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방

민주당, 조희대 대법원장 청문회 30일 연다

서석천 2025. 9. 23. 06:34

대법원장을 향한 겁박, ‘사법 농단 2.0’인가

 
  정부·여당의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한 겁박(劫迫)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지난 6·3 대선을 한 달 앞두고 대법원이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한 것에 대한 보복에 가깝다. 정부조직법을 바꿔 검찰청도 없애 버릴 기세다. 이재명 대통령을 수사한 검사들은 이미 한직(閑職)으로 밀려났다.
 
  전전 정권에서도 사법부 흔들기, 대법원장 흔들기가 거셌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재임 시절인 2017년 작성된 ‘사법행정권 남용 문건’이 공개되면서 곤혹을 치렀다. 사법 농단, 재판 거래 의혹으로 양 전 대법원장을 비롯해 100여 명의 전현직 판사가 수사를 받았다. 사법부를 향한 어마어마한 공세였다. 검찰은 그중 법관 14명을 기소하며 혐의 47개를 씌웠다. 그러나 2024년 1월 양 전 대법원장은 47개 혐의 전체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 법관 14명 중 11명이 무죄였고 3명은 집행유예나 벌금형에 그쳤다. 떠들썩했던 사법 농단 사건은 그렇게 용두사미로 끝이 났다. 2심을 남겨 두고 있지만 달라질 게 없다.
 
  김명수 전 대법원장 시절에도 ‘코드 인사’ 탓에 사퇴 압력이 거셌다. 우리법연구회나 국제인권법연구회 등 대법원장 혹은 법원행정처 쪽의 이념 내지 정치적 성향 등을 기준으로 법관들을 중용(重用)하거나 우대하면서 ‘사법부의 좌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뜨거웠다. 그러자 전직 대법관 5명, 전직 헌법재판관 1명 등 변호사 200여 명이 당시 김 대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사법계 원로들이 대법원장 사퇴를 요구한 경우는 유례가 없었다.
  정권이 바뀌자 또다시 조희대 대법원장을 쫓아내려 혈안이 되고 있다. 국회 법사위원장은 “법원이 사법 세탁소”라고 연일 공세다. 군사독재정권 시절에도 이같은 사법부 죽이기는 없었다. 범죄 혐의가 있는 이재명 대통령을 지키기 위한 몸부림이란 걸 국민이 모를 리가 없다.⊙
김태완  월간조선 기자 
*************************
 

민주당, 조희대 대법원장 청문회 30일 연다

법사위 가결… '대선 개입 의혹' 내걸어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검찰개혁 입법청문회에서 퇴장 명령을 한 추미애 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22일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긴급 현안 청문회 실시 계획서 채택 안건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가결시켰다. 조 대법원장이 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사건을 유죄 취지 파기 환송한 것과 관련해 ‘대선 개입 의혹’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조 대법원장 청문회는 30일 오전 10시에 열릴 전망이다. 대법원장에 대한 국회 청문회 시도는 지난 5월 정청래 대표가 법사위원장일 때 이어 두 번째다. 5월 당시엔 조 대법원장 등이 불출석했다.

법사위원장인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위원장인 제가 조희대 대법원장 대선 개입 의혹 관련 긴급 현안 청문회 실시 계획서 채택의 건과 청문회 증인·참고인 출석 요구의 건을 오늘 의사 일정에 추가해 먼저 심사할 것을 요구하는 동의를 서면으로 제출했다”고 했다.추 의원은 “서면 동의서에 추미애 위원장 외 9명 위원의 찬성이 있으므로 국회법에 따라 토론 없이 표결하겠다”고 했다. 이후 조 대법원장 청문회 계획서는 재석 15명 중 찬성 10명, 기권 5명으로 가결됐다. 증인에는 조 대법원장과 오경미·이흥구·이숙연·박영재 대법관,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이 포함됐다.

민주당은 연일 조 대법원장에 대한 공세를 가하고 있다. 일부 의원은 근거가 불분명한 ‘조희대·한덕수 회동설’을 제기했다. 조 대법원장이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으나, 민주당 의원 일부는 “제보자가 있다”고 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조 대법원장이 관련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됐으니, 수사를 지켜봐야 한다”고도 했다.

