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 경재

평산 우라늄정련공장 가동 늘고, 폐수 방류도 증가

서석천 2025. 6. 30. 20:08

 평산 우라늄정련공장 가동 늘고, 폐수 방류도 증가

 

황해북도 평산군의 우라늄공장 현황에 대해 다양한 종류의 위성자료를 활용해서 추가 분석해보았다. 위성자료는 고해상 위성사진을 포함해서 열적외선 및 야간 조도영상을 활용했고 시설의 최근 상황, 가동 동향과 야간활동 등에 대해서 여러 각도로 살펴봤다. 열적외선 영상은 지표면에서 발산되는 온도나 열을 위성에서 감지하여 세기를 수치로 기록한 자료이다. 시설이 가동될 때 발산되는 열을 감지해서 공장가동 상황을 탐지 또는 분석하는 연구에 많이 활용된다. 야간 조도영상은 새벽 1시 30분에 위성이 전 세계를 일일 촬영하는 것으로 지표면 불빛을 탐지해서 도심의 야간활동과 지역별 경제활동 연구에 널리 이용된다.

여러 위성으로 살펴본 결과, 북한이 핵무기 생산능력 증대를 통해서 핵 무력을 강화하려는 가운데, 최근 평산 우라늄공장에서 생산 활동이 늘고 있고 침전지 폐수 방류도 지난해보다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황해북도 평산 공장은 광산지대와 우라늄정련공장, 침전지 셋으로 구성돼 있다. 평산 공장 강 건너편 언덕에는 9문의 대공포가 배치돼서 공중 폭격에 대비해 엄중히 시설을 방호하고 있다. /사진=월드뷰-3

평산 우라늄공장 지대는 구성을 크게 셋으로 나눌 수 있다. 우라늄 광석을 채굴하는 광산이 있고, 광석을 정련·제련하는 우라늄정련공장, 그리고 폐수를 모아두는 침전지가 있다. 위성사진에서 우라늄공장 오른쪽을 보면, 300m 거리에는 예성강 건너 언덕에 대공포 진지가 설치된 것이 식별된다. 진지에는 타원형으로 9문의 대공포가 설치돼 있다. 공중 폭격에 대비해서 우라늄공장의 엄중한 대공 방어를 책임지는 곳이다. 이곳이 북한에는 전략상으로도 중요한 시설이라는 것이다. 대공포 진지 하나만으로 공중 폭격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 것인지는 의문이다.

북한에는 우라늄정광을 생산하는 곳이 평산 공장이 유일하다. 평산이 폭격 등으로 생산 기능을 잃게 되면, 북한의 핵 무력 증강 계획에 적지 않은 차질이 빚어질 것이다. 과거에 우라늄정광을 생산하는 곳이 평산 말고도 평안북도 박천군에 하나 더 있었다. 박천 공장은 지금은 폐쇄되고 운영을 멈춘 것으로 알려진다. 일각의 평가에 따르면, 폐쇄 및 방치됐던 박천 우라늄공장이 현재 보수 작업 등 현대화 재건 과정 중에 있으며, 과정이 끝나면 공장 재가동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열적외선 영상과 야간 조도영상을 이용해서 평산 공장의 시설 가동 상황과 야간활동에 대해서 살펴봤다. 최근 생산 관련 활동이 진행되고 있으며, 때로 심야에 야간작업까지 깅행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열적외선과 야간 조도 영상으로 분석한 결과, 생산시설이 고열(붉은색)을 내며 가동하고 있고, 야간에는 미상의 심야 활동이 야간 불빛으로 포착됐다. /사진=(위)Landsat-9호 TIR 분석, (아래)야간 조도영상(VIIRS)

