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방

희대의 사기, 반역의 메달

서석천 2024. 12. 25. 12:15
 
김대중의 노벨상 프로젝트 [56] 해외 언론에 ‘DJ 홍보’ 미끼로 쓴 황장엽

노벨상 공작팀 黃씨 일정 관리…홍보 협조 매체만 인터뷰 기회
스칸디나비아 언론은 특별 배려… 현지에 한반도 열풍 불기도

2000년 1210대한민국 현직 대통령 김대중은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공로그리고 남북화해와 평화에 대한 노력으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하지만 그것은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온 게 아니라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핵탄두로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김대중이 전 세계를 상대로 어떻게 가짜 평화를 만들어 노벨상 사기극을 벌였는지어떻게 노벨평화상과 핵무기를 뒷거래했는지…. 양심 증언으로 미국에서 정치적 망명을 허락받은 유일한 한국인 김기삼 변호사와 한반도 전문 국제 저널리스트 도널드 커크가 밝히는 아찔하고도 끔찍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편집자 주]
 
 
                                                    ▲ 김기삼 전 국정원 내부고발자
                                                 ▲ 도널드 커크(Donald Kirk) 국제 저널리스트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 해외 언론 길들이기의 도구
 
 
해외 언론을 다루는 또 다른 방법은 중요한 정보를 접할 기회를 선별적으로 제공함으로써 이들 사이에 경쟁심을 부추기는 것이었다. 국정원이 이 방법에서 가장 유용하게 이용한 것은 역대 최고위급 북한 탈북자인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를 활용하는 방법이었다.
 
김대중정부 초기 당시 황씨는 모든 해외 언론들에게 가장 핫한 취재 대상이었다. 모든 특파원들은 황씨와의 인터뷰 기회를 원했고 국정원은 이 점을 최대한 이용했다. 노벨상 공작팀은 이를 위해 황씨의 모든 스케줄 관리를 장악하고 있었다. 황씨 취재를 원하는 해외 언론 중 노벨상 공작에 도움이 되는 언론들은 여러 차례 그를 만나 취재할 기회를 얻은 반면, 비협조적으로 찍힌 언론사들은 한 번도 그 기회를 얻을 수 없었다. 이런 상황이 국정원의 농간이라는 사실을 노련한 특파원들도 알 수 없었다.
 
특별 관리 대상이 된 스칸디나비아 지역 언론
 
 
모든 해외 언론들 중에서도 스칸디나비아 지역 언론들은 특별 관리 대상이었다. 오슬로 주재 한국 대사관의 공보관이 노르웨이 언론의 관리를 담당했다. 노르웨이 언론들의 독립적인 특성상 관리가 쉽지 않았지만 담당자는 코리아 헤럴드와 코리아 타임즈 같은 한국의 영자신문 기사 내용을 전달하는 것은 물론 남북정상회담 공동선언문 내용과 관련 자료들을 즉시 전달해 가며 공을 들였다.
 
김한정의 노벨상 프로젝트팀은 2000 6월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노벨상 공작이 최고조에 달하는 시기에 맞춰 노르웨이 언론들을 최대한 이용하기 위한 작업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들은 노르웨이 기자들을 한국으로 초청해 우리 정부에 호의적인 특집 기사를 쓰도록 유도했다.
 
당시 국정원 문건은 노벨상위원회는 노르웨이 언론에 귀를 기울이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노르웨이 언론을 포섭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공작팀은 노르웨이 신문 중에서도 일간지 아프텐포스텐과 타블로이드지 다그블라뎃을 주로 겨냥했다.
 
이에 따라 국정원 파견관 김남용은 노르웨이의 유력 언론에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하여 우리 정부의 남북 화해 및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노력을 부각시키는 기고문 게재를 유도하기 위해 노르웨이 언론과 학계에 관련 자료를 배포했다.
 
예를 들어 김남용은 오슬로대 정치학과 헬게 힘 교수에게 아리랑TV가 제작한 남북정상회담 특집 영상자료국정홍보처가 발행한 남북공동선언의 분석과 전망 보고서김 대통령의 귀국 성명과 정상회담 관련 화보집61417일자 코리아 헤럴드 기사와 61516일자 코리아 타임즈 기사 등을 제공했다. 이에 대해 힘 교수는 자신이 그동안 취합해 놓은 자료와 김남용으로 받은 자료를 토대로 최근 한반도 정세 및 남북 관계에 관한 칼럼을 써서 다그브라뎃지에 기고하겠다고 약속했다.
 
 
▲ 1991년 4월20일 에어 필리핀 전세기 편으로 서울공항에 도착한 황장엽(맨 앞) 전 북한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와 측근인 김덕홍 전 조선여광무역연합총회사 사장.
 
북유럽 언론의 보도 홍수 노다지를 캔 노벨상 프로젝트팀
 
이러한 노벨상 프로젝트팀의 홍보 전략과 부단한 노력은 2000 6월 남북정상회담를 전후하여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노다지 같은 수확으로 되돌아왔다. 북유럽의 언론들은 일제히 한반도를 향해 붓끝을 돌리고 카메라를 겨누기 시작했다.
 