조 대법원장이 이날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대법원 주최 ‘세종 국제 콘퍼런스’ 개회사에서 “세종대왕은 법을 왕권 강화를 위한 통치 수단이 아니라 백성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그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규범적 토대로 삼으셨다”고 한 데 대해서도 민주당은 날 선 비판을 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조 대법원장이 ‘세종대왕은 법을 왕권 강화 수단으로 삼지 않았다’며 오만한 궤변을 늘어놓았다”며 “사법 불신의 장본인 조희대 대법원장은 민본 위한 사법 개혁을 방해하지 말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크게 반발했다.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청문회를 빙자한 사법 파괴”라며 “사법부를 붕괴시킨 가장 중대한 입법 쿠데타, 범죄 행위”라고 했다. 나경원 의원은 “자유민주주의의 핵심은 국민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고 법치주의 핵심은 사법권 독립인데, (민주당이) 이렇게 무자비하게 사법권 독립을 파괴하고 있다”고 했다.나 의원은 “헌정 질서를 파괴하는 민주당이 위헌 정당이다. 오늘 국회 법사위를 통해서 민주당이 보여준 행태는 바로 위헌 정당에 해당하는, 해산 정당에 해당한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민주당은 대법원장을 흔들기 위해 조작 증거(조희대·한덕수 회동설)로 흔들어댄다. 그러나 그 증거 조작되었다는 게 하나둘 밝혀지니까 이제 대법원장을 불러서 청문회라는 이름으로 사법부를 파괴하겠다고 한다”고 했다.

신동욱 의원은 “국회 품격의 모든 걸 추미애 위원장이 한순간에 무너뜨렸다”며 “저희는 오늘 국회에서 일어난 일을 결코 묵과할 수 없다”고 했다. 신 의원은 대법원장을 국회로 부르겠다는 서류를 보여주며 “이유서를 보라. 네 줄이다. 허접하기 짝이 없는, 대법원장을 대한민국 사법부 수장으로 국회로 부르겠다는 이유서를 단 네 줄로 요약해서 허겁지겁 갑자기 만들어 자기 도장 찍었다”고 했다.청문회 이유서엔 ‘제429회 국회(정기회) 제5차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조희대 대법원장 대선 개입 의혹 관련 긴급 현안 청문회를 위해 긴급 현안 청문회 실시 계획서 채택의 건과 증인 출석 요구의 건을 의사 일정으로 추가하여 심사함으로써 헌정 질서 회복에 기여하고자 함’이라고 적혔다. 신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 무소속 최혁진 의원,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 (동의한) 이 분들은 대한민국 현대사에 죄인으로, 기록으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김정환 기자 2025.09.22.

***************************

與, 회동설 근거 흔들리자… "조희대, 안 만났어도 사퇴해야"

음성 변조 가능성에 말 바꿔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창당 70주년 기념식 '국민과 함께, 당원과 함께 민주 70'에서 참석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조희대 대법원장·한덕수 전 총리 등 회동설’의 근거로 제시했던 음성 파일이 변조됐을 가능성이 제기되자, 민주당 지도부가 19일 이 문제에 대해 발을 빼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민주당 인사들은 “실제 만났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시도”라며 “그래도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청래 대표는 전날까지 “의혹이 사실이라면 조 대법원장을 어떻게 해야 하겠느냐”고 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당 회의에서는 민주당 의원들이 불 지폈던 ‘비밀 회동 의혹’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문제의 음성 파일은 친여 유튜브 ‘열린공감 TV’가 지난 5월 14일 공개했고, 나흘 뒤 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국회 법사위에서 다시 틀었다. 이후 민주당의 ‘조희대 사퇴’ 공세가 본격화된 이달 16일 민주당 부승찬 의원이 대정부 질문에서 이를 거론하고 “반드시 수사해야 한다”고 했다.그런데 열린공감 TV 측이 “확인되지 않은 설(說)”이라고 하고. 다른 친여 유튜버가 ”(열린공감 TV의) 정천수씨 음성으로 보인다”고 하면서 음성 변조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자 근거 없는 의혹의 확산 책임을 유튜버들에게 떠넘기는 발언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조 대법원장을 비롯한 당사자들이 일제히 (회동 사실을) 부인하고 나섰다”며 “그렇다면 그것(의혹)을 처음 거론한 분들이 해명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한준호 최고위원도 MBC라디오에서 “(회동 의혹의 신빙성을) 솔직히 잘 모르겠다”며 “처음 주장했던 유튜버들과 서 의원 주장의 근거를 명확하게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서영교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것(비밀 회동 의혹 제기)은 내가 (처음) 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서 의원은 “(녹취가) 열린공감TV 쪽에서 나와서 제가 (국회에서) 질의한 것”이라며 “(녹취의 신빙성은) 그쪽에 물어보시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 사퇴 요구를 계속했다. 정청래 대표는 “조 대법원장이 이재명 대선 후보에 대한 평상적 절차만 지켰어도 ‘대선 후보를 바꿔치기하려 했다’는 의심도 없었을 것”이라며 “조 대법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다 자업자득이다. 본인이 자초한 일이니 본인이 결자해지하기 바란다”고 했다. 회의가 끝난 뒤에는 박수현 수석대변인이 “언론은 ‘조희대 회동설’이라고 쓰지만 본질은 이재명 죽이기 재판 모의 의혹 사건”이라고 덧붙였다.민주당 김우영 의원은 KBS라디오에 출연해 “본질은 사법 카르텔,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손’”이라며 “(조 대법원장, 한 전 총리 등이) 만났느냐 안 만났느냐, 언제 만났느냐 문제보다도,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한준호 최고위원 역시 “조 대법원장의 12·3 비상 계엄부터 5월 1일 (이재명 대통령 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까지의 과정들만 가지고도 충분히 조 대법원장에 대한 문제 제기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박주민 의원은 CBS라디오에 “본질은 조 대법원장이 보여줘 온 의혹을 살 만한 행동들에 대한 자정 작용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파렴치한 정치 공작”이라고 비판했다. 이충형 대변인은 “민주당의 ‘AI 녹취’를 이용한 공세는 국민을 속이고 사법부를 협박했다”며 “면책특권 뒤에 숨어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 ‘청담동 술자리’의 시즌 2”라고 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당 회의에서 “민주당은 허위 사실 유포를 근절하겠다며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을 주장하고 있는데, 국민 앞에서 공공연하게 허위 사실을 유포한 정청래·서영교·부승찬·김어준 등은 징벌적 손배제의 1호 대상으로 막대한 배상 책임을 지게 해야 한다”고 했다.