열적외선 영상분석. 열적외선 자료는 미국의 지구관측위성 랜샛-9호가 지난 6월 5일 오전 10시 30분경 촬영한 것을 이용했다. 분석을 위해 열적외선 자료를 절차에 따라서 수식을 이용하여 지표면 섭씨 기온(℃)으로 변환했고, 기온분포를 1~2도 간격으로 색상을 달리해서 그림으로 표현했다. 컬러 기온분포도를 바탕으로 최근 우라늄공장 가동상황과 운영실태를 살펴봤다. 열적외선 자료 분석에서 나타난 평산의 기온은 6월 5일 평균 26도에 최저는 19도, 최고 33도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열적외선 영상에서 고열을 내는 것은 붉은색으로, 온도가 낮은 것은 파란색으로 나타냈다. 위성사진에서 화력발전소 등 몇 시설에서 고열(적갈색~붉은색)을 발산하며 생산 활동을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화력발전소에서 전기를 생산, 공급하고 주변 시설들도 같이 활발히 가동하는 것으로 파악된 것이다. 폐기물처리장과 소각로, 우라늄정광 생산 건물 등에서 고열을 발산하고 있는데, 이로 볼 때 ‘옐로우케이크’ 생산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선별·파쇄 건물은 낮은 온도의 보라색으로 나타났다. 이 시설은 저강도로 약하게 가동되는 것으로 평가된다.

 

야간 조도영상 분석. 미국 해양대기청(NOAA)의 기상관측위성 JPSS가 새벽 1시 30분에 촬영한 조도영상(VIIRS)을 분석해서 우라늄공장의 야간 불빛 상황을 함께 살펴봤다. 위의 위성사진 하단에서와 같이 우라늄공장 일대에서 최근 들어 야간 불빛이 흐릿하나마 자주 포착되고 있다. 한밤중 심야의 시간에 평산 공장에서 미상의 활동이 야간 불빛으로 위성사진에 포착되는 것이다. 핵물질 생산 관련 활동이 야간에도 이어서 진행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평상시 이곳은 밤에는 빛 하나 없이 어둡고 깜깜한 곳인데, 최근 들어 의문의 야간 불빛이 자주 포착된다. 야간에 핵물질 관련 생산 활동이 늘고 있는 것으로 조심스레 풀이된다.

◆침전지 폐수 최근 방류상황

침전지에서 배출된 폐수 방류량이 지난해 10월 위성사진과 비교했을 때,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폭 2m의 배수로를 따라 검은색의 침출수가 흐르는 것이 뚜렷이 식별된다. /사진=월드뷰-3

2025년 5월 말 고해상 위성사진(월드뷰-3)을 이용해서 최근 침전지 폐수 방류상황을 살펴봤다. 지난해 10월 말 위성사진과 비교하면, 침출수 방류량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폭 2m의 배수로를 따라 침전지에서 배출된 폐수가 방류돼 흐르는 것이 검은색으로 뚜렷이 식별된다. 이제 한반도는 곧 장마철에 접어든다. 많은 비가 내리는 우기에 맞춰서 폐수 방류량이 더 많이 늘어날 것이 우려된다.

◆황해북도 평산지역에 떠도는 ‘귀신병’ 괴소문

데일리NK(2022년 1월 21일)와 월간조선(2018년 7월 23일) 등의 기사에 따르면, 평산지역에 흉흉한 괴소문이 돈다고 한다. “평산 우라늄광산 군인, 노동자 및 인근 주민들이 수명이 짧고 기형아를 출산하고 원인 모를 귀신병을 앓다가 사망하고” 그래서 “사회 분위기도 흉흉하고 두려움과 불만이 팽배해 있고, 충성심과 사기도 저하돼 있다”는 것이다.

괴소문 관련 실태 파악을 위해서는 평산 출신이거나 그곳 근무했던 군인, 근로자 또는 지역을 잘 아는 탈북민들을 통해 광범위하게 증언 및 자료를 수집할 필요가 있겠다. 나아가 가능하다면, 현지 내부 협조자를 통해서 지금의 상황도 첩보로 수집한다면 상황 파악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유엔과 국내 및 국제 환경·인권단체와도 연계해서 평산 오염과 ‘귀신병’ 괴소문의 실태 파악을 위해서 종합적인 공동 연구조사를 추진해 볼 것을 제안해 본다.

