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여행

소백산

서석천 2009. 2. 12. 13:59

 

 칼바람 맞고 설화에 취하려 소백산에 간다.

작년 2월14일 어의곡에서 비로봉으로 올라 비로사로 하산하면서 독한넘 칼바람을 못잊어 오늘도 누라와 함께 일봉산님들과 눈과바람의 제일명산 소백산으로 간다. 겨울철이면 만발하는 설화를 생각하고... 떠나보내는 겨울의 마지막 칼바람을 맞으려... 부산에서 7:00에 출발하여 대동 - 동대구 - 금호jc - 중앙고속도로 풍기 i/c를 10:20 에 통과하여 바로 우회전 잠시후 좌회전 단양 방향으로 5번.36번 국도따라 이정표가 가르키는 데로 소백산 허리를 감돌아 오르는 아흔아홉 구비의 죽령, 그 옛날 과거길 선비들의 수많은 애환이 서려있는 옛길을 좌측 차창밖으로 보면서 오르니 죽령휴게소에 10:40에 도착한다. 언제나처럼 산행대장의 주의사항과 인사나누고 바로 입산이다(41명),(10:55)
오늘코스는 죽령 - 제2연화봉 - 연화봉 - 제1연화봉 - 비로봉 - 비로사 - 삼가동주차장 으로 16:30 까지는 시간을 엄수하라는 엄명을 받고 죽령특산물 판매장 쪽에 열린 등로를 들어서면 바로 시인마을 만나고 포장도로를 따라 오른다.
엄청난 눈을 기대하고 온건 아니지만 포장도로엔 눈(雪)이라곤 눈(目)을닦고 봐도 없다. 날씨가 우중충하니 멀리볼수도 없어 산정에는 눈이 있을런지 조바심을 내며 천채관측소까지 7km 구간을 지루한 콘크리트도로를 따라오른다. 여기서부터 천문대가 있는 곳 까지는 천문대를 위하여 만들어 놓은 콘크리트 포장도로가 옛날 산길을 따라 가듯이 조금 급한 경사면을 가지고 이그적 거리며 올라간다.

아래는 눈이 없어도 산정에는 하얀 면사포를 쓰고 소백이 날 기다리고 있을거야... 자위하면서... 오르는데 짚차 한대가 매연을 뿌리면서 어거정 거리며 올라가고... 조금오르니 전화가 옵니다. 권여사께서 앞에 지나간 자동차로 올라 어느삼거리에 있는데... 어느쪽으로 가느냐고 묻습니다. 좌측연화봉방향으로 가든지 거기서 조금 기다려라  하고 앞을보니 이정목 섬거리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린 11:04 에 ←연화봉5.5km 비로봉10.5km 이정목이 있는지점 을 지납니다. 10 여분을 오르니 바닥에 눈이 보이기 시작하고 등로옆으로는 눈꽃도 보이기 시작합니다.
등로우측으론 오두막 쉼터도 보이구요. 오두막쉼터에서 10여분 오르니 이정목에는 죽령탐방센터에서 3.2km 올라온 지점임을 알려주고 비로봉8.2km 연화봉3.7km 남음을 알려줍니다. 11:50 에는 탐방센터에서 4.2km올라온 지점 제2연화봉을 통과하고.. 12:26 에 우측으로 천문대를 통과하여 10 여분후 12:35 죽령탐방센터에서 6.9km지점이며 희방사2.6km와 자연탐방로 삼거리에 도착합니다. 앞선간 ktx 산님몇분과 일봉산님 두분이 서성거리고 있습니다.
좌로가나 우로가나 조금후에는 만나는 길이지만 확실한 판단이 서질않아 묻습니다. 아무쪽으로나 갑시다...ㅎㅎㅎ 우린 좌측 자연탐방로를 따라가니 불과 2분여만에 조금전의 갈림길이 만나는 지점입니다,
이정목에는 비로봉4.2km 희방사2.5km 라 일러주고 죽령탐방센터에서 7.3km 올라온 연화봉입니다. 연화봉에서 부터는 우리둘뿐입니다...

발자욱을 내면서...그렇게 흔적을 남기면서...백지위를 걷습니다. 아... 이토록 아름다울수가... 발걸음이 떼지질 않습니다. 눈이 시리도록

하얗다... 희열의 극치입니다.
오를수록 경외감은 더해만가고 무슨 말이 필요하랴... 하얗고 하얀것인것을... 희열을 맛보고 보는순간 황홀경에 빠져 나오는건 감탄사뿐... 히~야 !!! 좋구나~ ~!!! 역시 소백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구나...
눈길을 걷는다 가볍게 쌓인 눈은 스치는 바람에도 흩날린다. 나무가지에는 어제의 눈바람을 알려주듯 날카로운 눈침을 한껏 세우고 있습니다. 가벼운 바람이 우리를 스쳐 지나가고... 눈꽃핀 화사함에 잠시 발걸음을 멈춥니다. 아름다움을 묘사하기엔 뭔가가 모라자는듯 합니다
어떤 미사여구를 쓰야할지 도통 머리속은 어지럽고 답답합니다... 내가 글쟁이가 아니여서 그져 맘으로만 되내이고 바라볼 뿐입니다. 이제사 소백이 바람을 몰고 마중을 나옵니다 산이 우는 소리를 냅니다...
가슴이 답답하고 기쁘서도 우는가 봅니다. 무언가에 짓눌린듯 답답한 가슴을 쥐어짜며 홀로 숨죽이며 우는지도 모릅니다
능선의 세찬바람을 맞으며 왼쪽의 천문대 관측소와 제2연화봉을 뒤로하고 오른쪽 제1연화봉으로 오릅니다.

