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CCTV로 드러난 그날 국무회의,

서석천 2025. 10. 24. 08:39

"헌재, 대통령 탄핵 재판하면서 국무회의 CCTV영상 확인 안 했다"

도태우 변호사 "재판 과정에서 해당 CCTV영상 본 적 없어"
계엄 당일 국무회의 영상 검토 없이 탄핵 인용했다면…“사법 신뢰 흔들려”
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직전 열린 국무회의 CCTV영상 갈무리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심판 재판을 하면서 대통령실 CCTV 영상을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이었던 도태우 변호사는 10월 15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최근 공개된 해당 CCTV 영상은 재판 과정에서 다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도 변호사는이어 “재판부는 대통령 변호인단이 제시한 증거에 대해 증거 채택을 잘 해주지 않는 분위기였다”며, 재판 절차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당시 헌재의 탄핵 심판 과정은 대부분 TV로 생중계됐지만, 계엄 선포 당일 대통령실 CCTV가 법정에서 공개되는 장면은 없었다.

도 변호사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헌법재판소는 마음만 먹으면 직접 확인할 수 있었던 ‘계엄 당일 대통령실과 국무회의 CCTV 영상’을 검토하지 않은 상태에서 판결을 내린 셈이다.  

헌법재판소는 대통령의 탄핵을 인용하는 판결문에서 “단순히 국무위원들이 일정한 장소에 모여 있었던 외관만으로는 국무회의가 실질적으로 개최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 헌법재판소 결정문 2024헌나8, 2025.4.4 선고 

이는 국무회의가 형식적으로만 존재했을 뿐, 헌법상 요구되는 실질적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판단으로,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가 절차적 정당성을 결여했다는 핵심 논거였다. 

CCTV 영상 뒤늦게 공개?

해당 CCTV 영상은 이후 2025년 10월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에서 열린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방조 혐의 재판에서 처음으로 대중에게 공개됐다. 영상은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직전 대통령실 대접견실과 복도 등에서 촬영된 장면으로, 그동안 3급 군사기밀로 분류돼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던 자료였다.

그러나 최근 공개된 영상에는 국무위원들이 대접견실에 모여 의견을 나누고 일부가 대통령 집무실로 들어가 상당 시간 머무르다 나오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집무실에서 나온 국무위원들이 대회의실로 이동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물론 실질적인 국무회의냐 아니냐에 대한 논쟁이 가능하지만, "실질적인 국무회의가 아니었다"라고 일방적으로 주장할 근거 역시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형식적인 조건을 갖추려는 노력이 있었고, 서류가 전달 됐으며, 상호 의사 교환을 하는 장면이 보이기 때문이다.

국무위원들이 대통령 집무실에서 받은 문건을 들고 있다/ 계엄 당일 대통령실 대회의실 CCTV /연합뉴스TV영상 갈무리
국무위원들이 대통령 집무실에서 받은 문건을 들고 있다// 계엄 당일 대통령실 대회의실 CCTV /연합뉴스TV영상 갈무리
계엄 선포 전에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들에게 문건을 전달하고 있다/ 계엄 당일 대통령실 대회의실 CCTV /연합뉴스TV영상 갈무리

특히 영상에는 모든 국무위원들 각자의 손에 흰색 서류는 이미 대통령 집무실에서 계엄 관련 모종의 서류가 전달되고 충분한 의견 개진이 있었음을 방증하는 정황으로 해석된다. 10시20분 KBS를 통한 비상계엄선포를 하기 직전 진행된 국무회의 장면에서, 윤 전 대통령이 직접 계엄 선포의 취지를 설명하고 일부 국무위원들이 고개를 끄덕이거나 반응을 하는 방면이 나온다.    

이 영상이 왜 지금까지 비공개였으며, 왜 이제는 공개가 되었는지도 누가 공개 지시를 내렸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 특히 헌법재판소의 탄핵 재판 과정에서 혹시 헌법재판관들에게는 공개가 되었는지도 체크를 해야 할 것이다.  

헌법재판소가 CCTV를 열람하지 않았다면 왜 문제인가? 

