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노벨상 로비 입증할 수 있는 자료 있다” 2,

서석천 2010. 4. 25. 15:25

전 국정원 직원 김기삼
“노벨상 로비 입증할 수 있는 자료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위한 국정원의 조직적 로비 의혹을 폭로한 전국정원 직원인 김기삼(44)씨는 지난 호에 이어 다시 본보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김대중 씨가 지난 2000년 당시 국정원은 물론 국가의 모든 인적, 물적 자원을 총동원하여 정권 차원에서 노벨상 수상공작을 벌였다”고 다시 한 번 주장했다.
그는 “김대중 씨가 정권 차원에서 치밀하고도 정교하게 노벨상 수상 공작을 벌였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국정원 내부의 문건을 충분히(비록 완벽하지는 않겠지만) 가지고 있다”면서 “당시 국정원 내부에서 공작에 쓰여진 문건들과 영수증 그리고 항공권 등을 포함해 공작 내용을 입증 할 수 있는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문건 자료들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지닌 자료에 대해 “DJ가 얼마나 정교하게 노벨상 수상을 위해 공작을 펼쳤는지 충분히 설명할 수 있을 정도의 자료”라면서 “DJ가 어느 정도나 집요하게 노력했는지, 또 국정원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다 설명이 될 만한 내용들”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정원에서는 이미 그 자료들이 파기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김 씨는 “재미있는 사실은 김정일이 DJ와 함께 노벨상 공동수상자가 되기를 희망했다”면서 “이 문제와 관련해 김한정과 김정일의 아들 김정남이 뒷거래를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노벨상에 영향이 있는 노르웨이 총리가 한국도 비밀히 방문했고, 북한도 방문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정부가 원한다면 이 모든 자료들을 공개하겠다”면서도 “이 자료들이 일반에게 공개되는 경우에는 외교분쟁이 야기될 수 있다”는 조심스런 입장을 피력했다. 
김씨는 5월 3일 오후 2시 워싱턴DC 내서널 프레스클럽에서 기자회견을 갖는다. 김 씨는 지난달 15일 미국사법부 판결에 의해 망명허가를 받아 언론에 조명을 받아 왔다.   

                                                                                           성진 취재부 기자

김기삼씨는 “원론적으로는 전직 국정원 직원으로서 국정원 내부의 일을 바깥에서 얘기하는 자체를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사안의 중요성에 비추어 필요하고도 최소한의 정보만을 공개한다”고 했다.
그는 “자료를 공개하게 되면, 국가 이익도 심각하게 침해될 것이고 특히 노르웨이와 스웨덴과의 외교관계가 손상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가장 바람직한 것은 한국정부가 나서서 적절히 조사하고 합당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한국의 국익의 침해를 최소화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씨는 “현재의 이명박 정부에서 그런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 확신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이 노벨상에 눈이 먼 나머지 대통령 권한을 남용했고, 무리한 공작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우리에게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적에게 불법적으로 뇌물을 바치게 되었으며, 결과적으로 우리의 안보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믿고 있다”면서 “김대중 정권이 통치권 차원에서 반역행위를 자행했다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시선집중 기자회견

김 씨는 최근 자신의 주장에 대한 DJ 측근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반응에 대해 “박지원 씨가 나의 주장을 ‘허무맹랑하고, 영고의 가치도 없다”고 했는데 두고 보면 알 것”이라며 조만간 박 씨의 주장을 반박할 자료를 내놓을 것임을 예고했다.  
최근 국내 일부 언론에서 “김기삼씨가 4월 26일 로비공작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하지만 그는 애초부터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약속한 적이 없었다. 최근 망명허가 보도가 나가면서 여러 언론사들이 개별적으로 질의가 많이 오는 관계로 마침 자신이 지난 4월 26일이 ‘북한인권행사’ 관계로 워싱턴DC에 나가는 길에 이 문제에 관심 있는 특파원들과 함께 만나고 싶다는 의향을 밝혔었다.
그런데 이것이 ‘기자회견’으로 둔갑되어 언론에 보도되는 바람에 당황했으나, 어차피 보도가 나가는 바람에 타의에 의한 기자회견을 할 수 밖에 없었으나, 다만 회견 일자를 1주일 정도 연기해 5월3일 오후2시 워싱턴DC에서 갖기로 했다. 회견이 1주일 연기되자 “무언가 기다리기 위해 연기했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그는 언론 보도에서 “노벨상 로비설”이라고 쓰고 있는 것은 정확한 표현이 아니며 ‘노벨상 공작’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로비는 공작의 일환이라며 “김대중 정권은 단순히 노벨상 위원회에 로비 정도 한 것이 아니라 정권 차원의 거대한 공작을 벌였다”면서 “그것도 아주 기가 막히게 정치하고 완벽한 공작으로 세계 정보기관 공작 역사에 길이 남을 아주 훌륭한 성공적인 공작”이라고 밝혔다. 

