 진짜. 41년 수구 꼴통보수였는데. 이분 때문에, 하, 정말 정체성에 혼란이 온다니까. 보수라는 개념이 변하는 게 아니라. 아, 이 정도로 우리가 무지했나. 그러니까 우리 회장님과 영태는 내 인생의 큰 이데올로기를 바꿔주는 기회가 될 줄 몰랐어. 허. 그러니 우리는 이 이전의 말이 맞나 싶다. 선하면 사회에서 손해 본다는데, 인생에서는 성공하지만. 예전에는 선한 일로 선한 사람들도 만나고 일도 하고 했는데.(33:20~34:30)
 
  〈김수현〉 저도 정리 좀 해야겠어요. 정리 좀 하고 올라가고.
 
  〈류상영〉 정리하고. 올라와서 형이랑 방향을 다시 잡아서 정치할 거면. 안에서 ◦을 싸면서 밥을 먹을지언정 진짜 그렇게 치열하게 가든가. 너랑 나랑도 이제 ???을 해야 하는 단계인 것 같다. 방향도 다시 한 번 잡고.
 
  〈김수현〉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류상영〉 우리 헌영이나 지곤?이나.. 너나 내가 이렇게 있으면 형이 있는 바닥으로 삽질해도 돼. 바닥으로. 우리가 하나가 되어야 하지 않느냐 그래야 영태도 우리 안으로 끄집어들일 수 있는 거고, 이 판에서는.
 
  〈김수현〉 … 저도 정리 좀 하고, … 지금 영태 형은 그로기 상태예요. 아무 생각이 없는 것 같아요. 그렇게 되면 하, 그렇게 되면 할 필요가 없잖아요. 예전에도 영태 형이 소장 맡고, 소장이 하는 거 우리가 한 발 앞서서 가면 되는 건데. 소장이 뒤집는 거는 막을 수 있는 건 영태 형인데, 그걸 안 막고 있다는 건지. 못 막고 있는 건지. 제가 몇 번 그거. 소장. 그거 하면 영태 형이, 그건 나도 못해 이래가지고. 결론은 영태 형도 할 필요 없잖아요. 중간에 따로 받는 거 하려고 사람 지금 모아놓고 있다고 하면.(36:32~37:17)
 
  〈류상영〉 그 모아놨다는 거 그거 때문에 불편해 하는 거야. 영태는.
 
  〈김수현〉 그럼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지. 지금 더블루K도 그렇고 재단도 지금 하는 일이 제가 볼 때는.
 
  〈류상영〉 사람 꽂아놓고 뭐 하는 게 지금 우리 일을 만들려고 하는 게 아니라 자기 위치에서 지금 좀 업무 나눠서 하다가 자기 위치가 입지가 되면 알아서 해라. 이런 거라면 오케이라는 얘기야. 그래야 범위가 정해지잖아. 이걸 생각해 보고, 이걸 영태랑 어떻게 할 수 있냐. 나는 그래도 같이 가는 게 더 편하다고 봐. 예전에는 그냥 하라는 대로 했는데, 이제는 그냥 우리가 ‘도와줘라’ 이렇게 하는 거지. 그럼 영태는 그냥 도움받고 일하는 거야. 그럼 예를 들어 내가 맥주 한잔 사면 되는 거야. 예를 들어서. 마음이라도 맞는다고 하면 그렇게 가는 게 낫지… 너나 나나 소통이 잘되면 싹 페이스오프하고. 철이 앉혀놓고 여명숙이 요거를 쏙 빼먹어야 된다고. 우리가, 어쩔 수없이 이렇게 하다가 지가. 악수를 둔다고.(37:30~39:29)
  문=이것은 무슨 대화인가.
 
  고영태=2016년 5월경이면 제가 최순실 옆에서 일을 돕는 것에 매우 지쳐 있을 때다. 제가 더 이상 그런 의지가 없으니 자기들이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얘기한 것 같다.
 
  문=진술인은 여명숙에 대해 아나.
 
  고영태=최철에게 듣기로는 여명숙이 차은택 후임으로 문화융성본부장으로 갔는데 가서 보니 차은택이 해먹은 것이 엄청 많다고 했다.
 
  문=류상영은 최순실이 독일에 비자금을 조성해 일부를 진술인에게도 줄 것이라고 말하는데.
 
