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국감 출석한 조희대 대법원장

서석천 2025. 10. 15. 05:14

 

2025 국정감사

 "법치국가에서 법관을 증언대에 세운 예 찾아보기 어렵다"

李 정부 첫 국감…조희대 증인 출석 두고 여야 난타전
與 "당연히 증인 출석" VS 野 "삼권분립 원칙·헌법 파괴
"조희대 "법관 증언대 세우면 재판 위축"
  • ▲ 조희대 대법원장이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이재명 정부 출범 후 국회의 첫 국정감사가 시작된 13일 법제사법위원회에선 조희대 대법원장의 '증인 출석'을 두고 여야가 충돌했다. 

    이에 대해 조 대법원장은 "재판사항에 대해 법관을 증언대에 세우는 상황이 생긴다면, 법관들이 헌법과 법률, 양심에 따라 재판을 하는 것이 위축되고 심지어 외부의 눈치를 보는 결과에 이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법원장 국감 증인 세우려는 여당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이날 대법원 등에 대한 국감 실시를 선언하면서 "국감에 앞서 한말씀 드리겠다"며 "대법원장님께서 인사말씀과 함께 여야 약간명의 위원님들로부터 질의응답을 통해 국민적 의혹을 말끔히 해소해 주실 것을 정중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추 위원장은 "국정감사에서 그동안 관례에 따라 대법원장은 인사말씀만 드리고 이석했다. 하지만 초대 김병로 대법원장과 조진만, 민복기 대법원장 등은 국회에 출석해 질의 응답에 응했다"고 했다.
     
    이어 "지난 9월 30일 국회 법사위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사건에 대해 해명할 기회와 답변을 요구해 왔다"며 "그러나 이에 대해 시원한 의혹 해소는 없었고, 해명 자료 또한 낸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법 앞에 누구나 평등하다. (조 대법원장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셨고, 대법원장님 또한 헌법상 대한민국의 공직자이며 대법원은 명백히 국정감사의 피감 기관"이라며 "따라서 국회의 질의에 응답하고 국민 앞에 소명하는 것은 헌법 제7조의 공무원의 책무이자 헌법 제61조의 국정감사 조사권에 따른 당연한 의무임을 다시 한 번 상기해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또 "대법원장님 개인적으로도 그간 의혹으로 오해받는 사항이 있다면 이 기회를 통해서 해소하는 기회로 삼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희대 대법원장, 與에 정면 응수 "정의와 양심 벗어난 적 없다"

    이에 대해 조 대법원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취임한 이래 오늘에 이르기까지 오직 헌법과 법률에 따라 직무를 수행해 왔으며 정의와 양심에서 벗어난 적이 없음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한 어조로 밝혔다.

    그러면서 "법치국가에서 재판 사항에 대해 법관을 감사나 청문의 대상으로 삼아 증언대에 세운 예를 찾아보기 어렵다"며 "대법원장으로서 국감의 시작과 종료 시에 출석해 인사 말씀과 마무리 말씀을 했던 종전의 관례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대법원장은 "저에 대한 증인 출석요구는 계속 중인 재판에 대한 합의 과정의 해명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국감은 계속 중인 재판에 관여할 목적으로 행사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규정한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8조'와 사법권의 독립을 규정한 대한민국 '헌법 제103조', 합의의 비공개를 규정한 '법원조직법 제65조' 등의 규정과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우려가 있다"고 현 상황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그는 "삼권분립 체제의 법치국가에서는 재판 사항에 대해 법관을 감사나 청문의 대상으로 삼아 증언대에 세운 예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전제, "우리 국회도 과거 대법원장의 국정감사 증인 출석 필요성에 관한 논란이 있었을 때에 삼권분립과 사법부 독립을 존중하는 헌법정신과 가치를 확인하는 취지의 관행과 예우 차원에서 그 권한을 자제하여 행사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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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 대법원장 증인 출석 두고 여야 난타전 … 결국 참고인으로 자리 지켜

    이후 여야는 조 대법원장의 증인 출석 여부를 두고 고성을 주고 받으며 난타전을 벌였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위원장님의 오늘 모두발언을 들으면서, 심히 헌법 파괴 행태에 대해서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했다. 나 의원은 "대법원장이 모두 발언을 하고 출석하지 않고 증인으로 채택하지 않은 것은 국회의 오랜 관례다. 왜 그렇게 했느냐, 헌법상 삼권분립 원칙을 존중하는 것이었다"며 "이러한 삼권분립 원칙을 저희가 파괴한다면 이것은 결국 대한민국의 헌법 근간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우리는 지금 여전히 내란을 극복하고 있는 과정에서 당연히 필요한 것들은 국회가 물어볼 수 있다"며 "사법부 독립을 얘기하는데, 일단 그 전에 국회법에 따라서 대법원장에게 출석을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했다.

    이어 "증인에 대해서는 누구든지 따라야 한다"며 "대법원의 전원합의체 판결이 대선에 개입했다라는 이 의혹이 너무나 크게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불러야 한다"고 했다.

    통상 대법원장은 국감에 출석해 인사말을 한 뒤, 법사위원장의 동의를 얻어 곧바로 이석하는 것이 관례다. 주요 현안에 대한 질문은 사법행정을 감독하는 법원행정처장이 답변했다.
     
    그러나 이번 국감에서 추미애 법제사법위원장은 참고인 신분으로 질의를 받겠다고 밝혔고 조 대법원장은 자리를 지키게 됐다.
 
