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여행

해남 두륜산

서석천 2017. 11. 25. 23:33

오늘은 남도끝자락 두륜산이다. 부산에서 (07:00)출발하여 오소재약수터 들머리에 4시간15분만에 (11:15)도착한다.
계획코스는 오소재-오심재-노승봉-가련봉-만일재-두륜봉-구름다리-진불암-표충사-일주문-주차장순, 이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자유산행으로
17:00 에 대흥사주차장에 집결키로하고... 산속으로 빨려든다.

시작 부터 우거진 동백숲속으로 들어가는 등산로를 30분여 오르면 두륜산 일대의 가장 넓은 억새밭이 펼쳐지는 오심재에 이른다. 
부드럽게 펼쳐지는 억새 뒤로 준수하게 생긴 고계봉이 올라서기를 유혹하지만 남쪽길을 따라 완만하게 올라서는 노승봉쪽 오름길을 따른다.

15분만에 노승봉아래 헬기장에 닿고, 올려다 보이는 노승봉은 우뚝 솟은 암봉으로 쉬이 범접하지 못할 기세를 보이고 있다.
건너다 보이는 고계봉이 고개를 낮추고 어깨 너머로는 옥천면 방향으로 자그마한 암봉들을 거느리고 있고,

길은 암릉 왼쪽으로 이어지고 가파른 바윗길은 예전에 못보든 데크계단을 설치해 통천문을 애둘러 가게됐다.
데크계단을 따라 노승봉에 올라서면 사방으로 시원한 조망을 제공하니 더 이상 거칠 게 없다. 정상부는 넓직한 바위지대로 이루어져있다.

이어서 자그마한 바위 암릉을 넘어서면 이내 두륜산의 주봉인 가련봉에 이른다.
바위 오름길 급경사 위험구간은 볼트를 이용해 발판과 링을 박아놓아 쉽게 오를 수 있도록 해 두었든 곳엔 데커계단으로 대체했다. 
가련봉에 올라서면 북으로 노승봉, 고계봉, 그리고 건너편의 두륜봉의 고만 고만한 암봉들이 남성적인 기개를 보이는 반면,
남서쪽 도솔봉에서 연화봉, 혈망봉, 향로봉으로 비스듬히 흘러내리는 산세는 부더럽기 그지없다.

서쪽 산록 아래로는 아담하게 자리잡은 골안 대흥사와 부속말사들의 지붕들이 내려다 보인다.
일찍이 서산대사가 두륜산 일대를 두고 "만고불파지지(萬古不破之地)요 삼재불입지처(三災不入之處)라 했던가?
대흥사를 둘러싸고 있는 8개의 특징적인 봉우리들의 호위를 받고 있는 절터라 감히 범접하기가 어려워 임진왜란과 6.25 전쟁때도 화(禍)를 입지 않은 연유를 이 가련봉에 올라 실감한다.

가련봉에서 조금은 위험한 너덜지대로 내려서 억새사이로 건너다 보이는 두륜봉 동쪽 사면의 깍아지른 벼랑이 사뭇 시선을 압도한다.

이윽고 만일재에 이르니 너른 헬기장 안부에 키 큰 억새들이 장관을 이루고 두륜산은 암릉미뿐만 아니라 늦가을 단풍과 억새산행지로 손색 없다. 두륜봉 오르는 길은 억새밭을 지나 다시 암릉을 올라서야 한다. 데크계단을 올라서면 하늘로 통하는 구름다리 아래를 지나게 된다.

구름다리 밑에서 오른쪽으로 꺽어드는 평평한 바위를 건너게 되면 또 다시 넓직한 바위가 있는 두륜봉이다.
정상표석 뒤로 우뚝 솟은 가련봉이 전혀 가련해 보이지 않고 거대한 꽃봉우리 모양으로 다가선다.

이젠 뚜렷하게 각인된 봉우리들을 뒤로 하고 하산길에든다. 구름다리쪽으로 다시 건너와 서쪽 지능선으로 가파른 데크계단 내리막이다.
간간이 나타나는 동백숲이 만추의 계절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 푸르름을 자랑한다. 아직은 단풍빛이 여전한 길섶으로 낙엽이 엷게 쌓인 길을 따라 가면 상원암입구 이정표를 지나 곧 시멘포장 도로 진불암삼거리에 닿는다.

우측 진불암으로 들어서면 정교하게 세워 올린 돌탑 2기와 그 뒤로 항아리들이 오랜만에 찾은 고향인듯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초의선사가 한국의 다경(茶經)이라 불리는 동다송(東茶頌)과 다신전(茶神傳)을 집필하고,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 등 당대 최고의 시인묵객들의 발길이 끊일 날이 없었던 곳이라 전하는 고찰이다. 절에서 되돌아 나오면 암자 아래까지 차량이 진입할 수 있도록 주차장까지 마련되어 있다.
진불암 입구에서 2~3분 작전도로를 따르면  산길 우측에 "표충사800m, 큰절 대웅보전850m," 이정표가 보인다.

이정표따라 18분을 내려서면 표충사에 닿는다. 이후 대흥사 일주문~반야교~부도탑~대흥사일주문~피안교를 건너 다시 속세로 환속한다.
다리를 건너자마자 왼편으로 유서깊은 "유선관"을 지나고 장춘동계곡을 끼고 내려서는 이 길은 차도 왼편으로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바스락거리는 낙엽을 밟으며 내려서는 재미도 쏠쏠하다.

공원사무소를 지나 관광시설지구 멘 끝자락 제1주차장에 애마가 기다리고 있다. (15:30)오늘산행도 여기까지다.

2017.11.25. 사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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