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고영태 파일’이 중요한 이유

서석천 2017. 5. 5. 07:10

‘고영태 파일’이 중요한 이유

고영태는 음모의 기획자인가 탄기국 측 “2391개의 통화 파일에 대통령 탄핵 사태 불러온 음모 정황 담겨”

 

▲ 지난 2월 6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9차 공판에서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가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photo 고운호 조선일보 기자
“내가 저기 재단으로 (K스포츠재단에) 부사무총장 그걸로 아예 들어가야 될 것 같아.… 그리고 일하다 보면 우리가 다 장악하는 거지.”(고영태 전 더블루K 상무, 2016년 6월 13일)
   
   “영태형이 소장(최순실)을 죽이려고… 죽이려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언론사에) 다 준 거예요.”(김수현 전 고원기획 대표, 2016월 7월 4일)
   
   “이진동 위원장하고 뭔가 빅딜을 해서 그 사람 영향이 제일 좋다는 거지. 그 다음에 뭔가 나왔을 때 꼬리 자르고. 아무 때나 우선 다 탈출하면 돼. 엑시트(exit).”(류상영 전 더블루K 부장, 2016월 7월 4일)
   
   “이미 나왔던 자료들 내서 뭐하겠어. 좀 더 강한 거 나왔을 때 한꺼번에 터뜨리고 싶다 이거야. 그래야 한방에 죽일 수 있는 거지.”(고영태, 2016년 7월 11일)
   
   
   선의의 내부 고발자인가, 탄핵 사태를 불러온 음모의 기획자인가.
   
   ‘고영태 녹음 파일’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정국의 주요 변수가 됐다. 탄핵 기각을 주장하는 측은 탄핵 심판의 계기가 된 최순실 사태가 최씨의 측근이었던 고영태(41)씨의 음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최순실씨의 비리를 처음 언론에 폭로한 고영태씨와 그 측근들 사이에 오간 통화 녹음 파일이 이런 주장의 근거다. 이 녹음 파일은 고씨의 측근인 김수현 전 고원기획 대표가 녹음한 것이다. 김씨는 자동 통화녹음 앱을 이용해 모든 통화를 녹음하는 습관이 있었다. 녹음 파일은 총 2391개에 달한다. 김수현씨의 컴퓨터에 보관돼 있던 걸 검찰이 확보했다. 녹음은 김씨가 최순실 사단에 합류한 2015년 1월 시작돼 TV조선의 최순실 사태 첫 보도가 나간 2016년 7월 6일 무렵까지 이어졌다.
   
   우선 ‘고영태 녹음 파일’에는 고씨와 김씨가 ‘작전’을 운운하며 “검사와 만나서 이야기했다”는 대목이 나온다. 이 말이 녹음된 3월 4일 고씨와 김씨는 전화로 이런 대화를 나눴다.
   
   “무슨 작전 이야기인데?”(고영태) “그 검사 만나서 이야기한 거 어떻게 됐냐 그랬더니 (이진동 기자가) 다음주 월요일날 만난다고 하더라고요. 그걸 보고 이진동 기자와 연락한다고 말씀드리려 했어요.”(김수현)
   
   여기서 등장하는 이진동 기자는 현 TV조선 특별취재부장으로, 최순실씨 관련 특종 보도를 한 기자다. 이 대화에 등장한 검사가 누구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 측은 검사의 정체를 알려주는 사람에게 1억원의 현상금을 준다는 약속을 했다. 탄기국 정광용 대변인은 전화통화에서 “현직 검사가 고영태와 협잡해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는데 왜 중요하지 않느냐”고 했다.
   
   탄핵 기각을 주장하는 측에서 고영태 녹음 파일을 중시하는 또 다른 이유는 고영태씨와 그 주변 인물들이 K스포츠 재단과 더블루K를 장악해 사익을 추구하려는 정황이 이 녹음 파일에 고스란히 들어있다는 것이다. 사익을 추구하려는 이들의 불순한 동기가 음모의 배경에 깔려 있다는 주장이다. 녹음 파일에는 이런 대화가 나온다.
   
