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방

李 치적 홍보에 과거 '거북섬' 유튜브 영상들 대거 역주행

서석천 2025. 5. 28. 05:55

영상 댓글엔 "투표 잘못하면 한국 전체가 거북섬 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거북섬' 발언으로 인해 거북섬 실태를 알리는 유튜브 영상들이 대거 '역주행'하고 있다. 이 후보의 발언 이후 달리기 시작한 댓글들은 대부분 이 후보를 비판하고 있다. [유튜브 캡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최근 유세 연설에서 거북섬 웨이브파크 유치를 자신의 치적으로 홍보했지만, 거북섬의 실상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논란의 초점이 현 거북섬의 실태로 옮겨가면서 거북섬 문제를 다뤘던 여러 유튜브 영상들이 '역주행'하는 모양새다.

지난 4월 4일 유튜브 채널 '여우대장'에 업로드 되어 158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는 <16억 영끌해서 거북섬 상가를 분양받은 3대 모녀의 최후>란 제목의 영상엔 이 후보의 발언으로 인해 '거북섬 논란'이 터진 이후의 댓글이 시시각각 달리고 있다. 

댓글 대부분은 이 후보를 비판하는 내용들이다. "이재명 연설보고 오신 분 줄을 서시오"란 댓글은 27일 오후 현재 2천2백개의 좋아요를 받았으며, 답글도 160개가 달렸다. 답글은 "손(을 든다)", "(이 후보의) 치적이라니 망한 것도 모르나", "이게 그 자랑하시던 거북섬 맞나" 등이 대다수였다.

그 외에도 "이재명 후보가 똥볼 찼다고 해서 왔다", "자기 치적이라고 자랑하더라", "투표 제대로 합시다. 대한민국이 거북섬처럼 될 수 있다", "이쯤되면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도 공범수준" 등 이 후보에 부정적인 댓글들이 상위를 기록했다.

그중 한 댓글은 "그 대통령 후보가 누군진 몰라도 자기 포트폴리오 한줄용인가 보다"라며 "최소한 이후에 어떤 상황인지 알아보려고나 했으면 (이런 논란 없었다). 원전처럼 직접 못가더라도, 핸드폰으로 남들 전화로 욕만 하지 말고 검색을 하든 보좌관에게 어떻게 되어가냐고 묻든가 뭐라도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후보는) 토론과 같은 숙제는 꿈도 못 꾸실 분"이라면서 "아마 토론 이후에 지속적으로 지지율이 우하향할 지도 모르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유튜브 채널 '머니인사이드'가 같은 달 10일에 올린 이후 73만회의 조회수를 기록 중인 <"전국 최대 공실률.." 95%가 텅 비어버린 거북섬 상가의 비극>이란 영상에도 이 후보를 비판하는 댓글들이 다수 달리는 실정이다.

 

고정 댓글을 제외하고 가장 위에 있는 댓글은 "1개월 미래에서 왔다. 이재명이 시흥 유세현장에서 그거 본인이 한 업적이라고 했다"면서 "제가 대학원은 안 나왔지만, 호텔 경제이론을 대입해보니 아무도 번 돈은 없지만 돈이 돌고 돌았으니 경제 활성화시킨 사업이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라며 비꼬았다.

또 "이재명이 (자신이) 추진한 것이라고 시흥 유세에서 말했는데, 성남의료원부터 손만 대면 망이네", "이 지경인데 이걸 어떻게 업적이라 말할 수 있는지...심각하다", "성지순례 왔다. 그 사람이 대통령 되면 대한민국 전체 미래가 거북섬처럼 되겠다...너무 무섭다", "어머니 지인이 거북섬에 투자하고 매일 죽고싶다고 하고 남편과는 이혼 직전까지 갔다. 실제로 가서 봤는데 저녁엔 아예 사일런트 힐이다. 15억 투자를 했는데 지금 3억에도 매매가 안 된단다"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이외에도 "이재명이 자기가 했다고 자랑한 영상을 봐서 그런가 (유튜브) 알고리즘으로 이 영상이 떴는데 기가 막힌다"며 "이렇게 심각한 걸 업적이라고 (자랑하나)", "이재명이 신나서 이야기하길래 왔는데 너무 충격이다", "성남 대장동에서만 비리를 했겠나. 여기도 그의 손이 닿은 작품인데" 등 좀더 노골적으로 비난하는 댓글들도 있었다.

