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 경재
북한의 히든카드 核 EMP 공격
서석천
2016. 6. 29. 08:43
[전문기자 칼럼] 북한의 히든카드 核 EMP 공격
1962년 7월 태평양 존스턴섬 상공 400㎞에서 미국이 핵실험을 위해 수백 킬로톤(1킬로톤은 TNT 폭약 1000t 위력) 위력의 핵무기를 공중 폭발시켰다. 그러자 1445㎞나 떨어진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교통 신호등 비정상 작동, 라디오 방송 중단, 통신망 두절, 전력 회로 차단 등 이상한 사건이 속출했다. 전기·전자 장비에 이상이 생겼기 때문이다. 700여㎞ 떨어진 곳에선 지하 케이블 등도 손상됐다. 이런 사태를 초래한 범인은 강력한 전자기(電磁氣) 펄스(EMP·electromagnetic pulse)인 것으로 뒤에 확인됐다.

EMP는 전자 장비를 파괴하거나 마비시킬 정도로 강력한 전자기장을 순간적으로 내뿜는 것이다. 핵폭발 시 강한 X선, 감마선 등이 발생하는데, 지상에서보다 고도 30~수백㎞ 고공에서 폭발할 때 훨씬 더 큰 EMP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 1990년대 이후 반도체 등 각종 전자 부품이 장착된 컴퓨터를 비롯한 전자기기 사용이 크게 늘면서 고공 핵폭발 시 생기는 EMP의 파괴력은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커지게 됐다. 핵무기를 지상에서 폭발시켰을 때에 비해 고공 핵폭발은 폭풍, 열 등에 의한 인명 살상 피해가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핵무기 사용에 따른 비난을 덜 받을 수도 있다. 현실적으로 쓰기 매우 어려웠던 핵무기가 '쓸 수 있는' 무기가 되는 것이다. 핵 EMP 무기가 주목받는 이유다.

문제는 이런 핵 EMP 무기가 더 이상 미·러시아 등 강대국의 전유물이 아니라 북한도 쓸 수 있게 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은 어떻게 하면 적은 비용으로 최대한 한·미 양국군의 전쟁 수행 능력을 무력화할 수 있는가를 자나깨나 고민해왔다. 사이버전, GPS 교란 등이 대표적인 예다. EMP도 그런 점에서 북한엔 매력적인 무기가 될 수밖에 없다. 제임스 울시 전 미 CIA 국장은 지난 2014년 미 의회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러시아인들이 2004년 '두뇌 유출'로 북한의 EMP 무기 개발을 도왔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북한은 탄도 미사일을 500㎞ 떨어진 곳으로 기습 발사한 뒤 "특정 고도에서 핵탄두를 폭발시키는 사격 방법을 썼다"며 핵 EMP 실험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한반도에서 핵 EMP 무기가 사용된다면 그 결과는 참담한 대재앙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시뮬레이션(모의실험)에 따르면 서울 상공 100㎞에서 100킬로톤의 핵폭탄이 터지면 그 피해는 말굽 형태로 남부로 확산돼 서울에서 계룡대까지의 모든 전력망과 통신망이 파괴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은 20킬로톤의 핵무기 한 발로 북한을 제외한 한반도 전역의 전자 장비를 탑재한 무기가 무력화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북한의 핵 EMP 공격에 대해 군 통신과 레이더, 민간 정보통신망, 전력 케이블, 인공위성 등이 매우 취약하다며 북한이 핵무기를 공중 폭발시킬 수 있는 고도보다 높은 곳에서 북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능력 확보와 지상 설비 EMP 방호 대책 등을 권유했다. 대재앙이 현실화하지 않도록 미사일 방어 능력 강화, EMP 방호 시설 확보는 물론 북한 핵탄두 미사일을 조기에 무력화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할 것이다.
한반도에서 핵 EMP 무기가 사용된다면 그 결과는 참담한 대재앙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시뮬레이션(모의실험)에 따르면 서울 상공 100㎞에서 100킬로톤의 핵폭탄이 터지면 그 피해는 말굽 형태로 남부로 확산돼 서울에서 계룡대까지의 모든 전력망과 통신망이 파괴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은 20킬로톤의 핵무기 한 발로 북한을 제외한 한반도 전역의 전자 장비를 탑재한 무기가 무력화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북한의 핵 EMP 공격에 대해 군 통신과 레이더, 민간 정보통신망, 전력 케이블, 인공위성 등이 매우 취약하다며 북한이 핵무기를 공중 폭발시킬 수 있는 고도보다 높은 곳에서 북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능력 확보와 지상 설비 EMP 방호 대책 등을 권유했다. 대재앙이 현실화하지 않도록 미사일 방어 능력 강화, EMP 방호 시설 확보는 물론 북한 핵탄두 미사일을 조기에 무력화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할 것이다.
-조선닷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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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무기 개발 총본산 국방과학연구소의 45년
- 현무-1 미사일
당시 국내엔 금속, 기계, 전기, 전자 등 무기 생산의 기초가 되는 산업 기반과 기술 축적이 전무(全無)한 때여서 박정희의 이 지시는 날벼락이었다. 책정된 연구개발비도 970만원(현재 가치로 2억여원)에 불과했다. 최고권력자의 엄명인지라 개발팀은 그해 크리스마스는 물론 이듬해 설날 연휴까지 반납한 채 연구실 불을 밝혔다. 연구원들은 미군 소총과 박격포를 분해 조립해보고 서울 청계천을 드나들며 밤낮으로 개발에 매달린 끝에 1972년 4월 기본화기 사격시험에 성공했다. 사업 명칭대로 번갯불에 콩 볶아 먹은 격이었다.