   “내가 제일 좋은 그림은 뭐냐면, 이렇게 틀을 딱딱딱 몇 개 짜놓은 다음에 빵 터져서 날아가면 이게 다 우리 거니까. 난 그 그림을 짜고 있는 거지.” (고영태, 2016년 6월 17일)
   
   녹음 파일에 따르면 고영태씨를 비롯한 측근들이 K스포츠재단을 장악하려고 했던 것은 확실하다. 고씨와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 박헌영 전 K스포츠재단 과장 등은 K스포츠재단을 통해 정부 예산을 타 쓰려고도 했다. 그러나 사업이 여의치 않고 최순실씨와의 사이도 틀어지면서 언론을 통해 최씨의 비리와 국정농단을 폭로하기로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녹음 파일에 등장하는 검사는 누구?
   ‘고영태 녹음 파일’에 등장하는 고영태씨와 주변 인물들은 학맥 등으로 얽혀 이전부터 서로 알고 있던 사이다. 고씨의 주변 인물들은 서로 두 축으로 얽혀 있다. 한 축은 특정 선거캠프 출신들이고, 다른 한 축은 한국체육대학 동문들이다. 월간조선이 입수한 김수현 등에 대한 검찰 조서에 따르면, 김수현씨는 2005년 안양과학전문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후 인터넷 쇼핑몰을 하다 2007년까지 건축회사에서 일했다. 2008년 18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안산상록 지역구에 출마한 이진동 한나라당 후보 캠프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바 있다. 김수현씨는 2014년 지자체 선거 때 안산시장 후보로 출마한 박주원(당시 한나라당, 현 국민의당) 캠프에서 일하다 고영태씨와 만났다.
   
   고영태씨는 한체대 95학번으로 K스포츠재단과 더블루K에는 고씨의 한체대 동문 세 명이 근무했다. 최순실씨가 설립한 회사인 더블루K에서 부장을 맡은 류상영씨는 고씨와 같은 한체대 95학번 동기다.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 역시 한체대 95학번 동기다. 그는 최순실씨로부터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하자 그의 비리를 입증할 증거를 수집해 폭로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K스포츠재단 전 과장인 박헌영씨는 고씨보다 한체대 2년 후배다. 대학교를 졸업한 뒤 스키 관련 일을 하다 쉬던 중 고씨의 소개로 K스포츠재단에 입사했다.
   
   녹취 파일에 등장하면서 새롭게 주목받는 인물은 이현정씨다. 고영태 녹음 파일을 본격적으로 알린 우종창 전 월간조선 편집위원은 “고씨와 김씨, 이진동 기자 사이의 연결고리인 이현정이라는 사람이 누구인지 미스터리”라고 말했다. 40대 후반의 여성인 그는 이진동 기자와 연세대 동문으로 알려졌다. 그는 정치권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선거가 있을 때마다 과거 한나라당 선거캠프에서 캠프를 총괄하는 일을 해 왔다. 이진동 TV조선 기자가 2008년 총선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안산상록 지역구에 출마했을 때 캠프 회계담당자로 일했다. 한나라당 사무총장으로 있던 이성헌 의원이 2010년 대표최고위원 경선에 나섰을 때는 이성헌 캠프 선거참모로도 일했다. 그는 고영태 녹음 파일 곳곳에 등장한다. 눈길을 끄는 것은 그가 이메일 계정 삭제를 지시한 2016년 6월 23일의 통화 내용이다. 그는 김수현씨와의 통화에서 TV조선의 보도를 예상하고 증거 인멸을 시도했다.
   