김경필 기자 2025.09.20. 

****************************

조희대 "세종대왕, 법을 왕권 강화 수단으로 삼지 않아"

2025 세종 국제 콘퍼런스 개회사

조희대 대법원장이 2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5 세종 국제 콘퍼런스' 개회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희대 대법원장은 22일 “세종대왕께서는 법을 왕권 강화를 위한 통치 수단이 아니라 백성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그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규범적 토대로 삼았다”며 “이같은 세종대왕의 사법 철학은 시대를 초월해 우리가 지향해야 할 사법의 가치와도 깊이 맞닿아있다”고 말했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5 세종 국제 콘퍼런스’ 개회식에서 “급변하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도 법치와 사법 독립의 정신을 굳건히 지켜내고 정의와 공정이 살아 숨 쉬는 미래를 함께 열어갈 지혜를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날부터 이틀간 열리는 세종 국제 콘퍼런스는 사법부 국제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법원이 9년 만에 개최하는 국제 행사다. ‘법치주의 수호’와 ‘사법 독립’을 위한 각국의 노력을 공유하고 인공지능(AI) 기술 등 미래 사법 과제를 논의한다. 싱가포르·일본·중국·필리핀·호주·그리스·이탈리아·라트비아·남아프리카공화국·몽골·카자흐스탄 등 10여국 대법원장과 대법관, 국제형사재판소 전·현직 소장 등이 참석한다.조 대법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사법 영역에서 세종대왕의 업적을 조명했다. 그는 “세종대왕은 통일된 법전을 편찬하고 백성들에게 법조문을 널리 알려 법을 알지 못해 처벌받는 일이 없도록 하셨다”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백성들이 억울함이 없도록 형사사건 처리 절차를 분명하게 기록하게 하고, 사건 처리가 장기간 지체되지 않도록 하며, 고문과 지나친 형벌을 제한함으로써 공정하고 신속한 재판이 이뤄지도록 했다”고 했다.

또 “세종대왕께선 국정 운영에서 신하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필요할 경우 심도 있는 토론을 통해 올바른 결론에 이르기를 주저하지 않으셨다”고 했다. 또 “법의 공포와 집행에 있어서는 백성들에게 충분히 알리셨고 공법(貢法) 시행을 앞두고 전국적으로 민심을 수렴해 백성들의 뜻을 반영하고자 노력했다”고 했다. 이어 “세자 책봉을 반대했던 황희를 등용하고 재임 기간 끊임없이 제기된 형 양녕대군을 멀리하라는 요구, 불교와 승려를 배척하라는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포용과 상생의 길을 선택했다”고 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5 세종 국제 콘퍼런스에 참석해 축사를 하며 한글 디자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뉴시스

조 대법원장은 훈민정음의 원리와 체계를 직접 프레젠테이션하면서 한글 문자의 효율성과 편리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나’와 ‘너’, ‘남’이라는 문자의 형태적 유사성을 설명한 뒤 “한국의 말과 글 안에서 ‘우리’는 포용적 개념으로 승화돼 독특한 문화적 특징을 형성하고 있다”며 “훈민정음은 백성들과의 의사소통과 사회 증의 실현을 뒷받침하는 인본주의적 문자로 설계됐다”고 했다.‘훈민정음혜례본’ 중 ‘훈민정음으로 소송 사건을 기록하면 그 속사정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창제 동기를 설명한 부분을 인용하면서 “훈민정음은 백성의 생명과 권리를 지키는 정의의 문자이자 법치주의 정신을 구현한 제도적 장치였다”고 했다.

