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박근혜가 말하는 최순실

서석천 2017. 5. 19. 08:44

박근혜가 말하는 최순실: ‘私心없이 날 도운 崔… 차명폰이란 생각 안했지만 그와 통화는 했다’

박근혜 前 대통령 피의자 신문조서 발췌 ① / ‘秘線(비선) 인정하자’는 안종범 건의에 박 전 대통령,
 ‘(崔는) 秘線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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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21일 검찰은, 서울중앙지방검찰청 1001호 영상녹화조사실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피의자 신문을 실시했다. 

이 신문을 바탕으로 작성된 조서(左)에는, ‘박근혜-최순실’ 兩者의 관계를 유추할 수 있는 흥미로운 대목이 많이 실려 있다. 소위 국정농단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직후, 박 전 대통령이 崔 씨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가졌는지도 엿볼 수 있다.

記者는 조서의 중요 대목을 인용하며, 독자의 이해를 돕고자 중간중간 해설을 덧붙였다.





1. 최순실을 ‘최 원장’이라고 부른 박근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최순실과 알고 지낸 것은 오래되었다’며 그를 ‘최 원장’이라고 불렀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大選 전후 崔 씨가 연설문을 가다듬는 데 도움을 준 사실에 대해서도 인정했다.


<문: 피의자는 최순실을 언제 어떻게 알게 되었습니까.
답: 최순실을 알고 지낸 것은 오래 되었습니다. 제가 가족이 없다 보니 가족이 있으면 챙겨줄 옷이나 생필품 등 소소한 일들을 최순실이 조용히 도와주었고, 오랫동안 도와주다 보니 제 생각도 비교적 잘 이해하는 편이어서 가끔 청와대 들어와서 밖의 여론도 저에게 들려주곤 하였습니다.
문: 피의자는 최순실을 어떻게 호칭합니까.
답: 최순실이 유치원을 한 적이 있기 때문에 ‘최 원장’이라고 불렀습니다.
문: 피의자는 최순실과 친분관계를 유지해오면서 公私간의 도움을 받은 사실이 있습니까.
답: 사적인 것은 위에서 말씀드렸고, 공적이라고 하면 제가 대선을 치를 때 여러 가지 캠페인도 하고 연설도 하고 할 일이 많았는데, 최순실은 저의 말이 국민에게 좀 더 쉽게 이해될 수 있도록 말을 가다듬어 주는 데 감각이 있어서 그런 일들에 대하여 도움을 조금 받았습니다.>


2. 차명폰, 보안폰을 이용한 崔와의 통화 여부

박근혜 전 대통령은, 대통령 재임 기간 중 ‘여러 번’ 崔 씨를 만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차명전화를 사용해 崔와 통화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 박 전 대통령은, ‘차명전화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면서도 崔 씨와 통화한 사실에 대해선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 피의자는 대통령 재임 기간 동안 최순실을 만난 사실이 있습니까.
답: 네, 의상 등 문제로 몇 번 만난 사실이 있습니다.
문: 피의자는 대통령 재임 기간 동안 최순실을 언제, 어디서, 몇 회나 만났습니까.
답: 정부 초기에는 이런저런 이들이 필요해서 비교적 여러 번 청와대 관저로 온 사실이 있고, 그 후로는 그런 일들이 없어서 뜸해졌었습니다.
문: 피의자는 재임 기간 동안 최순실과 휴대전화로 연락을 주고 받은 사실이 있습니까.
답: 네, 있습니다. 보안폰이라고 해서 비서가 전해준 전화기를 비서에게 맡겨 놓고 있다가 전화를 사용할 일이 있으면 그 휴대폰을 다시 받아서 사용하고 그랬습니다.
문: 피의자는 최순실과 통화를 얼마나 자주하였습니까.
답: 그렇게 자주하지는 않았습니다.
문: 피의자는 이영선 행정관이 개통한 차명전화를 사용하여 최순실과 통화한 적이 있습니까.
답: 저는 차명전화라고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비서가 보안폰이라고 하여 비서에게 맡겨 놓고 쓰고 하였기 때문에 저는 전화번호도 모릅니다. 차명폰이라는 것은 언론보도가 나고 나서야 알게 되었고, 보안폰이나 차명폰 등 그런 차이도 몰랐습니다.
문: 피의자는 위에서 최순실과 통화를 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하였는데 최순실과 통화할 때 주로 어떤 내용으로 통화를 하였습니까.
답: 주로 의상문제로 통화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적인 심부름을 시킬 때도 통화를 한 사실은 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2016년 9월23~24일간 독일에 있던 崔 씨와 통화한 사실도 인정했다. 그러나 어떤 내용으로 통화했는지에 대해선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 2016.9.23.부터 24.사이에 차명폰으로 독일에 있던 최순실과 7차례 통화한 것으로 확인되었는데, 그 통화에서 삼성의 승마지원, 영재센터 지원 등과 관련한 대화를 한 것입니까.
답: 통화를 하기는 했는데 7번이나 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삼성의 승마지원, 영재센터 지원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습니다. 저는 삼성이 정유라를 지원했는지, 말을 사줬는지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문: 최순실과 통화할 때 어떤 내용으로 통화를 한 것입니까.
답: 일일이 기억하지는 못합니다.>


3. 삼성동 사저 구입 관련

삼성동 사저 구입 시 계약 및 잔금 납부 과정에 崔 씨의 모친 임선이 씨의 역할이 있었는지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은 ‘그런 적이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박 전 대통령은 崔 씨가 의상비 및 차움 병원 진료비 등을 代納(대납)한 적이 없다고도 했다.