국무회의의 실질적 개최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헌법상 요구되는 ‘의사결정기관으로서의 기능 수행’이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삼는 것은 타당하지만, 그 경계는 법리적으로 명확히 정립되어 있지 않다. 특히 이번 사안에서는 대통령실 내에서 국무위원들이 집결해 문서를 전달받고 상호 의견을 교환했으며, 대통령이 직접 계엄 선포의 취지를 설명한 정황이 영상으로 확인된 만큼, 형식적 요건은 이미 충족된 상태였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질적 국무회의는 없었다’는 주장이 일부 국무위원들에 의해 반복적으로 제기된 것은, 형사책임 회피를 위한 전략적 진술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이러한 진술을 판단의 주요 근거로 삼는 것은 사실인정의 객관성과 증거재판주의 원칙에 반할 수 있으며, 특히 대통령 탄핵이라는 국가적 중대 사안에 있어서는 최소한의 판단주의(minimalist approach)와 사실관계의 명백성(prima facie clarity) 확보가 선행되어야 한다.

결과적으로, 헌법재판소가 해당 CCTV 영상을 검토하지 않은 채 ‘실질적 부재’라는 결론을 도출한 것은, 증거 판단의 완결성과 절차적 정당성 측면에서 국민적 의문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이는 단순한 해석의 차이를 넘어, 사법적 판단의 신뢰성과 설득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작용한다.

이 영상은 향후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관련 형사 재판에서도 핵심 증거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국무회의의 실질적 개최 여부를 판단하는 데 있어, 서류 전달과 국무위원 간의 상호 의사 교환, 그리고 윤 전 대통령의 직접 설명 장면이 담겨 있다는 점에서, 원본 영상에 대한 정밀 분석과 사실관계 확인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등에게 직접 물어봐야

대통령 변호인단 중 한명인 도 변호사는 재판부가 국무회의 CCTV를 법정에서 공개한 적은 없다고 밝힌 것과 별개로, 문형배 등 당시 헌법재판관의 설명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국무회의가 실제로 열렸다는 정황이 영상으로 드러나자, 상당수 국민들은 충격을 받았고, 그동안의 정부 해명과 배치되는 모습에 혼란과 분노를 표출하는 여론도 적지 않다. 동시에 일각에서는 특검의 국무회의 관련 수사가 더 이상 힘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은 2025년 10월 15일 기각됐다. 법원은 “도주 및 증거인멸 염려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불구속 수사의 원칙을 강조했고, 이에 따라 다른 국무위원들 및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포함한 여권 인사들에 대한 수사도 탄력을 잃는 분위기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절차적 실수나 누락에 대한 비난을 넘어, 대통령 파면이라는 중대한 결정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일방적 주장에 기반했을 가능성을 드러내며, 헌법재판소의 증거 판단 기준과 심판 과정의 설득력에 대한 사회적 의문이 커지고 있다.

  • 인세영 2025.10.17
  • [풀영상] 내란의 그날 밤, 국무회의에서는 무슨 일이? 충격, 소름, 대반전...풀영상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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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날 CCTV 한덕수…다른 국무위원 문건까지 싹 다 챙겼다

    2분입력 2025.07.10 

     

    [앵커]

    지금부터는 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 상황이 담긴 CCTV 영상과 관련한 저희 단독보도 전해드리겠습니다. CCTV에는 이제껏 국무회의 참석자들이 해온 주장과는 전혀 다른 장면들이 담겨 있었습니다. 먼저 한덕수 전 총리입니다. 한 전 총리는 계엄 선포문이 양복 뒷주머니에 있었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다고 주장해왔지만 실제로는 다른 국무위원들의 계엄 문건까지 하나하나 모두 챙겼습니다. 뿐만 아니라 대국민 담화문으로 보이는 5장짜리 문건을 살펴보는 모습까지 확인됐습니다.

    먼저 조해언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한덕수 전 총리는 줄곧 계엄 선포문을 받은 줄도 몰랐다는 취지로 주장해왔습니다.
    [한덕수/전 국무총리 (지난 2월 6일) : 해제 국무회의가 될 때까지는 전혀 인지를 하지 못했고, (나중에) 제 양복 뒷주머니에 (계엄 선포문이) 있는 것을 알았습니다.]

    탄핵심판에서도 그렇게 증언했습니다.

    [한덕수/전 국무총리 (지난 2월 20일) : {그 자리에서 받지 않았으면 받을 수 없는 문건 아니겠습니까?} 예. 그러나 언제 어떻게 그걸 받았는지는 정말 기억이 없습니다.]