나무 계단으로 등산로를 정비하면서 생태 복원 계획이 순조롭게 이루어 지고 있는 모습도 보입니다.
(12:55)제1연화봉으로 오르는계단 로프와손잡이에는 눈꽃이 바람을 맞아 눈 조각 작품이 되었습니다. 자연의 손끝으로 만들어진 작품으로 설화가 밤새녹다가 얼어 얼음으로 붙었더라면 빙화가 되었을텐데... 바람은 밤새 이렇게 흔적을 남겨주었습니다... 그냥 눈꽃으로 바람부는 한 방향으로  남아있는 빗살무늬가 곱습니다. 아름다워라...어떻게 글로 표현이 가능할까? 감동..또 감동...입니다. 자연은 순수하고 가식이 없어니 있던 그대로 만들어진 자연의 그림입니다. 눈이녹아 약간 힘을 잃었지만 당당했던 모습이 그려집니다. 계단을 오르면서 전망대에선 추억조각도 모으면서 (13:04)에 제1연화봉에 도착합니다. 연화봉에서 1.8km올라온 지점이며, 비로봉까지는2.5km 남았음을 이정목은 일러주고.. 설화가 활짝핀 환상의벚꽃 터널 등로를10 여분 지나니 소백산 대설원의 부드럽고 장쾌한 능선을 만납니다,
눈과 바람, 주목군락의 특이한 눈꽃은 다른 산에서는 보기 힘든풍경으로... 능선에선 눈꽃이 만발하여 멋진 설경을 만들어내고..
발아래 엎드려 있는 작은 나무들과 운무 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말라빠진 하찮은 풀잎도 예쁘게 되살아나  아름다운 설화를 피워 무시당했던 설음을 녹이고 있습니다. 우측으로는 그 고고한 자태와 함께 능선의 부드러운 멋과 우아한 곡선미가 함께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제1연화봉에서 30 여분을 올라온 지점 죽령에서10.9km 올라온 지점입니다. 비로봉을 0.6km남겨둔 지점 좌측계단 아래에 대피소가 보입니다. 대피소에 들어서니 많은 등산객들로 북적입니다. 앞서온 ktx 회원님도 보이구요(13:37)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으니 우리도 간신히 구석자리를 차지하고 준비해 간 주먹밥으로 한 끼를 해결한 뒤 비로봉을 향해 걸음을 재촉합니다.(13:55)

대피소 문을 나서니 온몸을 바람이 휘어감고 할켜 대기 시작합니다. 비로봉에서 바람을 안고 내려오는 산님들의 표정은 일거러진 모습들입니다. 어떤젊은이는 운동화에다 장갑도없이 굵은 나무지팡이를 짚고... 어느곳에서는 산의 봉우리에 바람길이 막혀 바람이 거의 없어 적막감을 더 하기도 하다가  어느곳에서는 바람길이 트였는지 바람이 갑자기 세차게 몰아치기도 합니다  불어 오는바람 밀어내는 것도 도리가 아니지요.   불지 않겠다는 바람 건드릴 심사도 없으니 바람이 메운맛을 주실라면 주시고...  바람길을 거두실라면 거두시고  내키는 데로 하소서...  저희들은 산길을 걷는 산꾼들이니 그저 주시는 데로 받아 가면서 그저 묵묵히 산길을 걷겠습니다. 정상으로 오르는 등로옆엔 어린 주목나무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앞으로 천년을 증명할 나무들로 아직은 분재 마냥 귀엽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세차게 부는 바람을 온몸으로 받으며 비로봉 정상을 향하여 올라가고 있습니다.
대피소를 나가 올라온 우측길과 만나는 곳까지는 바람이 우측방향에서 불어와 몸이 바람 부는 방향으로 쓸리어 밀리지 않으려고 다리에 힘을 잔뜩 주고 바람과 맞서며 걸어가나  비로봉을 올라가는 계단길은 그래도 조금은 나은 듯 합니다. 바람이 뒤에서 불어와 힘들이지 않고 밀려 올라갑니다. 내친김에 비로봉 정상까지의 계단을 빠른 속보로 뛰다 시피 올라갑니다.