   “그 뭐지. 우리 지메일… 예전에 지메일 있었잖아. 왜 공동으로 보는 지메일 하나하고 장관님 거하고 메일 하나 있었지? 받는 거하고. 그거를 없애야 하는데…. 그거를 아예 구글에서 계정을 삭제를 해야 해. 알았지?”(이현정, 2016년 6월 23일)
   
   이현정씨는 고영태씨와 최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정책보좌관을 연결한 인물이기도 하다. 최철 전 보좌관은 최순실 사단과 문체부를 직접적으로 연결한 사람이다. 그는 지난해 검찰 조사에서 “이현정씨의 소개로 장관 보좌관이 됐다”고 말했다. 최 전 보좌관은 2010년 1월 국회의원이었던 김옥이 현 보훈복지공단 이사장 사무실에 5급 비서관으로 채용되면서 국회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신의진 전 의원 사무실에서 근무하다 2014년 김종덕 당시 문체부 장관 정책보좌관으로 옮겼다. 연세대 사회체육학과를 2003년 졸업한 그는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씨와도 동문으로 절친한 사이로 알려졌다.
   
   이 모든 인맥의 중심에 있던 고영태씨는 누구인가. 고씨는 1976년 전남 담양군에서 태어났다. 광주광역시에 있는 전남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한국체육대학교에 95학번으로 입학해 펜싱선수로 활동했다.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에서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 개인전 은메달을 딴 뒤 2002년경 은퇴했다. 고씨의 아버지는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때 희생됐다. 국가유공자로 지정돼 국립묘지 제1묘역에 묻혔다.
   
   고씨가 펜싱계에서 은퇴한 후 잡화 브랜드 ‘빌로밀로’를 론칭한 2008년까지 약 6년간 어떤 일을 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된 본인의 설명과 주변 증언을 종합하면 고씨가 술집에서 일한 것은 확실하다. 고씨가 직접 접대부로 일했다는 증언도 여러 건 있다. “고씨가 20세 연상인 최순실과 서로 ‘반말’을 하는 사이로 매우 친하게 지냈다”는 주변 증언도 이를 뒷받침한다. 다만 고씨 본인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본인이 직접 접대부로 뛰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고씨는 2008년 잡화 브랜드 ‘빌로밀로’를 론칭했다. 박 대통령이 2013년 당선인 시절 이 업체의 가방을 든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면서 ‘빌로밀로’는 더욱 유명해졌다. 고씨는 지난해 12월 열린 국조특위 2차 청문회에서 “최순실이 대통령에게 빌로밀로 가방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빌로밀로는 2014년 8월 폐업했다.
   
   고씨는 늦어도 2014년부터는 최씨와 사업을 함께하는 사이로 발전했다. 고원기획, 모스코스, 코어플랜 등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 법인들이 2014년부터 2015년 사이 집중적으로 만들어졌다. 고씨는 이 중 코어플랜의 대표를 맡기도 했다. 이후에는 더블루K의 상무이사가 되어 더블루K를 관리했다. 더블루K는 K스포츠재단에서 발주한 일감을 받기 위해 설립한 사실상 최순실씨의 개인 회사다.
   
   고씨는 전과가 있다. 2009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돼 이듬해 법원에서 벌금 1500만원을 선고받았다.
   
   고씨가 마지막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보인 것은 지난 2월 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최순실씨의 9차 공판이다. 고씨는 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대통령 대리인단은 이날 고씨에게 헌재의 탄핵 심판에 출석하라고 요구했으나 고씨는 이를 거부했고, 헌재는 직권으로 증인채택을 취소했다. 고씨는 현재 “가족들이 걱정한다”는 이유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고영태 폭로 진짜 이유는?
   
