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민주당 공인' 의인(義人)들의 실체를 보니....

서석천 2021. 4. 7. 07:08

'범죄백화점' 김대업, '허언증 환자' 윤지오, 인사 청탁 뒷돈 수수 고영태, 도박방조 '생태탕 의인'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원조(元祖) 의인’ 김대업은 '범죄백화점'

 

'병풍시건'의 주역 김대업씨. 사진=조선DB

 

 2002년 7월 대선을 앞두고 이른바 ‘병풍(屛風)’, 즉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후보 아들의 병역기피 의혹이 터져 나왔다. 폭로자는 의정하사관 출신으로 국방부 병무비리수사팀 보조원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는 김대업씨였었다.

김대업씨가 “병적기록표도 위·변조됐다” “병역 비리 은폐 대책회의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나서면서 정국은 요동쳤다. 당시 민주당 의원이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용감한 시민”이라고 치켜올렸고, 박양수 민주당 의원은 “병역 비리만은 발본색원해야겠다는 신념을 가진 의인(義人)”이라고 칭송했다.

하지만 그때까지 김대업씨의 삶은 ‘의인’과는 거리가 멀었다. 19살 때 부사관으로 입대한 그는 중사로 국군 대구병원 근무 때 공문서 위조,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체포돼 8개월을 복역했다. 23살 때 출감했지만, 2년 후에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2개월간 구속되었다가 벌금형으로 풀려났다. 30살 때에는 부정수표단속법 위반으로 재차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1997년 김대업씨는 협박죄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1년간 복역했다. 그는 1991년부터 청와대 특명국장-육군중장 이강산 행세를 하면서 대구의 사업가 A씨에게 접근, 그의 아들의 병역면제를 대가로 두 차례에 걸쳐 8000만원을 받았다. A씨가 사망한 후에는 그의 아내 B씨에게 접근해 내연 관계를 맺었으며, 정사장면을 찍은 사진을 갖고 B씨를 협박했다. 이 사건으로 김대업씨는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후 출감했다. 


2002년 대선에서 병풍사건이 이회창 후보에게 치명타를 입히고 난 후, 김대업씨는 명예훼손 및 무고, 공무원자격 사칭 등의 혐의로 징역 1년10월의 형을 선고받고 1년 9개월간 복역했다. 

김대업씨의 범죄행각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016년 김대업씨는 강원랜드 등의 폐쇄회로(CC)TV 사업권을 따주겠다며 CCTV 업체 영업이사로부터 2억 5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피소되어 검찰의 수사를 받다가 필리핀으로 도주했다. 김대업씨는 2019년 6월 필리핀에서 체포되어 같은 해 8월 국내로 송환됐다. 

 

거짓말 드러나자 해외도피한 윤지오

 

윤지오씨. 사진=조선DB

 

  

민주당이 ‘의인’으로 치켜올린 사람은 또 있었다. 2009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장자연씨 사건과 관련해 ‘유일한 목격자’ ‘유일한 증인’을 자처했던 배우 윤지오씨였다. 


장자연 사건 당시 여러 번 참고인 조사를 받았던 윤씨는 이후 캐나다로 건너가 살다가 문재인 정권 출범 후 장자연 사건이 다시 주목받게 되자 귀국, 장자연씨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폭로(?)했다. 언론의 각광을 받게 된 윤지오씨는 소셜미디어와 방송 등을 통해 신변위협을 호소했다. 20여만 명이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윤지오씨 신변보호를 촉구하자, 경찰은 윤씨에게 호텔까지 제공했다. 40여일 간의 호텔 체류비용으로 927만4000원이 나갔다. 이 돈은 범죄피해자보호기금으로 충당됐다.


윤지오씨가 계속 불안감을 호소하자, 안민석‧권미혁·남인순·이종걸·이학영·정춘숙, 바른미래당 김수민, 민주평화당 최경환, 정의당 추혜선 의원 등은 ‘윤지오와 함께 하는 의원 모임’을 만들었다. 이 모임을 주도한 안민석 의원은 “앞으로는 윤 씨 혼자의 싸움이 아니라 함께하는 의원들이 의로운 싸움을 지켜주고 동행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유명인이 된 윤지오씨는 자신의 후원계좌를 개설했고, 그의 이모부에 의하면 1억원이 넘는 돈이 들어왔다. 《13번째 증언》이라는 책도 냈다.

