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 추월산
어제 밤 일기예보에 전국에 한때 비, 또는 눈이 오겠다고 해서 걱정하며 일어났는데. 비가내리고 있다.
그래도 약속은 했는지라 베낭메고 우산쓰고 집을 나선다. 비 때문에 예상보다 적은 27명이 08:00 출발한다. 빗길이라 시내에는 정체가 심하고...
남해안고속도로에 올라서니 비는 그치고..
진영휴게소에 들리니 왠 관광버스가 이렇게 많은지. 예상 밖의 일이다. 진영휴게속에서 20여년전에 자주 같이 산행을 다녔든 대한산악회 최정랑회장도 오랫만에 만나고..
남해고속도로~호남고속도로 옥과(화순 오산)IC~옥과 방면 15번 국도 좌회전(직진길엔 산림청이 전국 제일의 가로수로 선정한 담양의 장신 피라미드형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가 보인다) ~담양군~순창 정읍 죽농원 29번 우회전~추월산 터널로 빠져 차창 좌측으로 구름속의 우람한 암봉이 보이고 우측으로 담양호를 끼고 국도29번을 오르내리다 추월산 국민관광단지 주차장에 12:08 에 도착한다. 다른때 보다 30여분 늧은시간이다. 주차장에서 수정횟집 지붕위로 구름을 머리에 이고 솟아있는 거대한 보리암봉 암벽을 디카에 메리하고...
12시13분, 인원파악과 김대장의 산행 주의사항을 듣고 상견례 신호로 출발합니다. 오늘 산행코스는
A팀 주차장-상봉-추월산 정상-수리봉-깃대봉-견양동으로, B팀 주차장-상봉-추월산정상-월계리로. 17:00까지 도착하기로 하고,..
짧은 포장길을 지나 완만한 돌밭등산로를 들어선다. 주차장에서 곧장 올라가면 '보리암'이라 적힌 조그만 이정표가 서 있다. 50m쯤 가면 다시 '보리암' 이정표가 보이며 곧바로 산길과 연결된다. 그 옆에는 샘터가 있다. 돌탑에서 좌로 올라 통나무계단을 거쳐 올라 본격적인 가파른 너덜길을 올라 갈림길에서 20분이면 보리암 중창 공덕비와 석굴을 만난다. 공덕비에는 '보조국사 지눌이 고려 신종때 지리산 화엄사 산내 암자인 상무주암에서 나무로 매를 만들어 날려 앉은 곳에 암자를 지었으니 그 이름이 보리암이더라'고 새겨져 있다. 석굴을 지나면서 급경사 돌길과 바윗길이 본색을 드러낸다. 우측으로 뒤돌아 담양호를 나뭇가지 사이로 첫 조망이 열린다. 흐렸든 날씨가 싸락눈을 뿌리기 시작하고..
잠시후 철계단 입구 쉼터. 담양호를 바라보며 잠시 숨을 돌린 후 거대 암벽 사이로 절묘하게 열린 등로를 따라 올라간다. 철계단을 힘겹게
오르면 멋진 전망대가 기다린다. 비로소 담양호가 한 눈에 펼쳐진다. 산이 물에 잠겼는지, 물이 산에 갇혔는지 착각이 들 정도로 비경이다.
담양호는 뚜렷하게 보이지만 뒤로는 연무에 가려 금성산성도 강천산도 모습을 감추었다.
오름길에서 좌측 거대한 암벽 중턱에 잿빛구름과 숨바꼭질하는 보리암을 쳐다보며 디카에 메모리하고..
된비알의 안전가드레인을 거쳐 사자바위도 메모리하고 바위사이의 비알을 올라가니 철로 침목계단이 나타난다.
계속되는 오르막. 이후 고개만 잠시 돌리면 모든 지점이 전망대다.
석굴에서 대략 20여분이면 보리암 갈림길. 이정표엔 100m 거리라고 표시돼 있다. 잇단 철계단을 지나면 보리암이 좌측으로 보이는 전망바위에 도착하고 좌측계단으로 내려서면 이내 보리암. 고려 신종 때 보조국사 지눌(1158~1210)이 창건하였고 정유재란으로 불타, 1607년(선조 40) 승려 신찬이 중수하였고 그 후 1650년 스님들이 힘을 모아
다시 건립하였다는 보리암, 경내입구엔 충장공김덕령장군의 비석과 보리암 안내판과 샘터가 있다. 절벽 위에 있는 경내로 들어서면 담양호와 금성산성이 뚜렷하게 식별되고 산성산, 그 뒤로 순창 강천산이 바라 보이는 전망이 탁월한 곳인데...
오늘은 煙霧로 조망은 無 다.~~!!!