<문: 삼성동 사저를 구입할 때(1990) 최순실의 모친 임선이가 매매계약을 하고 잔금을 납부한 사실이 있습니까.
답: 누가 매매계약을 하고 한 것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당시 제가 소유하고 있던 장충동 집을 팔아서 그 대금으로 삼성동 집을 샀을 뿐입니다. 임선이 씨가 자기 돈으로 잔금을 납부한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문: 최순실이 피의자의 의상비(1998.경부터) 및 차움의원 진료비(2013.경부터)를 피의자 대신 납부한 사실이 있습니까.
답: 전혀 그런 사실이 없습니다. 제가 분명히 말씀 드리지만 제가 최순실로부터 그런 돈을 받을 이유도 없고, 제 개인적으로 사용해야 할 돈은 제가 모두 냈습니다.
문: 삼성동 사저를 최순실과 그 직원이 관리해준 것이 사실입니까.
답: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고용한 오래된 사저 관리인이 있었습니다. 이 사람들에 대한 월급도 제가 지불하였습니다.
문: 피의자는 최순실과 함께 강원도 평창군 최순실 땅에 퇴임 후 지낼 사저를 지을 계획을 세우거나 추진한 사실이 있습니까.
답: 그런 사실이 없습니다.>

4. 秘線(비선)실세인가 아닌가

검찰 측은, 안종범 前 정책기획수석(구속기소)의 진술을 인용해 묻기도 했다. 요지는 崔 씨의 소위 국정농단 사건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었던 작년 10월, ‘秘線(비선)실세의 존재에 대해 인정하자’고, 安 전 수석이 박 전 대통령에게 건의하자 대통령이 이를 거부했다는 것이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은, ‘崔 씨가 秘線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는 취지로 답했다.

<문: 안종범은 당시(注: 2016년 10월 최순실 사건이 처음 보도되었을 당시) 피의자에게 비선실세의 존재에 대하여 인정하는 방향으로 발표를 하자고 했음에도 피의자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안종범의 진술이 사실입니까.
답: 제가 기억하기로는 안종범 수석이 ‘최순실이 비선이 아닌가’라는 얘기를 하여 제가 ‘최순실은 비선이 아니다’라고 말하였습니다. 저는 최순실이 비덱이든 그런 회사에 관련된 것도 몰랐습니다. 그리고 최순실이 재단 사람들을 아니까 그 사람들 말을 듣고 와서 저에게 조언 정도의 말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지 최순실이 재단에 나서서 실제로 운영을 한다고는 전혀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또한 최순실은 저의 일을 조용히 도와주고 했지, 밖에 나서서 그런 일을 하는 성격도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최순실이 비선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그렇게 안종범에게 말했던 것입니다.>


5. 취임 후 어느 시점까지 崔에게 의견을 구했나?

검찰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직후, 박 전 대통령이 내놓은 對국민 담화 내용 중 ‘취임 후 일정 기간 崔 씨의 의견을 들은 적이 있지만 청와대의 보좌 체계가 완비된 이후에는 (崔 씨의 의견을 듣는 것을) 그만두었다’는 대목에 대해 물었다. 박 전 대통령은 ‘취임 후 일정기간’이 ‘2013년 전반기’라고 했으며 ‘보좌 체계가 완비된 시점’도 그즈음이란 식으로 답했다.

<문: 피의자는 2016.10.25 對국민 사과를 통해 “최순실로부터 취임 후에도 일정 기간 일부 자료들에 대해 의견을 들은 적도 있으나, 청와대의 보좌 체계가 완비된 이후에는 그만두었습니다”라고 한 사실이 있습니까.
답: 예. 그렇습니다.
문: 그렇다면 피의자가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최순실로부터 의견을 듣고 이를 반영하는 등 도움을 받았다는 ‘일부 자료’는 무엇이고, 보좌체계가 완비되기 전 ‘일정기간’은 언제입니까.
답: 최순실이 연설문과 관련하여 국민들에게 와 닿는 표현을 쓰는 솜씨가 있어서 제가 정호성 비서관에게 일부 연설문, 말씀자료의 표현에 대해서 조언을 들어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최순실의 도움을 받아 문구가 수정이 되는 경우에도 제가 최종적으로 다시 수정하였습니다. ‘일정기간’은 취임 첫해인 2013년 전반기를 의미합니다.
(중략)
문: 정호성은 검찰에서 『2014.11. 문건유출 사건이 발성하자 조심한다는 차원에서 중요한 말씀자료, 연설문과 최순실이 요청하는 자료만을 간혹 보내주게 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 그렇다면 이 시점이 피의자가 對국민 사과에서 언급한 ‘청와대 보좌 체계가 완비된 때’를 뜻하는 것입니까.
답: 청와대 보좌체계가 완비된 때를 정확하게 특정하기 어렵습니다만, 2013년 전반기까지 보좌체계가 완비되었기 때문에 2014.11경까지 최순실로부터 의견을 들었던 것은 아닙니다.>

6. 大選 기간 중 崔 씨의 역할

박근혜 전 대통령은, 18대 대선 기간 중 崔 씨가 대선 캠프에서 어떠한 직책도 맡은 적이 없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崔 씨가 자신을 ‘사심없이 돕는다고 믿었다’고 진술했다.