이렇게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며 한국 무기개발을 이끌어온 ADD가 8월 6일로 창립 45주년을 맞는다. ADD는 1·21 청와대 기습사건 등 북한의 도발이 거세졌지만 주한 미 7사단은 철수하는 등 안보 공백 우려가 커지고 국산 무기로 자주국방을 할 필요성이 절실해짐에 따라 만들어졌다. 자주국방을 기치로 내세웠던 박정희 대통령의 ADD 사랑은 유별났다.
1970년대 ADD에 근무했던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불시에 연구소를 방문해 연구원들과 함께 자며 애로사항을 듣는 등 각별한 애정을 쏟아 연구원들의 자긍심과 사기가 아주 높았다”고 말했다. 당시 해외 우수 두뇌를 대거 유치해 고급 관사 등 최고의 대우를 해줬다. 보안 수준이 가장 높은 극비 기관이어서 ‘대전 기계창’ 등 위장 명칭이 사용되기도 됐다.
ADD는 1970년대 소총 등 기본병기 국산화를 시작으로, 1980년대 선진국 무기 개량 개발, 1990년대 고도정밀무기 독자개발, 2000년대 세계적 수준의 첨단무기 독자 개발의 길을 걸어왔다. 지금까지 개발한 무기는 171종에 달한다. 여기엔 소총부터 최대 사거리 1500㎞인 현무-3 순항(크루즈)미사일까지 다양한 무기체계가 망라돼 있다.
ADD는 창립 8년 만인 1978년 9월 사거리 180㎞의 ‘백곰’ 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해 한국이 세계 7번째 지대지 미사일 개발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게 했다. 그 뒤 개발된 현무-1·2 탄도미사일과 현무-3 지대지 순항미사일, 해성(천룡)-2·3 함대지 및 잠대지 순항미사일은 국군의 핵심 전략무기로 자리 잡았다. 현무-2는 한·미 미사일 지침에 따라 탄도미사일 최대 사거리가 300㎞로 제한됐을 때 개발된 미사일이다. 지난 6월엔 박근혜 대통령이 참관한 가운데 사거리 500㎞인 현무-2A 시험발사에 성공하기도 했다.
미국으로부터 사거리 제한을 받지 않는 순항미사일은 500~1500㎞의 다양한 유형이 개발돼 북한은 물론 유사시 중국·일본의 전략 목표물도 3m 이내의 높은 정확도로 타격할 수 있다. 특히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해성(천룡)-3 순항미사일은 적에 탐지될 가능성이 낮아 생존성이 높은 전략무기로 꼽힌다. 터키에만 10억달러어치를 수출한 K-9 자주포, 인도네시아·터키·페루 등지에 수십 대를 수출한 KT-1 기본훈련기 등도 ADD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 KA-1 경공격기 /유용원의 군사세계
ADD는 각종 첨단기술을 활용한 미래무기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날아오는 미사일·포탄 등을 요격할 수 있는 레이저 무기, 포탄을 음속보다 6~7배나 빠른 속도로 발사해 수백㎞ 떨어진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할 수 있는 레일건, 강력한 전자기파로 적의 전자장비를 무력화하는 EMP폭탄 등도 ADD가 심혈을 기울여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45주년을 맞은 ADD의 미래가 밝은 것만 아니다. 지난 7월 29일 정홍용 국방과학연구소장이 국방부 출입기자들과 가진 간담회는 ADD의 현재 및 미래와 관련해 시사하는 바가 많다는 평가다. 정 소장은 간담회에서 “ADD가 그동안 수출해온 K-2 전차 기술, K-9 자주포, KT-1 기본훈련기 등은 이미 개발된 지 수년에서 20년 이상 경과된 것으로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발전시키지 않으면 국제 방산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고 퇴출된다”고 말했다.
정 소장은 ADD가 주요 국산무기 개발 때마다 ‘명품 무기’임을 강조했다가 일각의 비판을 받고 있는 것과 관련 “ADD가 개발한 명품 10선 중 결함이 있다고 지적된 무기체계는 K-21 보병전투장갑차, K-2 전차, K-9 자주포, K-11 복합소총 등 4종”이라며 “지속적인 투자와 기술개발을 통해 미운 오리 새끼를 백조로 재탄생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며 연구개발 정책의 수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방연구개발의 책임자가 기자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무기 개발의 문제점과 한계를 언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여기엔 단순한 방위사업 비리를 넘어서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국방연구개발 인력 규모 문제다. ADD에 따르면 한국의 인구 1만명당 국방연구개발 인력은 0.5명인 데 비해 북한은 6.1명으로 약 12배나 차이가 났다.
미국(4명), 중국(3.7명), 대만(2.6명), 영국(2.3명) 등과 비교해도 5∼8배 차이가 난다. ADD 연구인력 규모엔 큰 변화가 없지만 연구개발 예산은 크게 늘어 ADD 연구인력 1명이 감당하는 사업과 예산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단위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물리적 시간과 역량 집중이 저하되는 것도 문제다. 국내 개발 무기의 경우 연구개발비가 유사한 형태의 해외 무기의 10∼30%에 불과해 신뢰성 있는 개발이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ADD 관계자는 “한국도 미국의 M-1 전차처럼 계속 업그레이드형을 개발하는 진화형 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출처] 프리미엄조선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