이어 “세종대왕께서 한글을 창제해 백성들의 사법 접근성을 근본적으로 확장하고자 하셨던 정신은, 오늘날 세계 각국이 인공지능을 활용해 사법의 효율성과 국민들의 사법 접근성을 높이려는 노력과도 깊이 맞닿아 있다”며 “이번 콘퍼런스가 인공지능을 통한 사법 접근성의 실질적 증진 방안을 모색하는 뜻깊은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김은경 기자 2025.09.22.

***************************

“사법독립 없다면 법치주의 불가”… 해외 대법관들의 쓴소리 

 
세종 국제 콘퍼런스서 독립성 강조
이탈리아, 사법 독립 행정기구 마련
호주는 사법부가 입법부 권력 견제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 2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5 세종 국제 콘퍼런스'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
"사법부의 독립은 시민의 기본권이다."

지난 22일부터 이틀간 대법원 주최로 열린 '2025 세종 국제 콘퍼런스'에 참석한 스테파노 모지니 이탈리아 대법관은 '지속 가능한 사법의 구성 요소'와 관련해 발표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탈리아는 사법부 독립 행정기구인 최고사법위원회(CSM)를 두고 있다. 이 위원회는 판검사의 채용, 보직 등 인사를 총괄하는 기관으로 대통령을 필두로 대법원장, 검찰총장·법관대표, 변호사 및 법률전문가 등 총 30여 명의 위원들로 구성된다. 법관대표는 전국의 판검사가 선출하는 방식으로 연임 없이 4년의 임기를 부여한다.

모지니 대법관은 "CSM의 구성원 중 3분의 2 이상이 판검사로 이뤄져 있다"며 "사건 배당은 사전에 정해진 객관적 기준에 따라 이뤄지고, 상급 판사의 재량 역시 개입되지 않는다"며 사법부의 독립성에 대해 설명했다.

이탈리아 헌법 101조와 104조는 "사법권은 국민의 이름으로 행사된다. 판사는 법률에만 복종한다" "사법부는 자치 조직이며 다른 모든 권력으로부터 독립돼 있다"고 정하며, 112조는 "검사는 형사소추를 수행할 의무가 있다"고 명시해 검찰의 의무기소주의를 규범화했다.

모지니 대법관은 "독립적인 법원이 없다면 법치주의는 존재할 수 없고, 지속가능한 정의 역시 실현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탈리아는 정치권력으로 사법부를 지켜내는 외적인 독립과 각 판사가 자유롭게 판단 가능한 내적 독립 모두를 보장 중"이라고 덧붙였다.

'2025 세종 국제 컨퍼런스'에 참석한 줄리 워드 뉴사우스웨일즈 주 대법관. /손승현 기자
본지는 22일 콘퍼런스 종료 직후 콘퍼런스에 참석한 줄리 워드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주 대법관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워드 대법관은 "호주의 선출권력인 입법부가 임명권력인 사법부보다 우위에 있는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호주의 입법부와 사법부는 완전히 별개의 역할을 맡고 있다"고 답했다.

호주의 사법부는 연방법원과 주 법원으로 구성된다. 연방법원 소속 대법원 재판관의 경우 우리나라의 대통령 역할과 유사한 총독이 직접 임명하는 방식이나 내각의 권고 하에 이뤄져 균형을 맞추고 있다. 각 주별 법원들도 주 대법원·중급법원·즉결재판법원 등으로 구분돼 독립된 사법체계를 이루고 있다 .

그의 설명에 따르면, 호주의 입법부는 법률을 만들고 법률 정책을 책임지며, 사법부는 이를 해석하고 적용하는 위치다.

그는 "사법부가 입법부가 제정한 법률에 구속되긴 하지만 입법부 또한 위헌 법률을 제정할 시, 사법부 판단을 통해 제약받을 수 있다"며 "입법부 권력에 대한 가장 큰 견제는 사법부의 몫"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워드 대법관이 일하는 뉴사우스웨일즈주에는 판사의 권한을 심판하는 사법위원회가 존재한다. 시민들은 사건의 결과가 아닌 판사의 행동에 대해 사법위원회에 불만을 제기할 수 있으며, 사법위원회는 판사의 해임 여부를 판단해 의회에 권고하기도 한다.

다만 워드 대법관은 사법부에 대한 견제가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라고 했다. 그는 "판사의 임기는 대부분 만 70세까지 보장되는데, 판사 해임은 의회의 결정으로 이뤄진다"면서 "판사의 위법 행위가 있을 경우 즉시 해임돼야 하며 이를 행정부인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어 "정부의 정당성을 부정하고, 개인이 국가법을 따를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는 일부 반정부주의자 등은 사법부와 정부에 대한 신뢰를 갖고 있지 않다"며 "사법부가 존중받고 있지만, 최근 몇 년간 사법부에 대한 대중의 신뢰가 다소 하락했다"는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손승현 기자  2025. 09.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