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박근혜 구속 1000일

서석천 2019. 12. 26. 09:02

박근혜 구속 1000일/정호성ㆍ권정욱ㆍ정호윤ㆍ윤전추ㆍ이영선 朴 청와대 1 부속실 직원들의 근황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명예회복만을 바랄 뿐"(박근혜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실 직원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성탄절인 오는 25일 구속 1000일을 맞이한다.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 31일 일명 ‘최순실 게이트’ 사건으로 뇌물수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13개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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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DB.

역대 수감 생활을 한 대통령 중 가장 수감 기간이 길다. 우울한 성탄절을 보내는 건 박 전 대통령만이 아니다.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제1부속실 직원들도 마찬가지다. 억울할 수 있는 옥살이 중인 주군을 지켜보는 것도 가슴 아픈데, 박 전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서 보좌했다는 이유로 적폐로까지 몰린 탓이다.
 
이들은 대부분 죽은 듯 지내면서 언론과의 접촉을 일체 피하고 있다. ≪월간조선≫은 어렵게 그들과 접촉했다. 
 
정호성 전 제1부속비서관은 2019년 11월 28일 국정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를 받아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데 관여한 혐의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과 함께 벌금 1억원을 확정 받았다. 정 전 비서관은 직업이 없다. 적폐로 몰려 구할 수도, 구하려 하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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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성 전 비서관.

당장 벌금 1억원을 어떻게 내야 할지 막연하다. 부인이 경제활동을 하고 있지만, 역부족인 게 사실이다. “너도나도 ‘박근혜 팔이’를 하는데, 진짜 친박인 정 전 비서관이 유튜브 등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의 억울함을 알려야 하지 않느냐”는 제안이 몰리지만, 그는 손사래 친다.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정 전 비서관은 경제적 어려움에 말 못할 가정사까지 겹쳐 심신이 지친 상태지만, 조만간 박 전 대통령의 명예회복을 위해 어떤 역할이든 할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정욱 전 선임 행정관은 어려운 시기를 보내다가 최근에서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메시지 팀에서 활동하고 있다. 
 
정호윤 전 행정관은 사단법인 국정리더십포럼을 설립 그 포럼의 대표로 활동 중이다.  정 전 행정관은 다가오는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이다. 정 전 행정관은 ‘부산 사하 갑’에 출마할 예정이다.
 
이곳의 현역의원은 민주당의 최인호 의원이다. 최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 출신이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이기도 하다. 정 전 행정관이 공천을 받을 경우 ‘문재인 VS 박근혜의 대리전 구도’로 선거가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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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윤 전 행정관(사단법인 국정리더십 포럼 대표.)

"부산 사하갑 발전과 함께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명예회복을 위해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적폐로 몰고 있지만, 제가 지근거리에서 모신 대통령은 절대 적폐가 아닙니다. 국가와 국민만 생각하는 분이었습니다. 주변에서 박 전 대통령이 어떤 대통령인지 확실히 알려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제가 어려운 길을 걷기로 다짐한 이유입니다."
 
정 전 행정관은 “제가 부산 사하갑 지역에 출마하는 이유는 제가 학교(중학교 고등학교)를 나온 곳이기도 하지만 현역이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최인호 의원이기 때문”이라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최고이고, 박근혜 대통령은 최악이라는 식의 논리를 펴는 것 같은 데 이런 주장이 잘못됐다는 것을 반드시 사하갑 주민들과 국민들에게 알릴 것”이라고 했다.  
 
정호성 전 비서관을 포함한 박근혜 정부 부속실 직원들은 정 전 행정관이 국회에 입성하기를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을 가까이 모셨던 그가 국회의원이 돼야 적폐로만 몰려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박 전 대통령의 업적이 사실 그대로 국민에게 전달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윤전추 전 행정관은 2013년 박 전 대통령이 취임한 뒤 일반 부처의 국장급이 청와대 3급 행정관으로 발탁돼 국회에서 ‘파격 대우’ 논란이 일었다. 그는 특급호텔에서 배우 전지현씨 등 유명 배우의 개인 헬스 트레이너로 일하다가 청와대에 들어왔다.
 
당시 청와대 관계자는 “트레이너가 3급으로 발탁됐다고 말이 많았지만, 윤 전 행정관은 그쪽 분야에서는 실력 있다고 소문난 사람이었다. 기존 자신이 벌던 돈보다 청와대 월급이 훨씬 적음에도, 여성인 박 전 대통령을 최선을 다해 모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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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전추, 이영선 전 행정관. 조선DB.

윤 전 행정관은 의상실 cctv에 찍히며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을 연결하는 핵심 연결고리로 지목됐다.

 ‘최순실 국정농단’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 불출석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고 항소심에서 벌금 1천만원을 선고받았다. 또 헌재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위증했다고 재판에 넘겨져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윤 전 행정관은 탄핵이후 사저일을 도우며 박전대통령이  나오시길 기다리고 있다.
 
극심한 우울증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던 윤 전 행정관은 몸과 마음을 얼마 전부터 차츰 다스리고 있다.
 
자신이  일을 시작 하는 것 조차 박전대통령께  누가 될까 노심초사 하며, 일은 뒤로 하고 시니어들을 위한 운동법 개발에 매진 중이다.
 
이영선 전 행정관은 최순실씨가 의상실을 드나들 때 모습이 담긴 CCTV 화면이 공개돼 주목을 끈 인물이다. 영상에는 이 전 행정관이 최순실에게 핸드폰을 자신의 셔츠에 닦아서 건네주는 모습도 담겨 비판을 받았었다.
 
이 전 행정관은 의료법 위반 방조 및 위증 등으로 기소돼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가, 2심 재판부가 “주범 내지는 공범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면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2017년 11월 말 석방됐다.
 
이 전 행정관은 현재 무료 봉사 중이다. 그의 이야기다.
 
“저도 이곳저곳 일자리를 알아보는데 전 정부의 사람이라는 이유로 아무도  쉽사리 도울 수 없는 너무도 힘든 상황입니다. 현재는 봉사활동중입니다. 국내선교를 총괄하는 선교협의체에서 해외단기봉사 및 해외선교사의 안전을 교육하고 준비하는 안전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보수는 없지만 전공(경호학)을 살려 좋은 일을 한다는 것에 감사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는 선교사들의 안전을 도모하는 단체를 만들어 운영하기도 했다.
 
스스로 모태신앙이라고 밝힌 그는 “바리새인들이 예수님 앞에 간음한 여인을 데려왔을 때, 예수님은 ‘죄 없는 사람이 돌로 치라’고 하셨지만, 한편으로 여인에게는 ‘돌아가서 다시는 죄짓지 말라’고 하셨다. 그 말씀이 지극히 당연하다”면서도 “저는 제가  모셨던 박근혜 전 대통령을 아직도 존경한다. 그분이 국민과 나라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 밤잠 자지 않고 일하는 모습을 봤기 때문”이라고 했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