    하지만 CCTV는 전혀 다른 사실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특검이 확보한 대접견실 CCTV 영상에는 한 전 총리가 다른 국무위원들 자리에 놓여 있는 계엄 문건뿐 아니라 접견실에 남아 있던 문건까지 하나하나 모두 챙겨 나오는 장면이 담겨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한 전 총리는 이런 사실을 말하지 않다가 CCTV가 제시되자 뒤늦게 진술을 바꾼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가지고 나온 문서들 중 나머지 서류들은 필요 없어서 버렸고, 계엄 선포문 2장 중 1장은 강의구 전 부속실장에게 줬다"는 취지로 번복한 겁니다.

    바로 이 문건을 가지고 강의구 당시 부속실장은 사후에 대통령과 총리의 서명을 받아 '조작된' 사후 계엄 선포문을 만들었습니다.

    CCTV에는 또 한 총리가 5장짜리 문서 묶음을 접견실에서 가지고 나와 국무위원들과 돌려보는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특검은 이 문서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대국민담화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특검은 CCTV 영상을 토대로 한 전 총리가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행위를 방조했는지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습니다.

    특검은 조만간 한 전 총리를 다시 부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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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무위원들 덜미 잡은 대통령실 5층 CCTV

     

    국무회의는 용산 대통령실 2층 국무회의실에서 열리지만 12·3 비상계엄 당일 장관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호출을 받고 모인 곳은 5층 대접견실이었다. 보통 외부 손님들이 대통령을 만나는 곳인데 그날 밤엔 장관들이 집합했다. 윤 전 대통령이 어떤 논의 끝에 계엄을 선포했는지는 그동안 이들의 입만 바라보며 퍼즐을 맞춰 왔다. 하지만 그날 대통령실 5층엔 ‘무언의 목격자’가 있었다. 폐쇄회로(CC)TV 카메라가 대접견실 내부와 주변 복도를 비추고 있었다.

    ▷특검의 출국 금지 대상인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진술에는 공통점이 있다. 계엄에 반대했고, 계엄 관련 문건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계엄 선포문이 양복 뒷주머니에 있는 걸 뒤늦게 알았다.”(한 전 총리) “받은 쪽지를 보지도 않고 주머니에 넣은 뒤 다음 날 열어 봤다.”(최 전 부총리) “단전 단수 내용이 적힌 쪽지를 멀리서 슬쩍 봤다.”(이 전 장관) 당시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 계획에 크게 놀라며 만류했다면서도 관련 문서는 보는 둥 마는 둥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접견실 CCTV가 남긴 기록은 달랐다. 계엄 당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던 한 전 총리의 진술과 달리 CCTV에는 두 사람이 국무회의 전 대화하는 모습이 찍혔다고 한다. 한 전 총리가 대접견실과 연결된 윤 전 대통령 집무실에 들어간 뒤 손에 문건을 든 채 나오는 장면이 포착됐다는 보도도 있다. 그는 계엄 관련 문건에 서명한 적이 없다고도 했는데 그가 계엄 이틀 뒤 작성된 계엄 선포문에 서명했다가 며칠 뒤 폐기하도록 한 사실도 드러났다.
     
    ▷그날 밤 대접견실 회의 참석자들은 계엄 이후 입장이 둘로 갈렸다.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은 국무회의에 절차적 하자가 없고 일부가 계엄에 동의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한 전 총리 등은 회의가 요식 행위였고 계엄에 가담하거나 동조하지 않았다며 거리를 두려 한다. 계엄을 주도한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순 없지만 다른 국무위원들의 진술 역시 객관적 증거와 배치된다면 의심할 수밖에 없다.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사임한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선거사무소를 도청한 사실을 시인할 수밖에 없었던 결정적 증거는 대통령 전화기 속 자동 녹음 장치였다. 녹음 기록이 공개되자 스스로 물러났다. 이번에 확보된 대통령실 CCTV 영상은 일부 국무위원들에겐 빠져나갈 수 없는 ‘스모킹 건’이 될 수도 있다. 영상이 3개월마다 덮어쓰기 방식으로 지워지는데 경찰이 대통령경호처에 자료 보전을 요청하고 집요하게 압박해 손에 쥐었다고 한다. 앞으로 뭐가 더 나올지 모른다. 국무위원들은 그날 밤 대통령실 5층에서 벌어진 일을 이제라도 있는 그대로 말해야 한다.
    •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