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여행

응봉산과 덕풍계곡(용소골)

서석천 2009. 8. 4. 13:02

 

 ▲응봉산 정상에서 맞이한 일출

오늘은 경북 울진과 강원도 삼척의 경계에 솟은 응봉산(998.5m)이다,  2년전에는 응봉산으로 올라 온정골로 내려 와 봤지만...

북서쪽에 위치한 덕풍계곡의용소골 비경을 보려 토산님들과 함께 부산진역에세 22:00 에 출발한다. 정상에서 일출을 볼 요량으로...

응봉산은 산 동쪽의 덕구온천 때문에 알려지기 시작하였으나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을 절승의 계곡을 품고 있는 산으로

 그 모습이 비상하려는 매의 형상을 하고 있어 원래 매봉이라 불렀고... 산은 그다지 높지 않으나 나름대로의 자랑거리를 지닌 여러

계곡들을 자락에 품고 있으며...

특히 정상에서 서쪽으로 파고들어간 덕풍계곡 용소골의 비경은 등산인들 사이에 소문이 자자하다. 깍아지른 듯한 벼랑과 수많은 폭포,
깊은 소(沼)들이 산재한 이 계곡은 대단히 모험적인 산행대상지로 알려져 있으며, 무인지경의 원시림속에 꽁꽁 숨어있는 우리나라
최후의 비경지대로  이곳의 자연은 전인미답의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잘 보존되어 있다는 소문에 설레는 마음으로 동참한다.

 

부산진역 앞에서 22:00에 출발하여(45명) 경부고속도로 경주 - 7번국도로 포항 - 울진 - 덕구온천 방향으로 - 덕구온천에서 덕구채광장 가는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서 올라가면 옛재길 좌측에 등산안내도가 나온다.

이곳이 산행의 기점이며 오늘 산행의 시작점이다.(02:10도착)  캄캄한 어둠속에서 타고온 버스에서 비춰주는 해드라이트 불빛앞에서 산행준비 하고 이마엔 도깨비불 하나씩 달고 어둠속으로 빨려든다. (02:17)

응봉산 산행안내도 옆으로 차단기가 설치되어있고 차단기 넘어 통나무계단을 오른다. 야밤에 산 속을 걷는 것이라 산 속의 풍경을 눈으로는 볼 수 없지만 역시 감각으로 모든 사물을 감지하고 느낌으로 맞이하는 산행길은또 다른 맛을 선사해 준다.

어둠속을 도깨비불에 의지하여 한 걸음 한 걸음 발을 옮길 때 마다 느껴지는 색 다른 맛을 느껴보지 못 한 사람에게 어찌 말이 필요하랴..........

응봉산은 울진군청에서 등로 중간 중간에 작은 대리석  표말에 정상까지의 거리를 표시해놓아 야간산꾼들에게도 안정감을 안겨준다. 

산행을 시작한지 20분만에 “정상4.3km, 계곡0.5km"지점에 갈림길에 도착하고 황금송이 우거진 캄캄한 산길을 걷다보면 정상 3,170m 지점인 제1헬기장에 도착 한다.

헬기장에서 조금 올라서면 송신탑이 산님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정상 2,770m지점을 지나면서 산길은 약간 오르막으로 이어지기 시작한다.

등로옆  가지가 울창하게 뻗은 오만풍상 다 겪은 멋스런 소나무를 만나지만 그 모습은  어둠에 뭍혀 다 볼수 없어 아깝다.   
정상 바로아래 헬기장에 도착하니 요즘 보기드물게 어느 산님이 비박을 하고 아침준비를 하느라 버너에 불을 당기고 있다.

아마도 일출을 보려고...??? 응봉산 정상에 도착.(04:06) 하니 우뚝솟아있는 정상석이 힘들게 올라온 우리를 반갑게 맞이한다.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았지만 길쭉한 정상석 끓어안고 정상증명 담아두고....
송글송글 등줄기에 흐르는 땀을 식히며...가뿐 호흡도 조절하면서...일출을 기다립니다.  장엄한 장관이 연출될 해바라기~~

신비로운 운해의 대장관을 뚫고...잉태한 해돋이는 용트림으로 불끈 솟아오를 감동적인 일출의 순간을... 일심으로 기다리고.... 

홍조띤 새아침 노을은... 두둥실 구름바다에  유영하는 침잠한 산하들을 깨우고...

드디어 자욱한 구름바다와 황금빛 하늘금 사이에 경이로운 태양이 불끈 솟아오릅니다. 와우~~!!! 이 눈부신 광채여...

고요와 적막의 산하를 파고들어 속살을 드러내는 삼라만상...

보라!! 동해에 떠오르는 붉은 태양...이글거리는 햇발처럼 오늘하루의 삶도 찬란하여라...(05:22)


일출의 감동을 수습하고 주위를 둘러봅니다. 서쪽으로 삿갓봉 등 높은 봉우리들이 연이어 산그리메를 드러내고....

바닷가에서 삐죽이 솟아 오른 봉우리 이기에 사방으로 조망도 뛰어나다.

정상석 우측으로는 "북릉(탕곡, 벼락바위봉), 탕곡: 12㎞, 벼락바위봉: 12㎞, 4시간 소요, 이 코스는 등산 유경험자의 동행이 필요함"이라 쓰여있는 안내표시판이 세워져 있다.

또한 정상석 뒤쪽으로는 "남릉(용소골, 소광리), 덕풍마을: 14㎞, 소광리(금강송숲): 14㎞ 6시간 30분~ 6시간 소요,

이 코스는 등산 유경험자의 동행이 필요함, 우천시 산행 절대불가" 라 쓰여 있는데 오늘 우리가 가야 할 길이다.