<문: 정호성의 휴대전화 녹음파일을 확인한 결과, 최순실은 18대 대선 기간에 피의자의 연설문 주제 및 정책방향까지 좌우할 정도로 선거 운동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는데 대선캠프에서 최순실의 지위와 역할을 무엇이었습니까.
답: 최순실이 대선캠프에서 어떠한 직책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최순실이 연설문을 다듬는 재능이 있었고, 저를 오랫동안 봐왔기 때문에 저의 생각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고, 그런 이유로 최순실로 하여금 저의 연설문이나 말씀자료를 다듬는 일을 돕게 한 것입니다. 저는 최순실이 사심없이 저를 돕는다고 믿었습니다.
문: 그렇다면 최순실은 대선 기간 사무실에 출근하거나 특정한 조직에 속해 있지는 않았습니까.
답: 그렇지는 않았고 저에게 개인적인 조언을 해주는 관계였습니다.>


7. 정호성 녹음파일과 문자 메시지

검찰은, 박 전 대통령에게 정호성 前 청와대 부속비서관(구속기소)의 녹음파일과 문자 메시지가 국정개입의 근거로 볼 수 있다는 취지로 물었다.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은 나에게 인사청탁을 한 적도, 국정개입을 한 적도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내가 그런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을 崔도 알았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문: 위 녹음파일(注: 검찰이 입수한 정호성과 최순실의 전화 통화 내용)에 따르면, 정호성은 최순실을 ‘선생님’이라고 존칭했고 2013. 정호성이 최순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는 『선생님, VIP께서 선생님 컨펌 받았는지 물어보셔서 아직 컨펌은 못 받았다고 말씀드렸는데 빨리 컨펌 받으라고 확인하십니다』라는 내용도 있는데, 피의자가 정호성에게 일상적으로 국정현안에 대하여 최순실에게 자료를 보내고 의견을 구하도록 지시한 것 아닙니까.
답: 무엇을 컨펌 받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모든 자료를 최순실에게 보낸 컨펌 받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정호성이 최순실에게 자료를 보내 컨펌을 받는 것도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제가 정호성에게 그러한 지시를 할 이유도 없습니다.
문: 위 문자메시지를 통해 정호성이 피의자(VIP)의 지시로 국정현안에 대해 최순실(선생님)의 의견을 물어 확인(컨펌)받은 사실이 드러나는데 이는 결국 최순실이 국정현안에 직접 개입·관여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 아닙니까.
답: 아닙니다. 최순실은 저에게 인사청탁을 한 사실도 없고, 국정에 개입한 것도 없습니다. 최순실이 국정을 아는 것도 아니고, 제가 그런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을 최순실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최순실이 국정에 개입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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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의 항변, “사람을 어떻게 그렇게 더럽게 만듭니까!”

박근혜 前 대통령 피의자 신문조서 발췌 ② / “뇌물을 받는다면 제가 쓸 수 있게 몰래 받지, 모든 국민이 다 아는 공익재단을 만들어서 出捐(출연)을 받겠습니까?”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중략)… 제가 정치생활을 하는 동안 代價(대가)관계로 뭘 주고받고 그런 일을 한 적이 없고 할 수도 없는 더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제가 代價관계로 돈을 받았다고 하다니 어이가 없고 그런 일을 하려고 제가 대통령을 했겠습니까. 제가 나라를 위해 밤잠을 설쳐 가면서 기업들이 밖에서 나가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게 하고 국내에서는 어떻게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까 그렇게 고민을 하고 3년 반을 고생을 고생인지 모르고 살았는데, 제가 그 더러운 돈 받겠다고… 사람을 어떻게 그렇게 더럽게 만듭니까! 저는 대한민국을 위해 임기 3년 반 하루하루를 노력했습니다. 특히, 삼성이 미르·케이재단에 낸 돈까지 뇌물이라고 한다는 것인데 만약에 뇌물을 받는다면 제가 쓸 수 있게 몰래 받지 모든 국민이 다 아는 공익재단을 만들어서 출연을 받겠습니까. 그 돈은 제가 한 푼도 쓸 수 없습니다. 그리고 모든 기업은 항상 현안이 있습니다. 재단 출연금까지 뇌물로 본다면 그 동안 기업들이 정부가 주도하는 일에 성금을 내거나 하는 것도 전부 뇌물이라는 것인데 이것은 말이 안 된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삼성의 경우 이재용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국민연금을 동원하여 합병에 찬성을 하게 하였다는 것인데 삼성에서 저에게 무엇을 해달라는 말이 없었고, 저도 해줄 게 없었는데 어떻게 뇌물이 된다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2017년 4월4일(2회), 4월8일(3회), 4월10일(4회) 피의자 신문은 모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감되어 있는 서울구치소에서 이뤄졌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의 진술 중, ▲삼성과의 관계 ▲미르재단 설립 경위 및 과정 ▲최순실 一家와의 관계 등 의미있는 대목을 추려 보았다.




1. ‘이재용 질책한 적 없어… 삼성의 정유연 말 지원, 모르는 사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승마협회 운영과 관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구속기소)을 질책한 적이 없다고 했다. ‘승마협회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다’, ‘삼성이 한화보다 못하다’는 말 역시 李 부회장에게 한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 씨의 딸 정유연(注: 정유라의 개명 전 이름)의 결혼·출산에 대해서도 알지 못했다고 한다.