  고영태=그건 말이 안 된다. 최순실이 독일로 돈을 빼내려고 한 것은 맞는 말이나 저를 챙겨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딸인 정유연(개명 후 정유라)을 위한 것이다.
 


 
검찰이 고영태에게 들려준 녹취 파일
  〈2016년 6월 13일〉

 
  재단 사무총장을 문제를 만들어서 쫓아내고 고영태 본인이 부사무총장으로 들어가서 재단을 장악하겠다는 내용
 

  〈고영태〉 내가 재단에 부사무총장 그걸로 들어가야 될 거 같아. 그래야 정리가 되지. 이사장하고 사무총장하고 존나 쓰레기새끼 같아.… 사무총장하고 지네들끼리… 가서 정리를 해야지. 사무총장을 쳐내는 수밖에 없어. 사무총장 자리에다가 딴 사람 앉혀놓고 정리해야지. 새로운 사람 들어오면 또 내부조직 끌어올 수 있으니까. 내부에 있는 이제 자리 하나 남았는데, 하나 땡겨놓고 우리 사람 만들어 놓고 같이 가 버리든가 해야지. 그래야 조용해지고… 문제 있는 그 사무총장을, 그 문제를, 너 이거 감사 돈 이거 어떻게 됐냐 이거 문제가 있네. 그 사람이 이사거든. 사무총장이 이사로 돼 있어. 재무이사, 너 이거 책임지고 옷 벗어. 그리고는 쫓아버릴라고… 그렇게 해서 내쫓아야지. 안 그러면 말이 나올 수 있잖아. 그러면 내가 부사무총장으로 들어가고. 그렇게 하다가 보면 거기는 우리가 다 장악하는 거지….
 
  〈김수현〉 그러면 좋죠.
 
  〈고영태〉 그렇게 해야지. 여기 어차피 힘 빠지면 뭐 하면 되니까.
 
  〈김수현〉 500억이니까 형, 괜찮다니까요. 계산 맞추면 그것만 아니라 다른 걸 할 수가 있어요.
 
  〈고영태〉 미르 재단도 지금 한 번 봐봐야 돼. 이사장도 맡아야 하고, 안 하고 나왔는데, 내가….
 
  〈김수현〉 알아보면 되죠. 근데 이제 그 사람들이 형 사람이 될 것이냐, 안 될 것이냐….
 
  〈고영태〉 그게 결론은 내가 직접적으로 아는 사람이 없다 이거야.
 
  〈김수현〉 알겠어요. 미르….
  문=이것은 무슨 대화인가.
 
  고영태=최순실이 K 스포츠 재단 이사장인 정동춘에게 정현식 사무총장과 감사가 사용한 법인카드 문제를 정리하라고 했는데 이뤄지지 않았고 이 부분에 대해 김수현과 제가 장난 삼아 얘기한 것이다.
 

 
검찰이 고영태에게 들려준 녹취 파일
  〈2016년 7월 4일〉

 
  〈류상영〉 못 할 게 뭐가 있어요? 문고리도 잡고 있지, 문고리 있는 사람이 돈도 있지. 아직 권력도 남아 있지. 전임도 그냥 전임이냐, 박정희 때부터.
  문=김수현과 류상영이 대화 중 류상영은 ‘문고리’ 얘기를 하는데 진술인도 소위 청와대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는 사람들을 아는가.
 
  고영태=저는 안봉근을 본 사실이 있는데 김수현이나 류상영에게 그런 말을 하지는 않았다.
 
  문=안봉근을 언제, 어디서 보았나.
 
  고영태=2012년 말경 청담동에 있는 커피숍에서 최순실과 함께 봤다.
 
  문=그 경위는.
 
  고영태=최순실이 저에게 가방 한 개씩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할 때였는데 가방을 다 만들었다고 하니 가지고 위 커피숍으로 오라고 했다. 가보니 최순실과 안봉근이 앉아 있었고 저는 옆자리에 있다가 가방을 최순실에게 주고 나왔다.
 
  문=류상영이 말하는 ‘문고리를 잡고 있다’는 사람이 누군가.
 
  고영태=최순실이다.
 
  문=류상영이 그렇게 말할 수 있는 배경이 뭔가.
 
  고영태=2014년 초 류상영을 최순실에게 소개한 적이 있는데 그때부터 저보다 더 많이 최순실에 대해 알고 있다.⊙
 
[월간조선 2017년 3월호 / 글=문갑식 월간조선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