 

 정성학 AND센터 위성분석실장 2025.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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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냐 개인이냐 선택하라”…평산 우라늄광산 이주사업 전말

[북한 비화] 2019년 1월 발생 갱 붕락사고 계기로 이주사업 진행…터전서 쫓겨난 주민들

 
북한 황해북도 평산에 위치한 우라늄 농축공장이 지난 8개월 간 지속적으로 가동돼온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지난 2021년 3월 26일 북한 전문 웹 사이트 ‘비욘드 패럴렐’에 분석 내용을 게재했다. /사진=비욘드 패럴렐 홈페이지 캡처

2019년 초 북한은 황해북도 평산 광산 주민들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 작업을 진행했다. 그 발단은 앞서 그해 1월 중순 평산의 우라늄 광산에서 원자력총국 소속 군인 10여 명이 갱 붕락으로 사망한 대형 사고였다.

평산에는 원자력총국이 운영하는 대규모 우라늄 광산이 여러 개 있다. 북한이 수십 년 동안 핵 개발을 지속해 온 결과, 현지 군인과 노동자들 대부분은 방사능에 그대로 노출돼 있었다.

방사성 물질인 우라늄은 노출된 시간에 따라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가 결정된다. 특히 우라늄 광산 광부나 근처 주민들은 긴 시간 동안 방사능에 노출되기 때문에 암, 백혈병 등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고, 때때로 기형아를 출산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1월 일어난 붕락 사고로 민심이 들끓자 중앙당은 사고 이후 상황을 수습하고 대책을 세우기 위해 조직지도부 일꾼들을 평산 광산에 내려보냈다. 그 과정에서 조직지도부는 현지 주민들의 사상 이반 상태와 더불어 비생산자가 더 많은 주민 구성에도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발견했다.

 

원자력총국 소속 군인들은 당의 직속 부대라는 자부심으로 충분한 특권을 누리며 타 부대 군인들로부터 부러움을 샀지만, 실상은 충성심과 사기가 저하돼 있었다. 이들은 방사능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상황에도 죽음의 작업을 지속해야 하는 데 대한 두려움과 불만이 있었다.

또한 조직지도부는 당이 중시하는 1급 기업소에서 일한다는 자긍심보다는 배급 하나에 매달려 마지못해 일해온 노동자들에도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노동자들이 국가를 위해 일한다는 애국심과 사명감은 잊은 지 오래고 ‘이곳에서 일해 수명이 짧아진다’는 등 사상적으로 준비되지 못한 발언들을 입에 달고 산다는 게 조직지도부가 파악한 실정이었다.

이에 조직지도부는 국가 핵 무력 강화의 핵심인 우라늄 생산의 거점, 평산 광산의 주민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보고서를 올렸다.

이를 근거로 북한은 그해 3월 군수산업 특수지역이라는 평산 광산의 명성에 맞지 않는 장애인, 노약자, 비생산자, 경노동 대상들을 전부 이주시키고 대신 이곳에 수많은 제대군인을 배치하는 사업에 착수했다.

실제 원자력총국은 평산 주둔 부대 정치부를 통해 영예군인(상이군인)과 가족들, 퇴역 군관들을 가족과 함께 다른 지방으로 이주시키는 설득 및 실행 작업을 한 달간 진행했다.

광산 기업소 당위원회도 현지 안전부와 함께 광산 마을과 그 일대 거주자들에 대한 신원 파악을 면밀히 진행하고 장애인, 노약자, 비생산자, 경로동 대상, 사회보장자들을 전부 추출해 황해북도의 다른 군 또는 평안남도로 이주시켰다.

광산 주변에서 방사능 노출로 장애를 갖게 된 노동자나 생산능력이 없는 고령층을 쉽게 볼 수 있는 것 자체가 국가 군수산업의 요충지이자 특수지역인 평산 광산의 이미지를 흐린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 이주 사업을 맡은 연관 부서와 각급 당위원회에서는 주민들에게 ‘국가냐 개인이냐 선택하라’면서 국가의 이주 결정에 맞서는 대상들에게는 가차 없이 법적 처벌을 가하겠다고 협박했다. 그렇게 많은 평산 광산의 주민들이 터전에서 쫓겨나 낯선 지방으로 이주해갔다.