<문: 2015.5.8. 정유연이 출산을 하자 최순실은 독일로 가서 정유연에게 승마훈련을 시키고 아이도 키울 계획을 세웠는데 당시 최순실로부터 이러한 이야기를 들은 사실이 있습니까.
답: 그런 이야기를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정유연이 독일을 갔다는 사실, 정유연의 출산, 결혼사실을 알지 못하였습니다. 최순실이 정유연을 돕기 위해 독일로 갔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도 없습니다.
문: 피의자는 2014, 9, 15, 이재용과 단독 면담 이후 삼성이 승마협회를 잘 운영하고 있는지 점검을 한 사실이 있습니까.
답: 그런 사실이 없습니다.
문: 피의자는 1회 조사 시, 2015. 7, 25, 단독면담에서 이재용에게 ‘기왕 맡으셨으니 승마협회 운영을 잘 해달라고 당부의 말을 하였을 뿐 승마지원이 제대로 안되고 있다고 질책한 사실은 없다’고 진술했습니다. 맞습니까.
답: 예, 맞습니다.
문: 이재용, 최지성 등의 진술을 종합하면, 2015. 7.25. 단독 면담 시 피의자가 승마 지원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며 전체 약 30분간의 단독면담 시간 중 절반가량을 이재용에게 질책하였다는 것인데, 그러한 사실이 없습니까.
답: 제가 이재용 부회장에게 ‘승마협회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다. 삼성이 한화보다 못하다’는 등의 말을 한 사실은 없습니다. 제가 어떻게 이재용 부회장을 질책을 합니까, 그런 사실이 없습니다.>

박 전 대통령의 부인이 계속되자, 검찰은 ‘안종범 수첩’을 근거로 묻기 시작했다. 삼성이 구입한 高價(고가)의 말이 안종범 수첩에 적혀 있었고, 이것이 정유연에게 지원됐다는 게 검찰 측 주장이었다. 즉, 삼성의 말 지원에 박 전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는지 여부를 묻는 것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정유연을 머릿속에 두고 있지 않는데 그런 질문을 하는 게 이해가 안 된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문: 그러나, 안종범의 수첩에는 2016, 1. 12.자로 ‘승마협회장-현 회장 연결, 승마협회 필요한 것 마사회 지원’, ‘올림픽 대비 선수 말 구입’ 등이 기재되어 있습니다. 마사회 현명관 회장은 2016.1.초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에게 승마지원과 관련된 편지를 여러 차례 송부하였으며, 삼성은 2016.1 중순경 ‘비타나’, ‘라우상’ 등 고가의 馬匹(마필)을 구입하여 정유연으로 하여금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피의자는 승마지원과 관련하여 안종범에게 지시를 하고, 마사회, 삼성 등은 그 지시를 이행한 것으로 보이는 데 맞습니까.
 답: 안종범 수첩에 기재되어 있는 내용 등은 전혀 모르는 이야기이고, 이재만으로부터 그런 보고를 받은 사실이 없습니다. 정유연이라는 자체를 머릿속에 두고 있지 않았는데 반복해서 정유연에 대한 질문을 받는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2. 박근혜의 항변: “사람을 어떻게 그렇게 더럽게 만듭니까!”

검찰은 박 전 대통령에게, 삼성그룹의 부탁을 들어주는 代價(대가)로 정유라에게 말 등을 지원하도록 지시한 게 아니냐는 취지로 재차 물었다. 박 전 대통령은 “代價관계로 뭘 주고받고 그런 일을 한 적이 없고, 할 수도 없는 더러운 일”이라고 거칠게 항변했다. 그의 답변을 全文 그대로 소개한다.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중략)… 제가 정치생활을 하는 동안 代價(대가)관계로 뭘 주고받고 그런 일을 한 적이 없고 할 수도 없는 더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제가 代價관계로 돈을 받았다고 하다니 어이가 없고 그런 일을 하려고 제가 대통령을 했겠습니까. 제가 나라를 위해 밤잠을 설쳐 가면서 기업들이 밖에서 나가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게 하고 국내에서는 어떻게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까 그렇게 고민을 하고 3년 반을 고생을 고생인지 모르고 살았는데, 제가 그 더러운 돈 받겠다고… 사람을 어떻게 그렇게 더럽게 만듭니까!
 저는 대한민국을 위해 임기 3년 반 하루하루를 노력했습니다. 특히, 삼성이 미르·케이재단에 낸 돈까지 뇌물이라고 한다는 것인데 만약에 뇌물을 받는다면 제가 쓸 수 있게 몰래 받지 모든 국민이 다 아는 공익재단을 만들어서 출연을 받겠습니까. 그 돈은 제가 한 푼도 쓸 수 없습니다. 그리고 모든 기업은 항상 현안이 있습니다. 재단 출연금까지 뇌물로 본다면 그 동안 기업들이 정부가 주도하는 일에 성금을 내거나 하는 것도 전부 뇌물이라는 것인데 이것은 말이 안 된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삼성의 경우 이재용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국민연금을 동원하여 합병에 찬성을 하게 하였다는 것인데 삼성에서 저에게 무엇을 해달라는 말이 없었고, 저도 해줄 게 없었는데 어떻게 뇌물이 된다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3. 안종범과 미르재단, 그리고 박근혜