하지만 이후 윤지오씨의 여러 주장들이 거짓이라는 것이 속속 드러났다. “위약금 1억원 주고 기획사를 나왔다”“캐나다에서 고등학교 4년 과정을 1년 만에 마쳤다”“IQ156으로 멘사 회원이다” “로클럭(law clerk)에 합격했다” 등의 주장들이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다. 그의 거짓말과 표리부동함을 고발하는 인스타그램 페이지(justicewithus)까지 생겨났다. 장자연씨의 남자친구도 “윤지오가 너무 잔인하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마약, 성폭행 운운한다”며 분개했다.

2019년 7월에는 한 시민이 선정적인 인터넷 방송을 했다는 이유로 윤지오씨를 성폭력범죄처벌법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죄) 혐의로 고발했다.

윤지오씨는 2019년 4월 자신의 거짓 증언과 기부금 전용의혹으로 고소와 고발이 잇따르자 캐나다로 도피했다. 경찰은 그해 11월 인터폴 적색수배를 했고 캐나다 수사당국에 범죄인 인도요청을 했다.

 

인사청탁으로 감옥에 간 고영태

 

최순실 사태 당시 만난 노승일씨, 고영태씨, 손혜원 전 의원 (왼쪽부터). 사진=손혜원 페이스북

 

 

안민석 의원의 ‘의인 띄우기’는 그뿐이 아니었다. 그는 2016년 최순실 사태를 촉발시킨 고영태씨의 친구 노승일씨도 ‘의로운 사람’이라고 치켜올렸다. 안 의원은 2019년 10월 19일 노승일씨가 만든 대한청소년체육회 출범식에서 축하 영상 메시지를 통해 “노승일 하면, 정의로운 사람으로 국민들에게 기억될 것 같다”면서 “이 시대의 참 의인(義人) 노승일”이라고 노씨를 추어올렸다. 이 행사에는 이번에 서울시장으로 출마한 박영선 의원도 축하 화환을 보냈다. 


손혜원 전 의원은 2016년 최순실 사태 와중에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올렸다.

“의인들을 보호하라는 1000개도 넘는 메시지가 제게 도착했습니다. 열화와 같은 성원에 화답하고자 오늘 고영태, 노승일 증인을 만났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 국정농단 판도라 상자를 연 분들이죠. 생각했던 것보다 고영태 증인은 더 여리고 더 착했으며 노승일 증인은 더 의롭고 더 용감했습니다. 여러 가지 방안들을 논의했습니다. 열심히 해 보겠습니다.”


그 ‘여리고 착한’ 고영태씨는 호빠 출신으로 최순실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최순실씨와의 친분을 기화로, 관세청 인사와 관련해 청탁을 받고 뒷돈 2200만원을 챙긴 혐의 등으로 2019년 2월 28일 대법원에서 징역 1년 6개월, 추징금 2200만원을 선고받았다. 고영태씨는 1억원대 투자 사기와 불법 인터넷 도박 사이트 운영 혐의도 받았다. 그런  고영태씨는 2017년 2월 9일 《월간중앙》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의인은 아니지만 쓰레기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도박방조 ‘생태탕 의인’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도 ‘의인’이 등장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내곡동 땅 셀프 보상 의혹’을 제기한 민주당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16년 전에 토지를 측량하러 나왔던 오세훈 후보를 봤다고 증언한 생태탕 집 사장의 아들을 ‘의인’으로 띄우고 있다. 생태탕 집 사장의 아들이 예정됐던 기자회견을 취소하자 박영선 캠프의 전략기획본부장 진성준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경찰은 의인들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만반의 경호대책을 즉시 강구할 것을 요청한다"고 주장했다. 박영선 캠프의 황방열 부대변인도 “생태탕집 가족 같은 분들이 한국 민주주의를 지켜왔다”는 소리를 했다.

하지만 ‘생태탕 의인’들의 업소는 지난 2011년 6월 업소 내 도박을 방조했다는 이유로 기소유예와 과징금 600만원 처분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입력 : 2021.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