   고씨가 최순실 사건을 폭로한 진의는 무엇일까. 고영태 녹음 파일을 확인하면 실제로 고씨가 TV조선의 보도가 시작된 2016년 7월 6일 이후에도 해당 기자를 만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진동 위원장 잘 만나셨어요?(김수현, 2016년 7월 10일)
   
   “응.”(고영태)
   
   “얘긴 잘 되셨나요?”(김)
   
   “뭐 딴일은 없고 허락받겠다고 해서 가는 건데, 월요일부터 차 감독(차은택) 얘기 살짝 세게 나오고 하나하나 하다 보면 다른 데서도 ‘어 이게 뭐가 있네’ 하고 같이 덤빈다 이거지.”(고)
   
   “우리 이거 잘못되면은 어떡할 거냐. 이거 다 날아가는 거다.”(김)
   
   “차 감독은 이런 식으로… 다 정리하고 있다. 내가 언뜻 차 감독이라는 사람 넌지시 이야기한 적이 있거든. 이 사람처럼 행동하지 마라. 똑같이 모든 게 다 날아간다.”(고)
   
   최철 전 보좌관이 검찰에서 증언한 바에 따르면 고씨는 차은택씨와 사이가 나빴다. 그 이유는 자신이 최순실씨에게 소개한 차씨가 자신보다 더 최씨의 신임을 얻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최순실씨의 영향력 아래에서 차씨가 추진한 사업은 승승장구한 반면 고씨가 추진한 사업은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이 때문에 고씨가 우선 차씨를 타깃으로 삼아 폭로전을 시작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최씨를 직접 겨냥한 이른바 ‘의상실 영상’도 고씨가 만들었다. TV조선 보도로 세상에 알려진 신사동 샘플실 영상이 고씨의 작품이다. 그가 의상실에 있는 CCTV 영상을 언론사에 넘겼다. 탄기국 측에서는 이 의상실 영상에 대해서도 “CCTV가 아니라 몰래카메라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고씨가 직접 밝힌 폭로 이유는 다르다. 고씨는 국조특위 청문회에서 최씨와 멀어진 이유에 대해 “(최씨가) 2년 전부터 모욕적인 말과 밑의 직원들을 사람 취급을 안 하는 행위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최씨가 정유라의 강아지를 자신에게 맡겼다가 찾으러 왔는데, 골프를 치러 가는 바람에 연락을 못 받아 싸운 일도 있다고 말했다.
   
   기자는 수차례 고영태씨의 휴대전화로 연락해 녹음 파일에 대한 입장 설명을 요청했지만 답신을 받지 못했다.

출처 | 주간조선 244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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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계 탄핵 부역자' TV조선 이진동, 女후배 성폭행 의혹으로 파면

       

TV조선, 22일 저녁 최고 수준 징계인 파면조치 결정
월간조선 이날 오전 이진동 성폭행 관련 첫 보도
뉴스타파, 성폭행 피해자 증언 공개..."또다른 성추행 피해자도 있어"
이진동 "성관계는 있었지만 강압성은 법적으로 따져봐야 할 문제"

TV조선이 22일 사내(社內) 성폭행 의혹이 제기된 이진동 TV조선 사회부장(부국장)을 파면했다. 사의를 밝힌 이진동 부장의 사표를 수리하는 대신 최고 수위의 징계인 파면 조치를 내린 것이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이진동 TV조선 사회부장이 후배 여기자를 성폭행한 혐의가 확인돼 사표를 냈다는 월간조선 뉴스룸의 보도가 나왔다.

월간조선 뉴스룸에 따르면 이진동 사회부장이 수년전 자신과 함께 일하던 후배 여기자를 성폭행했으며 이에 충격을 받은 후배 여기자는 퇴사해 다른 언론사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간조선 보도가 나온 뒤 좌파 성향 인터넷 매체인 '뉴스타파'는 이 부장으로부터 성폭행 피해를 당했다는 여성 A씨의 증언을 공개했다. A씨에 따르면, 이진동 부장은 지난 2015년 술자리가 끝난 뒤 집에 데려다 주겠다며 A씨 집안까지 들어가 성폭행했다고 한다. 피해자 A씨는 당시 자신보다 직급이 높은 이 부장이 집요하게 집안에서 차를 한잔 달라고 요구해 거절할 수가 없었고, 집에 들어온 뒤에도 여러 번 거절 의사를 표시했으나 이 부장이 이를 무시한 채 물리적 힘을 동원해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사건 이후 극심한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다 최근 미투 운동이 시작되자 고민 끝에 이 부장에게 연락을 취했다. 이 부장이 진심으로 뉘우친다고 밝히자 A씨는 공개 사과를 요구했지만, 이 부장은 이를 거절했으며 대신 이 부장은 회사에서 사직하는 것으로 용서를 빌겠다고 했다.