박 전 대통령은 미르재단과 관련, ‘안종범 수석에게 재단을 급하게 설립하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반면, 安 전 수석은 지난 2월22일 憲裁에서 열린 탄핵심판 16회 변론기일에 출석해 ‘대통령께서 리커창 (중국) 총리 방한에 앞서 재단 설립을 빨리 서두르라고 지시했다’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재단을 급히 만들라고 지시할 이유가 없다’며 자신은 재단 설립이 잘 진행되고 있는 줄 알았다고 진술했다. 민간 차원에서 재단 설립이 진행되고 있어 이를 절차적으로 도와주라고 한 게 전부였다는 것이다. 그는 安 전 수석의 증언이 사실과 다르다고 거듭 강조했다.

<문: 재판에 출석한 증인들, 증인들이 작성한 서류 등 각종 증거에 의하면 기업들은 대통령이었던 피의자의 지시이고, 관심사함이라고 하여 어떤 사업을 하는 재단인지 정확히 알지도 못하고 검토도 못한 상황에서 압박감을 느껴 재단에 출연을 하였고…(중략)… 최순실과 관련된 회사와 계약을 체결하는 등 하였다는 것인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을 합니까.
 답: 저는 안종범 수석에게 재단을 급하게 설립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없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재단이 급박하게 설립이 되었습니다. 저는 민간에서 재단을 설립한다고 하니 정부 차원에서 도와줄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도와주라고 한 사실은 있습니다. 며칠 사이에 급하게 재단을 설립하여야 된다고 독촉했다면, 재단에 출연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압박감을 느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문: 안종범의 업무수첩 중 2015, 10.19.자 기재 내용에 의하면, 「1. 리커창 방한 시 제안, 문화부 - 중국 보다 → 문화재단 or 문화창조융합센터와 중국 MOU 컨텐츠비지니스」라고 기재되어 있는데, 위 메모와 관련해서 안종범은『당시 대통령께서 리커창이 방한했을 때 문화 관련 MOU를 맺고자 하는데, 그 전에 재단 설립을 빨리 서두르라고 지시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최상목 경제금융비서관이나 전경련 관계자들 역시 미르재단 설립이 급박하게 진행되었다고 증언하였는데, 피의자는 이와 같은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
 답: 제가 재단을 급히 만들라고 지시할 이유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재단 설립이 쭉 잘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민간 차원에서 재단 설립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이를 절차적으로 도와주라고 한 것뿐입니다. 안종범의 위와 같은 진술은 사실과 다릅니다.
 문: 그렇지만, 안종범이 피의자의 지시와 상관없이 급박하게 재단을 만들어야 할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답: 저도 왜 안종범이 당시 그렇게 급박하게 재단을 설립한 건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만일 제가 2015. 7.에 재단 설립을 지시하였다면 그때부터 잘 챙겨보았어야 하는데, 2015. 10.에서야 재단 설립을 급박하게 진행하였다는 것도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재단 출연금 增額(증액)에 대해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재가를 받았다’는 安 전 수석의 진술도 부인했다.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출연해 재단을 설립한다고 보고받았다. 그런데 재단 출연금을 증액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은 맞지 않다’는 이유를 들었다.

<문: 피의자가 안종범에게 리커창 총리의 방한을 앞두고 재단 설립을 지시하였다는 2015. 10.19부터 청와대 회의가 매일 개최되었던 2015. 10.21부터 24.오전까지도 출연금 증액에 관하여는 언급조차 되지 않다가 2015. 10.24. 오후 갑자기 출연금 규모가 300억 원에서 500억 원으로 올라가게 되는데, 피의자는 그와 같은 내용을 알고 있습니까.
 답: 당시에는 그와 같은 내용을 들어 보지 못하였습니다.
 문: 재단 출연금이 300억 원에서 500억 원으로 증액되는 과정에 대하여는 안종범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사실이 없습니까.
 답: 네. 없습니다.
 문: 안종범은 피의자에게 재단 출연금 증액에 대해 보고하고 재가를 받았다는 내용으로 법정 증언한 바가 있는데 안종범에게 미르재단 출연금 증액에 대해 보고받거나 지시한 사실이 없다는 것입니까.
 답: 저는 안종범에게 그와 관련된 보고를 받거나 지시를 한 기억이 없습니다.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출연하여 재단을 설립한다고 보고를 받았는데, 그런 제가 재단 출연금을 증액하라고 지시를 하였다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


4. 삼성동 사저 구입 貸金의 출처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 一家와의 인연에 대해 진술했다. 박 전 대통령은, 서울 삼성동 사저는 과거 장충동 집을 판 돈으로 구입한 것이라며 崔 씨의 모친(임선이)과는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문: 피의자는 구체적으로 최순실을 언제 어떻게 알게 되었습니까.
답: 약 40여 년 전부터 최순실의 어머니 등 가족을 통해 알게 된 것이 계기가 되어 최순실과 가깝게 지내게 되었습니다.
문: 피의자는 1998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당선되어 정치에 입문하는 과정에서 최순실과 정윤회로부터 어떤 도움을 받았습니까.
답: 1998. 보궐선거로 정치에 입문할 당시 제가 가족도 없어 도움을 받을 사람이 없는 상태였는데 최순실의 어머니인 임선이가 식사와 가정사 등 생활하는데 필요한 소소한 도움을 주었고, 최순실의 남편인 정윤회가 저의 비서실장 역할을 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정윤회가 비서실장 역할을 하였고, 최순실이 큰 도움을 준 것은 없었습니다.>
(중략)
<문: 피의자가 삼성동 사저를 구입할 때(1990년) 최순실의 모친 임선이가 매매계약을 하고 잔금을 납부한 사실이 있습니까.
답: 임선이 씨가 저를 대신해 매매계약을 체결했을 수는 있지만, 자금은 제가 그 전에 살던 장충동 집을 팔아서 그 대금으로 지금 삼성동 집을 산 것입니다.>


