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유병언 장학생’

서석천 2014. 6. 26. 20:32

 [프리미엄] 노무현·문재인·이석기가 유병언 장학생? SNS에 퍼지는 루머의 진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조윤제 전 청와대 경제수석, 유병언 회장으로 오인한 사진 떠돌아

최근 ‘유병언 장학생’ 제목의 사진과 글이 카카오톡 라인 등 폐쇄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물론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 사진은 유병언 전 회장의 얼굴과 함께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이석기·김재연 통합진보당 의원,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당선자, 조국 서울대 교수 등 주요 야권 인사 36명의 얼굴이 리스트 형식으로 나열된 것으로, “대한민국에 내로라하는 친북·종북 야당 인사들이 유병언 장학생이다. 장학생이란 장학금(뇌물)을 받은 사람을 뜻한다. 유병언이 왜 안 잡히는 지 궁금증이 풀린다”는 글과 함께 퍼지고 있다.
최근 SNS를 통해 확산되는 유병언 장학생 리스트/ 캡쳐
최근 SNS를 통해 확산되는 유병언 장학생 리스트/ 캡쳐
이 사진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적극적인 해명과 대응에 나섰다.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은 지난 18일 트위터를 통해 “제 얼굴과 유병언 사진을 같이 해서 ‘유병언 장학생’이라고 유포하는 사람은 3일 안에 자진 삭제하고 사과 글을 올리라”면서 “그 이후의 상황은 본인이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황선 희망정치연구포럼 대표도 24일 트위터를 통해 “’유병언 장학생들’이라는 제목으로 글이 돈다는데, 나는 부끄럽지만 장학금 면제자 출신”이라며 유병언 회장과 아무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게시글은 카카오톡을 넘어 페이스북, 트위터 등 개방형 SNS를 통해 더 크게 확산되는 분위기다. 트위터 아이디 이보람은 “시아버지가 유병언장학생 사진을 보내줬고, 정말 믿으시는 눈치다”라면서 “허위사실이 유포되는 것에 대해 대응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우려했다.

네티즌 사이에 사진을 배포하는 배후에 대한 추측도 난무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본격적으로 고도의 조작질이 시작된 것 같다”면서 “사이버대책반을 만들어 활동하는 기관이 배후일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이 내용을 퍼뜨리는 측이 국가정보원이라고 의심했다.

얼마 전에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개방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을 통해 ‘유병언과 노무현, 생긴 것도, 하는 짓도 닮았다’란 글과 함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단체석에서 식사를 하는 사진이 유포되기도 했다. 이 사진에서 노 전 대통령은 흰머리가 희끗희끗한 남성과 식사를 하고 있다. 일부 네티즌은 상대편 남성을 유병언 회장이라며 노 전 대통령과 유병언 회장의 관계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네티즌들 사이에는 노 전 대통령이 해양수산부 장관 출신이라는 점을 근거로 세월호 참사에 대한 ‘관피아’ 논란의 중심에 있는 해양수산부가 노 전 대통령 시절부터 문제가 있던 것 아니냐는 말까지 돌았다.

하지만 이 사진에 등장한 남성은 유병언 회장이 아니다. 그는 참여정부때 대통령 경제보좌관을 지낸 조윤제 서강대 교수이며, 사진은 2004년 1월 4일 노 전 대통령이 제3차 참여정부 국정토론회를 마친 뒤 구내식당에서 분임토의 참석자들과 오찬을 함께 한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조윤제 교수는 조세연구원 부원장을 거쳐 현재 청와대 국민경제 자문회의 위원직을 맡고 있다. 조 교수는 올해 초 김중수 전 한국은행 총재의 후임으로 하마평에 오르기도 했다. 조윤제 교수는 “얼마 전 지인이 카카오톡으로 이 사진을 보내줘 확인했다”면서 “사진 속 인물은 내가 맞으며, 단순 착각에서 비롯된 사소한 해프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루머들은 야권 인사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한 7인회와 유병언 회장이 특별한 관계라는 소문도 무성하다. 이런 소문은 구원파 관계자들은 경기도 안성 금수원 앞에 ‘김기춘 실장, 우리가 남이가’ ‘김기춘, 갈 데까지 가보자’라는 글귀의 현수막을 내걸면서 촉발됐다.

유병언 회장의 고향이 대구인 것도 대구·경북(TK) 지역이 기반인 5공화국과 연관돼 이런 추측을 낳고 있다. 유병언 회장은 지난 1983년 전두환 정부 시절 레이건 대통령 미 전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자신의 경호원을 파견했고, 이 공로를 인정받아 ‘공로 감사장’을 받은 적이 있다.

최근에는 ‘유병언 살해설’ ‘유병언 감금협박설’까지 돌고 있다. 권력에 유착한 유병언이 박근혜 대통령 선거 캠프에 거액의 정치자금을 제공했으며, 고위층 여권 인사가 그의 입을 막으려 살해했거나 감금하고 있다는 것이다. 구원파 장학생 모임인 ‘우정학사’ 출신 1000여명이 정·관계에 포진해 있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이런 루머는 물론 근거 없는 ‘괴담’ 수준이다. 검찰은 유병언 회장에 대한 ‘배후설’이 확산되면서 내사에 들어갔고, 지난달 한강 유람선 업체 선정 등 주요 사건이 모두 관련이 없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유 회장이 두 달째 수사기관의 추적을 따돌리며 자취를 감춘 상태라 의혹과 루머가 계속 생기면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루머가 퍼지는 주요 경로는 카카오톡과 라인 등 폐쇄형 SNS와 트위터, 페이스북 등 개방형 SNS다. 카카오톡을 통해 소문이 퍼져나가고, 그 후에 이 내용이 트위터나 페이스북으로 무차별적으로 확산되는 형식이다.

이에 대해 SNS전문가는 “카카오톡은 소규모로 인원을 제한해 네트워크 안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좀 더 은밀하게 소문을 확산시킬 수 있다”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의 SNS가 불특정 다수와 무제한으로 친구를 맺고 누구나 쉽게 게시물을 볼 수 있는 개방형인 것과는 대조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