한편 지금도 평산 우라늄 광산에서 일하는 원자력총국 군인과 노동자들은 해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질병으로 사망하고 아무 이유 없이 시름시름 앓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현지에서는 살림집 난방 시 우라늄 채광을 끝낸 폐광석을 온석(구들에 쓰이는 돌)에 이용하곤 하는데 폐광석에 열을 가하면 인체에 유해하다는 것을 다 알지만 타지에서 온석을 들여오기가 어려워 이를 쓸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김정윤 기자 2022.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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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오염수', 제2 태평양 전쟁이라더니 … 李·민주당, '北 방사능 폐수 방류'엔 침묵

北 우라늄 공장서 無정화 방사능 폐수 방류 의혹
李 대통령-정부-민주당, 의혹에 별다른 반응 없어
李, 日 오염처리수 방류 당시 단식+장외투쟁
野 "괴담 쏟아 내더니 북한 핵폐수에는 침묵"
  • ▲ 이재명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시절이던 지난 2023년 8월 22일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열린 일본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방류 규탄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북한의 우라늄 정련공장에서 흘러나온 방사성 폐수가 하천을 따라 서해로 흘러갔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침묵하는 정부·여당을 향해 맹공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은 과거 일본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방류를 두고 장외·단식 투쟁까지 벌이며 '공포마케팅'을 한 전력이 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30일 페이스북을 통해 "북한이 평산 우라늄 정련시설에서 흘려보낸 핵 오염수가 예성강을 따라 서해로 유입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며 "전문가들은 이 오염수가 임진강·한강 수계로 이어져 수도권 식수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과거 당대표 시절 '인류 최악의 재앙' '제2의 태평양 전쟁' '방사능 테러'라는 말로 '후쿠시마 방사능 괴담'을 서슴지 않았다"며 "그런데 정작 북한의 무단 핵 폐수 방류에는 침묵으로 일관 중인데 북한이 하면 침묵, 일본이 하면 분노, 이게 국민 생명을 지키는 정치인가"라고 꼬집었다.
     
    앞서 원격탐사 전문가이자 한국우주보안학회 소속 정성학 박사는 미국 환경체계 연구소(ESRI)의 위성사진을 통해 북한 방사능 폐수 방류 가능성을 제기했다. 지난해 10월 촬영된 위성사진에 북한 황해북도 평산 우라늄공장 침전지에서 폐수가 배수로를 통해 소하천으로 방류된 사진을 포착한 것이다. 
     
    정화되지 않은 폐수는 소하천을 따라 2km가량 흘러 예성강과 만난다. 폐수가 더 남하하면 강화만을 거쳐 서해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정 박사의 주장이다. 
     
    정 박사는 "과거에는 파이프라인이 노후화돼서 폐기물이 새면서 예성강으로 흘러 들어간다는 정황"이라며 "하지만 지금은 북한이 침전지 폐수를 의도적으로 하천에 방류하는 모습이 위성사진에 드러난 상황"이라고 했다. 
     
    정부는 별다른 반응이 없는 상태다. 북한의 방사능 폐수 방류 의혹은 국회 국방위에서도 제기됐다.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5일 국방위 회의에서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고 대한민국의 주권과 국민 생존권의 문제"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자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은 "일단 사실관계에 대해서 확인이 돼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이 대통령과 민주당의 침묵이 야당 시절 일본의 오염처리수 방출 때와 크게 다르다는 점이다. 이 대통령은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시작하자 24일 동안 이를 명분으로 '단식 투쟁'을 했다. 
     
    단식 투쟁 직전에는 전국을 돌며 장외 집회를 열고 여론전을 폈다. 이재명 대표는 2023년 6월 인천에서 열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 반대 규탄 집회'에서 "오염수 말고 핵 폐수라고 부르겠다"며 "대한민국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게 아니라 일본 편을 들어 일본을 홍보하고, 일본을 비판하는 국민을 사법 조치하겠다고 하는 게 가당한가"라고 말했다. 
     
    하지만 후쿠시마 오염처리수는 방류 1년 후 검사 결과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 농도가 리터당 최대 5베크렐(㏃)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식수 수질 기준치(1만 Bq/L)를 크게 밑돌았다.
     
    이에 대해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의 위성 사진과 전문가 경고가 쏟아지는데, 대통령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면서 "일본에는 '핵 테러'를 외치고, 북한에는 침묵하나. 국민 생명 앞에 이중잣대가 있을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오승영 기자 2025-06-30