5. ‘최순실, 靑 관저에 출입한 적 있어’

검찰이 ‘삼성동 사저를 최순실과 그 직원이 관리해준 것이 사실인가’라고 묻자, 박 전 대통령은 ‘사실이 아니다. 오래 전부터 고용해온 관리인이 관리를 했고, 월급도 내가 지급했다’고 답했다. ‘安家(안가)의 인테리어를 최순실이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박 전 대통령은, ‘安家의 위치를 민간인에게 알려준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이 언제 몇 차례 청와대에 출입했냐’는 질문에 ‘(崔 씨가) 본관에 출입한 사실은 없고, 관저에 출입한 사실은 있다. 몇 차례인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6. ‘(문체부 국장에게) 나쁜 사람이라고 말한 적 없어… 문책 인사는 지시했었다’

문체부 국장 두 명에게 ‘참 나쁜 사람이더라’고 말했다는 의혹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은, ‘인사조치를 하라고 말한 기억은 있지만, 나쁜 사람이라고 말한 기억은 없다’고 답했다. 그는, ‘최순실과 체육계 비리는 관계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문: 피의자는 2013. 8. 21경 대면보고 자리에서 유진룡과 모철민에게 ‘노태강 국장과 진재수 국장 참 나쁜 사람이더라, 인사조치하라’고 말을 한 사실이 있습니까.
 답: ‘나쁜 사람이다’라고 말한 것은 기억이 나지 않고, 노태강, 진재수에 대해 인사조치하라고 말한 기억은 있습니다. 체육계 비리에 대해서 말이 많아 비리를 근절할 수 있는 이행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민정으로부터 그 지시사항이 잘 이행되지 않는다는 보고를 받았고, 노태강 등 개인적인 非違(비위) 등도 고려하여 문책성 인사를 하라고 한 것입니다.
(중략)
 문: 최순실이 측근에게 노태강 등에 대하여 ‘참 나쁜 사람이군요’라는 말을 한 사실이 확인됩니다. 피의자는 ‘참 나쁜 사람이다’라는 말을 최순실로부터 들은 것이 맞습니까.
 답: 체육계 비리 문제와 최순실과는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노태강, 진재수가 대통령이 지시한 것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을 심각하게 보고 인사조치를 지시한 것입니다.>


7. 우병우의 靑 입성 경위

박 전 대통령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민정비서관에 임명한 것 역시 崔 씨와 관계가 없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법조계의 여러 곳에서 (우병우에 대한) 추천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문: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진술에 의하면 2014. 5월경 피의자의 추천으로 우병우를 민정비서관으로 임용하게 되었는데 여러 언론이나 국회 청문회에서 제기된 의혹과 같이 피의자는 최순실로부터 추천을 받아 우병우를 민정비서관으로 김기춘에게 추천한 것이 맞습니까.
답: 아닙니다. 최순실로부터 추천 받은 것이 아닙니다. 법조계 인사들 중에 소신을 갖고 일할 사람을 구하던 중 법조계의 여러 곳에서 추천을 받았습니다. 우병우를 추천해준 사람이 누구인지까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문: 그럼 피의자는 누구의 추천을 받아 우병우를 민정비서관으로 임용하게 된 것입니까. 혹시 최순실 씨의 남편 정윤회로부터 추천 받은 것입니까.
답: 정윤회로부터 우병우를 추천받은 것도 아닙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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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反국가단체들이 정부 지원을 받는 것은 잘못된 일."

박근혜 前 대통령 피의자 신문조서 발췌 ③ / 朴, “從北단체들이 문화예술을 빙자하여 국민 현혹시키는 것 막아야.”              

      

            

1. 소위 블랙리스트 관련: “從北·親北단체 등 反국가단체들이 지원 받는 것은 잘못”

검찰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2014년 5월경 청와대 정무수석실이 작성한 ‘문제단체 조치내역 및 관리 방안’이란 문건에 대해 물었다. 검찰에 따르면, 이 문건에는 ▲총 130건, 139억 원의 문제단체 지원 예산 차단 조치 ▲3000개의 문제단체와 8000명의 좌편향 인사에 대한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이 담겨 있었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은 이 문건이 ‘실무자 선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며 보고 받은 기억이 없다’고 했다. 이어지는 문답 내용이다.