드~뎌... (14:04)비로봉정상 !!! 소백산은 바람이 많고 세차게 불어대기는 반토막 난 한반도 안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곳입니다.  그리고 자웅을 겨루고 있는 산들이 선자령과 태백산 등입니다만. 그 중에서도 비로봉의 바람은 소백산 중에서도 가장 으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소백산 칼바람 맞고오면 삼복더위 열대야쯤은 걱정없으니까요..
비로봉 정상의 넓직한 광장에는 바람이 세차게 불어 얼씨년 스럽기 그지없고  보이는 것은 전망을 보기 위한 의자 몇 개와 외로이 서 있는 정상표지석의 비로봉이라는 글자뿐입니다  정상에도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의 바람이 광장을 온통 제 노리터인양 이리저리 휘 저으며 놀아나고 있습니다.
일망무제의 전망을 기대한 건 아니었지만 눈과 운무로 하늘과 땅이 온통 흰 세상입니다.
비로봉 정상에서 소백산의 매서운 바람을 온 몸으로 맞으며 주위를 둘러보지만 날씨도 흐리고 운무에 가려 지척에 있는 국망봉도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우린 소백산 비로봉 표지석앞에서 증명사진 담고 비로사 방향하산길로 내려섭니다.
(14:15)계단 위의 강풍과의 사투는 비로봉정상의 오름길에서 시작을 하여  정상을 통과하고 비로사방향 내림길에 가서야 광풍의 잔치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봉우리의 내림길은 봉우리가 바람을 막아 주어 온화한 기운 마저 감도는 천국 같은 곳 입니다. 지옥에서 천국으로 바뀌어 버린 이곳 ....  메서운 겨울 추위는 물러가고  따뜻한 봄이 온 것만 같은 착각에 빠집니다. 양지바른 곳에는 앞서간 산악인 조광래묘 가 있는곳, 산님들이 옹기종기 모여 식사중입니다. 작년엔 나도 여기서 점심을 하면서 뒤 산우들 기다렸지.... 기억이 새롭데요~ ~
14:31 비로봉에서 1.2km내려온 지점에 양반바위를 통과하면 등로옆 이정목에는삼가주차장이 4.3km남았음을 알려줍니다
8분후에는 비로사에서 올라오는 구 등산로 갈림길을 지나 내려가는 길목에 아름드리 소나무가 쓰러져 누워있는 모습을 봅니다. 난 세월의

무게를 감당못해 쓰러진줄 알았는데... 지난 2006년 태풍'산산’이 남긴 흔적이라고 합니다.
(14:45)흔히들 "강한 것이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은 것이 강한 것이다"라고 말 하지만요. 미풍에도 흔들린다고 무시당하던 풀들이 쓰러진

노목을 보고 뭐라고 했겠습니까~? 그렇게도 강한 척 하더니 결국은... 이랬을까요?
강하면 부러진다는 가르침을 주는 것 같고 자연의 괴력에 전율을 느끼게 합니다.
계속되는 내리막 하산길엔 바람기도 거의 없고 길도 순탄하며 바닥에만 얼음이 간간이 남아 있을뿐입니다.
비로봉에서 비로사 까지는 붉은 나신을 드러낸 적송들이 열병식 하듯 도열해 있습니다. 소백은 백설과 푸르름이 공존하고... 비로봉에서 비로사로 내려오는 동안 마주치는 산꾼들은 가뭄에 콩나듯 더넓은 소백산이 고요하기만 하고...
어느듯 작년에 공사가 한창이였든 비로사 일주문이 완공되어 우리를 배웅합니다.(15:10)
'비로(毘盧)'는 불교에서'높다'는 뜻으로 쓰이며. '비로자나'는 모든 곳에 두루 비치는 부처의 몸의빛을 뜻하며,
'비로자나불'은 법신불을 뜻 한답니다. 비로봉은 그 산의 가장 높은 봉우리 즉 최고봉을 가리키는 말로 전용되어
최고 봉우리의 고유명사가 되었다고 합니다. 금강산이나 묘향산의 비로봉 역시 그 산의 최고봉입니다.
긴 하산길 끝에 삼가야영장이 보이고 곧이어 우리가 타고 온 애마가 보입니다. 15:40 에 주차장에 도착하니 먼저 도착한 회원님들 관리사무소 안에서 옹기종기 모여 뒷풀이가 한창입니다. 16:30 까지의 약속시간을 50여분 앞서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빙화와 칼바람을 기대하고 오른 오늘의 산행이 결코 우리가 흔히말하는 소백산의 그 칼바람이 기대에 못미쳐 아쉬웠고... 흐린 날씨때문에 시계가 짧은것도 아쉬웠지만 소백의 그 많던 눈이 예전 같이 차갑게 얼지않고 뽀송뽀송한 상태로 나무에 걸터앉았다가는 힘없이 바람에 날려 눈꽃을 피우기가 무섭게 화무일일홍이 됨도 아쉬워 지구온난화로 이제 빙화를 보기위해선 눈이 내리는 실시간에 오르던지 북으로 더 위로 올라가야 할까  싶습니다.

한참을 기다려 16:45 에 정대장일행 도착하고... 17:00 에 회장님일행 후미그룹까지 모두 안전하게 도착합니다. 박영구사장님의 수고로 시원한 막걸리 하산주 한잔과 따끈한 해물수재비 한그릇으로 피로와시장끼를 달래고 17:35 에 삼가주차장을 출발하여 17:51 에 풍기I/C를 통과하여 부산으로 향합니다. 2009/02/10  사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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