 북릉으로 가는 길은 다소 위험을 내포하는 길이지만, 남릉으로 가는 길은 많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찾는 길이다.  

정상에서 이른 아침식사 후 남릉의 길을 따라 출발한다. 곳곳에 이정표가 많아 덕풍계곡으로 접어드는 길을 금방 찾아간다.

하산을 시작하여 5분여를 가니 조망이 트이기 시작하면서 능선의 산그리메가 눈앞에 펼쳐지기 시작한다.
하산길에도 황금색의 금강송이 우리의 마음을 즐겁게 해주고 낙엽이 쌓인 하산길은 낙엽밟히는 소리가 감미롭다.

정상에서 600m 내려오면 도계삼거리 (05:35)이정목 만나고... 잠시후 작은당귀골의 지류폭포 2곳을 바라보면서 내려가면 제 3용소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06:07) 여기에서 3용소까지는 왕복 10~20분 소요될 것 같은데 올라가지 않았다. 그러나 금방 후회가된다. 이 기회가 아니면 언제 또 보러오기 힘든 곳인데....
 아래로 내려가는 계곡은 용소골 비경의 시작이다. 아직 때묻지 않은 계곡으로 많은 산님들의 동경의 대상이지만  쉽게 찾아오기 어려운것은 험한 바윗길과 계곡의 물이 불어나면 위험하여 사고가 염려되어서 가 아닐까~

 비경에 취해 계류를 건너고 하다보니 “응봉산 2km(2시간 소요), 소광리 10km(4시간 소요)”의 이정표가 나타나고 곧 이어 큰당귀골에 도착(06:32)당귀골의 소앞에 서니 입이 다무려지지를 않는다. 푸르디 푸른 널따란 소의 아름다움을 어찌 다 표현할 수가 있으랴~~ 아름다움이

나의 마음을 사로잡아버리고 모두 뺏어가버리는 느낌이다.

비경이 끝없이 이어지는 계곡길을 내려가면 지루함을 느끼게 되지만 다시 오기힘든 비경이기에 즐거운 마음으로 하산길을 이어간다. 

언제 천혜의 비경인 이곳을 다시 찾을수가 있단말인가~

계곡을 걷다보면 누애가 꿈틀거리는 형상의 바위가 있는가 하면 수십미터의 암반위로 검푸른 물줄기가 시원스럽게 흘려내리는가 하면 상상을 초월한 협곡이 나타나기도 하고 무명의 작은 폭포와 소가 끝없이 이어진다. 누애가 꿈틀거리는 형상의 바위를 지나 용소골의 백미인 U형의 협곡에 도착 한다(07:15)

 조물주의 위대한 작품앞에 인간의 한계를 느끼는 순간이기도 하다.  잠시후 요강소가 나타나는가 하면 하얀속살을 다 들어낸 듯 하얀바위가 아름다운 큰터골은 다시 한번 황홀의 세계로 인도하기에 충분하다.

아름다운 소와 담 그리고 작은실폭포를 보며 걷다 보면 시간은 멈추어버리고 물속에서 청정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새파란 이끼를 구경할 수가 있다.

물줄기가 시원스럽게 흘려내리면서 만든 폭포와 어울려 아름다운 소를 만든 제2용소에 도착을 한다.(08:27)

제2용소로 내려오기위해서는 밧줄을잡고 암벽을 지나야 하지만 그렇게 위험하지는 않다.
제2용소에서  하산을 하다보면 비경이 이어지지만 밧줄로 이어지는 암벽구간이 곳곳에 있어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니 조심을 요한다.

용소골 트레킹은 우천시에는 절대 삼가야 할것같다. 물이불어 계곡에 들어닥치면 피할곳이 없어 아주위험하다.
잠시후 제1용소에 도착한다(09:04) 암벽구간에 2개의 동굴을 품어앉고 아름다운 소를 만들어 용소골의 마지막 비경을 자랑한다.

하지만 이곳이 용소골의 끝이 아니며 비경은 계속이어진다.  요강소와 제 1용소를 지나가면 철계단도 보인다.

이젠 큰 비가 오지 않으면 쉽게 건널 수 있도록 안전시설이 잘 되어 있어서 좋다.

하지만 비가 오는 날에는 갑자기 계곡물이 불어나기 때문에 위험한 장소이다. 
덕풍마을에 도착(09:25)하니 "제1용소까지1.7km. 문지골(소라골)”의 이정표가 갈림길임을 알리고 주위밭에는 이름모를 꽃 들이

 수고하고 내려온 우리부부를 반긴다.

 7시간10분여의 산행과 용소골 트레킹을 마치고 덕풍마을에서 풍덕계곡 주차장까지 가는데 6km(도보로 1시간30분 소요)의 거리를

어느젊은이의 배려로 승용차로 20여분만에 풍덕주차장에 도착함으로 즐거운 응봉산 산행과 용소골 트레킹을 마루리한다. 
 

 응봉산(일명 매봉산) 자락에는 용소골 외에도 이에 버금가는 신비한 경관과 위험성을 동시에 지닌 계곡이 여럿있다 하니... 덕풍마을을
중심으로 뻗어나간 문지골, 괭이골, 버릿골 등이 바로 그런 계곡들이다. 사람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은 협곡으로, 함부로 발을
들여놓기 어려울 정도로 험난하다니 언젠가 한번 와 봐야겠다는 욕심이 생긴다. 2009/8/1 

 

*더 많은 사진은 사진방에 올려놓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