친민주당 성향 유튜브 이용자들이 '거북섬 자체는 그 전부터 이미 개발되기 시작했다' 등의 옹호 논리를 펴고는 있지만 중과부적인 상황. 결국 이 후보가 자신의 치적을 홍보하려다 역풍을 맞았단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박준규 기자 2025.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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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섬 웨이브파크에 와보니...텅 빈 건물들을 어찌할꼬

현장에 와보니, 사람도 찾기 힘들고 상당수 건물들도 비어있어

최근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 "거북섬의 웨이브파크라고 인허가와 건축 완공하는데 2년 정도밖에 안 걸리게 신속하게 해치워서 완공이 된 것. 그렇게 신속하게 큰 기업 하나를 유치, 자랑하고 있는 중"이라고 발언

27일 오후 경기도 시흥 거북섬 웨이브파크 인근 건물들.(사진=선우윤호 기자)

27일 오후, 펜앤마이크는 경기도 시흥 거북섬 웨이브파크 현장을 찾았다.

이곳은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거북섬이라고 있죠? 거북섬의 웨이브파크라고 인허가와 건축 완공하는데 2년 정도밖에 안걸리게 신속하게 해치워서 완공이 된 것입니다. 그렇게 신속하게 큰 기업 하나를 유치했다. 자랑하고 있는 중입니다"라고 발언한 이후, 국민의힘 의원들이 일제히 지적하며 논란의 중심에 선 장소다.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넓고 탁 트인 공간이었다. 상가는 세련되게 지어졌고, 푸른 바다가 바로 옆에 펼쳐져 바닷바람은 시원했다. 그러나, 사람을 찾기가 너무 힘들었다. 오후 2시 30분부터 5시까지 현장을 돌며 취재를 진행했지만, 이 넓은 공간에서 유동인구를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주변 상가 건물들 상당수는 텅 비어 있었고, 건물 일부는 여전히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각종 언론 보도에서 나오는 '공실률 87%'라는 지적이 왜 나왔는지 실감할 수밖에 없었다. 곳곳을 돌아다니다 겨우 마주친 서퍼 몇 명이 서핑을 즐기고 있었지만, 이마저도 그 수가 너무 적어 공허함을 더했다.

27일 거북섬 웨이브파크 인근 상가.(사진=선우윤호 기자)

현장 취재 중 우연히 만난 시흥시 거주 50대 시민 A씨는 지역 사정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듯했다.

A씨는 “일단 교통이 안좋다. 교통이 안좋아서 접근이 쉽지 않고 또 막상 온다고 해도 사람들이 놀만한 무언가가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래도 이곳 시흥은 어느 정도 발전이 됐고 사람도 많다. 그러나 거북섬은 홀로 동떨어져 있다. 동떨어져 있다 보니 사람들이 안오고 유동인구도 없고 유령도시나 다름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또한 A씨는 “거북섬 웨이브파크 서핑이 있다고는 하지만 서퍼들이 몇천명 몇만명 오는게 아니지 않느냐, 여름이나 성수기에도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오지는 않는다"면서 "몇십명 몇백명 온다고 상권이 살아나겠는가, 그러면서도 아직도 건물을 짓는 것들이 많다. 저기도 보이시지 않느냐, 건물이 아직도 지어지고 있는데 (그걸 채울) 사람들이 올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현장 곳곳을 둘러보니, 화려한 건물과 조용한 풍경 사이의 괴리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멀리서 보면 잘 정돈된 해안가 상권 같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상가 대부분이 비어 있고 유동인구는 거의 없어 공허함이 밀려왔다.

이날의 현장은 최근 이재명 후보가 “‘경기도 거북섬에 오면 우리가 나서서 해줄 테니까 오라’고 유인해서 인허가와 건축, 완공까지 2년밖에 안 되게 해치웠다”는 말과, 국민의힘을 비롯한 정치권에서의 비판 “주변에 장사 안 되고, 상가는 텅텅 비고, 지역 상인들 속 터지는 그 거북섬의 웨이브파크”를 모두 곱씹게 만드는 풍경이었다.

거북섬은 화려한 계획과 달리 여전히 미완의 공간으로 남아 있었다. 바닷바람은 시원했지만, 그 바람에 사람들의 발걸음마저 날아가 버리는 곳으로 남지 않길 바란다.

 

선우윤호 기자 2025.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