<문: 위 문건 기재 내용을 보면, 피의자가 대통령 재임 당시 反정부 단체(左派단체, 불법시위참여 등) 및 反정부 인사(문재인·舊 민노당 지지 등)에 대한 지원 배제 조치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것으로 보이는데 맞습니까.
 답: 실무자들이 이런 문건을 만들었는지는 모르지만 저는 전혀 모르는 내용들입니다. 역대 정권에서 각 정부별로 여러가지 조치들이 있었을 것이고, 이에 대하여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권자들은 대통령 후보들의 정책과 이념과 생각을 보고 자신들의 입장과 같은 후보를 대통령으로 선출해 준 것이고, 그런 국민들이 선출해 준 대통령은 자신의 신념을 가지고 일을 하는 것입니다.>

검찰은 이른바 ‘건전 콘텐츠’에 대해 물었다. 2015년 1월9일경 박 전 대통령은 김종덕(구속기소) 당시 문체부 장관을 청와대로 호출, ‘건전 콘텐츠 관리를 잘하라. 영화 등을 제작하는 사람들이 문제다. 잘못된 영화 등으로 젊은 사람들이 잘못된 생각을 갖게 된다’고 지시했다고 한다(김종덕 진술). 검찰이 ‘(金 전 장관에게) 이러한 지시를 한 사실이 있냐’고 묻자, 박 전 대통령은 ‘정확한 워딩은 기억나지 않지만, 건전한 문화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정부 책임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한 박 전 대통령의 답변 내용이다.

<‘건전 콘텐츠’가 정확하게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모르지만, 제 평소 신념은 종북단체와 친북단체 등 反국가단체들이 지원을 받는 것은 잘못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문화예술의 자유와 창의성은 존중되어야 하지만, 종북단체들이 문화예술을 빙자하여 국민을 현혹시키는 것은 막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2. ‘참담… 내가 (崔한테) 속은 게 잘못’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4월4일 서울구치소에서 가진 2회 피의자 신문에서 ‘참담하다’는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최순실 관련 회사를 대기업에 추천한 사실이 있다고 밝힌 前回(전회) 진술을 사실상 인정하며, ‘최순실이 왜 나를 이렇게 속였는지 모르겠다’, ‘내가 속은 게 잘못이다’고 말했다.

<문: 피의자는 우수 중소기업으로 알고 플레이그라운드, 더블루케이, 케이디코퍼레이션 등의 회사를 대기업에 추천 또는 지원하였다고 진술한 바 있습니다. 왜 위와 같은 회사들을 추천한 것입니까.
 답: 제가 플레이그라운드나 더블루케이 등을 키워야 될 이유가 없는데, 기업에게 그렇게 이야기를 하였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문: 위 기업들이 모두 결국 최순실과 관련된 기업들인데, 이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합니까.
 답: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었습니다. 제 자신이 참담합니다. 저는 이 사건이 보도가 되기 전에는 플레이그라운드, 더블루케이 등이 최순실과 관련되어 있는 회사인지 몰랐습니다. 최순실이 왜 저를 이렇게 속였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속은 것이 잘못입니다.
 문: 왜 최순실에게 속았다고 생각하는 것입니까.
 답: 최순실이 위와 같은 회사를 만든 줄도 몰랐고, 비덱이라는 회사를 독일에서 만들고, 이를 통해 삼성으로부터 돈을 지원받은 사실을 몰랐으며, 또한 삼성으로부터 최순실이 말을 지원받은 것도 몰랐습니다. 그리고 최순실이 제 앞에서 케이디코퍼레이션 이야기를 하면서 기술력이 좋은 중소기업이라고 소개하고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하니 제가 이를 도와주려고 했던 것입니다. 최순실은 내게 이렇게 이야기를 하면 내가 도와줄 것을 알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평소에 중소기업에 愛情(애정)을 갖고 챙겨보는 것을 최순실이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3. ‘기가 막힌다… 짜고 했을 것이라고 생각 못해’

검찰은 2016년 2월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실 작성의 ‘스포츠클럽 지원사업 전면개편 방안’ 사본을 박 전 대통령에게 제시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 보고서를 받아본 사실을 기억했다. 그는 ‘김종과 최순실이 자신들 利權(이권)과 관련해 (보고서를) 만든 것이라고 하니 기가 막힌다’고 답했다. 박 전 대통령은 ‘순수하게 그 (보고서) 내용을 봤을 뿐 짜고 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는 취지의 말도 했다.

<문: 위 문건 내용은, 케이스포츠 재단이 지역 스포츠클럽의 중앙지원센터 역할을, 더블루케이가 케이스포츠 재단의 운영지원과 컨설팅을 한다는 것입니다. 피의자는 1회 조사에서 ‘위 문건을 보고받은 사실은 있으나, 케이스포츠 재단이나 더블루케이가 들어간 것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라고 진술하였습니다. 개선되는 스포츠클럽 운영방안의 핵심 역할을 누구에게 맡기기로 했다는 것은 위 문서의 핵심 내용인데, 중앙지원센터 역할을 케이스포츠 재단이, 운영지원과 컨설팅을 더블루케이가 맡는다는 것을 몰랐다는 말입니까.
 답: 이 문건을 교문수석실에서 올린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 때는 단순히 스포츠클럽 개편 계획으로만 알았는데 지금 와서 보니 김종과 최순실이 자신들 利權(이권)과 관련하여 만든 것이라고 하니 기가 막힙니다. 문체부에서 정식으로 올린 문건이었기에 케이스포츠 재단이나 더블루케이가 케이스포츠 클럽 사업에 관여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문체부에서 할 만한 곳을 골랐겠지 하고 생각하였을 뿐입니다. 저는 순수하게 그 내용을 본 것입니다. 저는 할 만한 능력이 있는 곳이 운영을 하는 거라고 생각을 하였던 것입니다. 그 내용 자체는 좋았습니다. 이걸 짜고 하였을 거라고는 생각을 하지 못하였습니다. 그 보고서 내용이 최순실을 지원하는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하였습니다.>


