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방

권성동 ‘尹·李 동반 퇴장론’ 누구의 명령인가

서석천 2025. 4. 12. 04:24
윤석열 부정하는 순간 자유보수는 길을 잃는다
정치혐오 포장한 중도팔이, 결국 보수 파괴의 길
정체성 잃은 ‘정치공학’은 보수우파 분열 키울 뿐 
 
▲ 2022년 대선 당시 방송3사 합동토론회에서 토론에 앞서 포즈를 취하는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최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발언에 보수우파는 할 말을 잃었다. 그는 최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퇴장과 함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치 무대에서 동시에 사라지는 것이 시대의 명령”이라고 주장했다. 물론 이 대표를 정치 무대에서 퇴장시켜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를 강조한 말이지만, 이는 윤 전 대통령을 여전히 지지하는 보수우파 국민에 배신감을 안기는 발언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권 원내대표의 이 발언은 그동안 그가 쌓아 온 정치 이력과 보수 정체성에 대한 모든 의문을 단박에 현실로 만들어 버렸다. 이는 진영을 뛰어넘는 국민통합의 메시지도 아니고, 책임있는 정치인의 반성과 방향 제시도 아닌, 그저 자신이 설 자리를 위한 얄팍한 정치공학적 주장에 지나지 않는다.
 
권 원내대표는 윤 전 대통령과 이 대표를 싸잡아 “퇴장해야 할 정치”로 규정했다. 하지만 이는 자유주의 헌정 질서를 수호하려는 국민적 열망에 대한 배신이다. 두 사람을 단순히 ‘정치 피로도’라는 잣대로 동일 선상에 놓은 것이라면 그 자체로 시대착오적이다.
 
윤 전 대통령은 이제 단순한 전직 대통령이 아니다. 그는 위기에 빠진 자유대한민국 체제를 지키고자 대통령직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을 희생한 지도자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그가 대한민국 정치에 던진 가장 큰 메시지는 바로 취임 시절부터 강조해 온 ‘자유’와 ‘민주주의’ 가치 수호였다. 그는 권위주의도 포퓰리즘도 아닌, 법치와 자유를 중시하는 자유주의적 리더십을 통해 우리 사회의 이념적 균형을 회복하고자 했다. 이 계몽적 선언에 공감한 수많은 국민, 특히 자유주의의 무게를 직접 체감하며 살아온 청년들이 “윤 어게인”을 외치는 이유다.
 
오늘날의 청년 자유우파는 과거와 다르다. 이들은 정당이라는 울타리보다 가치와 철학, 실천을 중시한다. 이들이 윤석열을 지지하는 이유는 단순한 정치적 지향 때문이 아니다. 이는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이 위협받는다는 절박한 인식과 자기 각성에 근거한 것이다. 권력은 나누되 자유는 침해하지 말아야 한다는 윤 전 대통령의 철학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그 어느 때보다 자유민주주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민주주의의 토대가 되어야 할 다수의 논리가 어느새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다수의 폭력이 되고 있다. 자유우파 정치인이라면 더욱 명확한 목소리로 자유와 법치를 지켜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보수 정당의 원내대표가 윤 전 대통령이 이 대표와 함께 물러나는 것이 ‘시대의 명령’이라 외친 것은 정체성 없는 정치공학적 처신 그 자체라 아니할 수 없다.
 
윤석열을 지지하는 자유우파 국민은 뼈아픈 경험에 머물러 있는 집단이 아니다. 그들은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고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국민의힘이 이들을 외면한다면 절대로 자유보수층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 권 원내대표의 발언은 단순한 ‘개인 의견’으로 치부할 수 없는 정치적 상징성을 갖는다. 그의 언어는 보수 진영 내부에 깊은 혼란과 배신감을 안겼다.
 
자유보수는 아직 윤석열을 버릴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아니, 버릴 이유도 없다. 윤 전 대통령의 복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권성동 같은 정치인이 아니라 자유를 지키고자 하는 국민이다.
 
정치판을 두고 흔히 ‘생존의 기술’이 지배하는 공간이라 말하지만, 자유보수의 길은 ‘원칙의 철학’에 기반해야 한다. 권 원내대표든 혹은 다른 정치인이든 누군가 그 길을 벗어난다면 이제는 국민이 그를 향해 ‘퇴장하라’고 말할 것이다. 진정한 시대의 명령이란 권 원내대표가 말한 ‘동반 퇴진’이 아니라 자유민주주의를 위한 헌신과 실천이라는 걸 정치인들이 명심하길 바란다.
 
스카이데일리 2025-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