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과 이재용, 순간 다른 선택의 결과는?
삼성전자의 부진과 이재용의 승계포기 선언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은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해서 정권을 빼앗은 뒤, 적폐수사를 통해 감옥에 보냈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을 구속한 특별검사 및 특검의 주역이었던 박영수 전 대검중수부장과 윤석열 대통령은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역사의 무서운 부메랑이 아닐 수 없다.
박근혜 특검은 박 전 대통령을 단죄하기 위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끼워 넣었다. 삼성그룹 승계를 위해 박 전 대통령의 측근 최서원(개명전 최순실)씨의 딸에게 고가의 말을 타게 한 것이 뇌물제공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삼성의 이같은 말 제공은 무죄판결을 받기도 했다. 이 회장의 선친인 삼성그룹 이건희 선대(先代) 회장은 국제올림픽위원회, IOC 위원으로서 한국 스포츠, 특히 자신이 즐기던 승마종목 육성했다.
최순실씨의 딸은 승마 국가대표 였기에 고가의 말을 갖고있던 삼성의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해서 이재용 회장이 구속된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단죄에 따른 국민적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희생양이었던 셈이다.
삼성전자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반도체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하이닉스에 뒤처지는 상황이 장기화되고 있는 것.
지난 2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55.9% 급락한 4조6천억원에 그치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경쟁력 하락과 미국의 대중 제재에 따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의 라인 가동률 하락 등 반도체 사업 부진이 크게 작용한 때문이다.
삼성전자 막대한 영업이익으로 법인세와 지방세, 임직원들의 소득세는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돈줄’이다. 어떻게든 돈 쓸 궁리, 재정확대를 모색하는 이재명 정부에도 비상이 걸렸다.
박근혜 특검의 이재용 회장 구속은 수십 수백조에 이르는 규모 때문에 오너경영자의 결단이 필요한 선제적 투자를 막았다. 고대역폭 메모리, 파운드리 분야의 부진으로 이어진 것이다.
2020년 5월6일 이재용 회장은 대국민사과 기자회견을 했다. 핵심은 두가지, 자신의 아이들에게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겠으며 무노조경영을 포기하겠다는 것이었다.
당시 이 회장은 특검의 적폐수사 재판으로 1년간 구속된 뒤 대법원의 파기환송에 따른 재판으로 다시 구속될 처지였다. 그 자신은 물론, 삼성이 내놓을 수 있는 모든 것과 감옥행을 바꾼 것이다.
이재용 회장은 1968년생, 어느덧 50대 후반에 접어 들었다. 앞으로 그가 삼성의 경영을 이끌 시간은 20년 정도가 남았다.
이 회장의 약속대로 라면, 20년 뒤 삼성은 국유화의 길을 걷게된다. 삼성 국유화는 오랫동안 민주당의 강성 좌파 국회의원들과 좌파 진보정당들이 요구해온 있다. 이재명 대통령만 해도, 성남시장 시절인 2017년 특검 수사를 보면서 “이재용을 구속하고 재벌체제를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삼성은 이재용 회장 등 대주주의 지분율이 극히 낮은 편이다. 결국 삼성전자 같은 회사는 2대 주주인 국민연금과 같은 기관들이 소유하는 국민기업, 국유화의 길을 걷게되는 것이다.
생물이 섭리에 따라 필사적으로 세포분열을 해서 증식하듯, 자본과 부(富) 또한 못지않은 자기증식 논리를 갖고 있다. 자본주의의 숙명이다.
시장의 기업 분석가들이 뭐라고 하던, 이재용 회장이 “저는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입니다”라고 말한 순간, 삼성이라는 생명체의 자기증식 본능은 사라진 것이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정몽준 아산재단이사장이 대주주인 HD현대는 오랫동안 세계 최대의 조선회사인 현대중공업 하나로만 구성된 회사였다.
7선 국회의원을 역임한 정 이사장은 정계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던 시절, 입버릇처럼 “나는 아이들에게 기업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라고 했다. “그냥 대주주로 있으면 될 것을 온갖 걱정 다하면서 골치 아프게 살게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의 뜻은 실현되지 않았다. 아버지인 현대그룹 정주영 창업주의 동생, 즉 삼촌들과 형제, 친척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혔다.
범(汎)현대그룹은 정주영 회장이 설립한 회사들이 분가와 함께 계열사를 나눠가진 수평적 분업구조를 갖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만드는 대형 선박에 철판을 대는 현대제출이나 페인트를 공급하는 KCC 같은 회사들로서는 현대중공업이 생면부지의 사람한테 넘어가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던 것이다.
현재 정몽준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수석 부회장이 실질적으로 경영하는 HD현대는 2025년 재계순위 8위에 올라있고, 계열사가 32개다. 지난 10년 사이에 HD현대의 계열사는 두배나 늘어날 정도로 활발한 투자를 하고 있다.
자본주의, 기업의 생명이 탐욕과 자기증식 욕구임을 증명한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글로벌 재계 거물들의 모임인 '선밸리 콘퍼런스' 행사에 참석한 뒤 14일 귀국했다.
이 회장은 귀국 길, 출장 소감을 묻는 기자들에게 "여러 일정을 하느라 피곤하다"고 말했다. 하반기 실적 개선 전망에 대해서는 "열심히 하겠다"고만 했다.
1·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의혹사건에 대해 17일 대법원 선고가 예정돼 있어 말을 아끼는 것일 수도 있지만, 자신감이 없어 보이는 표정에서 투자자들은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삼성 안팎, 재계에서는 삼성의 앞날과 관련해 이재용 회장의 어머니인 홍라희 여사와 두 여동생 이부진 이서현 자매가 이 회장 보다 두배 이상 많은 삼성전자 지분을 소유중인 것에 주목한다.
이 회장이 5년전 경영권 승계 포기를 선언했을 때, “홍라희 여사의 동의까지 받은 것이냐”라는 의문이 제기됐다. 이재용 회장이 자신의 1남1녀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한 것이 호텔신라를 독자 경영중인 이부진, 삼성물산 경영에 참여중인 이서진 사장에게도 해당되는 것인지도 불분명하다.
이 회장은 현재 삼성전자 회장 직함만 갖고 있다. 이 회장은 삼성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삼성물산의 지분 17.48%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지만 그룹 회장직은 공석인 상태다.
삼성전자에 대한 시장의 불안은 반도체 업황이나 시장판도 때문만이 아니다.
자본주의의 핵심인 소유와 경영의 문제가 내재돼 있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회장 스스로 삼성에 드리운 안개를 걷어내야만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관련, 삼성그룹 기조실 사장 출신 한 인사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사건의 대법원 확정판결을 계기로 이재용 회장이 책임경영 의지를 분명히 하고 그룹 회장으로 취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상호기자 2025-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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