     

“DJ국정원은 공작소”

현재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한적한 시골 마을에 거주하고 있는 김씨는 1964년 경남 밀양생으로 밀양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1993년 국정원에 공채(7급)로 들어간 후 대공정책실, 해외조사실, 국정원장 비서실, 전략실 등 여러 부서를 거쳤다. 1998년에는 미국으로 연수가 펜실베이니아 주립 디킨슨 법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김씨는 1998년 DJ 정부 출범 후 국정원 ‘대외협력보좌관실’에 배치돼 ‘노벨상 공작’을 주도한 DJ의 측근인 김한정씨와 함께 일하면서 엄청난 비밀을 알게 됐다.
김씨는 1999년 DJ의 노벨상 수상을 위해 비밀리에 설치된 국정원 내 특별팀인 ‘대외협력보좌관실’에 차출되어 합류하게 됐다. 그는 그곳에서 DJ가 노벨상을 받기 위해 어떤 공작을 하는가를 알게 됐으며, 그 자신도 노벨상 수상을 위해 해외 언론 조정 등을 담당하는 업무를 맡았다. 그가 맡은 해외언론 조정 분야 중에는 ‘햇볕정책’을 홍보하는 일이었다.
대외협력보좌관실은 DJ 정부 초대 국정원장이던 이종찬씨가 1998년 5월 신설한 조직으로, 사무 여직원까지 포함해 10명 정도가 근무했다. 노르웨이에서 연수를 하고 파견 근무를 한 이모씨가 조직을 총괄했지만 핵심은 DJ의 측근인 김한정씨였다.

“10년 송금 200억달러”

김씨는 “노벨상 공작금으로 미국에 와서 믿을 만한 소식통을 통해 확보한 바로는 대북 송금액은 15억달러였다”면서 “내가 수집한 자료와 믿을만한 출처 등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사실일 가능성이 높아 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상회담 비용 등으로 15억달러가 갔고 금강산 관광 등 다른 루트를 통해 사실상 15억달러가 더 간 게 아닌가 본다”면서 “김정일이가 한국이 러시아와의 수교 시 30억달러 경협 이야기 때문에 자신도 그런 액수를 원하지 않았는가 싶다”고 풀이했다.
기자가 ‘정몽헌 회장의 죽음을 어떻게 보는가’라고 묻자 그는 “정 회장은 피살 당한 것으로본다”면서 “북한에 보낸 돈에 관해 가장 잘 알고 있던 사람은 정몽헌 회장이기에 누군가 그의 입을 막을 필요를 느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나 자신도 노벨상 공작을 폭로하고 나자 직접 간접의 위협을 받았다”고 말했다.
‘대북지원 퍼주기’에 대해 “DJ이후 좌파정권 10년동안 적어도 드러난 것만 100억달러 정도로 본다”면서 “밝혀지지 않은 것도 포함하면 200억달러는 된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밝힌 김씨는 “DJ가 북한에 뒷돈을 대준 것은 노벨상을 위한 작업이라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까지 양심운동 할 것”

김씨가 주장하는 ‘노벨상 공작’ 중의 하나가 수상 발표 2달 전 노르웨이 총리를 극비밀로 초청해 이산가족 상봉장을 보게 한 것이다. 본데빅 총리는 노벨위원회에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인물이었는데,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이산가족 상봉을 현장에서 보면서 DJ의 인도주의 정책과 평화적인 이미지를 본데릭 총리가 어떻게 보았을 것인가는 짐작이 간다. 그 후 2개월 후인 2000년 10월 AP통신은 “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확정”을 긴급뉴스로 보도했다. 특히 2000년 8월 본데빅 노르웨이 총리의 이산가족 상봉장 극비리 초청은 ‘1급 비밀’ 사항이었다는 사실은 최근에 공개했다.
김씨는 “DJ는 무엇보다도 노벨수상자인 넬슨 만델라로부터 추천장을 받고 싶어했다”면서 “당시 만델라는 수백만 달러를 요구했다는 설이 나돌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7~8년간 생업도 팽개치고 DJ 정권 ‘노벨상공작’ 등 비리 추적에 거의 시간을 보냈다”면서 “가정적으로도 식구들에게 미안할 뿐이다”라고 토로했다. 또 그는 “나 때문에 시골에 계신 연로한 부모님에게 걱정을 끼쳐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그의 부모는 최근 아들 걱정에 밤샘 기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뉴욕주 변호사 자격증을 지니고 있지만, 자신의 양심적 행위를 위해 매달려 오는 관계로 돈도 벌지 못하고 있다. 한마디로 빚지고 살고 있다. 5년 만에 ‘망명허가’를 받자, 새삼스레 지친 기분도 느꼈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내가 시작했던 일인 만큼 보람 있는 결말을 보기 위해 힘들지만 끝까지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성진 기자 입력 : 2008-05-04[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