송학주 기자  2025-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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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민주당 원내대표 "이번 국감의 본질, '국정 감사' 아닌 '사법부 장악' 시도"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가 9월 19일 저녁 펜앤마이크TV의 '최대현의 이것이 뉴스다'에 출연해 창당 70주년을 맞이한 민주당의 작금의 국정운영을 강한 어조로 비판하고 있다. 전 대표는 민주당 원내대표, 최고위원 등을 거쳤으며 김대중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과 문재인 정부 청와대 초대 정무수석 등을 두루 지냈다. [영상 및 사진=펜앤마이크 김경동 영상기자]
 

조희대 대법원장이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추미애 법사위원장의 이석 제지로 90여분간 자리에 앉아 범여권 의원들의 거듭된 비난을 면전에서 마주해야 했다. 이를 지켜본 전병헌 새미래민주당(새민주) 대표는 14일 "민주공화국의 근간을 지탱해온 삼권분립 원칙이, 입법부와 행정부의 야합에 의해 무너지는 장면이 적나라하게 연출됐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전 대표는 민주당 원내대표, 최고위원 등을 거쳤으며 김대중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과 문재인 정부 청와대 초대 정무수석 등을 두루 지냈다.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입장문에서 "국정감사 첫날, 법제사법위원회는 그야말로 난장판이었다"며 "독립된 사법권마저 굴복시키려는 이른바 '사법부 복속 작전', 그 추악한 본질이 백일하에 드러난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민은 권력의 오만과 정치적 야합이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아수라 국감'을 지켜봐야 했다"며 "특히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는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국가 리스크를 넘어, 삼권분립이라는 민주공화제의 근간을 허무는 '민주주의 파괴 리스크'로 번지고 있다"고 했다.

전 대표는 또 "이 와중에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대법원장의 서면답변서를 여당 의원에게만 돌리고 야당에는 숨긴 '막장 행태'는, 이번 국감의 본질이 '국정 감사'가 아닌 '사법부 장악 시도'였음을 명백히 보여준다"면서 "이것은 단순한 정치적 사건이 아니다. 이는 권력의 오만이 법치를 조롱하고, 민주주의의 마지막 보루를 짓밟는 역사적 퇴행의 현장"이라고 했다.

조 대법원장은 전날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인사말을 하고 관례대로 자리를 뜨려 했으나,  추미애 법사위원장의 이석 제지로 발이 묶였다. 지금까지는 국정감사에서 구체적인 사법 행정에 대해서는 법원행정처장이 답변했다. 추 위원장은 조 대법원장을 향해 증인 아닌 참고인 신분이라 규정했고 조 대법원장은 인사말에서 밝힌 대로 진행 중인 재판 일체와 관련해 언급을 거부했다. 그럼에도 민주당 의원들은 증언을 거부하는 조 대법원장에게 지난 5월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사건 파기환송 판결 등을 비롯한 여러 사안을 두고 연신 따져묻기 바빴다. 특히 박균택 민주당 의원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정면만 응시한 조 대법원장에게 계속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만난 적이 있는지, 없는지 대법원장이 분명히 답변해달라", "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번갯불에 콩 볶듯이 군사작전 속도로 처리했다. 지금도 그 재판이 옳았다고 생각하나", "조희대 대법원장과 윤석열은 근본적으로 차이가 없어 보이는데 인정하나"라고 물었다. 법조계에선 민주당 소속 법사위원 가운데 박 의원의 질의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문재인 정부 1기 검찰개혁위원을 역임한 김종민 법무법인 MK파트너스 변호사(전 순천지청장)는 당일 페이스북에서 "대한민국 헌정 사상 최악의 난장판 역사의 현장"이라며 "이재명의 변호인 박균택이 대법원장을 상대로 이재명 재판에 관해 호통치고 있는 이 역설을 어떻게 봐야 하나?"라고 했다. 김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21기 유일의 고검장 승진자이자 법무부 검찰국장을 지낸 정치검사의 민낯"이라며 박 의원을 질타했다. 이 대통령의 변호인으로 출발해 이 대통령 관련 법적대응을 진두지휘하는 당직을 꾸준히 맡아온 박 의원이 대법원장을 국감장에 앉혀두고 이 대통령 관련 재판에 대해 추궁하는 걸 직격한 것이다.

심지어 전날 법사위 국정감사장에선 조 대법원장을 일본 전국시대를 통일하고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초상화에 합성한 사진까지 등장했다. 이를 꺼내든 무소속 최혁진 의원은 일부 재판 결과를 거론하며 "친일(親日) 사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금태섭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이 사진은 최 의원이 '윤석열이 조희대를 임명한 것은 대한민국 대법원을 일본 대법원으로 만들려는 전략적 선택'이라고 말하는 장면"이라면서 "그 황당무계함은 둘째 치고라도 저 발언에 담긴 음모론적 시각, 상대편에 대한 악마화, 차별적 시각은 숨을 막히게 만든다"고 했다. 금 전 의원은 "정치하면서 흉한 것 많이 봤지만, 이 장면이야말로 가장 천박하고 흉한 모습이 아닌가 싶다"며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런 사람들이 국민의 대표를 자처한다는 것이 부끄럽고 끔찍하다"고 했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도 페이스북에서 "광란의 홍위병 쇼"라면서 "사법부 수장이 완장 찬 질 떨어지는 정치 폭력배들에게 한 시간 반 동안 조리돌림 당하는 21세기 인민재판의 현장"이라고 했다. 진 교수는 "여기가 캄보디아냐. 참담하다"며 "개딸 정치가 정당을 잡아먹고, 국회를 잡아먹고, 이제 사법부마저 잡아먹는 단계에 이른 것"이라고 했다.

김진기 기자 2025-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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