현재 보리암은 대한불교조계종 제18교구 본사인 백양사의 말사인데... 확장한 마당이 얼마나 튼튼하게 설계하고 시공하였는지 알 수 없으나 이 천길 벼랑 옆의 간이건물이 철주 받침에 얇게 노출된 철근콘크리트 상판이 염려되는 건 나만의 노파심일까. 깎아지른 해발 600m쯤 되는 높이의 절벽에 위치한 이곳 보리암. 속세와 격리된 극락세계가 연출되는 작은 암자지만 임진왜란때 담양땅에서 의병을 일으킨 김덕령 장군의 부인 홍양 이씨가 왜군에게 쫓기자 이곳 절벽에서 몸을 던진 안타까운 사연이 녹아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누라님 참배 하는동안 반가운 친구? 를 만난다. 보리암 "스타"견(犬) 산행가이드 백구... 반갑게 인사하고.. 되돌아 나오니 일행들 한두사람씩 보리암으로 들어오고... 신선대 삼거리, 이곳에서는 정면 무등산과 그 우측 병풍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깝고, 담양호 뒤로는 저 멀리 지리산
천왕봉과 주능선이 선명하게 보이는 곳인데 아깝다. 신선대에서 상봉으로 가파른 오름길 주변은 산죽이 눈을덮고 안개구름과 싸락눈
으로 잿빛 이다. 잠시후 삼각점이 설치된 상봉(691.9m)에 닿으면 전망대 아래 제2등산로로 바로 하산하는 길과 추월산 정상으로 가는 두갈레다. 우측정상으로 향한다. 산죽길, 그리고 산죽밭 가운데 설치된 무선통신 시설물을 지나 헬기장에서 점심을 먹을려고 앉아보니 깜빡잊고
있었든 백구가 여기까지 따라왔다. 언젠가 TV에서도 소개된바 있는 이 백구는, 먼저 생을 마감한 수컷이 등산객들을 안내하였는데..
수컷이 죽자 대신해서 산행객들을 안내하고 있는 보리암의 또 다른 명물이다.
헬기장에서 점심을 할 동안 멀찌기 서서 기다리다 마치고 정상을 향하는길에도 백구가 앞서 간다. 정상분기점점에서 백구와 헤어져 정상으로 오른다. 정산엔 표지석도 없고 작년에는 돌무덤위에 4각 나무판에 추월산 정상 이라 적힌 표지판이 있었는데 지금은 이정목이 대신한다.
보리암 정상보다는 전체적으로 전망이 떨어지지만 정상석을 등지고 11시 방향으로 정읍의 내장산 백암산 입암산이 보이지만 오늘은 꽝이다.
왔든길로 되돌아 나와 갈림길에서 호남정맥 제4등산로를 탄다. 이전과는 달리 순한 능선길이다.
다시 흩날리는 싸락눈. 완만한 흙을 밟는 등로를 거쳐 우측 월계리쪽 하산길도 지나고 두 개의 봉우리를 넘는다.
첫 봉우리는 오르지 않고 에돌아간다. 이후 확 트인 능선에 닿으면 정면에 암봉과 그 우측 아래 솟아오른 절묘한 바위가 눈에 들어온다.
수리봉과 수리바위다. 그 뒤 암봉은 깃대봉. 산길은 아래로 완전히 쏟아진후 다시 오른다. 중간중간 수석전시관을 방불케하는 암봉의 자태가 힘이 넘친다. 수리봉은 갈림길에서 30여분 거리. 직진한다. 잠시뒤 우측으로 복리암으로 내리는 탈출로가 보인다. 직진하면 호남정맥길.
직진하다 만나는 수리봉. 참 몇 진 암봉이다. 나의 인생길 마지막 봉우리도 저처럼 아름다우면 얼마나 좋을까! 이제 수리봉에 올라 지나온
능선을 바라보니 쓸쓸했지만 따뜻했던 산줄기가 아름답게 느껴진다. 다시 직진하여 호남정맥 깃대봉 가는 길로 오른다. 길 좌우 산죽이
푸르다. 가까이서 바라보는 깃대봉 아래 불쑥불쑥 솟아있는 기암석의 집합체가 그림같다. 깃대봉에서 천치재로 견양동방향 하산길 만나고
내려서는 하산길은 거의 수직에 가까울 정도로 암벽과암벽사이를 로프에 의지하며 아슬아슬하게 내려오면 등로는 낙엽에 뭍혀 길찾기가 어려운 묵은 등로다. 어렵사리 낙엽을 헤치며 내려오면 군데군데 로프에 의지하며 내려야 할 위험구간을 몇군데 지나면 뜻밖의 송림숲을 만난다.
적송으로 하나같이 하늘을 향해 곧게 뻗어있다. 잠시뒤 산을 벗어나는 계곡끝머리 좌측에 붉은 벽돌집이 보이고 우측으로 시멘포장 도로 따라
가니 도로와 만난다. 이 도로가 29번국도다. 도로따라 주차장에 도착했으나 뒤 일행이 월계리로 하산한다는 무전을 받고 애마를 견양동 부리기고개로 이동하여 기다리다 일행모두 도착하여 빙어회와 따끈한 미역국에 찹쌀수재비로 추위와 허기달래고 17:20에 귀가길에 오른다.
2010.03.09. * 오늘산행기에는 거리,시간, 등 상세한 숫자는 생략했다. 지난해 4월11일 다녀온 코스와 같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