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약방문이 무슨 소용인가
비록 수년의 세월이 필요했지만 결국 ‘박근혜 탄핵’의 이유 없음이 하나 둘 밝혀지고 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권좌에서 쫓겨났고 재산을 몽땅 빼앗겼으며 최 씨는 여전히 옥살이를 하고 있다. 그 사이 문재인이라는 희대의 정치X이 어부지리로 대통령 자리에 올랐고, 나라는 거덜났다. ‘국정농단’ 의혹이 제기되던 단계에서부터 사실관계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요구됐으나, 정치권과 언론, 그리고 수사기관은 이를 모두 무시했다. 박 대통령과 최 씨가 개인적으로 입은 손해는 무엇으로 복구될 수 있으며, 대한민국이 입은 국가적 손해는 무엇으로 회복할 수 있단 말인가?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 무슨 소용일까?
지난 2016년,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한 ‘최순실의 박근혜 국정 개입’ 논란과 관련한 대부분의 사실관계가 ‘근거 없다’는 결론으로 귀결되고 있다.
지난 13일 대법원 민사1부는 이른바 ‘박근헤-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당사자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가 연합뉴스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 소송과 관련해 원고에게 2000만원의 손해를 배상하고 정정보도문을 1면에 게재하라는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연합뉴스는 15일 정정보도를 통해 최 씨가 경기도에서 신당(神堂)을 차린 70대(2016년 보도 당시) 여성 무속인이 수백만원의 상당의 사례를 받고 최 씨를 위해 재복을 부르는 굿을 해 줬으며 심지어는 최 씨가 박근혜 정부 장관 인선(人選)과 관련한 조언을 무속인에게 구했다는 보도 내용 전부에 대해 그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 씨는 박정희 정부 시절 박정희 대통령의 영애에게 접근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최태민 목사의 딸로 알려져 있었을 뿐 그 구체적인 신원과 활동 내용은 베일에 싸인 인물이었다.
이 때문에, 이른바 ‘국정농단’ 의혹의 전개와 함께, 연합뉴스도 그 기사에 적은 것과 같이, 최 목사가 소위 ‘사이비 종교’의 교주였다는 주장과 결부돼, 최 씨가 “사이비 종교 신자이거나 무당일 수 있다는 소문”이 대중 일반에 퍼지게 됐다.

연합뉴스의 2016년 11월15일자 기사 두 건은 사실상 최 씨의 정체와 관련해 세간에 퍼진 인식에 쐐기를 박는 결과를 낳았다.
‘국정농단’ 의혹 내용과 관련해 당시 박근혜를 마녀화하는 핵심 주장은 ①사이비 종교 신자이거나 무당인 이른바 ‘비선실세’ 최서원이 대통령의 뒤에서 대통령을 마치 꼭두각시(marionette)처럼 조종하고 있고 대통령은 단지 최순실이 시키는대로 하고 있을 뿐이다 ②비선실세로서 최서원은 그 권력을 이용해 부당한 금전적 이익을 챙기고 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①번 의혹은 그해 10월 JTBC의 ‘태블릿PC’ 보도와도 연결된다. 최 씨가 태블릿PC를 소지하고 다니면서 “그것을 통해서” 청와대 문건을 미리 받아보고 이런 저런 수정을 해 줬다는 취지다. ②번 의혹은 안민석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최순실 재산 300조원’ 주장과 연결됐다.
‘최순실 재산 300조원’ 주장과 관련해 검찰은 안 전 의원을 최 씨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 올해 1월 안 전 의원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박 대통령과 관련해 국회는 수많은 탄핵 사유를 만들어 헌법재판소에 들이밀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제일모직과 삼성바이오로직스 간 합병의 뒤를 봐줌으로써 이재용 삼성 회장의 가업 승계 작업을 도와준다는 ‘묵시적’ 청탁 주장과 관련해 이 회장은 그 대가로 삼성이 최 씨의 딸 정유라 씨에게 말을 대여해 줌으로써 박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공여했다는 게 박 대통령 탄핵 사건에서 헌법재판소가 판단한 박 대통령에 대한 최종적 탄핵 사유가 됐다〔기업 자유의 침해〕.
그러나 이제 와서 법원은 제일모직과 삼성바이오로직스 간의 합병에는 아무 법적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법원의 이 결론이 맞는다면 이 회장은 애초부터 박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공여할 이유가 없었다.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은 삼성으로부터 그 어떤 뇌물도 받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이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몰랐던 최서원 모녀에게 삼성이 말을 빌려줬다는 게 ‘제3자 뇌물’이 된다는 당시 검찰의 주장도 해괴망측한 것이었음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비록 수년의 세월이 필요했지만 결국 ‘박근혜 탄핵’의 이유 없음이 하나 둘 밝혀지고 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권좌에서 쫓겨났고 재산을 몽땅 빼앗겼으며 최 씨는 여전히 옥살이를 하고 있다. 그 사이 문재인이라는 희대의 정치X이 어부지리로 대통령 자리에 올랐고, 나라는 거덜났다. ‘국정농단’ 의혹이 제기되던 단계에서부터 사실관계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요구됐으나, 정치권과 언론, 그리고 수사기관은 이를 모두 무시했다.
박 대통령과 최 씨가 개인적으로 입은 손해는 무엇으로 복구될 수 있으며, 대한민국이 입은 국가적 손해는 무엇으로 회복할 수 있단 말인가?
박순종 객원기자 2025.03.16
'세상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종점 향해가는 ‘대장동 본류 사건’ (0) | 2025.03.19 |
---|---|
전 세계 부정선거, 한·미 공조 수사 ‘솔솔’ (2) | 2025.03.17 |
'탄핵의 강' 이전, 이재명이 만든 '염치의 강'부터 넘어야 (4) | 2025.03.17 |
감사원장·검사 탄핵 기각서 본 尹 심판 전망 (3) | 2025.03.14 |
헌법 제 1조가 위태롭다 (2) | 2025.03.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