6월의 남북정상회담과 8월의 이산가족 상봉, 그리고 9월 초에 있었던 비전향 장기수 송환 등 굵직한 사건이 있을 때마다 기사의 홍수가 파도처럼 넘쳐났다. 대한민국이 건국되고 나서 50여 년간 다룬 기사보다 더 많은 기사가 2000 6월에서 9, 3개월 사이에 봇물 터진 것처럼 쏟아져 나왔다
 
이들 기사는 단지 사실을 전하는 스트레이트 기사에 그치지 않고 사설과 칼럼 등 다양한 형태로 한반도에 관한 관심을 표출했다. 노르웨이와 스웨덴 대사관에 있는 국정원 파견관들은 홍수처럼 쏟아지는 한반도 관련 기사를 본부로 송신하느라 정신이 없을 지경이 되었다.
 
많은 기사들 가운데 몇 가지 예를 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
 
노르웨이 아프텐포스텐 기사와 칼럼사설로 한국 집중 보도
 
노르웨이 일간지 아프텐포스텐은 620일자에 연세대 안병준 교수의 남북정상회담에 관한 장문의 기고문을 실었다. 신문은 같은 날에 룬데스타드 노벨연구소 소장이 쓴 미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너무 강력하다는 제목의 칼럼도 함께 실었다. 북유럽과 노벨 위원회의 반미 감정이 잘 표출된 칼럼이었다.
 
 
아프텐포스텐은 626일자에 이례적으로 625전쟁 관련 사설을 게재했다. 아프텐포스텐의 사설은 한국이 얼마 전 개최된 남북정상회담에서 남북 간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됨으로써 올해에는 종전 50주년 기념식을 예년보다 조용하게 치루었다고 평가했다. 사설은 또한 약간 엉뚱하게도 이러한 남북관계의 발전이 중국과 대만 관계에도 긍정적으로 기여하고 있으며 조만간 동아시아에서 놀랄 만한 새로운 변화의 가능성을 보게 될 것이라는 다소 견강부회하는 식의 논평을 내놓았다.
 
아프텐포스텐은 725일자에도 북한의 외교 공세라는 제목으로 1면과 7면에 걸쳐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적극적인 외교 행보에 관한 기사를 게재했다. 아프텐포스텐은 731일자에도 위험한 한국이란 제목의 사설을 싣고 최근 북한의 개방 동향과 불안정성을 지적했다.
 
노르웨이 국영TV까지 가세한 한국 보도 
 
노르웨이 국영TV 619 평양으로부터의 일기라는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또한 724일에는 인권, 누가 관심을 가지고 있나라는 시리즈의 한국편으로 한국의 죄수- 황대권을 방영했다.
 
한편 노르웨이 공산당 기관지 프리헤텐(Friheten)지는 630일자에 평양에서의 정상회담이라는 제목의 마리트와 앵겔센의 공동 기고문에서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김정일의 위대한 정치적 승리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또한 앞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국제적 여론이 조성되어야 한다면서 한반도에 주둔하고 있는 37000명의 주한 미군이 철수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북유럽 언론기관과 기자들이 앞다투어 방한해 취재를 하는 바람에 취재 협조 요청이 쇄도했다. 이들 중에는 김 대통령과의 인터뷰를 원하는 이도 있었고 김현희와의 인터뷰를 희망하는 기자도 있었다. 평화 유지를 위한 한국의 노력과 발전 모습을 취재하고 싶다는 영상 제작사도 나타났다.
 
스웨덴에서도 한반도 열풍
 
확실히 노벨공작팀의 스칸디나비아 지역 집중 공세는 기대 이상의 효력이 있었다. 공들여 노력한 결과 노르웨이뿐만 아니라 스웨덴에서도 한반도 열풍이 일어난 것이다. 남북정상회담 직후 스웨덴 일간지 스벤스카 다그블라뎃(노르웨이 신문 다그블라뎃은 한국의 김대중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이 한반도의 두 분단국 사이의 관계 정상화를 위한 공동선언문에 서명함으로써 50년을 이어 온 남북 간의 긴장 관계와 전쟁 상태를 평양에 묻어 버렸다며 흥분했다.
 
다음 날에도 스벤스카 다그블라뎃은 정상회담의 후속 동향을 전하면서 통일된 한국이 동북아시아 지역의 강대국이 될 것이라는 다소 섣부르고 황당한 분석을 곁들이기도 했다. 또 다른 신문인 다겐드 니헤터지는 이산가족이 만나게 될 것이라는 제목을 뽑았고, 이제 평화가 눈에 보인다는 기사를 게재하기도 했다.
 
김기삼 변호사의 블로그(https://niswhistleblower.tistory.com/)를 방문하면 좀 더 상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정리= 박혜수 편집위원
 
 
프로필
 
김기삼
 
서울대 법대 졸업
펜 스테이트 디킨슨 법대 비교법학(LLM) 석사 졸업
국가정보원 8년 근무
2003년 미국 망명
2011년 망명 확정
() 미국 뉴욕주 변호사
 
도널드 커크 Donald Kirk
 
미 프린스턴 대학 졸업
1970년대 중반 이후 현재까지 시카고 트리뷴지(Chicago Tribune)·프랑스 파리의 IHT(International Herald Tribune)지를 비롯해 50년간 한반도 문제 전문 최고령 현역 기자
 
 
김기삼  2024-12-24 06:3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