4. ‘김종의 말 믿을 수 없어’

검찰은, ‘대통령의 지시로 김종 문체부 2차관을 케이스포츠 클럽 사무총장 정현식에게 소개시켜 주고 김종과 함께 정현식 등을 만났다’는 안종범의 진술이 사실인지를 물었다. 박 전 대통령은 ‘안종범에게 그런 지시를 한 기억이 없다’고 답했다. 검찰은 김종(구속기소)의 진술을 바탕으로 박 전 대통령에게 다시 물었다.

<문: 김종도 안종범과 김상률(注: 前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로부터 ‘대통령의 지시이니 케이스포츠 재단을 도와주라’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진술합니다. 피의자가 안종범과 김상률에게 케이스포츠 재단과 그와 관련된 더블루케이 도와주라고 지시한 것이 사실 아닙니까.
 답: 김종의 말은 믿을 수 없습니다.>


5. ‘장관 그만두는 게 맞지 않겠습니까’

검찰은 박 전 대통령에게 ‘체육단체 운영비리 및 개선방향’이란 문건을 제시했다. 검찰은 ‘유진룡 당시 문체부 장관이 보고한 문건’이라며 문체부 관여 없이 청와대가 작성하고, 유 장관은 이를 읽기만 했다는 취지로 물었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은 ‘유진룡이 장관은 왜 합니까. 그만두는 게 맞지 않냐’며 강하게 반박했다.

<문: 피의자는 위 문건에 대해서 알고 있습니까.
 답: 국무회의 때 장관이 보고를 하면서 읽은 문건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문: 위 문건은 2013. 7.23. 개최된 제32회 국무회의에서 유진룡이 피의자에게 보고한 문건인데 맞습니까.
 답: 네, 당연히 그렇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문: 위 문건은 문체부 보고 문건임에도 문체부 관여 없이 청와대 국정기획실에서 작성을 하고, 유진룡 장관은 위 문건을 읽기만 하였다고 합니다. 피의자가 국정기획실에 위 문건 작성을 지시한 것입니까.
답: 그렇다면 유진룡이 장관을 왜 합니까. 장관을 그만두는 게 맞지 않겠습니까. 자기 생각하고 전혀 다른데 왜 허수아비처럼 앉아서 남이 써준 글을 그대로 읽고 있었다는 것입니까. 이해할 수 없습니다. 하여튼 그런 과정은 제가 모릅니다. 그리고 제가 국정기획실에 위와 같은 내용의 문건을 작성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없습니다.>


6. 문체부 국장 노태강을 인사조치한 이유

박 전 대통령은 문체부 국장 노태강을 인사조치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요약하면, 韓佛(한불) 수교 130년을 맞아 兩國(양국) 간에 이를 기념하는 행사를 준비했는데, 전시회 준비 과정에서 일부 문제가 발생, 그 책임을 물어 (노 국장을) 산하기관으로 인사조치 했다는 것이다. 참고로 노 국장이 문체부 산하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인사조치된 시점은 2013년 9월이다. 박 전 대통령의 관련 답변 全文을 소개한다.

<(전략) 제 기억에는 2013경에 제가 노태강을 인사조치 하라고 지시를 한 다음에는 노태강에 대한 특별한 기억이 없습니다. 노태강이라는 이름이 왜 다시 등장을 했을까 생각해 보니, 2016경에 프랑스와 한국이 수교 130년을 맞아 양국 간에 이를 기념하는 행사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프랑스 대통령도 행사 준비 등 지원을 잘해 주어 프랑스에게는 2016년을 한국 방문 기념의 해로 지정을 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 주었습니다. 저도 이러한 분위기를 이어 받아서 우리도 프랑스와 마찬가지로 준비를 잘 하라고 지시를 하였습니다. 당시 프랑스 장식 박물관에서는 한국의 도자기와 옷 등을 전시해서 성과가 좋았던 것으로 기억되며, 이에 우리도 준비를 잘 하기로 하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국립중앙박물관이랑 프랑스 박물관 간에 전시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프랑스에서는 루이비통 등 명품을 몇 점 정도 전시를 하려고 하는데 우리 측에서 지금 매매가 되고 있는 물건은 전시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경직되게 해석을 하여 진행이 잘 되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결국 이 문제로 프랑스 측에서는 기분이 상하여 협상이 오락가락하다가 결국 프랑스가 우리나라에서는 전시회를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가 되었습니다. 이런 문제 역시 전통과 현대가 연결되는 것으로 보아 경직되게 해석을 할 이유가 없는 것인데 결국 외교문제로 飛火(비화)될 수 있어 걱정도 했습니다. 만약에 제가 노태강에 대하여 산하기관으로 조치를 하라고 했다면, 이에 대한 책임을 물었던 것이 아닌가 짐작될 뿐입니다.>

박 전 대통령은 이 같은 인사조치에 대해, ‘그것은 어디까지나 노태강의 선택사항이라고 생각된다. (노태강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도 그만인 문제’라는 입장을 보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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