이 부장은 뉴스타파와의 통화에서 “성관계가 있었던 것은 맞지만 강압성이 있었는지 여부 등 구체적인 사실 관계는 법적으로 따져봐야할 문제”라고 답했다.

뉴스타파는 A 씨 외에도 이 부장이 2012년에도 같은 회사 여직원을 성추행했다고 추가로 보도하기도 했다.

TV조선 홍보팀은 이날 오전 월간조선 뉴스룸의 보도가 나온 직후에는 “미투 관련으로 이 부장이 사표를 낸 건 맞다”며 “성폭행인지 성추행인지는 사실 확인이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홍보팀은 “미투 관련 문제제기가 있어서 이진동 사회부장이 책임을 지는 입장으로 사표를 냈다”며 “아직 사표를 수리한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이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며 “사실여부가 확인되면 사규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진동 성폭행 의혹 파문'이 커지면서 TV조선은 이날 저녁 최고 수준의 징계인 파면 결정을 내렸다. 회사 관계자는 "진상 여부와 관계 없이 회사 여직원을 성폭행한 의혹이 제기된 이진동 사회부장을 22일자로 파면 조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 부장은 지난 2016년 하반기의 '탄핵 정변' 당시 손석희 JTBC 사장 등과 더불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증폭시키는데 상당한 영향을 미친 일련의 보도를 주도했던 인물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과거 각종 의혹보도로 비판 여론을 증폭시키는데 집중하며 '언론계의 탄핵 부역자'라는 평을 듣기도 한다. 이 부장은 TV조선에서 기획팀을 이끌며 2016년 하반기 최순실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동영상과 K스포츠재단 등의 존재를 보도했다.

 

 

이 부장은 특히 2014년 10월부터 고영태를 취재원으로 확보한 뒤 오랜 기간에 걸쳐 최순실과 고영태, 차은택 등에 대한 각종 자료를 수집했다. 고영태에게 박 대통령 의상 제작실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하라고 지시한 사람 역시 이진동 기자로 알려졌다. 이달 초에는 이러한 최순실 취재 과정을 담은 '이렇게 시작되었다'(개마고원 펴냄)를 출간하기도 했다.

그러나 고영태의 의견만을 전적으로 수용한 각종 의혹 보도를 쏟아내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TV조선 부장인 이진동 기자는 고영태의 주장에 근거해 김종, 차은택, 최순실, 박근혜 대통령, K스포츠재단과 미르재단 등을 겨냥한 의혹 보도를 쏟아냈다.

1967년생인 이진동 사회부장은 광주(光州) 출신으로 연세대 영문과를 졸업했으며 한국일보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했다. 이 부장은 이후 조선일보-TV조선 등에서 근무했다. 조선일보 근무 당시에는 동향(同鄕)인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 라인으로 분류된 것으로 알려진다.

또한 이진동 부장은 조선일보 기자를 그만두고 18대 총선에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했다 낙선한 전력으로도 주목받았다. 당시 친이계로 분류된 이진동 원외당협위원장은 한나라당 공천을 두고 친박계 홍장표 의원과 깊은 갈등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후에도 계속 정치인의 행보를 걷다가 다시 기자로 돌아왔다.

한편 이 부장의 성폭행 의혹과 사표 사실을 가장 먼저 보도했던 월간조선 뉴스룸은 관련 기사를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삭제했다. 월간조선이 같은 조선일보 계열 종편인 TV조선 이 부장의 불미스러운 일을 보도한 것은 우리 언론계에서 보기 드문 상당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으나 부담도 적지 않았기 때문으로 언론계에서는 보고 있다.


펜&마이크  2018.03.22 2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